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니즘/오해

최근 편집: 2023년 10월 5일 (목) 23:18

개요

비거니즘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쉽게 하는 오해와 비건에 대한 혐오 표현을 바로잡기 위해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동시에 워낙 이런 질문을 많이 들은 나머지 더는 답변하기 위한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은 비건 지향들을 위한 문서이기도 하다.

본 문서는 이제는 서비스를 종료한 비건편의점 위키의 문서를 토대로 작성되었다. 2-1에서 2-14, 2-18, 2-19번 문항이 그러하다.

질문

김치에 (젓갈이 들어가는데) 어떻게 먹어?

비건 식품은 아예 새로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가령 잔치국수나 김치를 먹었다고 말하면, 멸치 육수나 젓갈이 들어가는데 어떻게 비건이 그런 음식을 먹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비건이라 하면 콩고기나 생식에 가까운 음식만을 먹는다는 음식에 대한 빈약한 상상력 때문일까? 비건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동물성 재료가 없는 것이므로, 무엇을 먹든 비건으로 만들면 비건이 먹을 수 있는 식품이 된다. 표고버섯과 다시마를 우려낸 채수로 만든 잔치국수, 배와 같은 과일로 단맛을 낸 김치처럼 말이다. 또 다른 상상력으로 이와 다르게도 얼마든지 비건 음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너 그럼 패스트푸드는 아예 안 먹겠네?

마찬가지로 비건을 향한 빈약한 상상력이 작용한 질문 중 하나로 보인다. 비건을 건강 때문에 한다고 사람들이 쉽게 넘겨짚기 때문에 종종 나오는 질문. 사회통념상 패스트푸드는 거리를 두어야 할 음식 쓰레기 중 하나라는 인식이 있다. 물론 건강 때문에 패스트푸드와 정크 푸드를 멀리하는 비건도 있겠지만, 종차별에 반대해서 비건이 된 사람들은 성분이 비건이라면 패스트푸드도 먹는다. 즉, 비건은 각자의 가치관과 식습관, 취향에 따라 비건 식품 중 무엇을 먹을지, 그리고 먹지 않을지를 결정한다. 따라서 모든 비건이 이러할 것이다, 라고 일반화할 수 없다.

물론 거대 패스트푸드 기업의 어마어마한 고기 소비량을 생각하면 비건이 이래도 될까 하고 자기검열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비건 지향인들은 끊임없이 비건 메뉴를 늘리라고 요청하며 비건 가시화에 힘쓰고, 롯데리아의 리아 미라클 버거나, 파파존스의 그린잇 식물성 마가리타, 그린잇 식물성 가든스페셜처럼 대기업에서도 비건 메뉴를 점점 늘려가고 있다.

옥수수는 다 GMO인데, 비건은 GMO 안 먹고 유기농만 먹지 않아?

비건 지향인들은 대체로 ‘먹거리’에 민감하다. 먹을 것을 고를 때 더 많이 생각하고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질문을 스스로 되묻는다. 때문에 GMO유기농 같은 이슈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몬산토와 같은 거대 자본 기업이 이윤을 최대화하는 과정에서 건강과 생태에 유해한 흐름을 만들고, 동물 실험을 하며 문제가 생겼다. 이에 안전하게 먹을 권리, 자신이 먹는 음식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알 권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그러한 요구에 응답해 NON-GMO PROJECTUSDA ORGANIC과 같은 단체가 설립되었다. 많은 비건 식품들이 비건 인증 마크와 더불어 해당 라벨을 달고 판매되고 있으므로 ‘비건식’과 ‘GMO’, ‘유기농’은 서로 무관하지는 않다. 그러나 모든 비건이 유기농과 GMO에 대해 같은 철학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글루텐 = 비건인가요?

글루텐은 곡물에 든 단백질이므로 비건이 맞다.

그럼 글루텐 프리가 아니면 비건이 아닌가요?

