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2019년 6월 배스킨라빈스의 핑크스타 광고에 대한 논란으로, 소아를 성적 대상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후 배스킨라빈스는 유튜브에서 광고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하였다.
전개
배스킨라빈스의 핑크스타 광고
6월 28일 한국 배스킨라빈스는 유튜브와 SNS를 통해 새로 출시한 아이스크림 ‘핑크스타’ 광고영상을 공개했다.[1]
해당 광고에는 짙은 화장을 하고 어깨를 드러낸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아이스크림을 들고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보는 모습 등이 담겼다. “이런 여름은 처음이야”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떠 먹는 소녀의 입술이 클로즈업 되기도 한다. 30초 분량의 광고 영상에서 립스틱을 바른 소녀의 입술을 부각하는 장면이 두 번 노출된다.[1]
아동 성상품화 논란
이 광고를 두고 ‘아동 성상품화’ 논란이 불거졌다. 광고 모델인 초등학생을 성인처럼 꾸며 그 대상을 성적인 은유를 섞어 놓았기 때문이다.[2]
해당 키즈모델인 엘라 그로스는 천진난만하고 아이다운 이미지라기보다 어리지만 성인 같은, 어리지만 신비로운 이미지로 유명해진 모델이다. 광고는 해당 모델을 통해 아이스크림을 먹는 입술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준다. 배스킨라빈스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도 어린아이에 대한 성적 대상화라는 ‘결과’에서 벗어나기 힘들다.[2] 2011년 당시 17세였던 다코타 패닝의 향수 광고를 금지시킨 영국 광고심의위원회(ASA)는, 광고의 유해성을 판단할 때 ‘광고주 의도’보다 ‘이 광고가 어떻게 보이는지’에 더 집중한다. ASA는 “광고주들은 미성년자거나 그렇게 보이는 모델이 성적으로 묘사되지 않도록 (실제 모델의 나이뿐 아니라) 메이크업, 포즈, 모델의 시선 등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며, 일부 성인들이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보거나 아동들이 이러한 시선에 압력을 받을 잠재적인 가능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규정에서 밝혔다.[3] 호주 광고표준국 또한 2011년 남성 의류 브랜드 '로저 데이비드' 광고를 금지시킬 때, 모델의 실제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모델이 18세 이하로 보이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어린 여자의 이미지와 여성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이미지, 여성을 착취하는 것 같은 모습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4]
광고의 소아에 대한 성적 대상화 요소
스푼 무는 입술 클로즈업, 긴 머리카락이 날리는 목덜미 연출, 아이스크림이 묻은 입술을 강조하는 것은 성적 매력을 강조하는 도식이다. 완벽하게 립스틱을 바른 입이 숟가락으로 무언가를 먹을 때 입술과 입 안을 클로즈업하는 구도는 미디어에서 사용되는 전형적인 성적 어필 방식이다. 구글 검색엔진에 ‘pink lips spoon’ 검색 시 해당 광고의 장면과 흡사한 이미지들을 볼 수 있는데, 이 이미지들의 이름은 ‘Close up pretty’, ‘Close up sexual open female mouth’로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이미지임을 알 수 있다.[5]
성적 코드는 대개 직접 인지하여 거부감이 들지 않게 하도록 무의식적으로 삽입되는데, 배스킨라빈스의 ‘핑크스타’ 광고 중 이러한 성적 대상화 코드를 나타내는 장면은 다음과 같다.
수직으로 서 있는 아이스크림, 이와 마찬가지로 서서 점점 위로 차오르는 우유를 아동이 바라본다. 우유가 가득 차오르자 왼쪽에서 하얀 액체가 날아오고, 서 있던 아이스크림이 눕혀진 채 오른쪽에 있는 아동의 입속으로 들어간다. 이때 광고는 아동의 입술과 입안을 클로즈업한다. 그 뒤 ‘처음이야’라는 멘트가 나온다.
아이스크림을 먹은 아동은 풀장에 쓰러지듯 눕고 이때 ‘즐겨봐’라는 자막이 함께 삽입된다.
