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정치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6일 (월) 02:22

정체성의 정치(영어: Identity politics, Identitarian politics) 혹은 정체성 정치는 어떤 집단(이를테면 인종, 민족, 문화, 젠더 집단)에 소속 여부에 기반을 두는 정치적 동원의 형식이다. 그리고 집단에 대한 소속 여부는 그 집단을 정의하는 어떤 공통 경험, 조건, 특징으로 그 경계가 정해진다.[1]

용어의 역사

정체성의 정치는 1970년대부터 사용되었다. 정체성의 정치의 한가지 목적은 자신들의 억압당한 경험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흑인 페미니스트 단체 콤바히 컬렉티브(Combahee River Collective)가 정체성의 정치에 대해 말한 것에 따르면,

어릴 적 우리는 우리가 남자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또 우리가 다르게 취급받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예를들어 '여자답기 위해' 조용히 해 라는 말을 들을 때, 또 백인 앞에서 덜 무례해지려고 할 때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의식을 고양하고 삶을 공유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 경험의 공통성을 인식하고 공유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억압을 끝내는 정치를 시작할 것입니다.

조직화의 방식으로서의 정체성의 정치는 어떤 사회적 집단(여성, 소수민족, 성소수자)이 억압받는다는 사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80년대에 정체성의 정치는 매우 두드러졌고, 새로운 사회 운동과 연관되었다

논쟁과 비판점

조직화의 방식으로서 정체성의 정치는 특정 차별을 겪은 사람들 만을 그 집단의 일원으로 한다. 새런 스미스(Sharon Smith)는 특정 형태의 차별을 겪은 사람들만이 그 차별을 알 수 있다거나 그 차별에 맞서 싸울 수 있다고 보는 '정체성의 정치'를 "개인적으로 차별을 겪어야만 차별에 적극 반대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며 비판하고 있다. 그는 정체성의 정치는 오히려 지배계급이 취한 '분열 지배 전략'으로 본다. 분열 지배 전략은 피착취자와 피차별자가 서로 싸우게 해서 진정한 적에 맞서 단결해 싸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녀는 지극히 개인적인 차별적 경험을 기초로 만들어진 정체성의 정치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제러미 월드론(Jeremy Waldron)은 자신의 책 《혐오표현, 자유는 어떻게 해악이 되는가? The Harm In Hate Speech》에서 정체성의 정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이른바 정체성의 정치라는 것이 많은 경우 개개인이나 집단 혹은 공동체 쪽에서 자신의 이해관계나 주장과 관련해서 허용치보다 더 많은 영향력과 보호를 주장하기 위해 끌어오는 무책임한 논거라고 생각한다"

니라 유발 데이비스 역시 «젠더와 민족: 정체성의 정치에서 횡단의 정치로»에서 정체성의 정치를 비판한 적이 있다.

LGBT와 정체성 정치

초기 LGBT운동은 정체성의 정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게이와 레즈비언이 정치적 의제에 놓이기 위해서는, 그들은 정체성을 증명하고 공개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1990년대에도, 정체성의 정치가 동성에 운동 투쟁에 중심이 되었다.

이것은 변화로의 길도 열었지만 비평도 얻었다. 주디스 버틀러의 연구에 기초한 어떤 활동가들은 이미 존재하는 정체성을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통해 정체성을 재생산하고 제거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가야트리 스피박의 연구에 기초한 입장을 발전시키고 "정체성 정치를 전략적 본질주의로 묘사한 사람들도 있다.

페미니즘과 정체성 정치

주디스 버틀러에 따르면 페미니즘 정체성 정치에 적합한 대응에는 두 가지가 담겨있(어야 한)다.[1]

  1. 페미니스트는 '여성'을 끝이 열린 용어로 이해해야 한다. 여성은 개입과 재의미화에 열려있다.
  2. 여성 범주는 페미니즘 정치의 토대여서는 안 된다. 오히려 페미니스트는 사회 전반뿐만 아니라 페미니즘 운동 내부에서 권력이 기능하는 방식을, 권력이 여성다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형성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보브아르와 정체성 정치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1908-1986) 책 《모든 사람은 혼자다 (Pyrrhue et Cineas)》에서 정체성 정치의 뿌리로 여길 만한 성찰을 드러낸 적이 있다.

"그들은 스스로의 존재를 만들어가야 할 존재다. 각각의 자유들은 통일되어 있는 것도, 서로 대립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분리되어 있을 뿐이다. 하나의 인간이 자기 주변에 다른 인간들의 위치를 잡아줌으로써 자기 위치를 정하는 것은 세계 속에 자신을 기투함으로써다. 그리하여 연대관계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한 인간은 다른 모든 인간들과 두루 연대관계를 맺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들의 선택이 자유인 이상, 그들 모두가 같은 목적을 선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프롤레타리아에 봉사하기로 한다면 나는 자본주의와 싸운다. 군인은 자기의 적을 죽임으로써 자기 나라를 보호한다. 계급이나 국가가 어떤 통일된 성격으로 정의되는 것은 그들이 공동의 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 대한 투쟁이 없다면 무산계급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하나의 국가는 오로지 국경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대립을 제거한다면 총체성은 해체될 것이다. 그 집단은 뿔뿔이 흩어진 다수의 개인들 이외의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같이 보기

출처

  1. 1.0 1.1 Mikkola, Mari. 《섹스와 젠더에 대한 페미니즘의 관점들》 [Feminist Perspectives on Sex and Gender, The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전기가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