요한나 한스 베스터데크

요한나 한스 베스터데크(Johanna "Hans" Westerdijk (Dutch pronunciation: [joˈɦɑnaːɦɑns ˈʋɛstərˌdɛik]), 1883년 1월 4일 ~ 1961년 11월 15일)은 네덜란드의 식물병리학자이며 네덜란드 최초의 여성 교수이다.

생애

요하나 베스터데크는 1883년 1월 4일 암스테르담 남쪽의 작은 마을인 **니우베르암스텔(Nieuwer-Amstel)에서 태어났으며, 1961년 11월 15일 네덜란드 바른(Baarn)**에서 78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였다.

베스터데크는 의사였던 베르나르트 베스터데이크(Bernard Westerdijk)와 알레이다 카타리나 셰퍼(Aleida Catharina Scheffer) 사이에서 태어난 3남매 중 장녀였다. 그녀의 가족은 경제적으로 부유했으며, 학문과 예술을 중시하는 분위기의 가정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그녀는 당시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이 하던 자수 수업을 듣거나 인형을 가지고 노는 것을 거부하였다. 대신 친구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을 즐겼다. 또한 담임교사에게 "나는 나중에 청소를 다른 사람이 대신해 줄 만큼 충분한 돈을 벌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을 지녔다.

베스터데크는 17세에 중등 교육을 마치고 암스테르담 여자학교를 졸업했다.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지녀 전문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을 꿈꿨지만, 한쪽 팔에 생긴 지속적인 신경염 때문에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식물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암스테르담 대학교에 진학해 저명한 식물학자 후고 더프리스(Hugo de Vries)의 강의를 듣고 그의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했다.

1904년 생물학 과정을 마친 뒤에는 이끼류를 연구하기 위해 독일의 뮌헨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대학교로 갔다. 1년 후에는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로 옮겨 이끼의 재생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H. 신츠(H. Schinz) 교수의 지도 아래 1906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업적

1906년, 23세의 베스터데크는 네덜란드의 식물병리학 연구기관인 윌리 코멀린 스홀턴(Willie Commelin Scholten) 식물병리학 연구소의 소장으로 임명되었다. 그녀의 지휘 아래 연구소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식물병리학 연구기관으로 성장했으며, 이후 암스테르담에서 바른(Baarn)의 빌라 자바(Villa Java)로 이전했다. 현재도 네덜란드 왕립 예술과학 아카데미 산하의 독립 연구기관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1907년 베스터데크는 CBS(Centraalbureau voor Schimmelcultures, 중앙진균배양소)의 소장으로 취임했다.

1908년에는 국제식물학자협회가 보유한 약 80종의 곰팡이 균주 컬렉션을 관리하는 책임을 맡았다. 그녀의 지도 아래 이 컬렉션은 곰팡이, 효모, 방선균 등 약 6,000종, 1만여 개 이상의 균주로 크게 확대되었다. 이 컬렉션은 센트랄뷔로 포르 스히멀퀼튀르(Centraalbureau voor Schimmelcultures, 중앙진균배양소)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었으며,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다양한 곰팡이 배양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기관은 오늘날에도 같은 목적을 수행하고 있다.

1913년에는 부이텐조르흐 기금(Buitenzorg Fund)의 연구비를 받은 최초의 여성 연구자가 되었다. 그녀는 이 지원금을 활용해 담배, 사탕수수, 커피, 차 등 여러 작물의 병든 표본을 수집하고, 그 병원성 곰팡이를 배양하여 컬렉션을 더욱 확충했다.

베스터데크는 연구 활동을 통해 식물병리학과 균류학 분야에서 6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하며 학문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1917년, 베스터데크는 네덜란드 최초의 여성 교수가 되어 위트레흐트대학교의 식물병리학 부교수로 임명되었다. 이후 1930년에는 암스테르담대학교에서도 교수로 재직했으며, 35년 동안 총 55명의 박사과정 학생을 지도했다. 이들 가운데 거의 절반이 여성이었으며, 그녀는 과학 분야에 진출하려는 여성 연구자들에게 큰 영감을 주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녀는 식물 질병과 균류학 전반에 걸쳐 7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나무의 병원성 질병과 식물의 생리적 질병, 그리고 이를 예방하고 방제하는 방법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며, 여러 연구에서 질병 방제를 위한 화학물질의 효과를 시험하기도 했다.

