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여성혐오 단체카톡방 사건

최근 편집: 2023년 7월 25일 (화) 16:02

7월 16일, 광주광역시 소재 전남대학교에서 오픈채팅방을 통해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유출 방법 공유 및 불법 촬영 유도 등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건.

관련 기사 1 : <뉴스1> 단체대화방서 전남대 여학생 신상정보 염탐·몰카 공유 의혹

관련 기사 2 : <광주KBC> 학문의 전당 '대학' 단톡방서 女학우 신상정보 캐낼 방법 공유돼

사건 개요

7월 12일 총학생회 공지

안녕하세요. 전남대학교 제52대 총학생회 '중심'입니다! 포털 개인정보 보안 강화에 대한 보고를 드립니다. 최근 익명의 학우님께서 총학생회로 포털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포털에서 간단한 신상정보 (이름, 생일 등) 만으로 포털에서 더 자세한 개인정보 (이메일, 전화번호)를 찾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중심' 총학생회는 즉시 확인해서 개선 방향성을 설정한 후, 정보화본부에 조치를 의뢰했습니다. 정보화본부의 적극 행정으로 빠르게 3가지 개선을 이뤄냈고, 더이상 타인의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없어졌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카드뉴스를 참고해주세요. 여러분의 제보나 도움 요청 하나가 많은 학우님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중심' 총학생회는 학생 여러분을 위해 존재합니다. 언제든 연락 주세요! 기타 문의사항은 카카오톡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또는 인스타그램 @cnu_jungsim으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전남대학교 제52대 총학생회 '중심'에서 7월 12일 포털 개인정보 강화 안내를 SNS를 통해 게시했다.

전남대학교 제 52대 총학생회 '중심'은 SNS를 통해 '한 학우가 전남대학교 포털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의 말씀을 주셨다'며 포털의 개인 정보 보안을 위한 조치를 취했음을 알렸다.

이에 대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학번과 아이디를 따로따로 찾아야 했으나 이를 한 번에 통합하여 간소화했다.
  2. 이름과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포털 내 개인정보를 손쉽게 알 수 있었으나, 포털에 등록된 휴대폰 번호 또는 이메일을 인증해야 개인정보를 알 수 있도록 변경했다.
  3. 개인정보 마스킹(* 처리)를 넓혀 구글링 등을 통한 개인정보 노출 우려를 줄였다.

해당 사안에 대해 전남대학교 학생들은 총학생회의 단순 조치로 이해했었는데...

7월 14일 사실 폭로

총학 공지 올라온 거 누가 여자애들 포털 아이디 털어서 로그인하고 관음한 거 들켜서 그런 거임. 저거 누군지 앎. 개음침한놈. 예쁜 여자애들 골라서 사진이랑 소득분위 학점 관음한다고 했음. 나도 제보하려고 자료 모으고 있었는데 누가 먼저 제보했네. 카톡 사진 눌러서 보셈.
7월 14일 에브리타임 익명글. 전남대 총학생회의 공지가 단순 보안 강화 차원의 문제가 아님을 밝히고 있다.

같은 달 14일, 대학생 중심 어플 에브리타임을 통해 해당 총학생회의 공지가 단순 보안 강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혐오 젠더 폭력 사건이라는 사실을 폭로하는 글이 게시됐다.

게시글에 첨부된 카톡 내용은 한 익명의 전남대생이 '아는 여자애가 포탈 비번을 바꿨다'며 '들킨 것 같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를 들은 카톡방 참여자가 VPN으로 IP 우회를 했는지 묻는 등, 주기적으로 해당 여학생 대상 개인정보 침해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내용으로 전남대 학생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 밖에도 폭로자는 기록했던 카톡 캡쳐 등을 통해 '온라인 시험 볼 때에도 편법으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추정되고, 여학우들 불법 촬영/시험 부정행위/포털 아이디 도용 관음 등을 했다'며 '학교 측에서는 당사자에게 휴학을 요구한 것 같지만 단순히 이 정도 처벌로 해결될 만한 사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 여성 학생을 대상으로 해킹을 시도하다가 비밀번호 변경으로 불가능하게 됐다는 카톡 캡쳐.
한 여성 학생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과 불법 촬영 종용 대화가 오고 가고 있다.

7월 14일 행위자의 해명

행위자는 '불미스러운 채팅을 쳐서 죄송하다'면서도 '모두 장난이었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에서 발언을 주도했던 익명의 전남대학교 학생 행위자는 '불미스러운 채팅을 쳐서 죄송하다' 면서도 '해킹, 불법 촬영, 부정행위 등을 실제로 하지 않았고 장난을 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특정성이 성립되는 만큼 그만 해달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커뮤니티 안에서는 '장난에서 선이 있다는 걸 이번 기회에 느꼈으면 좋겠네요 처벌 안 받을 거 알고 있다는데 법적 책임이 아니더라도 사회적 비난이나 책임은 받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하니 욕 많이 드십시오'나 '결론 : 특정성 성립되니 고소하기 전에 그만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남대학교의 대응

해당 사안이 불거지며 16일 이후 언론사를 통한 보도가 이뤄졌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난 현재(24일)까지 관련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은 상태이다.

