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트러블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7일 (화)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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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페미니스트 철학자이자 퀴어 이론가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 1956~)의 대표작 <젠더 트러블>(1990)은 섹스/젠더/섹슈얼리티에 천착한 획기적인 페미니즘 저서이다.

초판서문 (1990)

· 트러블이란 피할 수 없는 것이고, 어떻게 최고의 트러블을 일으킬 것인지, 그 최고의 방법은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다(73). 남성적 욕망(의 주체)의 트러블은 여성 ‘대상’이다. 시선을 뒤집고 응시를 역전하고 남성적 지위의 권위나 장소에 저항하는 여성들은 남성주체는 여성 ‘타자’에 근본적으로 의존한다는 사실을 밝혀내어 남성의 자율성은 환영일 뿐이라고 폭로해왔다.

· 권력은 젠더에 대한 사유의 이분법적 틀 자체를 생산해내는 작인(agency)이다. 즉, 미리 전제된 이성애적 인식론 체계가 그럴듯한 존재론의 범주를 생산하고 물화시키는 것이다. 이 책은 어떤 권력 형태가 주체와 대상을 구성하고, 또 ‘남성’과 ‘여성’간의 이분법적 관계를 구성하며 관련용어들의 내적 안정성을 구성하는지 물을 것이다(74).

· ‘젠더 위계와 강제적 이성애를 지탱하는 젠더의 범주’를 문제 삼는 것은 여자가 된다는 것이 마치 자연스러운 일인 양, 그것이 만들어진 개념이라는 것이 교묘히 감추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 <헤어스프레이> 주인공 디바인의 여성 분장은, 젠더란 실재인 척 하면서 계속되는 분장 같은 것이라고 은연 중에 주장한다. 그/녀의 연기는 자연스럽거나 인위적인 것, 심층과 표층,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 간의 구분을 불안정하게 만든다(75).

· 게이레즈비언 문화 속의 젠더 실천은 종종 ‘원본적이거나 진정한 성’의 ‘수행적 구성’을 선명하게 부각시키는 패러디 맥락 속에서 ‘자연스러움’을 종종 주제로 삼는다. 정체성의 근원적 범주로 여겨지는 섹스, 젠더, 은 결과물로써 자연스러운 것, 원본적인 것, 필연적인 것이라는 효과를 생산한다.

· 특정한 권력 형성의 효과로서 섹스, 젠더, 욕망의 근본적 범주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푸코니체를 재구성하면서 계보학(genealogy)이라고 지칭한 비평적 탐구 형식이 요구된다. 계보학적 비평은 젠더의 근원이나 여성욕망의 내적 진리를 거부하며, 억압이 은폐한 진실한 성적 정체성에 대한 탐색도 거부한다. 그보다 계보학은 이런 정체성의 범주의 기원이나 원인으로 지목되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연구하며, 정체성의 범주는 ‘제도, 실천, 담론의 효과’임을 드러낸다.

· 이 연구 작업은 남근 로고스 중심주의와 강제적 이성애라는 규제적 제도에 집중하며 그것을 해체시키려 한다.

· 여자(female)이라는 개념은 여자(women)만큼이나 트러블을 일으키고 유동적이다. 그리고 두 개념 모두 관계적 용어로서만 그 문제적 의미를 획득하기 때문에 이 연구는 젠더와 젠더가 주장하는 관계의 분석을 핵심으로 한다.

· 이 연구 결과로 더 이상 페미니즘 정치학의 기초로서 하나의 공통된 정체성을 위치시키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어떤 새로운 형태의 정치학이 등장해야 하는지 고민할 것이다(76).

· 1부 ‘섹스/젠더/욕망의 주체들’은 ‘여성들’의 지위를 페미니즘의 주체이자 섹스/젠더 구분의 주체로 다시 고찰한다. 2부 ‘금지, 정신분석학, 그리고 이성애적 모태의 생산’은 근친상간의 금기를, 이성애의 틀 안에서 분명하고 또 내적으로 일관된 젠더 정체성을 강요하는 기제로 설명하는 구조주의, 정신분석학, 페미니즘 해석에 관한 것이다. 3부 ‘전복적 몸짓들’은 줄리아 크리스테바가 구성한 모성적 몸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서 시작해 몸의 범주를 탈자연화하고 재의미화 하려는 전략의 하나로서 몸,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의 범주를 파열시키고 나아가 이분법적 틀을 넘어서는 몸,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의 전복적 재의미화와 증식을 야기할, 젠더행위의 수행이론에 기초한 일련의 패러디적 실천들을 설명하고 주장할 것이다(77-9).

출처

  •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 조현준 역. 서울: 문학동네.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