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나치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9일 (목) 10:03

페미나치(feminazi)란 페미니스트(특히 래디컬 페미니스트)에 대한 비하 발언으로 한국어로 현지화하면 꼴페미(통 + 페미니스트)라고 한다. 반대어는 꼴마초이다.

페미니즘(feminism)과 나치(nazi)의 합성어로 임신중절이 현대판 홀로코스트라 주장하는 미국의 극우 언론인 러시 림보에 의해 널리 알려진 용어이다. 1990년대에 처음 해당 용어를 쓰기 시작했을 때에는 '임신중절을 인생 최대의 목표로 삼는 극소수의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사실상 모든 페미니스트들을 페미나치라 부르며 비난하고 있다.

유래와 전개

최초 고안자

페미나치라는 말을 널리 알린 극우 언론인 러시 림보(Rush Limbaugh)

1992년러시 림보가 자신의 저서 <The Way Things Ought to Be>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친구인 토머스 해즐릿(캘리포니아 대학 경제학 교수)이 만들었다고 한다. "전투적 페미니즘(militant feminism)의 입장에 반하는 어떠한 의견도 수용하지 않는 이들"[주 1]을 지칭한다.[1]

'낙태'는 현대적 홀로코스트라는 주장

러시 림보는 토머스 해즐릿이 고안한 용어를 더 극단적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그가 재정의한 의미는 다음과 같다.[1]

나는 현대판 홀로코스트낙태를 영속시키는 일에 집착하는 여성들을 이르기 위해 종종 이 단어(페미나치)를 쓴다. ...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이들은 페미나치라 불려도 싸다.

최대한 많은 낙태가 일어나게 하는 것이 페미나치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말하진 않지만 의도는 명확하다. 낙태는 전투적 여성들이 권력을 얻고 남성이 필요 없다는 믿음을 진전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장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남자가 없어도 행복하다. 그들은 남자들이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그들에게 있어서 낙태란 남성의 권력과 영향력로부터의 해방을 나타내는 궁극적 상장이다. 자궁 내 생명의 미래에 대한 궁극적 의사 결정 과정에서 남성을 배제함으로써 남성들이 원래의 열등한 역할로 돌아가리라 여긴다. 자신들의 관심사가 아닌 나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페미나치들은 말한다. 태아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세포 덩어리일 뿐이다.

페미나치들은 정신 이상과 신랄함이라는 종교/정치를 위한 일종의 성례로 낙태를 이용한다.

대다수의 페미니스트를 페미나치로 지목

논란이 커지자 자신이 페미나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미국 전역에 20여명 정도 밖에 안된다고 밝혔다.[2] 하지만 임신중절권 운동인 March for Women's Lives에 참여한 전미여성기구(NOW), 페미니스트 다수 재단(Feminist Majority Foundation) 등 여러 단체를 페미나치로 지목하는 등 상당수의 페미니스트를 페미나치로 분류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2004년에는 유명한 페미나치로 글로리아 스타이넘수전 서랜던크리스틴 라티캠린 맨하임 등을 지목하였으나 어째서 이들을 꼽았는지에 대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으며, 그 후로도 자신이 스스로 정의한 '페미나치'의 의미에 부합하는 페미니스트를 단 한 명도 제시하지 못했다.

페미나치라는 용어 사용 부인

림보는 2000년 5월에 슬레이트(Slate)와의 인터뷰에서 더이상 페미나치라는 용어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2005년에는 그 사이에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해당 용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저는 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용어를 몇 년 간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쓰이고 있어요. 안그런가요? 왜인지 아십니까? 왜냐하면 그게 맞기 때문입니다. 정확하기 때문이죠.[주 2]

하지만 이것은 림보의 주장일 뿐이며 사실과 다르다. 그는 2004년 3월과 4월에 '페미나치'라는 용어를 여덟 차례나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3]

