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윅

최근 편집: 2023년 9월 7일 (목) 10:16
2022년 뮤지컬 '헤드윅' 포스터.
2022년 뮤지컬 '헤드윅' 포스터.

개요

헤드윅(영제 : Hedwig and the Angry Inch)은 존 카메론 미첼과 스티븐 트래스크가 창작한 락 뮤지컬로, 1960년대 동독 출신의 한 퀴어인 헤드윅과 그가 이끄는 가상의 락앤롤 밴드, 앵그리 인치가 주인공인 작품이다. 뮤지컬과 영화로 작품화 되어 있으나, 1998년 시작된 뮤지컬 원작이며 영화는 3년 뒤인 2001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줄거리

주인공 헤드윅의 본명은 한셀 슈미트. 1961년 동독, 엄마와 함께 살고 있던 소년 한셀은 어느날 파견 미군 루터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달콤한 과자와 사탕으로 유혹하는 루터의 사랑을 거절할 수 없었던 한셀은 그에게 푹 빠지게 된다. 루터는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한셀에게 위장 결혼 후 함께 이민을 가자고 한다. 한셀은 고민 끝에 어머니의 권유에 따라 어머니 '헤드윅'의 여권을 받고 성전환 수술을 받는다. 하지만 실패한 성전환 수술로 인해 그의 성기는 모두 제거되지 않았고 1인치 가량의 살덩이가 남아 분노한다. 그래서 헤드윅의 영어 원제가 'Hedwig and the Angry Inch' 인 것.

그렇게 고통스러운 수술을 끝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루터는 몇 년 만에 다른 사람과 바람을 피웠고 헤드윅을 버리고 떠난다. 하지만 헤드윅은 굴하지 않고 자신이 어릴 적부터 사랑했던 락 음악을 작곡하고 노래하기 시작한다. 한국 출신의 여성들 Yoko, Aretha, Nona, Niko와 밴드를 만들어 곳곳에서 공연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노래로만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한 미군 장병의 베이비시터로도 일하게 된다. 그 집의 어린 아기를 돌보던 와중, 아기의 형이었던 '토미'를 만나게 된다. 헤드윅은 토미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지만 순수한 기질이 있었다고 평한다. 노래를 부르는 헤드윅에게 반한 토미는 그를 따라다니며 락을 배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옆 트레일러에서 들려오는 타이타닉의 OST I Will Always Love You를 함께 들으며 사랑을 속삭이던 와중, 토미는 헤드윅에게서 완전히 잘려나가지 않은 1인치의 존재를 알게 된다. 결국 토미는 혼란에 사로잡혀 그를 두고 떠나버린다.

어린 시절부터 간절히 '완전한 사랑'을 꿈꿔왔던 헤드윅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야 만다. 특히 극 초반, 헤드윅은 넘버 'Origin of love'를 부르는데 이 내용은 플라톤의 '향연'에 나오는 내용이다.

아주 오래전, 인간은 두 짝으로 이뤄져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 여자와 남자가 등을 맞대고 한몸으로 살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네 팔과 네 다리, 앞뒤를 모두 볼 수 있는 얼굴 덕에 너무 강력한 힘으로 자꾸만 신의 영역에 범접하자, 신들은 회의 끝에 제우스의 번개로 인간을 절반으로 갈라놓기로 한다. 결국 모두 절반으로 가위질당한 인간은 자신의 짝과 뿔뿔히 흩어지게 됐고, 결국 인간은 자신의 본래 짝을 찾아 평생을 헤매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바로 '사랑의 기원'이다.

이별의 슬픔을 달래며 진행한 크로아티아 투어 중 헤드윅은 또다른 드랙퀸 이츠학을 만나, 그가 여장을 하지 않도록 하는 조건으로 결혼을 통해 미국으로 데리고 온다. 이츠학은 헤드윅의 남편으로 활동하나, 사실 헤드윅의 성질기갈에 밀려 같이 앵그리인치 밴드를 결성하고도 마음껏 노래조차 부르지 못하는 인물.

앵그리인치의 활동 중 어느날 헤드윅은 자신의 곡을 모두 가져가 유명 락스타가 되어버린 토미를 발견하고 만다. 결국 분노에 찬 헤드윅은 앵그리 인치와 함께 토미의 공연장 바로 지척에 붙어있는 소극장을 전전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와중 우연히 다시 만났던 토미와 차 안에서 재회를 나누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일어난 교통사고로 인해, 토미와 헤드윅 사이의 다룬 뉴스들이 쏟아지며 사람들은 헤드윅을 주목하게 된다. 헤드윅은 이를 이용해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또다시 공연장에 오른다. 사실상 뮤지컬과 영화 모두 이 지점에서부터, 극 중 공연장에 있는 관객들이라는 전제하에 헤드윅의 생애 전반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특징

