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녀혐오

최근 편집: 2023년 3월 29일 (수) 21:26

창녀혐오는 성 노동자 여성에 대한 혐오, 멸시, 천대시, 배제, 타자화 등이다.

인류문명을 형성한 이래로 있었다고 할만큼 오랜 기간 지속되어온 혐오이다.

창녀 혐오의 형성

사회의 낙인화

국가, 정부 등으로 표상되는 사회는 예전부터 성매매 여성으로 인해 전염성 질병이 퍼지고 사회의 윤리를 해칠 때마다 이를 통치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들에게 낙인을 부여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성매매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예전에는 성매매 행위를 하더라도 판매 여성만을 벌했으며 남성 측에 대한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윤락행위등방지법이 제정된 이후에서야 남성에 대한 처벌도 서서히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 이는 남성의 성적인 타락은 여성에게 원인이 있다는 여성혐오적 가부장제의 논리를 반영하는 것이다.


근대 낭만적 가족

안식처를 가꾸는 여성과 경제적 능력을 갖는 남성 그리고 그들의 자녀로 대표되는 근대 낭만적 가족이 생겨나면서 창녀 혐오는 그 위세를 크게 늘린다.근대 그 이전에 가족은 사랑으로 인해 생겨난 것이라기보다는 주로 집안의 이익이나 대를 위한 목적이었고, 결혼한 여성에게 사랑이나 성적인 쾌락을 제공해주지는 않았다. 따라서 가족에 사랑(성애)을 바라지 않는 여성들은 창녀를 제 3의 계급으로 보기는 했지만 극렬한 혐오와 분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지금처럼 창녀혐오가 심화된 이유 중 하나는 근대 가족의 형성과 성병 관리를 위한 국가 및 사회의 낙인화 이후이다. 근대가족 이전에는 오히려 창녀를,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종사하게 되었거나, 정상적인 가족을 꾸리지 못한 사회의 주변인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으며, 열등한 지위로 상정되긴 하였으나 극렬한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무조건적 혐오의 대상이라 하기는 어려웠다. 보편적인 여성들의 창녀 혐오는 자유 연애와 근대가족 제도 성립 이후 불거진 문제이다. 근대 가족 이후에는 가족은 여성에게도 사랑을 표현하고 성욕을 배출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 주었고, 이는 곧 그를 방해하는 창녀에 대한 혐오로 이어졌다. 또한 이는 남성의 외도 원인을 남성이 아닌 '창녀'에게로 돌리는 여성혐오와도 관련이 있다.물론 남성의 창녀 혐오는 근대 이전이든, 이후든 간에 일관되게 존재했다.

무임승차론

어떤 사람들은 창녀들은 세금도 안 내고 돈을 쉽게 벌면서 불쌍한 척을 한다고 말하곤 한다. 창녀들은 자신들이 열심히 지키는 윤리를 지키지도 않고 편법으로 자신들의 세금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노는 특히 조세 제도가 정착되고 난 이후에 심각해졌다. 특히 이런 반응은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행하는 '나는 군대가서 나라 지키(켰)는데 여자들은 나라를 위해서 뭘 하냐'라는 비난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특히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권리와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는 근현대적인 사상이 널리 퍼지고 나서 이런 혐오는 더욱 심해졌는데, 사람들은 이 공정을 해치는 사람에게 매우 분노하며, 그 중 한 부류가 창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녀들에 대한 이러한 비난은 부당하다. 노점상이나, 현금 결제를 하면 할인해주는(이는 주로 탈세 목적이다.) 상점 주인에게 탈세쟁이라든지 비하적인 언어를 붙여서 극렬하게 분노를 보이지 않는다. 창녀혐오는 윤리적 혐오의 일종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분노하는 것이다. 윤리를 위한 혐오에는 원래 별 이유가 없기 때문에 그 윤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사람들은 별로 그럴 듯 하지 않은 여러 이유를 가져온다. 다음을 참고할 것 혐오



