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최근 편집: 2019년 12월 30일 (월) 01:24

경제학 용어로서의 자본

자본(capital,kapital)은 기업의 자산 총액에서 부채 총액을 차감한 잔액(순자산,순재산)을 말한다. 줄여서 'C'로 쓴다.이 관계를 등식으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자산(A)-부채(L)=자본(C)

마르크스 경제학의 고전 『자본: 정치경제학 비판』

칼 마르크스는 현대사회에서 발생한 기이한 현상인 소외와 빈곤 문제를, 현대 산업자본주의의 구성요소인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통해 분석한다. 그 결과물이 바로 그의 방대한 연구 결과물인 『자본: 정치경제학 비판』이다. 국내에는 故김수행이 옮긴 영문판 펭귄클래식스 중역본인 『자본론: 정치경제학 비판』(비봉출판사)과 강신준 교수가 옮긴 독일어 원전 MEW판 번역인 『자본: 정치경제학 비판』(도서출판 길)이 완역본으로 유통되고 있다.

『자본: 정치경제학 비판』(이하 『자본』)은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마르크스가 직접 쓴 것은 『자본』의 1권뿐이다. 『자본』의 2, 3권은 마르크스의 친구이자 후원자인 엥겔스가 마르크스로부터 가르침받은 것을 정리하여 출판한 것이다. 그래서 『자본』 1권이 가지는 위상은 독특하고, 『자본』 1권만을 따로 떼어내어 편집하는 경우도 있다.

실질문맹률이 증가하고 있는 한국의 실정에서 일반인이 『자본』 원전에 접근하기란 대체로 어렵다. 마르크스는 자신의 주장의 타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수많은 사례와 역사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장이 가지는 체계의 엄밀성을 위해 수식을 동원하였다(물론 현대 통계학의 관점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니고, 중고등학생 수준만 돼도 읽을 수 있다). 그러므로 『자본』 에 대한 입문서가 필요한데, 입문용이라면 훌륭한 입문서가 많이 있지만 강신준의 『그들의 경제 우리들의 경제학』이 대체로 쉽고 무난하다고 한다.

『자본』의 구성

상품(die Waren)과 가치(der Wert)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부는 하나의 ‘거대한 상품 집적’[1]으로 나타나고, 하나하나의 상품은 이러한 부의 기본형태로 나타난다. 그래서 우리의 연구는 상품의 분석부터 시작한다.[2]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사회를 해부하기 위해 가장 먼저 상품과 그 상품이 가지는 성질에 대해 분석한다. 하나의 상품은 두 가지 성질을 가진다.

사용가치와 가치(가치실체와 가치크기)

①가장 먼저 상품은 사용되기 위해 존재한다. 사용될 수 없다면 상품으로 쓰일 수 없다. 상품이 사용되는 것은 규범이 그렇게 하라고 정한 것이 아니라, 상품이 유용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물학적인 현재의 조건에 따라 상품이 가지는 유용함이 여러 사람에게 보편적인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상품을 사용할 때 얼마나 유용하다고 느끼는지 그 기준은 철저하게 주관적인 것이다. 예컨대, 음악에 무관심한 사람과 탁월한 연주자가 있을 때, 이 둘에게 최고급 악기의 사용가치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마르크스는 상품이 우리에게 주는 이 질적 유용성을 사용가치(Gebrauchswert)라고 명명한다. ②그런데 상품이란 또한 교환되는 것이다. 교환의 대상으로 삼지 않지만 우리에게 유용한 것들이 있지만, 그런 것들은 상품이 아니다. 상품은 교환되어야 하는데, 하나의 상품은 교환되고 있는 한에서 교환하는 대상과 ‘맞먹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하나의 상품은 하나의 품종 안에 들어가고, 이 품종은 그 사회 안 어디에서나 일정한 가격을 지닌다. 그러므로 산업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상품은 어떤 양적인 척도로 환원될 수 있다. 그렇다면 상품에는 교환불가능한 질적인 측면과, 사회에 의해 합의되는 양적으로 환원가능한 양적인 측면 또한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것을 가리켜 마르크스는 교환가치(Tauschwert)라고 한다.

이 두 개념의 제시 이후로 『자본』에서 명확한 구분 없이 ‘가치(Wert)’라는 개념이 제시될 때, 그것이 질적인 측면[3]에서 논의될 때 그 ‘가치’는 사용가치를 지시하는 것이고, 반대로 양적인 측면[4]에서 논의될 때 그 ‘가치’는 교환가치를 가리키는 것이다.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는 상품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이면이다. 마르크스는 이 상품이 가지는 양면성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상대적 가치형태―등가형태 모델(교환의 제 1형태)에서 화폐형태(교환의 제 4형태)까지 이어지는 변화의 과정을 제시한다.

추가바람

  1. 카를 마르크스, 『경제학 비판』, 베를린, 1859, 3쪽(MEW Bd. 13, 14쪽). 강신준(2008)의 『자본 I - 1』 번역에 수록된 각주를 그대로 인용함.
  2. 칼 마르크스, 『자본 I-1』, 강신준 옮김, 도서출판 길, 2008, p. 87(=MEW: M49). 첨언하자면 머리말을 제외한 『자본』의 기념비적인 첫 문장이다.
  3. 실제로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가? 나에게 어떤 즐거움을 주는가? 나의 삶을 얼마나 편리하게 하는가? 어떤 필요를 충족시키는가?
  4. 얼마를 주고 살 수 있는가? 무엇과 맞바꿀 수 있는가? 어떤 것과 등치될 수 있는가? 수량이 몇 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