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이퀄리즘 아니고 페미니즘.png

"페미니즘이라고 하지 말고 양성평등이라고 합시다"라는 주장은 사실 페미니즘의 본질을 완전히 지워버리는 주장이다. 비슷한 주장으로 평등주의(이갈리타리아니즘)나 인본주의(휴머니즘), 젠더 이퀄리즘 등을 페미니즘의 대체어로 쓰자는 주장이 있으나 적절치 않다.

특히 국내에서는 젠더 이퀄리즘 날조 사건의 영향으로 젠더 이퀄리즘이라는 정체 불명의 용어가 페미니즘의 대안이며 엠마 왓슨이 2014년 UN Women 연설(HeForShe)에서 이런 용어를 사용했다는 허위 주장이 퍼지고 있으나 이는 의도된 날조이다.[1]

1 여성차별─여성에 대한 억압과 차별─이라는 문제의식을 명시적으로 드러내지 않음

페미니즘은 현실과 분리된 막연한 이론적 공간에서 그저 모두에게 평등한 세상이란 무엇인가를 고상하게 고민하는 학문이 아니다. 페미니즘은 현실 세상에 존재하는 여성 억압과 차별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하여 사회적 소수자인 여성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론으로 확대된 학문이다.

그렇기에 페미니즘의 의미와 의의는 사회적 소수자인 여성의 인권을 신장시켜 진정한 성평등을 이루자는 주장인데, 이때 양성평등(성평등), 인본주의, 휴머니즘 같은 중립적 표현은 페미니즘의 본질을 완전히 지워 버린다.

쉽게 말하자면, 젠더이퀄리즘이라는 표현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보지 못하는 기계적 중립론자들의 주장일 뿐이다.

2 "양성"평등이라는 표현의 문제

'양성평등'이라는 표현에 대하여, 교차주의 페미니즘은 세상에 이분법적으로 명확하게 정해지는 두 성만이 존재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공고하게 만들 수 있다는 문제가 있으며 근본적으로 두 성 이외의 성을 배제하는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 양성평등

3 기타 대체어: 인본주의, 평등주의, 젠더 이퀄리즘

양성평등 이외에도 인본주의, 이갈리타리아니즘(평등주의) 같은 말을 페미니즘 대신 쓰자는 주장이 있지만 적절치 않다.

  • 인본주의(humanism): 르네상스 이후 인본주의라는 말은 주로 신과 같은 초자연적 대상이 아닌 인간, 인간의 이성, 경험주의적 방법론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쓰여왔다. 인본주의는 초자연주의 내지 신본주의에 대립하는 맥락에서 나타났지 인간 사이의 평등, 특히 여성이나 소수자 해방을 통한 평등의 달성 등을 담아내지 못한다.
  • 이갈리타리아니즘 또는 평등주의: 이 용어는 평등함을 강조하는 정치철학의 한 사조를 뜻하며,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주로 소득 및 부의 평등, 분배의 정의 등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사용된다. 게다가 이 용어는 공리주의(utilitarianism), 자유주의(libertarianism) 같은 다른 정치철학의 용어들, 또는 정치적-경제적 평등권 같은 개념들을 상기시킬 뿐 가부장제와 성적 억압, 소수자 인권 같은 페미니즘의 주요 관심사들을 떠올리게 만들지 못한다. 굳이 페미니즘 대신 이갈리타리아니즘이라는 말을 쓰고자 한다면 젠더 이갈리타리아니즘(gender egalitarianism)이라고 구체적으로 '젠더'를 명시하는 편이 좋다. 물론 이 조차도 학술적으로 쓰이는 경우 '젠더 평등주의'라는 의미가 아닌 젠더 평등성, 젠더 평등을 지향하는 경향성 정도의 의미로 쓰인다.
  • 젠더 이퀄리즘(gender equalism): 이런 용어는 학술 논문, 일반 저술, 일상 생활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다. 나무위키에서 이런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는 식으로 서술하고 있으나 근거가 없으며 2014년 UN Women 연설(HeForShe)에서 엠마 왓슨이 이 용어를 썼다는 주장은 날조이다. 자세한 내용은 젠더 이퀄리즘 날조 사건 문서를 참고하자. 인본주의, 이갈리타리아니즘 등과 마찬가지로 페미니즘이 다루는 문제의 본질을 흐린다는 점도 문제다.

누군가가 인본주의자이면서 동시에 페미니스트이거나 이갈리테리안이면서 동시에 페미니스트일 수는 있겠으나, 페미니스트라는 말의 대체어로 인본주의자나 이갈리테리안을 쓰자는 주장을 잘못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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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출처

  1. 엠마는 'gender equality'를 몇 번 사용하였다. "'gender equality'나 'gender eqaulism'이나 그게 그거다"라고 주장하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전자는 '젠더 평등 또는 젠더 평등성', 후자는 엄격히 말해 존재하지 않는 말이지만 굳이 해석하자면'성 평등주의'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