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성우 계약해지 사건

최근 편집: 2023년 11월 26일 (일) 23:15

2016년 7월 18일, 대한민국의 성우 김자연메갈리아4 티셔츠[1]를 입고 트위터에 인증한 뒤, 이에 반발한 네티즌들의 집단 보이콧이 일어났고 다음날인 19일 김자연 성우는 게임회사 넥슨으로부터 계약을 해지당했다. 또한 게임 '클로저스' 에서 김자연 성우가 담당했던 캐릭터 '티나' 의 음성이, 게임 '최강의 군단' 의 캐릭터 '이자나미'의 음성이 다른 성우의 녹음으로 교체되었다.[2]

배경

메갈리아 페이스북 페이지는 메르스 갤러리에서 파생된 페이지다. 메갈리아라는 이름은 메르스 갤러리에서부터 정해진 것이었으며 서로 다른 메르스 갤러리 사용자가 각각 메갈리아 페이스북 페이지와 메갈리아 사이트를 만들었고 운영주체는 서로 관련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페이스북 코리아는 김치녀 페이지[3]로 대표되는 여성혐오 페이지는 관리나 제재를 가하지 않았던 반면[4] [5] [6] 메갈리아 페이지는 신고가 들어오면 기민하게 폐쇄시키는 젠더편향적인 미디어권력을 휘둘렀다.[7] 메갈리아 페이스북 페이지는 세 번 폐쇄된 끝에 메갈리아4 페이지를 만든다. 편향적인 페이스북 코리아의 관리로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했다. 페이스북 사옥 앞에서 시위를 하거나 담당자를 만나게 해달라는 요구도 있었으나 페이스북 코리아 측에서는 아무런 소통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메갈리아4는 페이스북 코리아에 민사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한다. 소송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800만원이 필요했으며 펀딩에 참여하면 "Girls do not need a prince"라고 적힌 티셔츠를 보답으로 주었다. 800만원이 목표인 펀딩이었으나 마지막날까지 4103명이 참여하고 모금은 1억 4천 3백만원에 달하게 된다. 목표액의 1448%를 초과달성한 것이다.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후원에 사천명이나 되는 여성이 1억이 넘는 모금을 후원한 여성들의 심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페이스북 코리아는 여성들에게 싸워야할 상징적인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8]

전개

2016년 7월 18일, 성우 김자연은 트위터에 "Girls do not need a prince"라는 글귀가 있는 티셔츠를 착용한 사진을 업로드한다. 이 티셔츠는 페이스북 <메갈리아4> 페이지를 텀블벅으로 후원한 사람들에게 배송되는 물품이었다. 안티 메갈리아 성향의 네티즌들은 김자연 성우에게 무차별적인 비난을 퍼붓기 시작한다. 김자연 성우는 메갈리아 사이트를 하지는 않지만 페이스북이라는 젠더편향적인 미디어권력과 싸우는 것을 지지하기 때문에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7월 24일 기준 8천번이 넘는 알티가 되며 인터넷 여론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최근 '메갈'이 페미니스트를 낮춰부르는 단어인 '페미'의 대체어로 쓰이는 등 메갈리아는 페미니즘의 대체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안티 메갈리아 성향의 네티즌은 사실 메갈리아만을 반대한다기보다는 안티 페미니즘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8]

김자연 성우가 '티나' 역할로 참여한 게임 클로저스의 유저 게시판에는 김자연 성우에 대한 비난이 쇄도했다. 바로 다음 날인 7월 19일, 김자연 성우는 넥슨으로부터 성우 교체 통지를 받는다.

