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택스

최근 편집: 2023년 6월 16일 (금) 13:09
(핑크 텍스에서 넘어옴)

핑크 택스(영어: Pink Tax)는 같은 제품이더라도 남성용보다 여성용이 더 비싼 현상을 말한다.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은 원래 의미에서 더 확장하여 여성을 위주로 타게팅하는 상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것을 가리키는 데에도 핑크 택스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유래

‘핑크’ 택스로 부르게 된 이유는 제조사들이 ‘크기를 줄이고 핑크색으로 만들기만 해도’ 여성들이 적은 양으로도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것을 비꼬는 말이다.[1]

개요

2015년에 소개된 신조어 핑크 세금(Pink tax)은 미국에서 일부 생활용품의 여성용 제품 가격이 남성용보다 높게 책정되고 있는 현상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면도기, 데오드란트 등 남녀가 공용으로 사용가능하고 제품의 재료와 크기에 차이에 없는 경우에도 남성용에 비해 여성용으로 나온 제품은 40센트에서 1달러 이상 비쌌다.[2]

이안 파크만 포틀랜드대학교 마케팅과 조교수는 “제조사들이 가격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또는 남성용 제품과 똑같더라도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소비자를 찾는 것”이라며 “파란색 면도기가 1.99달러, 핑크색 면도기가 2.50달러인데, 핑크색 플라스틱 대 파란 플라스틱으로는 가격 차이를 설명하지 못한다.”라고 이야기한다.[1]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경우에도 찾아볼 수 있다. 지금 당장 왓슨스올리브 영, 편의점에 방문해 면도기를 살펴본다면 여성용이 훨씬 더 비싼 것을 알수 있다.

2019년 도입될 여성전용 택시의 요금이 기존 택시보다 높은 것이 핑크 세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3]

비판

  •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낼 때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들이 ‘남성’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며, 여성의 색은 ‘핑크색’이라는 성 관념을 공고히 한다는 점 또한 비판 받는다.
  • 여성은 사회적으로 여성성을 추구하도록 강요받고 있기에, 이러한 '핑크 택스' 제품들은 어떤 점에서 '여자라면 이쪽을 구매해!'라고 강요받고 있는 제품들이다. 여성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비싸고 여성성을 강화하는 제품을 구매해야 하고, 이는 성별 간의 경제적 격차를 더 심화시킨다. 결국 이는 성별임금격차와 더불어 여성의 경제적 지위 상승을 막는 큰 장애물이라 할 수 있다.
  • 여성들이 자주 사용하는 물건이나 여성을 타겟으로 한 상품들이 가성비를 노리는 남성타겟의 제품들보다 비쌈에도 여성들이 구매함으로서 시장이 유지되기도 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용어의 확장

한국에 와서 영영페미니스트들의 논의를 통해 핑크 택스의 의미가 추가적으로 확장되었다. 추가적으로 확장된 의미는 단순히 똑같은 제품의 여성용 버전이 더 비싸다는 뜻 뿐만 아니라, 여성을 주로 타겟팅하는 제품 혹은 서비스가 가격이 더 비싸다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예를 들어 여성이 자주 구매하는 악세사리, 의류, 구두, 핸드백, 카페 음료, 디저트(케이크, 마카롱) 등의 재화와 필라테스, 요가, 취미 클래스 등의 서비스는 남성을 주로 타겟하는 재화와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높은 편이다. 여성은 경험적 재화에 남성보다 쉽게 돈을 소비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여성을 타겟하는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예시

식당 성차별

여성이라는 이유로 음식의 양을 적게 주는 음식점. "이거 다 못먹죠?" 음식 덜어가는 가게 사장님.[4] 웹서핑 중 발견한 '남친 또는 남편 더 많이 먹으라고 미리 배려해주는 식당'의 목록. 사전 양해나 고지 없이 손님의 성별에 따라 음식의 양을 다르게 내주는 가게에서 식사한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나눈 공동 게시물이었다. 이런 가게가 설마 많을까? 생각하며 읽어본 리스트는 유명한 맛집도 여럿 섞여 있었다.

