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강남역 살인사건은 2016년 5월 17일 오전 1시 경 강남역 인근 서초동에 위치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김 모 씨(34세)가 불특정한 여성을 상대로 계획하여 연고가 없는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이다. 피의자는 (주점에서) 여성들로부터 무시를 당해서 범행을 저질렀으며, 피해자와는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당초 브리핑에서 서초동 화장실 살인사건이라고 발표하였으나, 언론에는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피의자는 조현병 환자였다.
영향
자극적 언론 보도
피해자는 강남역 인근 서초동에 위치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칼에 수차례 찔려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이에 언론은 피해여성이 새벽에 밖을 다니다 범행을 당한 점, 술집 화장실에서 사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강남 화장실녀' '강남 노래방녀'로 타이틀을 뽑아 보도하였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진척사항이 공개되며 범행장소가 새벽에도 인파가 많은 대로변의 상가인 사실, 피해자는 남자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다 잠시 화장실에 갔다가 화를 당한 사실이 밝혀지며 이러한 자극적이고 편향적인 언론 보도 행태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 '~녀' 시리즈
여성은 가해자가 되든 피해자가 되든 무조건 ~녀라는 비하적 호칭으로 보도되는 현상. 여성은 살해당해 가방에 담긴 채 버려질 경우 '가방녀'가 되지만 죽인 남자 가해자는 '가방남'이 되지 않는다. 여성이 대장내시경을 위해 마취를 했다가 성추행을 당하더라도 여성은 '대장내시경녀'가 되지만 성추행한 남자 가해자는 '대장내시경남'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여성이 가해자인 경우, 예컨대 망치를 휘두르면 '망치녀', 농약을 먹이면 '농약녀'가 된다. 왜 비하적 호칭은 반드시 여성에게만 오는 것일까? 이러한 자극적인 언론 보도와 타이틀 선정은 범죄 피해자에게 2차, 3차의 피해를 가하므로 문제되기도 하지만, 위와 같이 범죄의 원인을 여성에게서 찾는 사회적인 인식을 재생산하고 견고하게 만든다는 데서 재차 문제가 된다. 강남역 살인사건 이전에 여성이 누군가 던진 벽돌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언론은 그 여성이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던 여성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캣맘' 사건이라고 보도하였다. '캣맘'이 벽돌을 맞고 죽었다는 보도뉴스에 사람들은 아파트 단지에서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뜯고, 시끄럽게 우는 고양이 소리, 그리고 그런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캣맘들을 연관시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이라 누군가 벽돌을 던져 죽였다고 해석하였고, 관련 사건 기사의 댓글에는 캣맘의 행태를 욕하는 글로 넘쳐났다.<button data-placement="auto bottom" data-content="당시 댓글모습" data-container=".wiki-fnote">1</button> 한순간에 죽은 여성에게 벽돌을 맞을만한 이유가 생긴 것이다.<button data-placement="auto bottom" data-content="“고양이한테 밥 주면 벽돌 던진다?“…아파트 경고문 논란, 헤럴드경제" data-container=".wiki-fnote">2</button> 하지만 나중에 이 사건은 옥상에서 장난으로(언론에는 중력실험이라고 보도되었으나 석연찮은 점이 많다.) 사람을 향해 벽돌을 던진 초등학생의 범행이였음이 드러났고,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캣맘'사건이 아닌 '벽돌초등학생'사건으로 바꾸라고 요구하였지만<button data-placement="auto bottom" data-content=""'용인 캣맘 사건'→'용인 벽돌 살인사건'"…누리꾼 서명운동, 머니투데이" data-container=".wiki-fnote">3</button> 정정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button data-placement="auto bottom" data-content="정정된 기사
‘용인 캣맘 벽돌사건’ 용의자는 초등학생, ‘낙하실험 놀이하다가…’, 중앙일보
이게 왜 ‘캣맘 살인사건’인가?, 팩트콜" data-container=".wiki-fnote">4</button> 다행히 강남역 살인사건의 경우 추모행렬이 이어지면서 크게 이슈화되었고, 네티즌들이 강하게 의견표면을 해서 이후 표현을 정정하거나 자성하는 기사들이 나왔지만, 이 역시 사건 초기에는 피해여성이 새벽에 밖을 다니다 범행을 당한 것과, 술집 화장실에서 사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범행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찾는 보도로 가득했으며, 사실 이러한 보도행태는 비단 위에서 예로 든 사건 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여성이 피해자였던 사건의 대부분에 적용된다고 볼 수 있었다. 다만 다행히 언론측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올라오고 이에 관한 칼럼도 나오는 중이며, 이제 언론의 ~녀 시리즈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a href="피해여성이 새벽에 밖을 다니다 범행을 당한 점, 술집 화장실에서 사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기사링크</a> 기사링크 기사링크
여성혐오 범죄 논란
사건 직후 본 사건이 여성 혐오범죄인지에 관한 논란이 일어났다.