아니다. 글루텐 프리가 아니어도 해당 제품에 동물성 유래 성분이 없다면 비건이다. 글루텐 프리는 주로 글루텐을 소화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옵션으로 비건 여부와는 무관하다.

채식은 건강에 좋나요?

건강에 좋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식물 기반의 식생활을 주장하는 맥두걸 박사는 맥도날드에서 감자튀김과 콜라만 먹는 채식주의자를 본 적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식생활은 분명 채식이긴 하지만, 결코 식생활에 좋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맥두걸은 녹말을 바탕으로 채소를 활용한 식생활이 가장 건강에 좋다고 주장한다.

감자튀김 말고도 비건인 가공식품은 꽤 흔하기 때문에, 이런 것만 먹고 사는 비건을 '정크 비건Junk Vega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채식이 환경에 도움이 되나요?

흔히 보는 햄 등의 가공식품은 모두 동물을 도살해 만든 것이다. 동물을 도살하려면 일단 그 동물이 존재해야 하고,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먹여야 한다. 살아있는 생명체를 식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는 어마어마한 양의 토지가 단지 사료를 만들기 위한 농작물을 키우기 위해 훼손되고, 공장식 축산의 부산물인 가축분뇨도 수질과 토양을 오염시킨다. 육가공 처리 시설도 전체 온실 가스 배출량의 18%에 이르는 온실가스를 내보내기도 한다. 때문에 현재의 공장식 축산업이 환경에 입히는 해를 생각해보면 채식은 환경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체중 감량에 효과적인가요?

물론 다이어트 목적 때문에 채식, 특히 비건식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채식을 한다고 말했을 때 채식이 단순히 ‘채소’만을 먹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따라서 채식과 체중 감량은 무관하다.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한다면 비육식을 하더라도 체중이 감량되지 않을 것이다. 모든 다이어트가 그렇듯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균형있게 섭취하는 것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것.

비건식을 할 때 단백질 섭취와 보충은 어떻게 하나요? 비건은 풀만 먹지 않나요?

그럴 리가! 야채, 견과류, 씨앗, 콩 등으로 쉽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비건식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동물성 성분이 없는 식단을 다채롭게 상상하기 어렵다. 그래서 비건식이라고 하면 풀, 그러니까 샐러드 외에는 잘 떠올리지 못한다. 하지만 비건은 생활 전반에서 일체의 동물성 성분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신념으로 생활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따라서 비육식주의자라고 생각한다면, 육류/가금류/조류/해산물 등 ‘고기‘가 아닌, 풀 이외의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식품을 상상할 수 있다. 곡식, 열매, 채소, 견과류 등 동물을 착취하지 않은 모든 식재료가 비건식의 재료가 된다. 이러한 식품을 균형적으로 섭취한다면 단백질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비건이면 유제품 먹어요?

비건은 유제품을 먹지 않는다. 채식주의의 종류 문서 참고.

어떻게 비건으로 나아가죠?

비건으로 나아가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구는 처음부터 비건을, 또 누구는 4발동물, 2발동물, 해산물, 유제품과 알류 등을 차근차근 끊으며 단계를 밟아 비건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리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만큼을 파악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꼭 비건이 아니어도 된다. 자신을 아껴야 오래 비건을 지향할 수 있다.

비건과 베지테리언의 차이점은 뭘까요?

한국은 비거니즘과 채식 전반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때문에 ‘비거니즘’이라는 같은 방향성을 가진 ‘비건’과 ‘베지테리언’은 뭉뚱그려져 불린다. 이 점 때문에 둘 사이의 차이점이 모호해보인다. 둘은 생활 전반에서 어느 부분까지 동물성 제품을 멀리할 것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 하나의 가치관에서 출발하는 실천이다..