마지막으로 아동이 아이스크림을 입에 묻히며 광고는 종료된다.[6]
이에 대한 문제 제기
아이는 무조건 천진난만해야 하고, 아이는 무조건 화장을 하면 안 되고, 아이니까 유치해야 하고, 아이니까 아이답게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모델인 엘라 그로스는 다른 콘텐츠에도 여러 번 출연했고, 패션모델로도 많이 서기 때문에 모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잘못됐다는 이야기가 아니다.[2] 공혜정 아동학대방지협의회 대표는 "아동은 보호하고 지켜야 할 대상이지 아주 조금이라도 성적 대상화할 대상이 아니"며, "아동은 가치관을 막 형성하고 있는 존재로, 가치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인데 이런 아이들을 성적 대상으로 보면 아동을 '그루밍'할 소지가 생기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성적 만족감을 얻으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여자아이에 대한 성상품화를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 또한 아동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아동을 학대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유니세프는 △여자 아이가 성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거나 △성적인 표정을 짓고 있거나 △노출된 의상 등이 소아를 성적 대상화하는 경우라고 명시하며, 남성 어른의 시각에서 여자아이를 바라보게 되며 여자 아이를 아이가 아닌 성욕을 풀 수 있는 대상물로 보게 하는데 이는 자칫 여자아이에 대한 성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세계 15~19세 사이 1500만명 사춘기 소녀들은 성관계나 성행위를 강요당하고 있고, 미국에서 17세 이하 여아의 18%는 다른 청소년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다. 유니세프는 미디어에서 여자아이를 성적 대상화하는데 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4]
이러한 아동의 과잉 성애화는 ‘무해한 여성 이미지’들이 겨냥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아동의 과잉 성애화란 하이힐과 진한 화장, 오피스 룩 등 성인을 모사하는 드레스 코드부터 아이 특유의 활동 에너지, 신체 리듬, 인지 능력의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이미 성적 접근성이 높은 존재임을 전면적으로 전시함으로써 남성들에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 없다는 면죄부를 발급하는 허용과 용인의 코드가 될 수 있다.[7]
유니세프는 또한 미디어와 광고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여성성'을 부여하는 것은 어린 여자아이들의 정신적·정서적·신체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외모에 과도하게 신경쓰게 되고, 날씬한 몸매에 대한 강박을 느끼게 되며, 자존감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도브 자존감 프로젝트'에 따르면 전세계 여자아이 중 60%는 "내 외모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일상 생활이 어렵다"고 답했다. 미국 10살 여자 아이 중 81%는 살이 찌는 데 대한 과도한 두려움을 느낀다.[4]
해외였다면
해당 광고가 해외였다면 규제됐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전세계는 유엔 국제아동권리협약에 근거해 아동 모델의 성적 대상화를 강력 규제하고 있다.[4]
경향신문이 영국 광고심의위원회(ASA)에 배스킨라빈스 광고가 영국에서 만들어졌다면 ‘아동 성상품화’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지 e메일로 문의한 결과, ASA는 3일 경향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영국의 광고심의기관으로서, 다른 규정을 가지고 있을 국가의 광고에 대해서는 의견 밝힐 수 없다”면서도 “2018년 1월2일부터 18세 미만 아동의 성상품화 광고에 대해 규제를 강화했다”며 아동 성상품화 규제를 강화한 이유를 전했다. ASA 윤리조항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회사는 18세 미만 아동이거나 그렇게 보이는 누구든 성적인 방식으로 묘사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3] 한 아동 관련 전문가는 "내가 아는 바로는 이 아이스크림 광고 정도의 수준은 아동 성적 대상화 관련 가이드라인이 있는 해외였더라면 송출 자체가 불가했을 내용"이라며 "아동을 성적 대상화 했다는 오해의 소지가 조금이라도 있는 건 아동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애초에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4]
한국 역시 어린이들이 착취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교육이나 생존 및 발전을 위한 권리를 강조하는 유엔 국제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않아 지속적으로 이러한 광고가 나오고 있다.[4]
광고에 대한 여초/남초 커뮤니티의 반응
배스킨라빈스의 광고 삭제 및 사과문 게시
논란 초기 배스킨라빈스는 SNS에서 공식계정을 언급하며 “아동 성적 대상화 하지 마세요. 광고 철회하고 사과하세요. 앞으로도 쭉 배스킨라빈스 불매하겠습니다”라고 밝힌 계정을 차단하는 등[8]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논란이 커지자 29일 오후 4시경 유튜브 등에서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1] 공식 인스타그램에 “고객님들께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9] 해당 사과문에서 배스킨라빈스는 "광고영상 속 아동모델의 이미지에 불편함을 느끼시는 고객님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해당 영상 노출을 중단했다"면서도 "광고 영상 촬영은 아동모델 부모의 참관 하에 일반적인 아동모델 수준의 메이크업을 했으며, 평소 모델로 활동했던 아동복 브랜드 의상을 착용한 상태로 이뤄졌다"고 항변했다.[4]
사과문은 현재 삭제된 상태로, 사과문 전문은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피드백 이후
조치가 취해진 이후 7월 2일 해당 키즈모델의 어머니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10]
각주
- 1.0 1.1 1.2 이하나 기자, <a rel="nofollow" href="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1404">유명 아이스크림 업체, 새 광고 ‘아동 성적대상화’ 논란 일자 삭제</a>, 여성신문, 2019-06-29
- 2.0 2.1 2.2 김광혁 기자, <a rel="nofollow" href="http://slownews.kr/73713">소녀, 이미지, 권력: 미우미우, 오롤라, 배스킨라빈스</a>, 슬로우뉴스, 2019-07-02
- 3.0 3.1 심윤지 기자, <a rel="nofollow" href="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7031650001">배스킨라빈스 ‘아동 성상품화’ 논란… 해외였다면 제재 대상이었을까</a>, 경향신문, 2019-07-03
- 4.0 4.1 4.2 4.3 4.4 4.5 4.6 이재은 기자, <a rel="nofollow" href="https://news.v.daum.net/v/20190702073832641">어른처럼 화장한 아이들을 바라보는 '은밀한 시선'</a>, 머니투데이, 2019-07-02
- <a rel="nofollow" href="https://twitter.com/anoneforlove/status/1144796460287852546?s=20">2019년 6월 29일 트윗</a>
- <a rel="nofollow" href="https://www.youtube.com/watch?v=YWdyToUsWak&feature=youtu.be">배스킨라빈스 광고에 숨겨진 성적코드 5가지</a>
- 윤지영, <남성지배의 몸과 남근이데올로기의 문제>, 철학연구 123집, 2018년 12월, 161쪽
- <a rel="nofollow" href="https://twitter.com/hokuma_kinpri/status/1144791605422911493">2019년 6월 29일 트윗</a>
- 유인선 기자, <a rel="nofollow" href="http://sports.khan.co.kr/entertainment/sk_index.html?art_id=201907010000013&sec_id=540101">베스킨라빈스 ‘엘라 그로스 CF’ 성 상품화 논란 일자 광고 삭제·사과</a>, 스포츠경향, 2019-07-01
- <a rel="nofollow" href="https://www.instagram.com/p/BzZk_Y4hYSx/">https://www.instagram.com/p/BzZk_Y4hYSx/</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