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모양처

최근 편집: 2018년 11월 14일 (수) 19:15

어질 현, 어미 모, 좋을 량, 아내 처.

어질은 어머니이자 좋은 아내. 남성들이 꿈꾸어왔던 구시대적 여성상.

의미

현모양처는 어질고 좋은 어머니이자 아내를 가리키는 말이다. 긍정적인 어머니 상, 긍정적인 아내 상이란 무엇인가? 어머니, 아내는 누군가를 위한 사람이다. 어머니는 자식을 위하는 사람들이며, 아내는 남편(혹은 시댁)을 위한 사람들이다. 결국 현모양처는 좋은 조력자 상을 말한다. 현모양처는 자신을 위한, 자신의 꿈을 이루는 사람들이 아니라 누군가가 꿈을 이루길 돕는 사람들이다.

역사

식민 공간에서 탄생한 '현모양처'

현모양처(賢母良妻)는 일본의 양처현모(良妻賢母)론에 기원한다. 구한말~식민지 초기에 들어와 일본의 양처현모가 식민 공간에 자리를 잡게 되어 현모양처로 변용이 되는데, 이는 당시 조선의 가부장제가 일본에 비해 보다 견고했기에 일어난 의미 전도라 볼 수 있다. 식민지 남성들은 여성들이 신식 교육을 받아 좋은 '민족의 어머니'이자 '민족의 아내'가 되기를 바랐지만 신식 교육을 받은 신여성들은 개인과 자아를 말하였다. 이로인해 현모양처론과 여성해방론의 대립이 일제 강점기에 보여지게 된다.

가부장제와 현모양처

가부장제는 모든 소녀들에게 현모양처란 여성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꿈이라고 세뇌시켜왔다. 실제로 많은 여자아이들이 꿈에 대해 발표할 때 현모양처를 꼽아왔다. 그것은 과연 현모양처가 진정으로 여자아이들의 자아실현을 돕는 위대한 꿈이기 때문인가? 현모양처는 기껏해봤자 남성의 조력자 이상으로 성장할 수 없는 직업이다. 정말로 현모양처가 진정한 꿈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가부장제 하에서 자신이 그 이상 성장할 수 없거나 성장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현모양처의 수혜자는 남성들이다. 남성들은 자신이 사회에서 더 성공히기 위해서 현모양처를 이용한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세상의 그 어떤 남성이 자신의 꿈이랍시고 "저는 제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한 최고의 조력자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겠는가?

남성과 현모양처

남성들은 흔히 자신이 결혼할 사람은 현모양처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꼭 이렇게 말하지 않더라도, 좋은 아내, 좋은 엄마, 요리잘하는 여자, 내조 잘하는 여자 등 현모양처를 이르는 수십 가지 다른 표현이 있다.) 이것은 가부장제 하에서 남성과 여성의 구별된 역할을 학습하고 그것이 주는 이익을 내면화했기 때문이다. 세상의 어떤 남자도 자신이 현부양부(미러링)가 되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미래 자신이 만날 여자가 현모양처가 되어 자신이 꿈을 이루는 것을 도와주기만을 바란다. 이는 결국 가부장제를 학습한 남성이 가부장제를 적극 재현하려는 욕망을 지니게 되었다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 일로, 모든 남성은 자신이 은연중에 자신의 배우자, 혹은 연인으로 동등한 파트너가 아니라 조력자를 원하지는 않았는지, 세심한 자기 검열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부양부는?

어떤 남자도 현모양처가 되겠다는 여성처럼 '현부양부가 되겠다'라고 말하지 않는다.(사실, 미러링 용어라고 만들어냈지만 이러한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가부장제 하에서 여성은 자연스럽게 남성의 조력자, 내조하는 사람 역할을 학습하지만, 남성은 여성의 조력자 역할을 학습하지 않으며 이는 젠더 불평등, 기울어진 운동장의 반영이다. 여성과 남성은 모두 이러한 고정관념과 가부장 의식에서 탈피하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나무위키의 서술

나무위키는 현모양처를 바람직한 여성상인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서술은 다음과 같다.

기실 현모양처라는 단어 자체는 중립적인 의미를 띠거나 도리어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어떤 사람이 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지위를 갖는다면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떤 사람이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의 지위를 갖는다면 그 역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함이 온당하다. 남자는 현모양처에 해당하는 말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반드시 1:1 대응이 가능 할 수는 없을 뿐더러 남자는 그런 말을 굳이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전통적인 남성상, 남성성을 강요받고 감내하라는 요구를 받기 때문. 거부를 하고 싶어도 그러면 동서양 불문하고 사회에서 좋은 취급을 받기 힘들다. 

현모양처에 대응되는 말이 없는 것이 오히려 남성이 더 나쁜 대우를 받는 증거라고 서술하고 있다. 현 사회 여성의 지위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한 남성편향적인 서술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현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지위가 낮았으며 현모양처라는 단어는 그 증거 중 하나이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으로는 페미니즘적 인식론을 펼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저 글을 작성한 나무위키 유저는 반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