베지테리언은 때로는 채식주의자 전체를 가리키기도 하고, 때로는 비건을 제외한 나머지 채식주의자를 가리키기도 한다. 그러나 보통은 베지테리언이라고 하면 페스코락토, 락토 오보, 오보인 경우가 많다. 즉, 식생활에서 비거니즘을 지향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유형을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다. 비건은 모든 동물성 식품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동물성 재료가 들어간 물품을 사용하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일컫는다. 가령 옷에서도 동물의 가죽이나 털이 사용된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둘 다 V로 시작하기 때문에, 식당에서 베지테리언 표시를 한 메뉴에도 종종 유제품을 포함하는 경우가 있다. 러쉬 매장에서도 베지테리언을 의미하는 V 사인이 마치 비건처럼 보여 잘못 구매하기도 한다. 그리고 비건에 대해서 잘 모르는 판매자들이 우유가 함유된 제품을 비건이라고 판매하기도 한다. 또, 어떤 제품은 성분은 비건이지만, 베지테리언 인증만 받아 베지테리언 제품으로 유통되기도 한다. 구매할 때 한번씩 확인해보기를 바란다.

비건과 비거니즘의 차이점은 뭘까요?

"하루만이라도 완벽한 채식주의자 '비거니즘'으로 살아보고 싶다면…"[1]

가끔 비건과 비거니즘을 같은 말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잡지에서도 이런 실수를 하기도 한다. 1944년에 비건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진 이후, 최근에는 ‘비거니즘’이라는 말이 더욱 자주 쓰이고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전보다 비건을 지향하고, 적극적으로 비건이 되기를 요청하면서 이 흐름을 지칭하는 말로 ‘비거니즘’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 같다. 그러나 비거니즘은 단순히 개인의 식생활이 비건인 것을 넘어서, 사회구조적인 종차별을 인식하고 이를 철폐하기 위한 가치관과 운동을 확장시켜 나가는 흐름 자체를 가리킨다. 따라서 “저는 비거니즘입니다”라고 소개하지 않고 “저는 비건입니다” 혹은 “비건으로 지내고 있어요”, “비건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비건도 담배와 술을 할 수 있나요?

그렇다. 아마 이런 질문은 비건식을 주로 건강 때문이라고 연결짓기 때문에 나오는 것 같다. 생산 과정에 동물 혹은 동물의 부산물이 이용되지 않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으면 비건이다. 따라서 이렇게 생산된 물품이라면 비건도 얼마든지 담배와 술을 할 수 있다. 즉, 자신의 기호를 포기하지 않고서도 충분히 비건을 할 수 있다. 심지어 콘돔도 비건 콘돔이 있다. 비건 담배, 비건 콘돔비건 주류에 대해 알고 싶다면 해당 문서를 눌러보자.

비건은 완전채식인가요?

비건은 항상 순식물성 식사를 하므로 완전채식이라고 볼 수 있다.

비건이 아니면 불완전한 채식인가요?

비건이 아닌 락토, 락토 오보, 오보, 페스코, 폴로 베지테리언 등은 매끼를 순식물성으로 식사하지 않고, 때로는 동물성 식·제품을 섭취한다는 점에서 불완전한 실천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각자의 비거니즘 실천을 오로지 비건식을 기준으로 완전하거나 불완전한 것이라고 쉽사리 평가할 수는 없다. 한국은 비건을 실천하기 지극히 어려운 국가이다. 한국에는 비건 옵션을 제공하는 레스토랑도 거의 없고, 직장이나 신분(학생, 수감자 등)에 따라 온전하게 식사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사람도 별로 없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점을 무시하고 모두가 비건이 될 수는 없다.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대게 각자의 환경에서 가장 최선을 다해 동물성 식·제품을 배제하고 있다. 따라서 비건을 완전채식으로, 그리고 다른 유형의 채식을 불완전하다고 보는 시선은 육식 중심적인 사회상이 반영된 것이며, 사실상 각자의 비거니즘 실천에 대한 평가절하로 이어질 수 있다. 각자의 삶에서 환경 차이가 실천 가능한 범위의 차이로 이어질 뿐, 불완전한 채식, 불완전한 비건 실천은 없다.

