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여성의 노동은 항상 가치가 폄하되고 평가 절하된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지만 정작 그 일을 하는 사람은 경멸받는 노동. 이런 노동의 본질은 일의 과정에는 참여하지 않되, 노동의 결과는 전유하고 싶은 지배자가 피지배자에게 시킨다는 데 있다.
인간 사회는 이러한 자신들의 이중성을 '필요악'이라는 모순된 말로 합리화한다. 어머니의 노동은 성판매 여성의 노동과 마찬가지로 필요악이다. 매춘(買春)을 하고 싶기 때문에 매춘(賣春) 여성은 필요하지만 성판매 여성은 '악'이다. 가족 구조에서 어머니의 노동이라고 간주되는 육아와 가사는 문화적으로 비하되고 경제적으로 보상되지 않는다. 어머니의 일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미숙련 노동이라는 인식은 공적 영역에도 확장되어, 노동 시장에서 여성 노동에 대한 낮은 평가와 연결된다. 노동 현장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본래 업무 외에 추가된 성역할 노동을 하면서 아니, 그러한 이중 노동을 하기 '때문에' 저임금이 합리화된다. 배려와 보살핌, 감정 노동을 중요한 노동 요소로 요구하는 사회복지사나 간호사, 유치원 교사의 저임금은 이들 노동의 특징이 어머니의 노동을 닮은, 성별화된 것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학력과 연령대의 여남이 담당하는 여성 청소부와 남성 경비원의 급여가 5배 격차가 나는 것은(사실 청소의 노동 강도가 더 세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일이 어떻게 취급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노동 현장에서 커피 접대, 사무기기 청소 등 여성의 일이라고 간주되는 일을 남성에게 시켰을 때, 남성 노동자는 자존심의 상처를 넘어 회사를 그만두라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1]
2 남초 분야에서의 여성과 여초 분야에서의 남성
2.1 남초 분야에서의 여성
여초 분야에서 남성은 특수성을 인정받고 실력에 비해 주목받는 경향이 있는 반면, 남초 분야에서 여성은 갖은 평가 절하와 비난으로 자리잡기까지 몇 배의 노력과 정신적 노동이 필요하다. 남초 분야의 여성의 경우 홍일점이라는 수식어가 따라오기도 하며, 팀원들의 눈요깃거리가 되기도 한다. 또한 여의사, 여선생 같은 칭호가 동반된다.
2.2 여초 분야에서의 남성
여초 분야에서의 남성은 특수성을 인정받고 실력에 비해 주목받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이들의 존재가 여의사, 여선생과 같은 성차별적 칭호를 정당화한다. 남간호사 같은 말이 있는 것처럼, 여초/남초에서 디폴트가 아닌 성별이 따로 호명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하는 예시가 된다.
3 가사노동
이전부터 여성의 업무로만 여겨졌던 가사노동은 집안일로 불린다. "집에 가서 밥이나 해", "육아휴직은 애 낳고 노는 것" 과 같은 말에서 알 수 있듯 가사노동은 노동의 강도, 시간, 가치를 폄하받아 왔다.
4 요리
남성은 주방에 들어서는 순간 셰프가 되고 이름표를 단다. 여성이 주방에 있을 때는 그것이 당연한 것마냥 '엄마 손맛'과 같은 말로 일컬어졌던 것과 다르게 말이다.<a rel="nofollow" href="https://twitter.com/only_b_b_b">@only_b_b_b</a>의 <a rel="nofollow" href="https://twitter.com/only_b_b_b/status/1011560477565046785">2018년 6월 26일 트윗</a>.
5 꾸밈노동
여성의 꾸밈노동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시간과 비용과 노력이 들어가지만, 남성보다 적은 임금으로 더 많은 꾸밈비용을 지불하는 여성들의 삶은 누구도 조명하지 않는다.
6 출처 및 각주
- 정희진, 가부장제의 창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