같은 돈을 받았다면 손님의 성별이나 나이를 따지지 않고같은 음식을 차려 내놓는 것이 상식이다. 다른 양의 음식을 팔 거라면 돈을 다르게 받는 게 정직한 장사다. 하지만 놀랍게도 어떤 사전 양해나 고지도 없이 부지불식간인 여자 손님에게 같은 값을 받고도 밥을 덜 주는, 즉 단위 가격당 더 비싼 돈을 내게 하는 사장들이 있다. 애초에 남자가 더 먹어야만 하고 딸은 덜 먹어야만 하는 이유가 뭘까. 그런 건 없다. 식당에서의 '딸 대접'은 사람 냄새로 포장된 성고정 관념이며 정다움으로 포장된 차별이었다. '딸 취급'을 받느라 내 돈 주고 사먹는 식당에서까지 '아들'보다 밥을 적게 받아야 한다면, 그깟 정 따위는 사양이다. 어떤 사장님들은 '남자 손님은 많이 드려도 남기지 않고 다 먹는 반면 여자 손님은 같은 양을 주면 남겨서 버려야 한다는 이유로 양을 달리 내준다고 하신다. 심지어 이렇게 미리 양을 다르게 서빙하는 것을 나름의 센스이며 노하우라고 자부하기까지 한다. 인심 후한 식당이라면, 손님도 모르게 미리 밥을 더 주거나 덜 주는 방식이 아니라, 손님이 잘 먹고 더 오래 있을 낌새가 보일 때 '서비스'를 따로 주었다. 아마도 이게 '센스 있다'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장사가 아닐까 싶다.

식당에서 손님이 비용을 지불할 때는 음식, 요리에 들어가는 인건비, 임대료뿐만 아니라 잔반 처리와 설거지에 대한 비용까지 포함해서 지불한다. 소비자가 산 음식이다. 먹을지 남길지는 이 재화를 구매한 소비자가 정할 일이다. 손님이 식사를 남겨서 잔반 처리 비용이 발생할까 걱정이 된다면 (이미 많은 학생 식당과 구내식당이 시행하는 것처럼) 애초에 같은 가격을 지불하게 한 상태에서 밥의 양을 손님이 고를 수 있게 하거나 적게 잡은 정량을 똑같이 내준 뒤 메뉴판 등에 '필요시 밥을 더 준다'고 안내 문구를 써두면 될 일이다. 테이블에 착석하는 손님의 성별을 하나하나 확인해 음식량을 따로 담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누구의 반감도 사지 않아 고객 항의까지 방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경영 방법이다. 경영 비용 계산은 차가운 숫자의 세계다. 같은 돈을 받고도 성별에 따라 다른 양의 음식을 판매하는 사장님은 자신이 인심을 쓰고 있다는 아전인수에서 벗어나야 하며, 손님도 사장님이 '센스'있게 손님을 '배려'하고 있다는 과한 선해에서 벗어나 눈 뜨고 코 베이기를 멈춰야 한다.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악이다. 1996년 OECD에 가입한 이래 내내 무려 26년째 성별 임금 격차 1위를 기록중이다. 남성이 100만 원을 받을 때 여성은 68만 8800원을 받는다는 의미다(OECD Gender Wage Gap, 2021). 성별 및 임신 출산 등에 따른 고용 차별, 노동의 질까지 따진다면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렇게 임금을 덜 받는 여성이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남자보다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도 어떤 합리성이 끼어들 틈이 없다.[5]