실제로는 페스코테리언이라도 자신의 환경에서는 할 수 있는 가장 치열하고 철저한 비건 지향 실천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 중에는 항상 비건 실천에 성공하지는 못하더라도 스스로를 비건이라고 소개하는 사람도 있다. 생활에서 동물성 제품을 배제하는 영역을 어디까지 적용하는지의 차이만 있을 뿐, 비거니즘이라는 하나의 가치관에 기반해있기 때문이다.

비건은 엄격한 채식이다?

바로 위 항목과 마찬가지로, (비건 당사자가 스스로를 이렇게 표현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비건을 엄격한 채식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육식 중심적인 사회에 대한 고려 없는 다소 비당사자적인, 타자화된 평가로 들릴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표현은 비건을 깐깐하고 까다로워 같이 식사하기 피곤한 사람으로 느끼게 하기도 한다. 실제로 비건으로 사는 것, 비건을 지향하는 일은 스스로에게도 상당히 피곤한 일일 때가 많다. 하지만 비건이 메뉴를 고르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까다로운 사람으로 느껴진다면, 이는 사회가 지나치게 육식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간혹 비건이 동물성 재료를 하나하나 나열하며 혹시 재료에 들어가면 빼달라고 ‘완벽한’ 주문을 해도, 식당 측 실수로 동물성 식재료가 요리되어 나오기도 한다. 심지어 사이렌오더로 주문하는 스타벅스에서도 가끔 일어나는 실수다. 이런 경우 다시 해달라고 하던, 그냥 먹던 간에 비건이 그렇게도 피하려고 했던 동물성 식재료의 사용은 이미 일어난 일이 된다.

이런 육식주의적인 사회에서는 순식물성 식사만을 하려는 비건은 까다롭고, 엄격하게 보일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에 대한 인지 없이 비건 지향인에게 그가 완벽하고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만 묻는다면 다소 무례하거나 가혹한 질문일 수 있다. 그에게 항상 비거니즘이라는 가치관과 실제 생활 간에 괴리 없이 실천에 성공하고 있는지를 묻는다면, 질문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압박감이나 괴로움 등을 상기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두자. 육식 중심 사회에서 비건 실천의 고단함-식생활 변화에서 시작되는 인간 관계 변화를 포함한 사회적 어려움들-, 또는 현실과 이상 간의 괴리, 자신의 실천의 부족함을 가장 자주 실감하는 것은 실천 당사자이기 때문에, 이런 질문은 이와 관련된 슬프고 괴로운 감정을 자극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어려움은 거의 없이 비건을 원활하게 실천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이든 존재해서 비건 실천의 면모나 성격을 하나로 일반화할 수 없다. 엄격하다, 완전하다도 마찬가지다.

채식과 영양

구체적인 가이드가 필요한 경우 미국 영양학 아카데미의 채식주의 식단에 대한 입장(2016)어머니와 아동을 위한 비건 영양학을 참고하자.

채식을 하면 허약하고,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다?

많은 이들이 채식을 할 경우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전적으로 육식주의에서 만들어진 신념이다. 육식으로 섭취할 수 있는 모든 영양분을 채식으로도 섭취할 수 있으며, 이전에는 채식으로 섭취할 수 없다고 비판받았던 비타민 B12의 경우도 최근에 해조류에서 섭취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사람들은 흔히 채식을 하면 단백질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콩류는 성분의 40~50%가 단백질이며, 이는 닭고기나 소고기보다 오히려 높은 단백질 함량이다.[2]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부와 콩을 충분히 먹어주는 것으로 이미 단백질 보충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단, 상당수 콩류의 단백질 흡수율이나 아미노산 조성비가 근육을 키우는 데는 맞지 않는 편이다. 메티오닌이 부족하기 때문. 따라서 메티오닌 보충을 위해서는 콩만 먹는 것은 좋은 선택은 아니다. 쌀을 비롯한 곡식 및 견과류를 함께 먹어주어야 콩 단백질의 효과를 증대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대두(메주콩, soybean)의 경우 메티오닌을 어느 정도 함유하고 있다.[3]

식물성 단백질에는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다?