경찰은 '묻지마 범죄'의 조현병 유형이기 때문에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찰측 입장을 지지했다. 대표적으로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의자는 4번이나 치료를 받은 정신분열환자다. 환각이나 망각 상태에서 자기보다 약해 보이는 대상을 공격한 것이지 여성 혐오 범죄라고 보면 안 된다"고 단언하면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가 부실"함을 강조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정신질환과 여성 혐오는 배타적인 것이 아니며 정신질환 범죄인 동시에 여성 혐오 범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또한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여성혐오 범죄인지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면서, 대중의 사건에 대한 반응 자체를 분석했다. 이들은 범죄의 본질과 상관없이 사건에 대한 여성과 남성의 반응 자체가 정치, 사회, 문화의 현황을 반영하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프로파일러를 한 바가 있는 표창원 더불어 민주당 소속의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인은 "피의자의 정신질환 경력 등 '여성혐오 범죄'로 단정짓기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낯모르는, 관계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임은 분명하며 그 저변에는 일베와 소라넷 등으로 대변되는 비뚤어진 남성중심주의 하위문화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노동당은 논평에서 이 사건을 '여성혐오범죄'라 평하면서 "‘묻지마 살인’ (묻지마 범죄)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충동적인 가해 행위를 특징으로 하는 범죄를 일컫는다. 이번 강남역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은 ‘불특정 다수’를 향해있지도, 충동적이지도 않았다. 그는 범행 장소를 선택했고, 1시간 이상 ‘여성’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여성에게 무시당해서'라는 범행 동기는 이 사건은 ‘묻지마 살인’이 아니라, 여성혐오에 기인한 살인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여성혐오범죄임을 부정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은 비슷한 또다른 여성혐오범죄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는 "그냥 '아무 사람'이 아니라 '여성 중 아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사건이기 때문에 여성 혐오 사건으로 보기에 무리가 없다"고 평했다. 홍성수는 "범죄의 대상이 '아무 사람' 대 '여성 중 아무 사람'의 문제였던 이상, 이번 사건을 여성 혐오 범죄로 보는 것에 무리가 없다고 본다. 이런 범죄의 문제를 중하게 봐야 한다. 정당하지 않은 분노를 기반으로 해 범죄가 잔혹한 경우가 많다. 어떤 집단 모두를 대상으로 삼기에 그 집단에 속한 구성원들이 공포에 시달린다.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묻지마 폭력'이면 잠재적 피해자의 범위가 넓어져 '내 문제'로 여겨질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여성, 외국인, 성소수자 등과 같이 특정 집단을 향한 범죄가 빈발하면, 그 집단 구성원들에게 당장 '내 문제'가 된다."고 분석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방이슬은 "가해자의 신상이나 관련 정보를 통해 이 사건을 여성 혐오와 무관하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현실에 동떨어진 것인데, 원래 여성 혐오 자체가 논리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행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서천석 청소년정신과 전문의는 “정신병의 증상은 사회적 맥락 속에 있다”면서 “문제는 그가 ‘여성들이 나를 무시해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한 것이다. 이 말은 사회적 맥락을 갖고 있고 그것은 ‘여성혐오’”라고 지적했다. “과거 권위주의 독재 시절에는 많은 조현병 환자들이 환청을 호소하면서 중앙정보부가 나를 미행하고 도청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고, “80년대 후반에는 CIA”가, “2000년대 이후에는 삼성이 소재가 되는 경우도 있었”던 것처럼 현재 ‘여성혐오’가 등장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면서 “여성 혐오 의식이 정신병의 증상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면 그 심각성을 인정하고, 사회 전반에서 이런 의식이 자리잡지 못하도록 구조적 개혁을 하고 의식의 변화를 추구해야"한다고 하고 “‘정신병이 범죄의 원인이냐? 아니면 여혐이 원인이냐?’ 이런 수준 낮은 논쟁은 이젠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대중의 반응에 대해서는 "이 사건이 큰 이슈가 된 이유는 한 범죄자의 말 때문이 아니라 그 범죄가 일어난 우리 사회의 위험한 현실 때문이다. 강력 사건의 희생자 비율이 남성에 비해 여성이 8배가 넘는 통계로 알 수 있듯 여성들이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배은경 교수는 이 사건이 "만약에 진짜 조현병 증상 때문에 생긴 거라고 보면 오히려 여성 혐오가 작동한 무의식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사고를 했을 때 보인 공격성이라는 것이 여성을 향하게 되는 그 무의식적 구조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건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이웅혁 교수는 여성혐오 범죄로 볼 수 없을 경우와 여성혐오와 정신질환 두 가지 요소가 결합해 있을 경우를 모두 설명하였다. 