2023 실제 사례 홍대 덮밥집[6] 식당 사장 B씨 해명글 : 쌀밥 좀 더 드렸다고 이런 일을 겪을 줄 몰랐다. 식사량으로 성차별했다고 손님이 글을 올려 씁쓸한 해명 글을 올린다. 한 여성 손님이 밥 양으로 남녀 차별을 했다며 기분 나빠했다.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저격 글을 올렸다. 여자에게 적게 주는 게 아니라 남자에게 미리 더 주고 있다. 그 후에 공깃밥을 추가할 경우 남자분들은 공깃밥 1000원씩 더 받고 여자분들은 추가 요금 없이 드린다. 매일 바뀌는 한상’은 반찬이 많고 덮밥은 내용물이 푸짐해서 여성 손님 중엔 공깃밥 남기는 분이 너무 많다. 그래서 여성은 정량으로 주고 추가 시 돈을 안 받고, 남성 손님에게는 미리 더 주고 추가하면 1000원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B씨는 “이게 왜 여성을 나쁘게 차별하는 거냐. 몇 년 장사하며 쌓은 나름의 노하우였다”며 “오히려 센스 있다고 칭찬해주는 손님들이 많았다”고 토로하며 그러면서 “음식 장사에 정 없으면 안 된다는 소신으로 견뎌왔는데 너무 씁쓸하다”며 “요즘 자영업자의 길이 너무 힘든데도 ‘맛있다’, ‘인심 좋다’는 손님 칭찬으로 견디고 있었는데 한 사람이 올린 저격 글로 자꾸 메시지가 온다며 고충을 털어놨다.[7] 식당 사장의 해명에도 논란은 여전하다. “밥솥 셀프바를 설치하면 어떨까”, “소비자가 충분히 기분 나쁠 만하다” 등 여성 손님의 의견에 동의하는 반응이 나오는 한편 “더 주면 안 먹고 버릴거면서”, “별게 다 불편하다” 등 사장을 옹호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 같은 사례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단편적인 어떤 한 일부분의 현상이 아닌 대체로 어느 식당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8]

미용실

여자 손님이 '투블럭' 머리 커트를 원하는 경우, 대다수의 미용실은 머리가 웬만한 남성보다도 짧음에도 부득불 '여자 커트' 가격을 받으려고 한다. 종종 업계 종사자에게 '왜 여자 커트는 더 비싸냐'고 물어보면 여자는 머리가 더 길어서 디자인에 품이 많이 들어 어쩔 수 없다고 해명한다.[5]

여성이 남성에 비해 금액차이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사유 중 하나는 커트 이후의 샴푸, 드라이 시간 차이이다. 사실 여성과 남성의 커트 비용에 대한 차이는 커트 자체에 차이를 두기다 보다는, 커트 이후의 샴푸 서비스 및 드라이에 여성과 남성의 시간 차이가 나는 것을 두고 가격 차이를 다룬다. 마무리로 샴푸나 건조를 할 때, 남성보다 여성에게 드는 샴푸의 양이나 드라이 시간이 남성보다 더 소비된다는 점에서 가격을 달리 받는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이 외에도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미용실을 자주 방문하니 남성 커트 비용이 저렴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여성이 남성에 비해 머릿결이나 스타일링 등에 신경을 더 쓰니 남성에 비해 금액차이가 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모든 남성은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머리가 짧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가지고 가는 전형적인 성고정관념에 의한 선입견일 뿐이다.

이와 관련해, 핑크 택스 미용실을 고발하거나, 여남커트비용이 동일한 미용실을 공유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다. 해당 계정은 오직 팔로워들의 제보로 운영되는 바, 여남커트비용이 동일한 미용실의 정보를 보고 싶다면 하이라이트 부분을 참고하면 된다. 하이라이트에 지역별로 분류를 해놓았으며, 대략적인 비용, 추가비용유무 등 실제로 이용한 고객들의 후기가 기록되어 있다.

출처

  1. 1.0 1.1 Susan Johnston Taylor (2016년 2월 17일). “The Pink Tax: Why Women’s Products Often Cost More”. 《U.S. News》. 
  2. “같은 제품 여성이 더 비싸게 구입, 美 '핑크 세금(Pink Tax)' 시비”. 《뷰티경제》. 
  3. 진주원 기자 (2019년 2월 14일). “‘여성 기사’ 택시 타려면 돈 더 내라?”. 《여성신문》. 
  4. "여자니까…"음식 덜 주는 식당 어떻게 생각하세요?”. 2017년 12월 7일. 2023년 3월 13일에 확인함. 
  5. 5.0 5.1 “식당에서 같은 돈 냈는데 왜 양이 다르죠?”. 2023년 3월 9일. 2023년 3월 13일에 확인함. 
  6. “네이버 지도”. 2023년 3월 13일에 확인함. 
  7. '왜 남자만 밥 더줘, 차별하냐' 뿔난 여성들…식당 해명은”. 2023년 3월 2일. 2023년 3월 13일에 확인함. 
  8. "여자 밥 남자 밥 따로 있나요" '음식 성차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사회 : 네이트 뉴스”. 2023년 3월 13일에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