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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념 및 활용

현재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지만 환경 따위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사람. 또는 그러할 것으로 판단되는 사람.

- 국립국어원, 우리말 샘

실생활에서 잠재적 범죄자의 초범 또는 재범여부는 큰 의미가 없이 언제든 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사람만을 의미하며, 특히 남성 집단이 잠재적 강력 및 폭력사범으로 지목된다.


여성들이 자신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선동한다는 남성 집단의 주장과는 달리, ‘잠재적 범죄자’라는 단어는 남성들이 스스로의 결백을 강요하는 맥락에서 높은 빈도로 등장한다. 정작 여성들의 발언은 미래의 범죄 가능성에 대한 담론보다 이미 피해를 가한 범죄자 내지 가해자에 대한 성토, 또는 안전에 대한 합리적인 우려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잠재적 범죄자’는 여성보다 남성 집단이 즐겨 사용하는 표현이다.


‘잠재적 범죄자’의 주요 용례는 다음과 같다.

  • 나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지 마라.
  • 나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지 마라.
  • 이유도 없이 잠재적 범죄자로 몰지 마라.


‘잠재적 범죄자’를 활용하지 않은 유사 용례는 다음과 같다.

  • 모든 남자가 그런 것은 아니다.
  • 가해자가 전부 남자는 아니다.
  • 피해자가 전부 여자는 아니다.
  • 무죄추정의 원칙 모르냐!


위와 같은 주장들은 일견 다른 논지를 띤 것으로 보이나, 공통적으로 문자 그대로의 전달보다 남성 범죄자에 대한 언급을 중단하라는 의도 표현만을 목적으로 한다. 즉, 남자가 범죄자인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이다.




2. 수량적 접근


실제로 한국 국민의 26%, 약 1300만 명이 전과자이며[1], 범죄자의 80%는 남성이므로[2] 한국 남성 중 전과자는 약 1100만명, 남성인구 대비 43% 전후로 추정된다. 남성 범죄자의 범행 연령대는 생애주기의 중앙인 40대를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으므로[2] 아직 범죄기록이 없으나 이후에 전과자가 될 예비 범죄자 역시 젊은층을 중심으로 비슷한 숫자가 존재한다.


연간 발생되는 신규 범죄자 수를 토대로 역추적하면 예비 범죄자의 수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한국 경찰청은 2018년 한 해 동안 남성의 범죄가 126만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으나[2], 이들이 모두 신규 범죄자는 아니다. 당해년도 범죄통계원표에서 미입력건을 제외하고, 과거 전과가 없는 자로 확실하게 파악된 비율은 22%이다[3]. 이를 종합하면 동년 발생한 남성 신규 범죄자는 28만 명 전후로 추정된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 인구구조와 범죄율이 일정하게 평형을 이루고 있다고 가정하면, 매해 남성 예비범죄자 28만 명이 전과자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동일한 수치인 28만 명의 예비범죄자가 출생하고, 마찬가지로 28만 명의 전과자가 사망하여야 한다.[1] 


예비범죄자와 전과자를 합하여 잠재범죄자라 할 때, 위의 출생 및 사망수에 한국인 남성의 기대수명[3] 80년을 곱하면 생존해 있는 남성 잠재범죄자는 약 2200만 명(남성 인구의 87%)으로 추산할 수 있다. 위의 전과자 통계를 종합하면 1100만명 안팎의 전과자, 그리고 동일하게 1100만명 안팎의 예비범죄자로 구분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계산은 한국 경찰청의 범죄통계에 따른 것이므로, 여성주의적 관점에서의 남성 잠재범죄자 분석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시각이 있다. 이를 보수적 추정론과 공격적 추정론으로 나누어 살피면 다음과 같다.


2.1 보수적으로 추정하는 입장

한국 경찰청의 범죄기록관리는 행정편의를 중시하는 측면이 있어, 시민의 법감정과 유리된 과잉범죄화로 전과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있다[4][5]. 이러한 시각을 반영하여, 일부 언론이나 연구자들은 범죄통계를 처리할 때 교통범죄를 제외하고 있다[6][7]. 실제로 교통범죄는 운전미숙이나 악천후 등의 요인으로 인해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벌성의 논란이 생기는 대표적인 행정범죄이다.


그 외에도 남성들의 징병기피로 발생하는 병역범죄, 각종 시민운동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 집회시위법 위반 등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의 남성 잠재범죄자론 논의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여성의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것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범죄들이며, 남성 잠재범죄자론의 핵심은 그 범죄의 고의성에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입장을 반영하여 동일한 범죄통계[2][3][8]를 죄종별로 재처리하면, 동 기간 남성의 범죄는 126만 건에서 89만 건으로 급감한다. 이와 같은 죄종 변경 후에도 범죄자 중 전과 없는 자의 비율은 거의 변하지 않아서, 매년 발생하는 남성 신규범죄자는 28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줄어든다.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면 남성 예비범죄자 및 전과자는 1600만 명(남성의 62%)에 불과하게 된다. 위의 87%라는 추정치는 국민의 법감정 및 현대 법학계의 가벌성 논의와 유리된 기계적 계산결과로서, 실제 한국 남성의 범죄성을 과대평가하고 있다.


