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사람들은 대부분 스페인어를 쓴다. 일반적으로 한 언어를 쓰는 인구가 지리적 거리, 산맥, 바다 등의 자연 장벽을 사이에 두고 왕래가 뜸해지면 지역별로 방언이 발달하게 된다. 스페인의 구 식민지들이 워낙 넓은 지역에 걸쳐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언이 형성되었다. 칠레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주 1] 칠레 방언은 라틴아메리카 계열 방언 중에서도 특출나다.
보편적 특징으로는 말이 매우 빠른 것과 - 숨쉬는 속도의 한계까지 기관총처럼 단어를 난사하며 말하며, 단어 하나 하나에 강약을 주지 않은채 숨을 최대한 보존하는 형태로 말하기 때문에 더욱 더 빨리 말할 수 있다 - 특정 상황에서 s 발음과 -d 발음을 생략하는 버릇이 있다. 그 외에 수많은 칠레만의 표현과 유행어들이 존재한다.
칠레 사람이라고 해서 항상 칠레 방언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칠레 방언은 전체적으로 "스스럼없이 대하는 것"과 "허물없이 털어놓는 것"의 느낌이 강한 방언이다. 욕에서 유래한 표현들이 욕이 아닌 것 처럼 쓰이는 것과 종합해 볼 때, 칠레 방언은 약간 한국의 욕쟁이 할머니 화법과 감성을 공유한다고 볼 수 있다.
칠레 방언을 자주 들을 수 있는 사회적 맥락은 다음과 같다:
- 형제 등 가족 사이, 그리고 일부 부모-자녀 사이
- 친구 사이 (개인의 성향에 따라 일부의 경우 친한 친구일 수록 심한 표현들을 장난스럽게 사용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 술 마시는 자리 등 사람들이 모여 좀 풀어진 느낌으로 편하게 있을 때
- 사회적으로 나름의 직위에 있는 이들, 또는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자신의 민중친화성을 어필 할 때
- 야이기가 오가다가 화자가 감정이 격해질 때, 또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이별 등 감정이 격해지는 클리셰성 장면에서
다음과 같은 맥락에서는 칠레 방언 구사가 전혀 없거나, 자제하는 편이다:
- 직장 (직장에서 칠레 방언이 많이 오가기 위해서는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의 직장이어야 할 듯)
- 호텔, 식당, 관광 등의 고객 관계가 존재하는 환대 산업(hospitality industry)
- 언론, 정부 인사 등 공석에
상당수의 표현들이 자체적으로 험한 표현이거나 발음이 조금 새는 순간 꽤 험한 표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막 사용하지 말고 일단 설명을 숙지학, 험한 표현 연습은 일단 친한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해보자. 일부 표현은 칠레뿐만 아니라 남미 타 지역에서 통용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무슨 소리인지 도무지 이해를 못 할 것이다.
발음
발음시 말 끝의 s를 생략하는 경향: 생략을 잘 하는 단어가 있고 안 하는 단어가 있다. quizás-> quizá (어쩌면), mas o menos-> mao meno (그럭저럭), 하지만 예를 들어 ¿qué comes? (뭘 먹니) 할 때 s를 생략하면 동사형이 불특정되기 때문에 생략되지 않는다. 하지만 하단의 칠레식 2인칭을 쓸 경우 ¿qué comís? 를 ¿qué comí? 로 축약하는 것은 가능하다. comí 가 1인칭 단수의 yo comí와 혼동 될 수 있지만, 워낙 칠레식 2인칭이 대세라 qué comís가 qué comí 로 쓰이고 자신이 먹은게 기억이 안 나서 주변인들에게 물어보는 상황의 경우에는 ¿qué comí yo? 라고 쓰는, 오히려 표준적 표현에 따로 표시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응용편으로 está, estoy, estai 에서 es 를 통째로 없애고 tá, toy, tai 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있다. 예시: está buena onda po, toy medio confundío, ¿tai boracho won?
발음시 단어 중간의 d를 일부 생략하는 경향: puedo -> pueo (할 수 있어), ¿a dónde? -> aónde? (어디로?), calladito -> callaíto (슬금슬금) 등
특히 s 발음이 빨리 말하는 리듬을 끊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상기 두 경향 모두 안 그래도 빠른 칠레식 스페인어를 더욱 더 빠르게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애초에 빠르게 말하기 위해 생긴 경향일 것이다)
"estai": 칠레만의 2인칭 단수 동사변형
estai, no vayai 등: -ar식 정규형 동사 2인칭 복수(vosotros) 의 estáis, vayais 등에서 끝 글자 s 를 빼서 억지로 2인칭 단수(vos)로 만든 형식으로, usted 는 너무 높임식이고 tú 는 너무 형식적이라 대신 캐쥬얼한 맛과 좀 톡톡 튀는 느낌을 가미한 동사변형이다. vosotros 를 변형해서 vos 라고 2인칭 단수를 창작해서 갖다붙인다. 주로 인칭명사를 안 붙이는 편이며, tú 를 쓸 때도 있고, vos (보통 "vo")를 쓸 때도 있다. 분명 정식 문법에 존재하지 않는 표현인데 사람들이 맨날 쓰다보니 형태를 완전히 외어서 마치 규칙이 존재하는 듯 딱 형태소를 맞춰서 쓴다.
