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론

최근 편집: 2022년 12월 15일 (목) 22:13

《자유론(On Liberty)》은 19세기 서구, 특히 영국 사회가 직면한 변화를 중심으로 존 스튜어트 밀(J. S. Mill)이 자유의 가치와 그 근거에 관하여 다룬 책이다.

배경

전제 군주는 이제 존재하지 않지만, 여전히 종교의 권위는 약하지 않다. 민주주의 사회가 되었으나, 권력이 제한받지 않는다면 다수가 소수를 핍박하고 특정한 가치관을 강제할 위험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여론(public opinion)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밀은 개개인의 가능성을 신뢰하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개인의 자유

과거 자유(liberty)는 개인의 자유가 침해받지 않도록 국가 권력을 제한하는 것을 의미하였다. 그러나 밀은 국가 권력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그리고 사회가 개인에 대해 강제나 통제를 가할 수 있는 권한을 가능한 엄격하게 규정하고자 한다. 타인에게 해가 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개인의 자유는 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

공리주의

밀은 어떠한 추상적인 권리보다는 효용에 입각하여 자유라는 개념과 그것의 현실 적용에 대해 논한다. 밀은 효용이 윤리적 문제의 궁극적 기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효용은 '진보적인 존재인 인간의 항구적인 이익'에 기반하고 있다. 밀의 공리주의적 사고는 생각의 자유, 자유와 정부의 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만, 인간의 개별성과 자율성이라는 당위적인 가치 역시 밀의 논의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 이 점에서 밀의 공리주의는 벤담 식의 공리주의와 구분된다.

생각과 토론의 자유

먼저 밀은 생각과 토론의 자유에 관해 이야기한다. 현재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이 진리라고 확실하게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사람들은 이성을 활용하고, 서로간의 토론을 거쳐 최대한 진리에 가깝게 접근해나갈 수 있을 뿐이다. 사람들 중 그 누구도 자신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확신할 수 없다. 과거의 현명하고 도덕적이었던 사람들조차 (현대의 기준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린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특정 시대와 사회에서 통용되었던 개념들이 시간이 지난 뒤 뒤집히는 것 역시 매우 흔한 일이다. 설령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인식이 정말로 옳으며, 여기에 대해 반대하는 주장이 옳지 않더라도, 자유로운 토론은 진리의 의미를 더욱 생생하게 해 준다. 온갖 반론과 검증을 거친 주장은 독단적으로 주어진 주장에 비해 훨씬 더 탄탄하다. 물론 토론 과정에서는 상호 존중의 자세가 중요하며, 악의나 비방의 정도가 너무 심한 사람이나 타인의 감정에 관용적이지 못한 사람은 마땅히 비판을 받아야 한다.

인간의 자율성과 개별성

밀은 인간의 자율성과 개별성을 특히 중시한다. 이는 인간에게 자유가 있어야 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밀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개인은 각자의 개성을 다양하게 꽃피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밀이 바라본 보통 사람들은 개별성의 가치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관습에 따라서 살아간다. 그러나 밀은 관습을 그대로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정신적, 도덕적 힘을 키울 수 없다고 말한다. 밀에 따르면 "인간은 그저 찍어내는 대로 만들어져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기계가 아니라, 내면의 힘에 따라 스스로 자라고 발전하는 나무와 같은 존재"[1]라고 말한다. 코트와 신발을 고를 때도 맞는 것을 골라야 하듯이, 그러한 것보도 훨씬 더 다양하고 복잡한 사람들이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은 그 자체로 바람직한 것이다. 이는 사회에 있어서도 더욱 효용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는다.

개인에 대한 사회의 권한

이어서 밀은 사회가 개인에 대해 어디까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여기에서 밀은 개개인 자신의 인간적 존엄성이 부족한 경우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함으로써 비난을 받는 경우를 구분한다.어떤 행동이 타인이나 공공에 명백하게 해를 끼치거나, 그럴 위험성이 있다면 도덕과 법률의 적용 대상이 되지만 자기 자신에게만 관계되는 행동은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되지는 못한다. 책에서 밀은 금주법, 안식일 엄수법, 도박장, 교육, 이혼, 노예계약, 독약 판매 등의 사례를 들면서 자유의 원리를 현실의 가치 판단에 적용한다.

정치권력 제한의 필요성

밀은 자유론에서 권력의 원천이 아무리 다수 인민의 지지에서 비롯된 것이더라도, 권력에는 반드시 제한이 가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다수파, 혹은 스스로를 다수파로 보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민주적으로 구성된 정부'를 통하여 소수를 억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 있어서도 매우 시사적이다.

  1. "Human nature is not a machine to be built after a model, and set to do exactly the work prescribed for it, but a tree, which requires to grow and develop itself on all sides, according to the tendency of the inward forces which make it a living t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