2007년 이후 모든 페미니스트를 페미나치라 칭하기 시작

2007년, 림보는 자신의 라디오 쇼에 전화 연결을 한 청취자가 스스로를 '전-페미니스트(ex-feminist)'라고 밝히자 그녀를 '전-페미나치(former feminazi)'라 칭했다.[4] 2010년에는 소위 '젠더 전쟁'을 언급하며 페미니스트와 페미나치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보세요, 페미니스트들은 이 사태를 만들려고 몇 년을 노력해왔습니다. 모두를 더 나아지게 하는 대신 페미나치들은 상황을 젠더 전쟁으로 만들고 있어요. 여러 전장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5]

2012년 오바마 행정부가 대다수 피고용인의 건강보험이 피임 관련 비용도 포괄하도록 하는 법안을 도입하려하자 림보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페미나치와 극좌파'라며 비난했다.

이게 다 정치적인 겁니다. 페미나치들과 극좌파로 이루어진 민주당 지지 기반을 기쁘게 만들려는 것이죠. 이들은 카톨릭 교회를 증오합니다. 오바마는 정확히 그들이 원하는대로 하고 있어요.[6][7]

비판

페미나치라는 용어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이유에서 비판받고 있다.

나치의 인종학살과 여성들의 임신중절권 주장 사이의 비대칭성

2000년대 중반 이후 림보는 모든 페미니스트를 페미나치라고 칭하고 있어서 더욱 문제가 크지만, 1990년대 초중반에 그가 처음 해당 용어를 사용할 당시에는 임신중절이 현대판 홀로코스트라고 주장하며 그러한 의미에서 임신중절권을 주장하는 이들을 페미나치라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치의 인종학살과 여성들의 임신중절권 주장 사이의 비대칭성을 생각해본다면, 이 제한된 용법조차도 대단히 부적절하다.

홀로코스트는 전국가적 지원과 협력 하에 이루어졌다. 당시 독일의 모든 국가 기관이 대량 학살 과정에 적극적, 체계적으로 가담했으며, 유태인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노동력을 최대한 착취한 후 학살하기 위해 IBM의 시스템이 활용되기도 하였다.[8] 또한 대단히 이념적인 동기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누구든지 조부모 4명 중 3명 이상이 유태인인 경우 예외 없이 처형 당했다. 또한 살아 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의학 실험을 가장한 각종 고문을 행한 점에서도 대단히 반 인륜적이다. 이들의 소위 '실험'에는 압력 챔버에 넣기, 얼리기, 아이들에 눈동자에 약을 주입하여 눈동자 색 바꾸기 등이 포함된다.[9] 홀로코스트의 희생자는 적게 추정하더라도 약 600만명, 이 중 아이들이 1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중절권을 지지하는 이들을 페미나치라고 부르려면 임신중절이 이같이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수행된 반인륜적인 행위라고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국가들이 임신중절권을 어느 정도 보장하고 있는 점, 국내에서도 낙태죄가 위헌이라는 주장이 서서히 커지고 있고(2012년 헌재에서 4명이 위헌 의견을 낸 바 있음), 임신중절권을 인간의 기본권 중 하나인 생식의 자유로 보아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보아 임신중절을 홀로코스트에 비유하는 것은 극단적인 발상으로 보인다.

나치 독일과 히틀러의 안티페미니즘적 행태

비유에 있어서 원관념(임신중절권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보조관념(나치 독일) 사이에는 유추 가능한 유사성이 상당히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나치 독일과 히틀러는 다양한 측면에서 안티페미니즘적 행태를 보여주었다. 비유의 시적 긴장감을 높이려는 의도에서 고의로 이러한 보조관념을 차용한 것이 아니라면, '페미나치'라는 용어를 쓰는 자는 스스로의 역사적 무지를 드러낼 뿐이다.

