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퀄리즘(gender equalism)은 실제로 존재하는 단어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사상이 존재하는 것처럼 잘못 알려지기도 했는데, 이는 젠더 이퀄리즘 날조 사건의 영향이다.

1 단어 사전에 등재되지 않음

이퀄리즘은 사전에 등재된 단어가 아니다.[주 1]

가장 권위 있는 영어 사전으로 알려진 옥스포드 영어 사전에는 'equalism'이라는 단어가 등재되어 있지 않다. 언어란 시대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사전에는 지속적으로 신조어들이 등재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유튜브에 동영상을 자주 올리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인 'YouTuber' 같은 조어도 등재가 되어 있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qualism은 아직 없다.[주 1]

어번 딕셔너리에는 해당 단어가 있으나[1], 이 사전은 아무나 단어를 등록할 수 있고 익명의 투표에 의해 뜻풀이가 선택되는 구조라 신뢰할 수 있는 사전이 아니다. 특히 출처 표기에 대한 관습이나 규정이 없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위키에 비해서도 신뢰도가 떨어진다.

2 학술 논문에서 쓰이지 않음

구글의 논문 검색 기능인 구글 스콜라[2]의 검색 결과에 의하면 'equalism'은 165건이 나온다. 

3 애니메이션 <코라의 전설>

미국의 TV 애니메이션 <아바타: 코라의 전설>에는 'equalist movement'라는 허구의 악역 단체가 있다. 2011년 이후 equalist의 검색 중 몇 개는 이도 포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4 제제벨에 제안되었던 용어

2011년Jezebel에서 페미니즘을 대체할 새로운 용어를 찾아보자는 캠페인을 진행하였는데 여기에서 '이퀄리즘(equalism)'이 선정된 바 있다.[3] 기존에 쓰이던 용어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 캠페인은 아쉽게도 큰 호응을 얻지 못했으며, 현재는 자사 사이트의 관련 글들에서도 새로 제안된 용어인 'equalism'이 아닌 'feminism'을 분류 태그로 붙이고 있다.[4]

5 한 과학자가 제안한 용어

2016년 10월 28일에 TEDxMileHighWomen에서 Betsy Cairo가 페미니즘 대신 이퀄리즘이라는 단어를 써보자고 제안한 바 있다.[5]

(페미니즘을 대체할) 적당한 단어가 있을까요? 이퀄리즘입니다. 젠더 이분법적이지 않고, 젠더 중립적이며, 목표를 매우 정확하게 드러냅니다. (And what will that word be? Equalism. It doesn't subscribe to a gender binary. It is gender-neutral, and it is very clear about what the goal is.)

강연에 의하면 페미니즘의 대체어를 제안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1800년대 후반에 비해 지금은 여성의 인권이 많이 향상된 점
  2.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는 젠더 중립적이지 않다는 점
  3.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은 점

하지만 위에서 제안한 각 근거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1. 일부 지역에서 여성의 인권이 1800년대 후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아졌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유리천장, 2차 젠더 편향, 기울어진 운동장, 여성혐오 등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이루어온 일에 비해 앞으로 이루어야할 일이 훨씬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여성 인권이 충분히 신장되었다는 식의 주장은 안티페미니즘으로 분류되곤 하는 에쿼티 페미니즘의 주장일 뿐이다.
  2. '페미니즘'이 젠더 중립적이지 않다는 점은 이 단어의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다. '이퀄리즘'과 같은 중립적 표현은 페미니즘의 출발, 페미니즘이 품고 있는 문제의식, 인식론으로서의 페미니즘이 지향하는 여성과 소수자라는 방점, 여성에 대한 차별과 억압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실천으로서의 역할 등을 희석시킨다.
  3.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점은 오히려 이 단어가 필요한 이유를 드러낸다. 여성학자 정희진의 표현을 빌자면[6] 차별 받아온 약자의 언어를 알아간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고민하게 한다. 아무도 '페미니즘'을 불편하게 여기지 않는 날이 온다면, 아마도 그 때 이 단어를 버릴 수 있을 것이다.