이는 오래된 편견이지만 과학적으로는 전혀 근거가 없다. (혹시 주변의 누군가가 특정 아미노산 결핍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식물성 단백질에는 인체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단백질의 질을 측정하는 지수인 PDCAAS에도 콩 단백질은 만점인 1.0점으로 다른 동물성 식품과 함께 가장 우수한 점수를 보인다.[4] 콩류뿐만 아니라 견과류, 밀, 쌀, 감자, 녹채류 등 다양한 식물군을 섭취한다면 필수 아미노산의 섭취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칼슘과 뼈 건강을 위해 유제품을 먹어야 한다?

칼슘은 진한 녹채소, 오렌지, 콩류, 견과류 등을 통해 전혀 부족하지 않게 섭취할 수 있다. 칼슘이 보강된 식물성 우유나 두부 등의 가공 식품을 섭취하거나 보충제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유에는 칼슘이 풍부하긴 하지만, 동시에 우유에 포함된 동물성 단백질은 인체의 산도를 증가시키고 이를 중화하기 위한 염기로 체내 칼슘이 사용되어 오히려 뼈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T. 콜린 캠벨은 저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 (The China Study)>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미국인들은 세계 어떤 인구보다 우유와 유제품을 많이 소비한다. (...) 최근 한 연구는 50세 이상 미국 여자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골반 골절율을 보인다고 했다.[5]"

우유는 완전 식품이며, 성장에 필수적이다?

우유에는 과잉 섭취할 경우 건강에 문제가 되는 포화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우유 한 컵 기준으로 각각 하루 권장량의 7%, 4% 수준이다. 우유에 포함된 에스트로겐과 IGF-1(인슐린유사 성장 인자-1)을 포함한 각종 호르몬은 여아의 성 조숙증, 다태임신 증가, 유방암, 전립선암, 호르몬 관련 암, 정자 수 감소, 심장 질환 등의 원인이 된다.[6]

고도로 기업화된 현대의 축산 환경에서 동물성 식품에는 가축에 주입된 호르몬제, 항생제, 각종 약물의 성분 및 곡물 사료에 포함된 제초제, 살충제 등의 유독 물질(다이옥신, PCB)이 잔류할 수 있으며[6], 유제품도 이러한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유당불내증

락토스(유당)는 모든 포유류 젖의 주요 성분이고 우유에도 다량 들어있다. 락토스를 분해하기 위해서는 유당분해효소가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이유기가 지나면 이 효소가 점진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유당분해효소의 결핍으로 인해 유당불내증이 있는 경우에는 우유를 섭취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7] 유당불내증은 지역적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주민 및 아메리카 원주민 사이에서 특히 흔하다.

유당불내증은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드물게 존재하지만 대부분 노화의 자연적 결과물로, 이것은 인간이 성체가 된 이후에도 젖을, 그것도 다른 포유류 종의 젖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사실상 유일한 동물이라는 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당불내증은 생각보다 흔하고, 우유가 좋기는 하지만 우리가 소화할 수 있는 양의 한계 때문에 두 잔 이상은 소용이 없다.[1]

채식을 하면 뛰어난 운동선수가 될 수 없다?

채식 인구가 상대적으로 훨씬 적기 때문에, 매체를 통해 채식을 하는 운동선수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방면에서 많은 채식 운동선수가 활약하고 있다.[8][9] <더 게임 체인저스(2018)>라는 비건 운동 선수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도 있다.

공장식 축산이 문제고 가축을 방목하면 윤리적으로 괜찮은 것 아닌가?