시민사회단체의 대응

정의당 광주시당 전남대학교 학생위원회는 17일 곧장 정의당 광주시당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아래와 같은 내용을 밝혔다. 바로보기

 [성명] 전남대학교 내 정보보안을 강화하라.

 전남대학교 여학우들의 학교 포털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어 민감한 개인정보를 열람하고 이를 도용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같은 내용은 7월 16일 에브리타임에 공론화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대화 내용을 통해 알려졌다.

대화 내용을 보면 이들은 포털에 접속해 여학우들의 집 주소와 소득 분위 같은 민감한 신상정보를 알 수 있다며 그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배경엔 전남대학교의 낮은 보안에 있다. 포털에 처음 접속하는 경우 학번과 같은 비교적 공개된 정보로도 아이디 및 비밀번호 추론이 가능하다.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내용엔 자신은 이것을 단지 정보 유출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서 했을 뿐이라고 뻔뻔하게 말하는 모습 또한 담겨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이 여학우들의 몸매와 얼굴에 대해 평가를 하고, 불법 촬영 및 유포를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지성과 학문의 전당이라고 불리는 대학교 안에서 무분별한 개인정보 열람 및 취득, 외모 품평, 불법 촬영 시도 등 구시대적이고 후진적인 범죄 행위가 일어났다는 것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 이에 정의당 전남대학교 학생위원회는 전남대학교에 다음 사안을 요구한다.

1. 전남대학교는 전남대학교 포털, 전남대학교 도서관 등 유관 사이트의 계정 보안을 강화하라!
2. 철저한 조사를 통하여 이번 사건과 관련된 학생들을 강하게 처벌하라!
3. 전남대학교 구성원들의 학내 정보·보안 교육을 강화하라!

2023년 07월 17일
청년정의당 전남대학교 학생위원회(위원장 박세영)


25일, 광주시민단체 '광주인권지기활짝'에서는 입장문을 내고 해당 사건을 '여성혐오/젠더폭력 사건'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바로보기

전남대는 여성혐오·젠더폭력 사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전남대 오픈 채팅 카톡방 사건은 명백한 여성혐오 사건이다.

지난 16일 언론과 학내 커뮤니티 어플 ‘에브리타임’을 통해 사건이 알려졌다. 사건은 오픈채팅방을 중심으로 익명의 전남대학교 학생들이 여학생을 대상으로 개인 정보 유출 방법 공유와 불법 촬영 제안 등이 이뤄진 사안이다. 이는 단순히 ‘정보 유출 사건’으로 다뤄질 사안이 아니다. 해당 사건은 여성을 명백히 표적해서 이뤄진 사건이며, 여학생의 외모와 신상 등을 바탕으로 개인정보 유출과 성희롱 범죄를 일으킨 대학 내 젠더폭력 사건이다.

 일부 학생들의 여성 혐오성 단체 카톡방 문제는 타 대학에서도 몇 번이고 발발했던 사건이다. 하지만 전남대학교에서는 이에 대해 학내 페미니즘 필수 교육 등을 통한 사전 예비책을 마련하지 못했고, 사후에도 총학생회 등을 중심으로 정보 유출 사건으로만 해석하며 젠더폭력 사건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건의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전남대는 지금이라도 정보 보안 강화뿐만 아니라 학내 여성혐오 인식에 대한 뿌리 깊은 구조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더불어 인권센터 등 학내 기구를 통해 피해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 해야 한다.

 여성혐오와 폭력이 만연해진 세상이다. 대학이라는 공동체 내에서 여성혐오가 만연하면, 당연히 피해자는 여성을 포함한 유학생, 성소수자 학생, 장애인 학생 등 소수자 혐오로 확장된다. 전남대학교는 해당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여성을 향해 일어난 해당 범죄에 대한 철저한 대응과 방안을 마련하라. 해당 사안에 대해 지역사회는 주시하고 대응하며 피해자와 연대할 것이다.

1. 전남대학교는 해당 여성혐오·젠더폭력 사건 피해자가 추가로 있는지 조사하라!
2. 전남대학교는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폭력 사건이 발생한 바 있는지 전수조사를 실시하라!
3. 사건 피해자에 대한 충분한 지원과 행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진행하라!
4.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여성혐오 문화 타개 대책을 마련하라!

2023.07.25.
광주인권지기 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