6 영어 위키백과

영어 위키백과의 이퀄리즘 소동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영어 위키백과에 'Equalism' 문서가 존재했으나 결국 신뢰할만한 출처를 제시하지 못해 모든 내용이 삭제된 일이 있다. 현재 해당 문서는 'Equality'로 넘겨주기 설정이 되어 있다. 영미권 사람들도 11년간 신뢰성 있는 출처를 찾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7]

2016년에는 영어 위키백과의 'Egalitarianism (평등주의)' 문서에 'equalism'을 언급하는 내용이 근거 없이 추가되었다가 경미한 편집 전쟁이 벌어진 후 삭제되는 소동이 있었다. 이후 나무위키의 문서에도 동일한 내용이 무단으로 번역되어 출처 없이 실리게 된다.

7 나무위키에 문서가 생성되기 전 한국의 트위터 상황

트위터에서 "이퀄리즘"을 검색하면 간헐적으로 쓰이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오래된 트윗은 2010년 12월 27일에 작성되었다.[8] "...보편적복지는 이퀄리즘 즉 평등주의랑 다른 계념이다. 일단 복지의 역사와 시작을 알아야 복지의 계념을 이해하고 복지의 효과를 알텐데..." (원문의 맞춤법 오류를 교정하지 않고 그대로 옮겼다)

그 다음으로 이퀄리즘을 언급하는 트윗은 2015년 9월인데, 한 사용자가 이퀄리즘이라는 말이 안 쓰이고 페미니즘이 쓰이는 이유에 대해 언급하자, 다른 이가 "인자는 페미니즘이 쇠퇴하고, 그자리에 '이퀄리즘'이 득세하고있는 현실이지요 I don't need feminism 이라고 검색해보세요 (특히 영국에서 이런 움직임이 매우 심한 모양)"이라고 주장하였다. 역시나 출처 없는 주장 뿐이라 근거를 추측해야할텐데, 어쩌면 영어 위키백과의 이퀄리즘 소동과 마찬가지로 영국 가디언지 2013년 기사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9]

그 후로 잠잠하다가 2016년 7월 23일을 기점으로 "현대 서양권에서 일으키는 페미니즘이 이퀄리즘으로 순화되어가는 것도 알고 계시는지?"[10]와 같이 "이퀄리즘"을 언급하는 트윗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는 디시인사이드 웹툰 갤러리에서 '이퀄리즘' 언급량이 급증한 시기, 영어 위키백과의 이퀄리즘 소동이 벌어진 시기와 일치한다. 이 시기 이후로 이퀄리즘을 언급하는 트윗은 대체로 '이런 것도 모르느냐?'는 식으로 공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일부는 실제로 해당 개념의 존재를 믿고 있었을 수도 있고, 또 다른 일부는 의도적 날조를 시도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2016년 8월 2일에 나무위키에 처음으로 해당 문서를 생성한 기여자[주 2]는 문서를 만들기 직전인 직전인 7월 31일에 본인의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트윗을 올리며, '이퀄리즘'에 대해 다양한 주장을 하기 시작한다.
페미니즘 배워본적은 없고, 혼자서 글 몇번 찾아본게 전부임. 근데 페미니즘이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이퀄리즘의 부분집합인건 맞는것 같음"
— @nacduck트윗.

이 이용자는 다음날인 8월 1일(나무위키 문서를 작성하기 몇 시간 전)에 트위터의 유명 계정에 멘션을 보내고[11] 각종 해시태그를 사용하며[12] "젠더 이퀄리즘"을 전파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호응을 얻지 못한다. 이 이용자는 그로부터 몇 시간 후 약 30분에 걸쳐 나무위키에 문제의 문서를 작성한다.

8 나무위키 문서가 생기기 전 한국의 기타 커뮤니티 현황

나무위키에 해당 문서가 만들어지기 전에도 간헐적으로 '젠더 이퀄리즘'을 언급하는 웹 문서가 발견되지만, 현재까지는 학술적 근거를 제시한 곳은 찾지 못하였다.

2015년 6월 20일위클리 오늘에 "메르스 갤러리메갈리안, 그리고 이퀄리즘"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작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13] 다만 본문 중에는 이퀄리즘 또는 이퀄리스트 등의 단어를 언급하고 있지 않아서 "이퀄리즘"이라는 사상을 소개한 자료로 참고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퀄리즘 팩트라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2016년 7월 22일에 개설되어 약 5일간 운영되었다. 그러나 이 페이지에서 이퀄리즘이라 불리는 사회 운동이나 철학적 사상에 대한 이야기는 찾을 수 없다.[주 3]

2016년 7월 26일에는 가생이닷컴의 한 사용자가 작성한 글[14]에서 (페미나치에 대한 반동으로) "...태어난게 젠더 이퀄리즘 입니다"라며 젠더 이퀄리즘의 탄생을 주장하고 있다. 이 작성자는 댓글에서 "메갈족 사태의 배경과 안티페미니즘 선언"이라는 제목의 블로그 글[15]이 출처라며 소개하고 있다.