방목을 할 경우 공장식 축산의 많은 윤리적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축은 최종적으로 도축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어떤 동물을 "인도적"으로 죽이는 것이 가능한지, 그리고 동물성 제품을 전혀 섭취하지 않아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면, 취향을 위해 도축을 필요로 하는 것은 윤리적인지와 같은 윤리적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방목은 굉장히 토지 집약적인 사육법이다. 지구 상에는 약 14.7억 마리의 가축 소가 존재하며[10], 소 한 마리를 방목하기 위해 필요한 면적은 대략 6,000-8,000 평방미터[11]이다. 모든 소에게 이 같은 면적을 할당한다면 지구 육지 면적의 6~8%가 필요하다. 목초지로 이용 불가능한 지역을 제외하면 훨씬 높은 비율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소만을 계산한 수치이다. 약 214억 마리의 닭, 12억 마리의 양, 9.9억 마리의 돼지와 다른 모든 가축들을 감안할 때, 지금과 같은 가축 소비를 방목 사육으로 감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비건 양육은 아동의 선택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 아닌가요?

질문자에게 되묻고 싶다.

  1. 과연 육식 양육은 아동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과정을 거친 것인지?
  2. 비건 양육이 강압적으로, 아동에게 의사를 묻지 않고 이루어질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 것은 아닌지? 또한 비건 양육자가 아동에게 채식을 강요하리라는 편견은, 아동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채식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고정 관념에서 나오는 것은 아닌지?
  3. 자발적인 비건 및 베지테리언 아동이 많다는 걸 알고 있는지? 천 명의 5-16세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BBC Good Food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그 중 8%는 비건이었고, 현재 비건이 아닌 아이들 중에서 15%가 비건식을 먹고 싶어했다. 또한 13%는 베지테리언이며, 현재 베지테리언이 아닌 사람들 중에서도 21%, 즉 약 5명 중 1명 꼴로 베지테리언이 되고 싶어했다(2021).[12] 한국에서도 2022년에 비건 학생 등으로 구성된 채식급식시민연대에서 학교 급식에 채식 선택권을 보장해달라며 교육부 장관과 경기도·서울특별시·전라북도·대전광역시·대구광역시 교육감 등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13]

비건 지향인은 반려동물에게도 비건 사료를 먹이나요?

사람마다 달라 일반화할 수 없다. 강아지는 육류 및 어류 알레르기가 흔한데, 모든 육류에 알레르기가 있[14]는 강아지에게 비건 사료를 추천하기도 한다. 이처럼 비건을 지향하지 않는 반려인도 반려동물에게 비건 사료를 먹일 수 있다.

비건 사료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해치지 않나요?

강아지는 잡식성이므로 비건식이 가능하다는 의견과 시기에 따라 권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뉘지만, 육식성인 고양이의 비건 식이는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전문가의 의견이 모인다. 어쨌든 비건이든 아니든 영양이 충분하지 못한 사료가 건강을 해치는 것이다. 무조건 '비건 사료는 영양이 부족하므로 모두 다 학대'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동물의 종이나 시기에 따라 비건 사료에서 준수해야 할 영양학적 요구 사항을 철저하게 따져보는 편이 비건 사료를 먹일지 말지 결정하는데에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에 맞지 않는데도 비건 사료를 고집하는 반려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비건 사료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비건 사료 자체의 수가 논비건 사료에 비해 적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특정 질병에 맞는 처방식 중 비건 제품은 아직 없다. 사료에 동원되는 동물들의 죽음을 생각하면 물론 가슴이 아프지만,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논비건 사료를 먹이게 될 수 있다. 상황을 수용하고, 괴로울 때에는 반려동물보다 사람인 내가 채식을 실천하는 것이 비거니즘의 의의에 더 가깝고 기후위기에도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생각하자.