언론은 베스터데크를 젊고 자연스러우며 소탈하고 강인한 성품을 지닌 인물로 묘사했다. 또한 유쾌한 유머 감각을 갖춘 사람으로 알려졌으며,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서는 파티와 춤, 술자리를 즐기고 결혼에는 큰 관심이 없는 사람으로도 유명했다.

그녀는 학생들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종종 학생들을 고급 제과점으로 데려간 뒤, 주변에 세련된 손님들이 있는 가운데 갑자기 "좋아, 이제 황화병이나 다른 식물병에 대해 설명해 보세요."와 같은 질문을 던지곤 했다. 또한 새로운 박사가 탄생할 때마다 자신만의 독특한 전통을 이어갔다. 박사학위 수여식에서는 깃발을 올리고, 흰색·빨간색·파란색 리본을 목에 단 거위 세 마리가 건물 주변을 행진했으며, 박사와 지도교수가 함께 1.5헥타르 규모의 정원에 나무를 심었다. 이러한 전통은 전설처럼 널리 알려졌다.

바른(Baarn) 연구소에서 박사과정을 밟은 연구자들은 모두 연구소의 독특한 분위기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연구소 실습실 입구에는 베스터데크가 직접 새긴 "훌륭한 인재에게 필요한 기술은 일과 파티를 조화롭게 섞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있었으며, 이는 연구소를 상징하는 좌우명이 되었다.

베스터데크는 국제대학여성연맹(현재의 Graduate Women International)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1932년에는 이 단체의 회장으로 선출되어 여성의 고등교육과 학문 활동을 지원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20년대 베스터데크는 느릅나무를 치명적으로 고사시키는 새로운 관다발병인 네덜란드 느릅나무병(Dutch elm disease)의 원인을 밝히는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를 위해 네덜란드 여러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연구비를 모았으며, 이를 자신의 첫 박사과정 제자인 마리 베아트리스 슈바르츠(Marie Beatrice Schwarz)의 연구에 지원했다.

슈바르츠는 병든 느릅나무에서 곰팡이를 분리한 뒤 건강한 느릅나무에 접종하는 실험을 수행했고, 곰팡이가 느릅나무를 죽이는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베스터데크는 또 다른 제자인 크리스티네 요한나 바위스만(Christine Johanna Buisman)에게 슈바르츠의 연구 결과를 검증하도록 했다. 바위스만은 오피오스토마 울미(Ophiostoma ulmi)라는 곰팡이가 네덜란드 느릅나무병의 원인임을 확인했으며, 병에 강한 느릅나무 품종을 육성하는 연구도 진행했다. 그러나 그녀가 개발한 품종은 안타깝게도 넥트리아(Nectria)속 곰팡이가 일으키는 또 다른 질병에는 매우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베스터데크의 삶과 학문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7년 2월 10일 CBS(Centraalbureau voor Schimmelcultures, 중앙진균배양소)은 웨스터데이크 진균생물다양성연구소(Westerdijk Fungal Biodiversity Institute)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이는 그녀가 진균학과 식물병리학 발전에 남긴 공헌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수상 및 영예

  • 1951년 네덜란드 왕립 예술과학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 영국 린네 학회(Linnean Society of London)의 펠로(Fellow)로 선출되었다.
  • 오라녜나사우 훈장(Order of Orange-Nassau) 장교(Officer) 훈장을 받았다.
  • 네덜란드 사자 훈장(Order of the Netherlands Lion)을 수훈하였다.
  • 포르투갈의 성 야고보 검훈장(Order of Saint James of the Sword) 기사(Knight) 작위를 받았다.
  • 1953년, 뛰어난 식물병리학자에게 수여되는 오토 아펠 메달(Otto Appel Medal)을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수상하였다.
  • 1957년, 스웨덴 웁살라대학교(Uppsala University)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 1958년, 독일 기센대학교(University of Giessen)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름을 딴 균류

그의 업적을 기리는 의미에서 베스터데크의 이름을 따 몇 개의 균류가 명명되었다.

  • Pestalotiopsis westerdykiae (1949)
  • Gyrothyrium westerdijkiae (1950) (현재 Schizothyrium pomi)
  • Helicodendron westerdijkiae (1953)
  • Torulopsis westerdijkiae (1964)
  • Aspergillus westerdijkiae (2004)
  • Westerdykella centenaria(2017)

참고

  • 영어 위키피디아 Johanna Westerdijk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