성 엄숙주의와 창녀혐오

창녀 혐오는 섹슈얼리티를 금기화하는 사회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창녀가 숨겨야 하는 섹슈얼리티를 공공연히 드러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박혀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편견은 실제와는 다르다. 성매매는 주로 음지에서 이루어지며, 성매매 여성이라고 해서 딱히 성에 더 개방적이지도 않다. 각 업종과 업소 내에는 지켜야 할 수위의 규칙이 있으며 그를 벗어날 경우 성적으로 문란한 일반인이 비난을 받듯 업소 내에서도 비난을 받는다. 따라서 성매매 내에서도 섹슈얼리티에 대한 억압이 존재하기 때문에 창녀가 숨겨야 할 섹슈얼리티를 드러낸다는 생각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게다가 섹슈얼리티를 숨겨야 할 것으로 전제하는 생각에도 페미니스트들은 많은 비판을 해왔다. 다음을 참고할 것 섹스네거티브


철폐의 어려움

아주 강력한 여성혐오이자, 사회 전반의 윤리와 크게 결부되어 있기에 사라지기 어렵다.

다른 소수자 혐오와의 관계

여성혐오소수자 혐오와 비슷한 양상을 띠는데, 이에 극렬한 경멸과 분노반응이 더해지는 등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동성애 혐오와 가장 비슷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성애와 연관된 혐오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동성애와 창녀는 모두 문란하고 성병을 퍼뜨린다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또한 동성애는 정상가족의 형성을 방해해 사회를 위협하고 , 창녀는 가정을 파괴한다는 사상을 사회가 덧씌운다. 창녀가 가정을 파괴한다는 것은 여성혐오의 일종이다. 가정 파괴의 원인을 성매매 여성을  주체적으로 산 남성이 아니라, 손님의 선택권이 없는 성매매 여성에게 돌리기 때문이다.

남성의 창녀 혐오

남성은 사회의 성립 이후 언제나 창녀를 혐오해왔다. 이는 여성 혐오의 연장선 상 안에 있는것으로 창녀는 성적 쾌락을 제공해주지만, 자신의 자궁이 되기에는 신실하지 못한 여성이기에 남성의 창녀 혐오는 일관된다. 남성의 창녀 혐오는 창녀를 자신과 다른 신분으로, 결혼 상대가 되지 않도록 분리해내는 것이며 이는 창녀가 아이를 낳았을 경우 그 진실성과 친자 여부를 의심하기 때문이다.(창녀는 다른 많은 남성과도 관계를 맺으므로) 또한 남성은 창녀를 자신과 친밀한 대상으로 여기기도 하는데, 이는 창녀가 남성들에게 성적 쾌락을 제공하는 기능 또한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성노동을 하면서 창녀들은 남성들과 술을 마시고, 여자로써의 긴장감을 주며 화제를 띄워 이야기하고, 성적 스킨십을 제공하며 심지어 섹스를 판매하기까지 한다. 이는 남성에게는 이득이 되는 일이고,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남성은 창녀를 갈구하고 좋아하는 동시에 창녀를 의식적으로 분리하는 이중의 태도를 지니며, 이는 성녀 창녀 이분법의 일종으로 전형적인 여성혐오이기도 하다.

여성의 창녀 혐오

여성의 창녀 혐오는 남성의 창녀 혐오와는 다르다. 창녀는 여성에게 아무런 쾌락도 제공하지 않는다. 창녀는 여성에게 남성의 외도를 부추기는 악당일 뿐 아니라 자신의 지위를 흔드는 위험한 신분의 여성이다. 따라서 여성의 창녀 혐오는 남성과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은 자신의 남성을 빼앗아가는 창녀의 위치를 증오하며( 심지어 창녀의 입장에서 그것은 외도나 사랑이 아니라 비지니스 뿐일지라도) 자신이 창녀로 오해받지 않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여성들의 창녀 혐오는 이러한 의식적 분리, 창녀로 오해받지 않기 위한 노력과 큰 관련이 있다. 그들은 이러한 분리를 위해 창녀를 특별한 계층으로 분리해내고, 다층적이고 다양한 욕설을 사용해 나는 창녀가 아님을 증명하려 애쓴다. 창녀를 욕하는 많은 여성들의 모습에서( 걸레를 욕하는 심리도 이와 관련된다.) 이러한 분리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페미니즘 내에서의 창녀 혐오