이웅혁은 우선 경찰이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본 이유는 경찰이 피의자가 여성을 표적으로 했다는 진술 자체가 신빙성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하지만 정신병이라도 만약에 여성을 표적으로 했다는 동기가 진실이라고 한다면 혐오 범죄로 볼 수 있는 사건이라고도 설명하였다. 그는 "본인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성에게 접근했을 때 배제를 당한다거나, 이와 같은 심적인 충격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하나의 소재로 만들어서 정신적 판단에 하자가 있었던 것 아닌가. 그렇다고 본다면 이것을 지금까지 발생했던 단순한 무동기 범죄, 이른바 묻지마 범죄의 양상으로 보기에는 조금 다른 성격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왜냐면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 생기고 있는 이른바 여성에 대한 혐오, 비하적 표현들과 분위기가 상당 부분 있었다. 예를 들면 ‘김치녀’라든가 ‘된장녀’라든가, 이 외에도 여러 비하적인 표현들, 그것은 분명히 일부 배제되고 소외된 남성들에 의해서 여성에 대한 막연한 증오와 혐오는 분명히 있었다."라고 말하였다. 이 사건의 파장이 커지는 원인에 대해서는 "일단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 상당부분 공감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저와 같은 피해자가 충분히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공감, 그리고 여성의 사회 구조적인 차별적 대우, 임금구조라든가, 기타 여러 가지 사회 경제적 위치라든지, 이것에 대해서 상당 부분 공감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추모에 동참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나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직접적인 혐오 범죄로 볼 순 없지만, 무의식에 각인된 혐오로 인한 범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한 개인이 여성 혐오감을 느끼고 살인했는지보다는 사람들이 이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평가도 했다."추모 쪽지 붙이기와 여성혐오 비판 운동에 많은 이들이 화답하는 등" 대중이 왜 여성혐오 범죄로 받아들이고서 이슈화했는지 그 맥락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여성이 상대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여성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당연하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신광영 교수는 "이번 사건은 무고한 여성이 희생됐고 여성 혐오가 바탕이 된 범죄"라며 "추모 운동으로 인해 여성 혐오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새로운 인식과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고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런 움직임을 과잉 반응이라고 바라본다는 자체가 젠더(gender) 인식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며 "한국사회 전체가 남성 중심적이다. 언어폭력, 신체폭력, 살인까지 양상은 다르지만 여성 혐오에 토대를 두고 발생하고 있다.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 여성, 소수인종 등에 대한 공개적인 증오 발언과 범죄는 입법을 통해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또한 교육을 통해서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신질환자 혐오
의료계 종사자들은 또한 이번 범죄가 ‘정신 질환의 문제로 치부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하고 있다. 조현병과 극단적 폭력 간에는 인과관계가 없는데도 자칫 조현병 환자들에게 부당한 낙인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검찰청이 작성한 《2011년 범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의 범죄율은 일반인의 10분의 1수준이다.
추모운동
치안이 좋은 서울, 그리 늦지 않은 시간 불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범죄이기 때문에 여성들의 반응이 컸다. 사건 다음 날부터 강남역 10번 출구에서는 피해자를 위한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판결
2016년 10월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유남근 부장판사)는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징역형과 함께 치료감호, 20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령했다.
이후 발생한 여성 대상 범죄
'강남역' 이후 100일의 기록에서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발생한 여성 대상 범죄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2016년 5월 17일-8월 23일 한국언론재단 뉴스아카이브 '카인즈'에 업데이트된 기사이며, 경찰에 신고된 건만 포함된 최소 숫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