바이마르 공화국에서의 여권 신장은 히틀러 집권 직후 역주행하기 시작했다.[10] 나치는 여성이 남성에게 복종할 것, 직업을 갖지 않고 육아에 전념할 것 등을 주장하였다. 여성 임금은 남성에 비해 낮았으며, 고위직으로 승진할 수 없었다.[11]

1934년히틀러는 "(여성의) 세상은 남편과 가족과 아이와 집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12] 히틀러는 또한 "정치란 창녀와도 같아서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 그녀가 너의 머리를 물 것이다." 등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13]

1935년, 네덜란드에서는 "여성 운동에 대한 국제 기록 보관소(IAV; International Archief voor de Vrouwenbeweging)"가 출범하였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나치가 네덜란드를 점령한 후 중단되었으며, 전체 자료는 나치에 의해 강탈 당했다. 그 후, 이 자료들은 모두 파괴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 일부 자료가 모스크바에서 기적적으로 발견되었다. 아마도 붉은 군대가 나치로부터 다시 강탈하여 모스크바로 옮겨둔 것으로 추정된다.[14]

나치 독일과 임신중절

임신중절을 현대판 홀로코스트라 주장하며 '페미나치'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한 러시 림보는 임신중절에 반대한다. 하지만 정작 나치 독일은 아리아인 여성의 임신중절을 범죄로 규정하였다는 점에서 임신중절에 대한 나치의 입장은 러시 림보의 입장과 합치한다.

비-아리아인이거나 장애가 있는 경우에만 임신중절을 허용하였다는 점에서 나치 치하 독일에서 임신중절은 우생학적 인종 청소의 수단이었다.[15][16]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우생학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에 걸쳐 여성 억압에 대한 과학적 기반을 제공하기도 하였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안티페미니즘적 학문이다.[17] 이 또한 '나치' 비유가 부적절한 근거 중 하나이다.

나치의 잔혹성을 희석시킨다는 비판

나치의 전쟁 범죄를 겪고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증언을 들어온 유럽인들에게 나치와 홀로코스트는 잊어서도 안되고 희화화되어서도 안되는 무거운 역사로 인식된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나치라고 부르거나, 임신중절 합법화 주장을 현대판 홀로코스트라고 부르는 것은 우려할 일이라는 주장이 있다. 특히 홀로코스트 생존자를 직접 만날 일이 없는 다음 세대 사람들이 나치와 홀로코스트의 의미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18]

대한민국에서의 페미나치

대한민국에서 '페미나치'란 인권감수성이 떨어지는 자들이, 자신이 스스로 허용하는 기준을 벗어나는 주장을 하는 페미니스트들을 비난하는 말로 흔히 쓰인다. 페미나치라는 말을 유행시킨 러시 림보 또한 2000년대 중반 이후 이와 유사한 의미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메갈이 나오기 이전, 남성들은 페미니즘의 진정성을 따졌다. 즉 페미니즘은 원래 좋은 것인데, 소위 김치녀들이 하는 페미니즘은 진정한 페미니즘이 아니라는 논리였다. 그 당시 여성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성들은 ‘페미나치’ 혹은 ‘꼴페미’라고 불렸는데, 이는 지금 같은 말을 하는 여성들이 ‘메갈충’이나 ‘메갈돼지’로 불리는 것과 같다. 즉 남성들은 원래 여성이 자신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불쾌해했다. --[‘페미나치’ 서민 교수가 본 메갈 논쟁] 메갈리아, 세상을 바꿨다[19]

나무위키의 '페미나치' 문서[20]는 페미나치 관련 인물 및 단체라며 듀나 및 듀나게시판, 일간워스트, 서민 교수, 여성시대, 쭉빵카페, 녹색당, 이화여대 등을 광범위하게 나열하고 있다.