삼대 표현 won, cachai, onda
won/weón: "놈". 칠레식 거친 표현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용어. 이 단어가 파생한 원래 단어는 욕이기 때문에 발음을 천천히 할 수록 욕 느낌이 나기 때문에 후다닥, 가볍게 발음해줘야 그나마 욕 느낌이 덜 난다. 그래도 욕에서 파생했기 때문에 비슷한 나이대,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나 쓰고 높임말을 쓰는 관계에서는 쓰지 않는다. 공식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이걸 글로 써야 한다면 (문자 메세지나 소설 등에서?) 철자는 기분에 따라 won, weón, wn 정도로 쓴다. 응용해서 hola won (이놈아 안녕?), ¡tá bien grande el won! (야 이놈 키 커진거 보소) 등으로 쓸 수 있다. won은 남성형 명사인데 이걸 여성형 명사(wona)로 바꾸는게 가능하지만, 음절이 하나 더 붙기 때문에 요령있게 발음해야 욕으로 변신을 안 하고 퉁치는게 가능하다.
cachai: "알간?". won 과 함께 칠레를 상징하는 표현이다. cachar는 영어 to catch 에서 온 것으로 추정만 되는 정체 불명의 동사인데, 사람들이 -ar식 정규동사변형을 해서 쓴다! 모든 동사 변형이 가능하지만, 그 중에서 cachai 가 제일 인기가 많다. 어떤 복잡한 것에 대해서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풀어준 뒤 cachai? 하면서 은연중에 쉽다는 느낌을 전하면서 쓰이기도 하고, "cachai o no cachai?" (이해가 되기는 하냐?) 면서 좀 더 따지는 스탠스를 취할 수도 있다. 응용해서 "yo cacho que esto está mal" (이거 뭔가 잘 안된 느낌이다)로 쓸수도 있다.
buena onda/mala onda: 직역은 "좋은 분위기/나쁜 분위기". 무언가의 분위기를 설명하고 싶은데 귀찮을 때 주로 사용한다. ¡qué buena onda aquí! (여기 분위기 좋네요!) 라고 쓸 수도 있고, "ese won es medio mala onda po" (그놈은 성격이 좀 괴팍하다구") 등으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onda: 한개의 단어로 설명 불가능한 수수께끼의 표현. "분위기"에 가까운데, onda 를 직역하자면 (물결 등의) 파동으로, 굳이 풀어보자면 분위기가 라디오 전파처럼 이곳저곳에 "송신"되고, 그 분위기를 감지한 것을 onda 라고 해석 할 수 있다. buena onda 외에도 매우 범용적으로 onda 라는 표현이 쓰인다. ¿qué onda? (뭔일이야? 또는 다들 잘 지내고?), ¿qué onda wn? (잘 지내냐 이놈아?) ¿y esa onda? (그 분위기는 또 뭐냐?)등이 있고. 그리고..
상기 모든 onda의 용례에서 벗어나는 표현으로 "onda que" 가 있다. 뭔가를 설명하려다가 표현력이 딸리거나 귀차니즘이 엄습하면 일단 onda 라고 추임새 넣어주고, 1) 다시 설명을 풀어서 하든지 2) 비유를 동원하는데, 그 두 문장을 어떤 접속사로 엮어야 하는지 헷갈리면 onda 로 만병통치가 가능하다. 그리고 que 는 자주 생략해버린다. 예시: Entonces yo cacho que esta weá de la reforma de las ISAPREs no conviene a la gente, cachai? onda cuando se trata de privatización, mejor no tener confianza po. (그러니까 거시기 사립의료보험 개혁이라는 거 그건 사람들에게 불리할 것 같은 느낌이야. 일단 민영화라고 했다 하면 의심을 가지는게 좋을거라구)
축약형
po: "그럼". "pues"를 줄인 표현이다. 정확히는 pos 라고 줄이는 곳들이 칠레 외에 더 있는데 칠레는 거기서 마지막 s를 생략하는 상기 발음 습관까지 적용한 경우다. "sí" (그래) 대신 "sí pues" (당연하지)를 "sipo"로 발음하는 식으로 응용한다. 그외의 응용으로 "nopo" (당연 아님), "cuanto po~" (얼마냐구우우~~), "ya po" (빨리하자구)가 있다. 귀엽게 쓴 변형형으로 poh 가 있다. (약간 귀엽다는 것 말고 별 차이 없다) 깐깐한 중학생 버전으로 sip, nop, yap 등이 있다.