2.2 공격적으로 추정하는 입장


교통사고 등의 행정범죄 역시 의도와 무관하게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행위이며, 이 때문에 국민들의 주의의무를 제고하는 것이 불가피하기에 죄형법정주의에 의거 범죄로 구분하고 형벌을 가하는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했을 시 여성은 사회적 압력과 차별로 인해 피해 구제와 생활 복귀에 더 큰 어려움을 겪어야 하며, 집회시위법 위반 등 공공의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주는 범죄 역시 소득격차를 겪고 있는 여성에게 더욱 큰 피해를 입힌다.


또한 교통범죄의 83%가 남성에 의해 저질러지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2], 행정범죄 역시 우연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주의의무를 방기하여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남성의 특권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또한 사고를 가장한 고의적 범죄행위가 사법체계의 한계로 행정범죄로 분류되는 현상을 배제할 수 없다.


그 뿐 아니라, 상기의 87%라는 추정치는 범죄통계원표상 52만명에 달하는 전과미상자[3]를 모두 전과자로 분류함으로써 신규범죄자의 발생률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과 없음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용의자에게 유리하므로 이는 현실에 근접하겠으나, 일선 경찰통계업무의 현실상 수사관의 과실이나 전산장애로 미입력되는 경우가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다. 전과미상자 중 7%만이 신규범죄자라 해도 한국 남성 2584만 명 전원이 예비범죄자 또는 전과자로 잡히게 되는 만큼, 이 민감한 가정에 대하여 설득력 있는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또한 한국 경찰청의 범죄통계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기계적 중립을 넘어 반여성적 무지에 가깝다.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남성의 잠재적 범죄자성을 논의하고자 한다면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폭행 신고율[9], 2%대로 추락한 가정폭력 신고율[10], 4%대의 성매매 단속률[11] 등 범죄인지기능의 총체적 붕괴를 겪고 있는 한국 경찰의 실상을 반영해 사회과학적 타당성을 지닌 모델을 수립해야 한다. 그 뿐 아니라 신고 후 묵살, 법원의 부당한 무죄판결, 입법미비로 처벌이 불가능한 각종 신기술 이용 범죄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남성의 50% 이상이 성매수 경험을 시인하는 상황에서[12] 1년 동안 성매매방지특별법 위반을 6,755건밖에 파악하지 못한[8] 한국 경찰청의 통계는 자료로서의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


그러므로 2200만, 87%라는 숫자는 한국 남성의 범죄성을 축소평가하고 여성이 처한 현실을 외면한 기계적 추정치에 불과하다. 실제로 남성 예비범죄자와 범죄경험자를 합한 숫자는 남성 인구의 90%를 훨씬 상회하며, 100%에 매우 근접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추정이다.


2.3 결론


범죄통계를 받아들이는 관점에 따라, 한국 남성 중 예비범죄자 및 전과자가 차지하는 비율 62%, 87%, 또는 거의 100% 등으로 다양하게 판단할 수 있다. 참값은 이와 같이 다양한 추정치들이 이루는 범위 내에 위치할 것이다. 다만 어떠한 계산 방식을 택하건 간에, 범죄자의 격리를 책임져야 할 한국 사법체계의 붕괴 상황이 확인된다. 현재 교정시설에 수용된 남성의 수는 기결수와 미결수를 막론하고 약 5만 명, 0.2%에 불과한 까닭이다[13].


남성 잠재범죄자론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앞서, 한국 남성에 대한 병역판정검사의 현역판정률이 80%에 불과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14]. '한국 남자는 군대에 간다' 라는 언설에 대해 '모든 한국 남자가 군대에 가지는 않는다' 라고 형식논리학적 진위판단을 해줘야 할 맥락과 그렇지 않은 맥락은 명확히 구분된다.


그렇다면 '한국 남자는 전과자이거나 앞으로 범죄를 저지를 예비범죄자이다' 라는 언설에 대하여서도, 두 가지 맥락은 구분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범죄성이 없는 남성이 얼마나 존재하는가라는 소모적인 논쟁에 매몰되지 않고, 정책수립과 법무행정, 교육과 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남성 잠재범죄자론이 광범위하고 보편적으로 논의될 때에야 한국 사회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3. 같이 보기


  1. 실제로는 한국 사회가 고령화되는 과도기에 있어, 현재는 전과자 사망수보다 예비범죄자 출생수가 적은 시기이다. 그러나 전과자가 무한히 늘어나거나 줄어들 수는 없으므로, 장기적인 추세는 위와 비슷하게 안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