뮤지컬

  • 관객 자체를 극 중 시대적 관객으로 끌어온다는 전제 때문인지 무대 뿐만 아닌 종종 공연장 내부에서 출몰하거나 무대 아래로 내려간다. 특히 헤드윅의 가장 큰 퍼포먼스는 '카워시'로, 앞 열에 앉은 관객(보통 남성 관객) 1명을 찾아 의자 팔걸이 위로 올라가 선 채로 허리를 흔든다. 치렁치렁한 치마술이 관객의 얼굴을 스치는 모습이 마치 자동 차량 세척 시스템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카워시'라는 이름이 붙었다. 때로 관객이 안경을 쓰고 있다면 벗긴 뒤 안경알을 핥기도 한다고. 그 밖에 헤드윅의 등장 시 관객들이 입장하는 곳에서 나타나 통로를 통해 무대를 걸어 들어오며 통로석 관객들과 인사를 나눈다던지, 헤드윅이 본인의 손수건을 관객 석에 있다는 가상의 '토미'를 향해 던지는 퍼포먼스가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
  • 한국에서는 2005년 초연 이후 1년~2년 주기로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2016년부터는 헤드윅 : 뉴 메이크업 이라는 이름으로 연출과 극 중 배경, 엔딩 등에 변화를 주었다.
  • 한국 공연에서 '헤드윅' 역으로 오만석, 조승우, 조정석, 윤도현, 정문성 등 다양한 남성 배우들이 거쳐갔다. 특히 오래 헤드윅 역을 맡아 해온 오만석, 조승우와 조정석 등은 오드윅, 조드윅, 뽀드윅 등으로 이름을 얻어 그 배우가 가진 해석과 연기에 대한 찬사가 높은 편. 덕분에 해당 배우가 라인업에 있는 경우 티켓팅이 치열하다. 사실상 피켓팅. 유연석, 변요한 등 뮤지컬 배우로서 경험이 없었던 배우들도 캐스팅 되어 남성 배우의 뮤지컬 등용문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영화

  • 2001년 만들어진 영화에서는 무려 원작자인 '존 카메롤 미첼'이 헤드윅을 맡았다.
  • 뮤지컬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뮤지컬과 달리 한 넘버를 부를 때마다 공연하는 장소가 지속적으로 바뀐다. 야외 무대부터 레스토랑까지, 토미의 공연장 인근이라면 어디든 따라다니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 본래 뮤지컬에서는 '토미'의 배역을 '헤드윅'을 맡은 주연배우가 맡는 것이 일반적이나, 영화에서는 토미의 배역을 따로 두었다. 뮤지컬은 헤드윅이 거의 혼자 이야기를 하고 노래하는 1인극에 가까워 토미를 상징하는 배역을 헤드윅이 묘사할 수 있었으나, 영화라는 특성상 토미 배역이 따로 있는 것이 스토리 진행에 원활해 이와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넘버

헤드윅 공식 영문 OST는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들을 수 있다.

  1. Tear Me Down
  2. Origin of Love
  3. Sugar Daddy
  4. Angry Inch
  5. Wicked Little Town
  6. Wig In A Box
  7. The Long Grift
  8. Hedwig's Lament
  9. Exquisite Corpse
  10. Wicked Little Town
  11. Midnight Radio

여담

  • 주인공 '헤드윅'을 두고 어떤 성소수자 정체성을 갖고있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그가 성전환 수술을 했다는 이유로 '트랜스젠더'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는 남성을 사랑하고 드랙퀸으로 공연을 한다는 점만 확실하며, 성전환 수술은 외부의 필요에 의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선택한 것이 스토리상 정설. 때문에 수술 여부만으로 '트랜스젠더'로 이해하기보단 '젠더퀴어' 혹은 '퀴어' 그 자체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 성소수자를 중심으로 둔 극이 아니고 그저 사랑과 성장에 대한 이야기라는 이야기가 일각에서 있으나, 흔히 볼 수 있는 '퀴어 혐오'에 해당한다. 극중 '헤드윅'의 모든 감정선은 자신이 퀴어라는 점에서 나온 고통과 분노에서 비롯되어 있다. 헤드윅이 관계 맺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퀴어라는 지점, 그리고 헤드윅이 드랙퀸의 차림을 고수한다는 점을 봤을 때 퀴어극으로 분류된다.
  • 워낙 유명한 극이니만큼 다양한 장르에서 오마주되곤 하는데, 2023년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D.P. 2'에서 니나(장성민)이 게이이자 드랙퀸인 탈영병으로 등장하며 헤드윅의 삶을 오마주했다. 해당 캐릭터를 연기한 배나라 배우가 직접 부른 'Wig In A Box'가 극 중 OST와 엔딩으로 깔리며 호평을 받았다. 헤드윅의 원작자 존 카메론 미첼이 직접 자신의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배나라가 연기한 넷플릭스 시리즈 'D.P.' 시즌2의 에피소드에 대해 언급하며, 실제 뮤지컬 '헤드윅'으로 배 배우의 연기를 보길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