거시기 형
weá: "멍청한 짓" 내지는 "그딴 것" 내지는 "거시기". 길게 늘여서 webada 라고 말할수도 있다. 어원적으로 won 과 반쯤 연관되어있다. 문맥에 따라서 눈깔을 치켜세우며 대들면서 말하는 느낌이 난다. 응용해서 "¿qué weá?" (뭔말했노?) "para la weá po" (그딴짓 좀 관두라) "¿y esta weá fome?" (이 짱나는 거시기는 또 뭐야?) 등으로 응용할 수 있다.
감정 표현
bacán: 최고다, 짱이다
fome: 재미없다, 짱난다. oye po está fome la weá~ (야 이거 너무 재미없잖아~)
pucha: 원래는 puta 를 돌려말하기 위해 나온 표현이지만 오래 쓰이다 보니 풀죽은 톤으로 pucha... 라고 하고 있으면 딱 "아이고..." 가 된다. 이렇게 자주 푸념을 하는 이를 puchero 라고 부르기도 한다.
Me estai webiando!: 에이 설마..정말? 내지는 "야, 장난치지 마라"
술 관련
copete: 술
chela: 맥주
arriba de la pelota: 살짝 취했다
se quedaron raja: 만취했다
estoy con la caña: 숙취를 느낀다
me lo pasé como la raja: 기분이 째지게 좋았다 (주로 파티 등)
그 외 단어
caleta: 엄청 많음. me dolió caleta (진짜 아팠다)
capo: 뭔가를 매우 잘 하는 사람
cuico: 돈이 많고 굳이 돈을 티내고 다니는 사람
demás: 원래 의미는 "나머지"이지만 칠레에서는 원래 의미 외에도 "아이고 당연하지"의 의미로도 쓰인다.
flaite: 저소득층 도시 청소년에 대한 고정관념(예절이 안 좋고 범죄에 한 발 걸쳤다)을 함축한 지칭어
guata: 뱃살
guatón: 뚱보
oi!: "어이!" 딱 "어이!" 의 캐쥬얼성을 자랑한다. 사용할 때 "나는 입속에서는 소리를 지르고 있지만 입은 반쯤 다물었기 때문에 소리를 지른 것도 아니지만 살살 말한것도 아니다"식 어정쩡한 소리지르기도 똑같다.
paco: 짭새
palta: 칠레에서만 아보카도를 aguacate 라 안 부르고 이렇게 부른다
pichanga: 골대를 1개만 가지고 하는 2인조 배틀로얄식 간이 축구
pololo/a: 애인. novio/a 와 조금 통용되나, 보다 더 캐쥬얼 한 관계라는 뉘앙스가 담겨있다. 고등학생 나이대 애인은 거의 pololo 라고 부르며, 약혼 관계는 novio 라고만 부른다.
micro: 시내버스를 microbus 라고 부르며, 줄여서 micro
그 외 복합적 표현
al tiro/al toque: 금방. tiro 가 총 쏘는 것과 연관이 있는데 그것 때문에 "금방, 순식간" 등의 의미가 붙었다. "Vámono al tiro antes que venga el profe" (선생님 오기 전에 빨리 튀자)
a la chuña: 초중고 학생들이 길에서 줍거나 어떻게 확보한 물건을 가질 사람을 정하기가 귀찮을 때 허공에 던지며 "잡는 사람이 임자"라고 할 때 쓰는 표현
¡Chicotea los caracoles!: 빨리 빨리 해라
¿dame un pichintun?: 한입만 줄래?
dejar la escoba: 난장판을 벌이다.
¡el weón arrugó!: 겁냈군 겁냈네
estoy pato: 나 돈 다 떨어졌어
¿hagamos una vaca?: 우리 지금 곗돈 좀 모아볼까?
la cagaste: "니가 망친거야". cagar 는 똥을 싸다를 험하게 표현한 것인데, 굳이 의미와의 연관을 따져보자면 "니가 똥을 쌌군" 겸 "그것 똥으로 만들어버렸군" 정도로 볼 수 있다. 응용으로 "no la caguís" (망치지 마), "tai cagao" (너 망했군) 등이 있으며, 대상을 "tú" 대신에 어떤 대상으로 교체해서 써도 의미가 성립가능하다. 단 tú형이 제일 많이 쓰인다.
ni cagando: 절대로 안한다.
yo te apaño!: 나는 니 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