페미나치라는 말을 가볍게 쓰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세계사에서 나치홀로코스트 같은 단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모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페미나치'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 중 스스로가 진보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용어를 세상에 널리 알린 인물인 러시 림보도널드 트럼프에 비견될 만한 극단적 보수주의자라는 점, 오바마 행정부와 미국 민주당의 개혁적 정책들을 비판하는 맥락에서 즐겨 쓴다는 점 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만 여성을 혐오

[[파일:복학왕235-236화.jpg|섬네일|대체글=복학왕]]

페미나치라 비난받은 유명인들

엠마 왓슨은 한 인터뷰에서 '제니퍼 로렌스, 샤를리즈 테론 등 스타들이 남녀 배우들의 출연료 차이에 관해 언급하기 시작한 것이 전환점이 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우리(여성)들이 돈 얘기를 하면 '까다롭다'거나 '공주병'이라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말도 받아넘기는 분위기가 생겼다. '그래, 공주병이라고 해라, 페미나치라고 해라, 까다롭다고 해라, 1세계 페미니스트라고 해라, 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라.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옳은 일을 하려는 걸 막을 순 없다.' 왜냐하면 (임금 격차에 관해 말하는 것이) 나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여성들에게도 영향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21]

방송인 서유리씨는 "성평등을 외치면 페미나치 소리를 듣고, 아끼는 동생들에게 밥을 사주면 개념녀 코스프레라는 소리를 듣는다"며 사람들이 '페미나치'라는 용어를 함부로 쓰는 행태를 비판한 바 있다.[22]

대중문화 속에서의 페미나치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게임)

"맥스는 페미나치다"라고 쓰인 낙서

게임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에서 주인공인 맥스 콜필드는 학교 화장실에서 "맥스는 페미나치다"라고 쓰인 낙서를 발견한다.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권위적인 남성들에게 까칠하게 구는 모습 등이 묘사되는데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부연 설명

  1. "Tom Hazlett, a good friend who is an esteemed and highly regarded professor of economics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at Davis, coined the term to describe any female who is intolerant of any point of view that challenges militant feminism."
  2. "I haven't used that term on this program in years. But it still gets to 'em, doesn't it? And you know why? Because it's right. Because it's accurate."

출처

  1. 1.0 1.1 The Way Things Ought to Be, Rush Limbaugh, pages 194-195
  2. The Rush Limbaugh Story, p184-185
  3. Media Matters, 2015-06-24
  4. The Rush Limbaugh Show, 2007-7-31
  5. The Rush Limbaugh Show, 2010-01-19
  6. The Rush Limbaugh Show, 2012-02-07
  7. https://mediamatters.org/print/521246
  8. http://www.ibmandtheholocaust.com/
  9. Harran, Marilyn J. (2000). The Holocaust Chronicles: A History in Words and Pictures. Lincolnwood, IL: Publications International. ISBN 9780785329633.
  10. Bridenthal, Renate; Grossmann, Atina; Kaplan, Marion (1984). 《When Biology Became Destiny: Women in Weimar and Nazi Germany》. 
  11. Koonz, Claudia (1988). 《Mothers in the Fatherland: Women, the Family and Nazi Politics》. 
  12. Guenther, Irene (2004). 《Nazi 'Chic'?: Fashioning Women in the Third Reich》. Berg. 94쪽. ISBN 9781859737170. 
  13. 페미니즘의 도전, 제3부 중
  14. European Feminisms, 1700-1950: A Political History
  15. Ferree, Myra Marx (2002). 《Shaping abortion discourse: democracy and the public sphere in Germany and the United States》. Cambridge University Press. 
  16. Grossmann, Atina (1997). 《Reforming Sex: The German Movement for Birth Control and Abortion Reform, 1920-1950》. Oxford University Press. 
  17. Kimberly A. Hamlin (8 May 2014). 《From Eve to Evolution: Darwin, Science, and Women's Rights in Gilded Age America》. University of Chicago Press. ISBN 978-0-226-13475-8. 
  18. “Feminazi: It's never OK to call anyone a Nazi, even us feminists”. 《텔레그래프》. 
  19. “메갈리아, 세상을 바꿨다”. 《여성신문》. 
  20. “페미나치 (r656)”. 《나무위키》. 
  21. “엠마 왓슨 "나를 페미나치라고 불러도 내가 하는 옳은 일을 막을 수는 없다". 《허핑턴 포스트》. 
  22. “서유리 “성평등 외치면 페미나치?”… 강남역살인 애도”. 《국민일보》. 

(이 문서는 영문 위키백과Feminazi 문서를 번역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