사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인 SNS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의 결과물인 목소리가 지워지게 된 것이다. 다만, 김자연 성우와 넥슨의 계약 조건은 어디까지나 '보이스 제공'에 있지 '보이스 사용'에 있지 않으며, 넥슨은 '보이스 녹음'에 대한 계약료 지불을 완료했므로, 오히려 김자연 성우가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였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파장

문화계

네이버, Daum, 레진코믹스 등 플랫폼의 많은 웹툰 작가들 및 게임계, 문학계, 일러스트계 등 많은 문화계 종사자들이 김자연 성우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예술가이자 창작자, 성우라는 직업을 가진 노동자에 대한 탄압"으로 해석되는 사건이기에 웹툰 업계와 게임 업계에서 작가나 종사자들이 반발하며 김자연 성우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8]

안티 메갈리아이면서 웹툰 소비자인 사람들이 보이콧과 불매운동을 이용해 정치적 의사를 막으려는 흐름인 예스컷 운동이 펼쳐지게 된다. 이전 웹툰 검열 사태 때의 NO CUT 운동은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운동이었다. 그런데 YES CUT 운동은 불편한 정치적 입장을 표명할 때는 작가의 사상을 검열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검열을 금지하자'는 NO CUT 운동의 이미지를 가져다 YES CUT 운동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디시인사이드, 오늘의 유머, 루리웹 등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메갈리아뿐만 아니라 페미니즘을 지지하거나 페미니스트를 자청한 작가들의 웹툰을 불매하고, 별점을 테러하고, 플랫폼에 민원을 넣어 작가를 자르는 등, 개인의 사상을 자기 입맛대로 바꾸겠다는 운동이다. 독자가 작가를 검열하겠다는 것으로 많은 지탄을 받고 있으며, NO CUT 운동 때와 전혀 반대 지점의 사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듣고 있다.

당시 사상검증 세력을 비판했던 게임캐스터 김경우가 일자리를 잃는 등 사상검증을 비판했던 사람들이 사상검증을 옹호하는 사측에 의해 손해를 입은 예가 많다고 전해진다.

정계

진보정당을 자처하던 정의당페미니즘젠더 문제에 대한 인식이 드러나게 되었다. 당원의 경우 여러 입장을 가질 수 있지만 정의당의 정치인이 직접 정치적 현안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을 내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젠더와 페미니즘에 대한 철학 부재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한국여성노동자회 팟캐스트 '을들의 당나귀 귀'에서 한국사에서 페미니즘이 정당의 성격을 드러내주는 시험대의 역할을 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페미니즘은 항상 비주류적이었으며 비가시화된 형태였다. 진보 정당은 페미니즘 이슈로 입장을 내세워야 할 만큼의 도전을 받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정의당은 이런 도전을 전면적으로 받게 되었다. 중식이밴드 여성혐오 논란 당시 빈곤 청년의 얼굴을 남성으로 쉽게 상상한 것에 대해 충분한 내부 논의와 평가, 반성이 없이 지나갔다 다시 이 사건에 대면하게 된 것이다.[8]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정의당 문예위 논평 철회 사건 문서에 있다.

노동당에서는 여성위원회, 성정치위원회에서 우호적인 입장을 발표하였다. 녹색당에서도 청년녹색당에서 우호적인 입장을 발표하였다.

같이 보기

출처

  1. “한 장의 페미니즘으로 세상과 맞서다”. 《텀블벅》. 
  2. 고현실 기자 (2016년 7월 19일). “넥슨, '페미니즘 티셔츠' 입은 온라인게임 성우 교체 논란”. 《연합뉴스》. 
  3. “김치녀 페이지 관리자.jpg”. 《클리앙》. 
  4. 곽상아 (2016년 11월 16일). “페이스북 코리아는 '여혐 게시물'을 방치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변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5. 오원석 (2015년 6월 15일). “‘김치녀’, ‘동성애 혐오’가 표준 위반 아니라는 페이스북”. 《블로터》. 
  6. 이성현 (2015년 5월 3일). “이대 총학이 문제삼은 페북 페이지 '김치녀' 게시물”. 《위키트리》. 
  7. 랫사팬더 (2015년 11월 26일). “‘김치녀’는 괜찮고, ‘메갈리아’는 안 돼 -페이스북 코리아의 석연치 않은 페이지 삭제 논란-”. 《Misfits 세상의 모든 핏(fit)하지 않은 목소리》. 
  8. 8.0 8.1 8.2 8.3 한국여성노동자회 팟캐스트 을들의 당나귀 귀 “[대중문화와 젠더 3A] 넥슨 성우 교체 논란과 막말대잔치”. 《팟캐스트 을들의 당나귀 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