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냥년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9일 (목) 10:13

화냥은 '서방질하는 여자', 즉 '자신의 남편이 아닌 남자와 성관계하는 여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화냥의 어원은 크게 두 가지로 추측된다.

첫째는 중국의 기녀를 뜻하던 '화낭(花娘)'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조선시대 17세기 역학서 <박통사언해(朴通事諺解)>(1677)에서 '여자가 남자와 눈이 맞아 혼외정사함'을 뜻하는 중국어 ‘양한(養漢)’을 ‘화냥년’으로 풀었는데, ‘花娘’을 중국어 발음을 차용하여 ‘화냥’으로 읽은 것이다. 당시 첩을 두거나 계집종을 강간하기도 했던 기득권 남성의 자유로운 성관계는 비하의 대상이 아니었으나 기녀의 '절개 없는' 자유로운 성관계는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로 변질되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창녀혐오와 성녀신화가 드러난다.

둘째는 민간어원으로, 1637년(인조 15년) 병자호란 때 오랑캐에게 끌려갔던 여인들이 다시 조선으로 돌아왔을 때 그들을 ‘고향으로 돌아온 여인’이라는 뜻의 환향녀(還鄕女)라고 부르던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정조'를 잃은 이 여성들은 고향으로 차마 돌아가지 못하고 서대문 밖에 머물렀는데 조선인들은 이들을 오랑캐와 몸을 섞은 여자라며 '환향녀'로 낙인찍었다. 그리고 그들을 보호하지 못한 자신들을 탓하는 대신 그녀들이 순결을 지키지 못한 것과 자살하지 않은 것을 탓했다. 이 현상을 안타깝게 여긴 인조 왕이 홍제천에 가서 몸을 씻고 오면 이들을 받아들이라는 명을 했으나 낙인찍힌 이 여성들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학대받고 차별당했다. 이 후 '화냥년'은 문란하고 조신하지 못한 여성들을 낙인찍는 말로 바뀌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