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하는 사자 리틀타이크

최근 편집: 2023년 1월 11일 (수) 00:51
채식하는 사자 리틀 타이크의 표지

<채식하는 사자 리틀 타이크>, 원제는 <Little Tyke: The True Story of a Gentle Vegetarian Lioness>. 워싱턴 주의 히든밸리 목장을 운영하는 조지 웨스트보, 마거릿 웨스트보가 펴낸 에세이북.

한국어 번역본은 책공장더불어에서 2007년 펴냈다. 동물원에서 어미로부터 버림받은 새끼 사자를 구출한 부부는 리틀 타이크라는 이름을 붙여 다른 동물들과 더불어 9년 간을 지냈다. 1940년~1950년, 사람들과 다른 동물종과 어울려 살던 리틀 타이크는 육식을 거부해 우유, 곡물, 날달걀을 먹었고 다른 동물을 살생하지 않는 채식 사자로 유명했다. 리틀타이크를 다룬 방송도 있다.

발췌

육식동물이 채식만 하면서도 내장기관의 기능에 문제가 없고 영양 실조나 다른 병에 노출되지 않고 건강하게 살았다는 것에 놀라우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기쁨을 느꼈다. 어떤 생명이나 자기가 원하는 삶의 방향대로 살아야 할 권리가 있다. 그게 비록 인간이 아닌 사자라고 해도 말이다.
자연 상태에서도 야생동물들은 출산한 새끼를 죽이고는 한다. 장애가 있거나 선천적으로 약하게 태어난 새끼들을 어미가 직접 죽이는 일은 자연의 섭리이다. 하지만 동물원의 동물들이 새끼를 죽이는 이유는 야생에서와는 조금 다르다. 물론 야생에서와 같은 이유로 죽이기도 하지만, 동물원이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새끼를 돌보지 않고 방치해 죽이거나 스스로 물어 죽인다.

우리는 가장 먼저 타이크가 가장 아끼는 인형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 인형을 집에서 모두 치웠다. 대신에 금방 도축한 소에서 발라낸 신선한 소 뼈를 인형 대신 놓아두었다.
하지만 리틀타이크는 뼈에서 나는 강렬한 피 냄새를 거부했다. 소 뼈를 거들떠 보기는커녕 풍겨나오는 냄새조차 견디지 못했다. 심지어 그 냄새 때문에 먹었던 우유를 몽땅 토하기도 했다. (...)  결국 리틀타이크는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우유병을 물고서야 가장 좋아하는 인형을 옆에 끼고 단짝 핑키와 함께 쿠션 위에서 잠들었다.

우리는 더 이상 리틀타이크의 식사를 걱정하지 않았다. 걱정과 달리 리틀타이크는 별다른 병치레 없이 쑥쑥 잘 자랐기 때문이다. 우리는 걱정 대신 타이크가 좋아하는 재료를 찾아 음식을 더 맛있게 만들어주는 것에 마음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타이크가 가장 좋아하는 식단을 찾아냈다. 타이크는 익힌 곡물과 날달걀, 우유를 섞어 만든 음식을 가장 좋아했다.
리틀 타이크는 곡물과 달걀, 우유를 주식으로 먹으면서 몸이 부쩍부쩍 불었다. 고기를 먹지 않아서 곧 죽을 거라는 우리의 걱정은 기우라는 게 증명됐고, 타이크는 4살 때 몸무게가 무려 160킬로그램이 나갈 정도로 성숙한 아프리카 암사자가 되었다. (...) 고기를 먹이려던 우리의 줄기찬 노력도 이 시점에서 마무리되었다. 그 순간 리틀타이크도 스트레스에서 벗어났다. 자기가 싫어하는 고기를 억지로 먹이려는 사람들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편안히 자기가 원하는 음식만 먹을 수 있게 되어서 그런지 리틀타이크의 성격은 나날이 온순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