7월 22일에 작성된 이 블로그 글은 "세계적으로 페미니즘이라는 게 이미 좀 가치나 힘을 잃고, 여성학은 학문으로의 가치 또한 잃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출처를 밝히고 있지는 않으며, 본문에서 "이퀄리즘" 또는 "이퀄리스트" 등을 언급하고 있지도 않다.

다만 9월 24일에 한 사용자가 댓글로 "이퀄리즘 계열의 페미니즘" 책 추천을 부탁하자, "이퀄리즘이라 분류하긴 어렵지만 벨 훅스행복한 페미니즘"을 추천하고 있다.[주 4]

이퀄리즘을 다루는 책이나 논문의 추천을 부탁하는 댓글이 달리자 "이퀄리즘은 한국에선 그나마 통용되는 편인데, 영어권에선 많이 쓰진 않습니다. Anti Feminism으로 찾는 게 더 나을 겁니다. 아직 이 트랜드는 그다지 학술적이진 않고, 현상적인 것으로 더 나타나고 있습니다"라는 답변과 함께 "Anti-Feminism - Why we should all be Equalists: Mens Rights, Feminazis, Equalism, Feminists"라는 책을 추천하였다.

젠더 이퀄리즘 날조 사건을 설명한 후 의견을 묻는 댓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답변으로 본인의 글은 '젠더 이퀄리즘'을 소개한 바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전 본문에서 이퀄리즘이 유행하는 사상이라고 소개하진 않았습니다. 안티페미니즘과 그 확산을 소개한 것이지요. 이는 위에도 이야기했듯 사상이라기보다는 현상이고 움직임입니다.

다만 해당 블로그 운영자는 여성학계, 메갈리아 등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다는 점 또한 분명히 밝히고 있다.

네이버 웹 문서 검색에 '이퀄리즘'을 검색하면 몇 건이 나오지만 그 수가 많지 않고 역시나 블로그나 카페에 일반 이용자가 출처 없이 쓴 글들이 대부분이다.[16]

9 부연 설명

  1. 1.0 1.1 옥스포드 사전에는 신조어인 YouTuber도 있지만 equalism은 없어서 이를 검색하면 "equal"이 대신 나온다.
  2. "'이퀼리즘' 문서 최초 생성자". 나무위키. 
  3. 이 시기 또한 디시인사이드 웹툰 갤러리에서 '이퀄리즘'을 언급하는 게시글이 급증하며 여론을 조작하자는 의견이 나오던 시기와 일치한다. 하지만 시기적인 일치 이외의 관련성이 밝혀진 바는 없다.
  4.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오히려 페미니즘 운동이 대단한 성공을 이뤘으며 이 성과를 더 대대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10 출처

  1. "equalism". urban dictionary. 
  2. "gender+equalism" ""gender equalism"". Google Scholar. 
  3. "The Catchy New Word For Feminism". jezebel.com. 
  4. "Tag 'feminism'". jezebel.com. 
  5. "Why I am not a Feminist". tedxmilehigh.com. 
  6. 페미니즘의 도전
  7. "Equalism: Revision history". 영어 위키피디아. 
  8. @cmh1224트윗.
  9. "A scientist's view: why I'm an equalist and not a feminist". The Guardian. The Guardian. 2013. 
  10. @dogma_4트윗.
  11. @nacduck트윗(2017년 1월 27일에 원본으로부터 저장됨).
  12. @nacduck트윗(2017년 1월 27일에 원본으로부터 저장됨). 젠더 이퀄리즘을 언급하며 사용한 해시태그.
  13. "메르스 갤러리와 메갈리안, 그리고 이퀄리즘". 위클리 오늘. 
  14. "페미니즘 대해 오해하시는 분들에게 어제글 보충 설명합니다.". 가생이닷컴. Archived from the original on 2017-01-28. 
  15. "메갈족 사태의 배경과 안티페미니즘 선언". OceanRose의 티스토리. 
  16. "네이버 통합검색".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