비록 비건은 아니지만, 동물복지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제품들도 있다. 지속가능한 어업, 자연방목된 닭으로 만드는 사료 등. 또한 토모조 같은 곤충 사료는 축산업에 비해 물·에너지 사용량,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현저히 적다고 한다. 곤충도 대량 사육되므로 비건의 지향점과는 거리가 멀지만, 기후위기 시대에 고려해볼 수 있는 선택지이다.

강아지

는 잡식 동물이므로 균형 잡힌 비건 식단이라면 얼마든지 제공해도 괜찮다는 의견과, 시기에 따라서 권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 저스틴 쇼턴 영국 수의사협회장은 수의사와의 상담 후에 균형 잡힌 비건 식단이라면 제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만약 비건 사료를 먹일 때 걱정이 된다면 영양 상태 검사를 주기적으로 해보자. 반면 조우재 수의영양연구소장에 따르면 성장기, 임신기, 수유기, 노령기처럼 영양적으로 섬세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시기에는 비건 사료를 먹이지는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개의 에서 합성되는 타우린이나 L-carnitine은 필수 아미노산은 아니지만 중요한 작용을 하는데, 식물성 원료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2. 많은 단백질이 필요한 장모종의 경우에도 비건 사료를 추천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비건 사료는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 탄수화물 수치가 높고, 20% 이상의 단백질을 함유한 것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육류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비건 사료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15].
  3. AAFCO(북미)와 FEDIAF(유럽) 기준이 요구하는 영양소의 최소 레벨을 충족시키는 시중의 비건 사료라면 장기간 급여해도 단백질 측면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사료는 엄밀히 비건이 아니다. 영양소를 맞추기 위해 식물성 원료에는 없는 영양소인 타우린, L-카르티닌, 비타민 D, 비타민 B12, EPA, DHA, 그리고 동물성 원료에서 나온 아미노산 등을 첨가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성분표에 육류라고 표기되지는 않지만, 이런 원료 대부분은 동물성 원료에서 기인한다.

즉, 식물성으로는 영양이 부족할 수 있으며, 애초에 진정한 비건 사료가 존재할 수 없다는 뜻.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우선 3번에서 식물성 원료에 없다고 지적된 영양소들의 비건 원료가 존재한다. 식물성 원료도 있고, 비동물성 원료(합성 원료)도 있다.

애초에 육류로 만들어진 사료에도 합성 성분이 첨가되므로 합성 원료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 비건 음식이라고 하면 샐러드를 제일 먼저 떠올리듯, 아마 조 소장도 비건 사료는 순식물성으로만 만들어진다는 오해를 한 것 같다. 식물성 원료에서 추출된 것뿐만 아니라, 비동물성 원료에서 추출되고, 생산 과정에서 동물 실험이나 동물 학대가 관여하지 않으면 모두 비건이다. 따라서 첨가제를 넣는다면 조 소장이 우려하는 영양 불충분도 해결 가능하다.

그리고 육류라고 표기되지는 않지만 대부분 동물성 원료에서 기인한다는 주장도 오해이다. 원료 '대부분'이 동물성 원료에서 기인할 때, 비건 제품은 그 대부분이 아닌 소수의 식물성 혹은 비동물성 원료를 첨가한다. PETA비건 소사이어티는 제품과 제품의 성분을 제조·개발할 때 동물성 제품, 부산물 또는 파생물이 사용되는지[18]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서 비건 인증을 부여한다. 조우재 연구소장이 이러한 비건 인증의 엄격한 요구사항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또한 양사에서 비건 인증을 받은 대표적인 비건 사료 베네보(Benevo)의 Original Vegan Dog Food만 봐도 단백질 함량은 27%다.

