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애나 요청으로 이루어진 만남은 일회성 또는 몇 번에 그칩니다."
이 문단의 내용을 보니, 말씀하신 부분은 첫 만남(예를 들어 소개팅)에 한한 이야기인 것 같은데, 문서 전체의 내용은 이성애자의 연애시 데이트의 비용 지불에 대한 이야기라 조금 다를 수도 있겠네요. 그 부분은 명시적으로 표현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 "여성이든 남성이든 구애자가 '상대방의 신임을 얻는 과정'에서 어떠한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없는 것이 무례하고, 구애를 남성들이 자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무례함이 남성들에게서 주로 관찰된다는 것입니다."
연애하면서의 비용 지불 문제와 첫 만남 자리의 비용 지불 문제는 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데는 동의합니다. 전략적으로 둘을 같이 놓고 생각하는 것은 이상하지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그 전략은 각자의 선택이고, 심하게 말해서 멍청한 선택을 했다고 그 선택을 무례하다고 할 근거는 없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만약, 구애하는 주체자가 소개팅을 나와서 구애의 대상인 상대방이 당연히 비용을 전부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무례한 것이 맞겠지만, 서로 각자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기대한다면 그것은 정당한 기대인 것 같습니다.
-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상대방을 동등한 상대로 여기지 않고, '나의 시혜를 고맙게 여기라.'라는 것"은 "내가 연애 시장에서 우위에 있는 여성이니까 나에게 돈을 갖다 바치라"겠지요. 제가 서술한 것은 "호감이 있는 사람이 상대의 호감을 얻기 위해 시간이나 돈 등의 재화를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고요. "
두 사람이 만나는데, 한 쪽에서만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돈을 갖다 바치는 행위와 마찬가지가 아닌걸까요?
- "이것마저 횡포라면 거래처 미팅에서의 접대도 횡포 아닐까요? 먼저 구애하거나 돈을 지불할 만큼 호감이 있지는 않지만, 들어나 보자는 것이죠."
예전에는 거래처 접대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거래처 접대가 횡포라는 생각이 많아져서 큰 기업들은 접대를 받지 못하도록 단속하고, 오히려 '을' 회사를 만나는 미팅에서 음식이나 커피 값을 지불하도록 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저도 거래처 접대가 횡포가 된다는데 동의하구요.
- "이는 연애 시장 우위 횡포가 아닌, '신뢰를 얻고자 하는 사람의 개인적인 성의'에 해당하므로 '경제적 횡포'와 판이하게 다르다고 여겨집니다. 일단 주체가 다르고요."
'성의'라는 것은 성의를 표시하고자 하는 사람이 원하는 만큼 표시할 수 있어야 성의입니다. 예컨데, 어떤 학교의 교사가 '학부모가 선생을 방문할 때는 당연히 물질적으로 성의를 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교사를 방문하면서 학부모가 들고오는 선물은 대체적으로 성의라기 보다는 뇌물이라고 보는 것이 보편적인 정서입니다. 즉, 남성이 개인적인 성의에 의해 데이트 비용을 전부 지불한다면, 상대 여성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또한 개인적인 성의가 거기 미치지 못해서, 데이트 비용을 자신이 일으킨 비용만큼만 지불했다고 해서 상대 여성이 그것을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 ""내가 만남 비용을 부담할 만큼 만나고 싶지 않다"는 사람과, "나의 요청으로 상대가 기꺼이 만남을 가졌으니 상대방이 만일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면 내가 낼 용의가 되어 있다"는 사람의 만남이라고 생각합니다. "
말씀하신 부분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고 그렇게 만남을 가지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구애를 적극적으로 한다고 해서 구애하는 사람이 "나의 요청으로 상대가 기꺼이 만남을 가졌으니 상대방이 만일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면 내가 낼 용의가 되어 있다"라고 생각했다거나 구애를 당한 사람이 생각한 조건에 찬성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