흔히 페미니즘 진영 내부에서는 창녀 혐오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모든 혐오가 그렇듯이 스펙트럼이 있고 어떤 페미니스트들은 일반인보다 더 강하게 창녀혐오적 생각을 갖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K-래디컬 페미니스트 성향의 페미니스트들은 성매매 행위가 가부장제와 젠더 체계를 공고화하고 성적 대상화를 재생산한다고 생각하기에 일반인보다 더 강하게 성노동자를 혐오한다. 워마드, 여성시대, 쭉빵 등 대형 여초 커뮤니티의 성향이 모두 이러하며 이 혐오는 트랜스여성에 대한 혐오와 중첩되기도 한다.

이렇게 노선이 다른 일부 페미니스트의 경우 창녀를 피해자로도 여기지 않는다. 실제로 폐쇄적으로 여성만 가입할 수 있는 유명한 커뮤니티 여성시대에서도 성매매 여성 당사자인 것이 밝혀질 경우 매우 큰 비난을 받는다. 일례로 어떤 성매매 여성이 자유게시판에 자신이 성매매 여성임을 밝혔다가 너처럼 자신이 성매매 여성임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창녀를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보호해줘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가부장제를 강화하는 성매매 여성을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인정할 수 있냐는 여론이 조성된 적이 있었고, 명품, 비싼 차, 비싼 집을 자주 자랑하듯이 사진 찍어 올리는 부자로 보이는 유저들에게는 성매매 여성이 아니냐는 의심이 항상 따라붙기도 한다. 물론 여성시대는 페미니스트들의 대표격은 아니나, 페미니즘이 널리 전파되어있기로 유명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실제로는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칭하는 여성들이 성매매 문제에 별 관심이 없는 채로 극도의 적대감을 가지거나, 오히려 트랜스젠더를 혐오하는 것처럼 성매매 여성도 혐오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여성시대는 극단적인 TERF성향을 갖고 있기도 하다.

또한 꼭 K-래디컬 성향이 아니더라도 성매매 여성이 여성 착취를 재생산하며 그래서 성매매 여성에 대한 비난이 정당하다는 생각은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그나마 나은 생각을 갖고 있는 페미니스트들은 성노동자가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희생자라고 생각하며 그것이 개인의 탓이 아니므로 비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성노동자를 부도덕한 사람들이 아니라 구조적 피해자로 여기며, 탈성매매 지원 등 이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법을 지지한다. 하지만 이런 계층의 페미니스트들은 많은 경우 성노동자가 성산업을 고발하는 피해자의 위치에만 머무르기를 바라며 포주 및 손님과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하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어떤 당사자들은 모종의 이유로 자신의 일을 성노동으로 부르기를 원하는데, 이러한 보호주의 페미니스트들은 성노동이라는 단어를 쓰는 성노동자들을 포주에게 세뇌당했거나, 너무나 큰 정신적 고통 때문에 자기 방어를 위해 자신의 일을 '괜찮은' 일 취급하게 되어버린 사람들로 취급한다. 또, 성노동이라는 단어를 반성매매의 대척점으로 보며 성노동을 얘기하는 당사자들이 성노동이 즐거운 일이라서 탈성매매나 성산업 근절에 반대하는 것으로 오해한다.

성노동자를 엄연히 똑같은 사회의 구성원이 아니라 피해자 혹은 구원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은 또한 창녀혐오적 생각이다.

하지만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성노동 이론을 지지하며 성노동자라는 직업에 혐오적이든, 동정적이든 특수한 시선이 덧씌워지는 것을 반대한다.

이렇게 살펴보면 실제로 창녀혐오적인 생각을 전혀 가지지 않는 페미니스트는 적은 수임을 알 수 있다.

기타

유인원의 일종인 보노보 사회에서도 성매매 현상이 나타나지만, 창녀 혐오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부연 설명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