고양이

고양이용 비건 사료의 영양학적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다. (출처: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게시글)

  1. 한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용 비건 사료에서는 필수 아미노산(arginine)의 불충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
  2. 해조류 등을 통해서 충분한 양의 EPA/DHA - 오메가3 지방산의 활성화된 형태 - 를 공급해야 한다. 참고로 EPA/DHA는 어류를 통해 주로 공급되는데, 해조류와 어류의 EPA/DHA 함량 비율이 다르다.
  3. 오메가6 지방산의 하나인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는 고양이에게 필수 지방산인데, 육류의 지방에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육류가 아닌 아라키돈산의 공급원을 찾아야 한다. → 이 또한 해초[19]에서 찾을 수 있다.
  4. 고양이는 식물유래 비타민 A를 활성형인 레티놀(retinol)로 변환시킬 수 없어 비타민 A 결핍증이 우려되므로 이에 대한 보완책도 필요하다.
  5. 비타민 D도 잘 살펴야 한다. 개, 고양이는 버섯 등 식물에서 유래된 형태의 비타민 D2를 잘 활용할 수 없다. 따라서 비타민 D3를 통해 공급해야 한다. 비타민 D3은 동물성 식품에 있는 콜레칼리세롤이나 자외선을 통해 합성된다. 그러나 개와 고양이가 햇빛을 통해 충분한 양을 합성하기에는 어려우므로 대안이 필요하다.
  6. 이외에도 식물을 통해 얻기 어려운 칼슘, 철, 구리, 망간, 아연 등의 결핍이 보고되거나,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조제의 형태로 추가하였다가 과잉이 보고되기도 하였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결국은 충분한 영양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사람과 다른 종인 고양이가 식물에서 유래된 영양소를 잘 활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 그리고 그렇지 못할 때에는 합성 성분 등 보완책이 있는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식물은 안 불쌍한가요?

채식의 동기는 다양해서 동물이 불쌍하고 가여워서 비건을 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일단 비거니즘은 단순히 동물, 더 정확히는 비인간동물이 불쌍하니까 먹지 말자고 주장하는 운동이 아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개나 고양이만 아끼던데…

출처

  1.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3월 15일). “채식에 도전하고 싶다면! 비건 레스토랑 6”. 2023년 5월 15일에 확인함. 
  2. 소고기 사태의 경우 100g당 25g정도, 닭가슴살의 경우 25g 정도이다.
  3. http://www.seehint.com/word.asp?no=11980
  4. “Protein Digestibility Corrected Amino Acid Score”. 《위키백과 영어판》. 
  5. <무엇을 먹을 것인가>, 콜린 캠벨 • 토마스 캠벨, 열린과학, p269.
  6. 6.0 6.1 Milk - NutritionFacts.org
  7. Lactose intolerance - 위키백과 영어판
  8. Can Vegans Be Top Athletes? - Mic. the Vegan (유튜브)
  9. Great Vegan Athletes
  10. FAOSTAT - UN 식량농업기구
  11. Balancing your Animals with your Forage - 미국 자연자원보호청 (NRCS)
  12. “BBC Good Food Nation: Survey looks at children's eating habits”. 《BBC newsround》 (영국 영어). 2021년 9월 23일. 2023년 3월 8일에 확인함. 
  13. 김치연 (2022년 2월 10일). "채식선택권 달라" 학생들 진정…인권위 "급식체계 개선해야". 《연합뉴스》. 2023년 3월 8일에 확인함. 
  14. 몽이언니 (2023년 1월 2일). “알러지 있는 강아지들을 위한 사료 종류 5가지”. 《비마이펫》. 2023년 10월 5일에 확인함. 
  15. “반려동물에 비건 사료 괜찮을까? 비건 펫 사료 시장 급성장”. 2022년 10월 12일. 2023년 3월 9일에 확인함. 
  16. chosun, health. “심장 튼튼하게 하는 타우린, '이 음식'으로 보충”. 2023년 5월 24일에 확인함. 
  17. vitamin. “L-카르니틴 함유 식품”. 2023년 5월 24일에 확인함. 
  18. “Vegan Trademark standards” (영어). 2023년 5월 19일에 확인함. 
  19. “[약업신문]日 해초연구 활발 새로운 시장 기대”. 2023년 5월 24일에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