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킨백

최근 편집: 2023년 5월 19일 (금) 14:04

버킨백은 1984년 파리행 비행기에서 제인 버킨이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장 루이 뒤마 에르메스 전 회장에게 가죽으로 된 우아하면서도 실용적인 가방이 없다는 불평을 하면서 탄생하게 되었다. 이후 버킨백은 악어, 송아지, 타조 등 여러 동물의 가죽으로 만들어져 에르메스의 대표적인 가방으로 자리매김하며 출시 이후 30년 간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악어 학대

2015년 국제보호단체인 PETA는 에르메스사에 악어 가죽을 납품하는 농장에서 자행되는 동물 학대를 고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악어가죽을 납품하는 아프리카의 짐바브웨 농장과 시계 가죽줄을 공급하는 미국의 텍사스 농장에 잠입해 촬영한 생산 공정 비판 영상이다. 이 영상을 통해 참상을 확인한 제인 버킨은 에르메스에 "제조 공정에 대한 국제 기준이 마련되기 전까지 버킨백(에르메스에서 제인 버킨의 이름을 딴 백)의 이름을 바꿔 달라"고 요구하였다.

전개

※ 아래 영상은 악어들이 잔인하게 죽는 장면이 다수 등장하니 시청할 때 주의가 필요함

https://www.youtube.com/watch?v=0xLIlituBCs

이 농장에서는 충격기로 기절시키고 산채로 박피하는 등 새끼 악어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보통 버킨백 하나를 제작하는 데 새끼 악어 3마리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콘크리트 구덩이에서 사육되던 새끼악어들은 3살이 되면 잔인하게 죽는다.

살아있는 악어의 코를 잡아 누른 후 머리 뒤통수 부분을 자르고 칼을 밀어넣어 꼬리 밑부분까지 쭉 밀어 내린 다음 생가죽을 벗긴다. (..) 이어서 목이 반 이상 잘려 나간 악어를 철제 테이블 위로 옮긴다. 이때 몸부림치는 악어의 목에서는 선홍색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영상에서 관리자는 "지금은 그나마 전기충격을 가하는 방법을 쓰지만 예전에는 그야말로 대혼란이었다"고 말한다.

미국 텍사스 주의 농장은 더 끔찍하다. 악어를 '시곗줄'이라고 부른다. 가축용 전기충격기로 악어의 머리를 쏜 후 머리 뒷부분을 칼로 잘라 가죽을 벗긴다. 역시 목이 잘리고 가죽이 벗겨지는 순간에도 악어는 의식이 남아 있어서 사투를 벌인다.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 73p

이 영상이 고발되는 시점의 에르메스는 야생동식물 거래를 규정한 국제협약을 준수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었다. 또한, 그간 공급업체들에게 10년 간 높은 수준의 윤리적 기준을 적용했고 매월 검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가죽은 국제규정에 부합되는 최상의 사육환경을 제공하는 농장에서 공급받는다."고 주장하지만,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연 평균 130만 마리의 악어가죽이 거래될 정도로 파충류 가죽 산업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그에 비해 국제거래에 대한 단속은 미비해 실효성이 없다.

프라하 퍼포먼스

프라하의 한 에르메스 매장에서 벌어진 퍼포먼스. 이국적인 프린트의 레깅스를 신은 운동가가 가짜 피 웅덩이 위에 누워 있다.

뉴욕 퍼포먼스

에르메스 뉴욕 사무실에서 퍼포먼스하는 PETA

모델 보니 질 라플린(Bonnie Jill Laflin)과 미국의 에르메스 매장 앞에서 악어를 향한 가혹 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제인 버킨의 성명서

"내 이름을 단 에르메스의 핸드백을 만들기 위해 악어를 도살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관습을 알게 되어(....) 나는 에르메스의 관행이 국제적인 동물 보호 규범에 맞을 때까지 버킨 크로커의 이름을 바꾸도록 요구했다. "Having been alerted to the cruel practices reserved for crocodiles during their slaughter to make Hermès handbags carrying my name ... I have asked Hermès to debaptise the Birkin Croco until better practices in line with international norms can be put in place,”

버킨은 "파충류 수백만 마리가 매해 도살되고 신발, 핸드백, 벨트나 다른 악세사리로 둔갑한다"는 사실에 반대하며 "Shed exotic skins from your wardrobe"에 항의하는 배우 호아킨 피닉스(Joaquin Phoenix)의 동물에게 자비를(Mercy For Animals) 청원에 참여한 바 있다. 이후 피닉스 배우가 내레이트한 PETA의 영상이 퍼지고 버킨은 이 같은 성명을 냈다.

그러나 명칭을 변경하는 데 있어 특별한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성명 이후

2015년 11월 11일자 가디언지의 기사에 따르면, 에르메스는 텍사스의 악어 농장에서 벌어지는 도살 과정을 확인한 후, 권고되는 절차를 무시하면 앞으로 해당 농장에 그 어떤 관계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또한 "제인 버킨은 에르메스가 취한 조치에 만족했다고 알려왔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PETA는 에르메스의 주식 1주를 구입했다. 부사장 트레이시 레이맨은 에르메스에 악어와 악어 가죽 제품 판매를 완전히 종료할 때까지 에르메스 주주로서 주주총회에 참석해 캠페인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https://youtu.be/0xLIlituBCs

참고

  •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 이형주, 책공장더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