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룰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9일 (목) 10:12

의미

원래는 개신교 측에서 시작된 것으로 자신의 정신수양을 위해 의도적으로 여성과 접촉을 피하는 것이었다. 물론 여성을 본다고 성욕이 일어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수도사,목사 같이 신앙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수양이 필요한 직업인 경우엔 필요하기에 생겼다. 즉 원래는 "자신의 정신 수양을 위해 의도적으로 이성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또한 밑의 유래를 보면 알겠지만, 공적인 관계로 맺어진[주 1] 여성과의 사적인 접촉을 금한다는 의미를 갖기도 한다.

하지만 이게 대한민국으로 건너와서 "성폭력 무고죄를 방지하지 위한 남성들의 사전 대책"으로써 "이성과 접촉하지 않는다."로 의미가 변화되었고 미국과 대한민국에서 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종종 나오는 펜스 룰이 바로 이런 의미이다.

유래

펜스룰(Pence rule)[1]은 조지 부시 정부 때의 부통령이였던 마이크 펜스가 2002년에 한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그의 이름을 따서 펜스 룰이라 불린다. 그는 “아내 외의 여성과는 절대 단둘이 식사하지 않아야 된다고” 하면서 성추행 등 구설수에 오를 수 있는 행동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아내 외의 여성들[주 2]사적으로 교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2][주 3]

문제점

여성혐오, 동성애혐오, 이성애중심주의 강화

고려대 여성주의 교지에 의하면[3]펜스룰은 전형적으로 남성 간 성애적 관계를 무시하고,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잠정적 이성애 관계로 한정시키고, 여성들이 사회 공동체서 배제한다고 한다. 즉 간략히 말하자면 남성사회가부장제를 더욱 강화한다는 뜻이다.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의 군대 내 성폭력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의 15%가 남성 병사 간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2014년 조사에서 여성 병사의 경우 19%가 남성 병사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초남성성의 공간, 호모소셜의 결정체로서 군대 내에서도 권력에 의한 차이와 폭력은 분명히 존재하며, 남성들만의 세계에서는 폭력과 갈등이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리천장, 가부장제의 강화

펜스룰은 오히려 여성들에게 또 다른 피해를 준다. 여성을 모든 사회 활동에서 배제하여 결론적으로 유리천장을 더욱 공고히 하고 가부장제를 강화 할수 있기 때문이다.

예시를 들어보면 이렇다.[2]

이모(여·29)씨는 다음 달로 예정돼 있던 사장 동행 중국 출장 일정이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이씨 대신 남자 선배가 사장과 출장을 가게 됐다고 한다. 이씨는 “오랫동안 현지 바이어를 설득해가며 출장 준비를 했던 게 헛수고가 됐다”며 ”‘미투 운동’ 후 사장이 여직원 동행을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업무 업적을 쌓을 기회가 줄어든다.
- 조선일보(2018. 3. 7.)[2]
최근 한 중견기업 신입사원 면접시험에 응한 이모(25·여)씨는 “면접 내내 여성 지원자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면서 “면접관들이 업무역량이나 장점을 묻기보다 유리천장 등 여성차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만 집요하게 물어봤다”고 털어놨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신입사원 여남비율이 거의 같았지만 올해는 남성을 여성보다 2배 정도 더 뽑은 것으로 파악됐다.
- 이데일리(2018. 3. 7.)[2]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샌드버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남성들이 직장 내 성폭력을 방지하는 방법이 여성과 일대일로 마주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큰 걸림돌이 될 것”이며 “남성 임원이 여성보다 훨신 많기 때문에 그들이 여성을 피하고 제외시키면 여성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하였고, 고강섭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 연구원은 “문제의 본질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고 한국여성민우회 관계자는 “여성을 배제한다고 해서 만연했던 성폭력 등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2]

이것이 유리천장과 가부장제의 강화에 영향을 주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첫째로 이것을 시행하는 이유가 성범죄 무고를 막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무고가 적지는 않지만(많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다고 미투 운동에서 우선적으로 성범죄 무고 피해를 우려하고 그걸 우선적으로 신경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물론 서정범 교수 무고 사건처럼 무고 사건이 없지는 않으나, 그것을 악용하거나 남용하면 진짜 성폭력 피해자에게도 2차 피해(ex 꽃뱀몰이)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펜스 룰은 무고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여성들을 아예 배제해버리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는 성범죄 무고를 구실 삼아 여성들을 공적 자리에서 배제하고 여성들의 자리를 뺏으려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은 타당하지 않다.남성의 일부가 성범죄자이기 때문에 성폭력에 대한 우려로 직장에서 남성 전체를 공적 자리에서 배제시키는 게 과연 옳을까?

만약 개인적인 만남 피한다면 문제가 안되겠지만[주 4], 업무적인 만남까지 배제된다면 여성들은 업무 지시도 제대로 받기 어렵기에 업적도 쌓을 수 없고 직장에서 소외당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또한 남성과 여성을 분리하려는 이런 경향성은 남성과 여성의 단절감을 증폭시키고 여성에 대한 남성의 무지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또한 펜스룰은 젠더폭력 행위에 대한 근본적 성찰 대신 자신들만 피해보지 않으면 된다는 의식이 반영된 결과물이며, 성폭력이 가부장적 사회에서 비롯된 것임을 무시하는 행위이다. 또한 이것은 성폭력의 책임을 성폭력을 고발하는 여성들에게 전가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결국 사회적으로 성차별을 재생산해낼 수 밖에 없고, 성폭력 해소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심각한 여성차별이다. 그러므로 펜스 룰은 실행되어서는 안되며,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져서는 더더욱 안된다.[주 5]

또 다른 대책엔 무엇이 있나

법적으로는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비밀 보장[주 6]과 범죄 피해자에 대한 사후지원 강화(2차 피해 방지, 무조건적인 꽃뱀몰이 방지, 사건 이후 상담, 보호)이다.

또한 민간에서는 해당 사건을 더욱 신중히 보고 판단해야 된다.

무엇보다도 제일 좋은 해결법은 가부장제 해소다. 물론 이걸 위해선 무수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성평등을 위해선 이건 필수적이기에 꼭 필요한 과제이다.

부연 설명

  1. 상사-직원, 임원-비서, 선생-학생 등의 관계를 말한다.
  2. 비서나 부하 직원 등을 말한다.
  3. 사실 해당 기사를 보면 알겠지만, 원래 의미는 공적인 관계로 맺어진 여성과 사적인 접촉을 하지 말라는 것인데, 대한민국으로 건너와선 아예 빌미를 주지 않게 공적인 업무에서 배제하자는 것으로 변질된 것이 이런 피해를 낳은 것이나 다름없다.
  4. 사실 이게 마이크 펜스가 말한 펜스 룰의 원래 의미다.
  5. 펜스 룰의 종주국인 미국에서도 이런 비판이 많다.
  6. 성폭력이 2차 가해가 유난히 심하기 때문이다. 물론 비슷한 이유로 학교폭력가정폭력 피해자도 비밀 보장을 받아야 한다.

출처

  1. Harris O'Malley (2018년 2월 1일). “In the #MeToo era, the Mike Pence rule is the wrong way to stop sexual harrasment”. 《The Washington Post》. 
  2. 2.0 2.1 2.2 2.3 2.4 김현유 기자 (2018년 3월 7일). '펜스룰'은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3. 고려대 여성주의 교지 50번째 석순 1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