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최근 편집: 2023년 8월 10일 (목) 10:49

개요

의미 및 운영

세계스카우트연맹에서 주최하는 가장 큰 스카우트 국제행사로서 전 세계적인 청소년 야영활동이다. 전 세계 회원국 5만여 명 이상의 청소년 및 지도자자들이 참가하여 인종, 종교, 이념, 문화의 차이를 뛰어넘어 문화교류 및 우애를 다지는 세계 최고의 청소년 국제 행사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매 4년마다 스카우트 회원국을 돌며 개최되는데, 3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스카우트총회에서 회원국 대표의 투표를 통해 개최지를 결정한다.

유래

북미 인디언의 “즐거운 놀이”, “유쾌한 잔치” 라는 뜻을 지닌 시바아리(shivaree)란 말이 전음화된 것이다. 스카우트의 창시자인 베이든포우엘 경이 1920년 영국런던의 올림피아에서 열린 제1회 세계잼버리를 개최하면서 직접 이 대회에 잼버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제17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세계는 하나(Many Lands, One World)’ 라는 주제로 135개국 19,083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다.

배경

2023년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는 새만금 해창갯벌에서 열렸다. 이곳은 새만금신공항 건설 부지이기도 하다. 새만금신공항은 수많은 환경단체 및 시민들의 수십 년 동안의 반대를 무시하고,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시켜주고, 이를 탄탄하게 뒷받침해주는 새만금신공항특별법을 2021년 발의하고 제정함으로써 정치경제적 주도권을 가진 이들의 의지에 의해 멈춤 없이 진행 중이다.

기후생태위기의 시대에 새만금에 있는 셀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가치를 지닌 갯벌을 파괴하고, 그곳에 기대어 사는 주민들과 생명들의 삶을 파괴하면서 강행하는 새만금신공항 건설이기에 그 지역 주민들에게도, 시민들에게도 지지를 받기 어렵다. 갯벌은 숲이 갖는 탄소흡수 능력(그린카본)의 수십 배 이상의 능력을 가진 탁월한 탄소흡수원(블루카본)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새만금신공항건설을 추진할 논리적이거나 법적인 근거도 부족했다.

잼버리가 열릴 해창갯벌 매립공사가 무리하게 강행된 것은 이와 관련한 이유 때문이다. 새만금신공항 개발 사업을 따내기 위해 시간적으로 개항이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잼버리를 이용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으려 한 데에서 매립이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 없다. 어른들의 정치적 놀음에 청소년들의 잔치를 이용한 것이다.

잼버리가 동원된 구체적 배경 - 새만금 사업

새만금 사업은 전라북도의 군산, 김제, 부안에 걸쳐 만경강과 동진강의 하구부터 펼쳐진 드넓은 갯벌을 매립하여 땅으로 만들고 일부는 민물호수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대선 일주일 전에 전북 민심을 잡기 위해 급조한 공약이었다. 낙후된 전북에 화려한 수변 도시를 만들고 첨단 산업을 유치하겠다는 환상을 전북 정치인들이 부추기면서 이 사업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국민 80%가 반대했고 법원에서 공사 중단 판결이 나기도 했지만, 결국 2006년 대법원에서 공사 진행이 결정되었다.

당초 계획은 2004년에 총 비용 1조3천억원에 간척이 완료되는 것이었으나, 외측 방조제(바다와 갯벌을 분리시키는 댐) 건설비만 2조 7000억 원이 들었고, 예상 사업비는 수십조원으로 늘어났다. 워낙 방대하여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갯벌의 뭇 생명들은 죽어갔고 갯벌 소멸로 전북 어업은 추락했고 인구 손실은 계속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약속한 번영은 오지 않고, 애초에 쌀이 부족해서 갯벌을 매립해 농지를 만든다던 거짓말은 진작 탄로났다. 한국의 인구와 쌀 소비는 동시에 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생물다양성 보존과 기후변화 저감 등 갯벌의 가치는 점차 높아져 한국의 갯벌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기에 이른다. 이제는 갯벌 매립을 할 명분이 없어졌다고도 할 수 있다. 게다가 새만금 내부에 만들려던 민물 호수는 시화호처럼 썩어 버려, 다시 바닷물을 들여보내서 정화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새만금 사업은 총체적으로 실패를 맞이했다. 민자 유치도 되지 않아 매립을 위한 예산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때 잼버리가 동원된다. 매립을 할 명분을 찾기 위해 잼버리 개최에 나선 것이다. 잼버리 대회장이 필요하니 대규모로 부안 쪽 갯벌을 매립하겠다는 이유를 대고 예산을 따기 위한 것이 진짜 목적이었다. 잼버리를 핑계로 조기 매립이 실제 목적이었기 때문에, 또 농지관리기금을 편법으로 썼기에, 잼버리를 매립지로 고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한 이미 실패한 사업인 새만금이 여전히 성공 가능하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잼버리 대회라는 도구가 필요했다. 새만금 이미지 세탁을 위해 전세계에 갯벌 매립지가 마치 천혜의 장소인 것처럼 홍보를 했고, 내막을 모르는 외국 참가자들이 대거 참여하게 되었다. 한국 정부가 새만금 사업 그린워싱을 위해 잼버리 참가자들을 거대한 사기극에 동원한 셈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갯벌 매립에도 엄청난 시간과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매립만 간신히 했을 뿐이었다. 나무를 심어서 그늘을 만들고, 배수 시설을 만들고, 수도와 전기를 공급하는 인프라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사실 매립지에서 대회를 열려는 의도만이었다면 이미 새만금 내부에 완공된 텅텅 빈 매립지가 여기 저기 많이 있기에 그곳을 쓰면 되는 문제였다. 그랬다면 인프라를 구축할 시간도 좀 더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잼버리를 핑계로 굳이 새로 매립을 해버린 상황에서 장소를 바꾸게 되면, 해창갯벌 매립, 더 나아가 새만금 사업 전체의 정당성이 흔들리기 때문에, 우격다짐으로 폭염에도 행사를 강행 중인 것이다.

욕심을 덜 부려서 잼버리 대회장 크기 정도만 매립을 했다면 그래도 폭염 피해가 덜 할 수 있었다. 매립지 면적이 작으면 주변으로 빗물이 자연적으로 흘러내려가서 물 웅덩이가 생기지 않았을 테고, 바다와 더 인접하여 바닷물이 온도를 식혀 주는 역할을 하여 폭염 저감 효과를 보였을 것이다. 잼버리를 핑계로 훨씬 더 넓은 부분을 매립하니, 비만 오면 물웅덩이가 생겨 모기가 급증하고, 일대가 황무지이니 습기와 열기를 전혀 완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1]

문제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밤(8월 2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에서 집단 탈진이 발생해 소방당국이 비상 대응2단계를 발령하고, 잼버리 조직위에 축하공연 중단을 요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개영식 도중 150명이 행사장 내 마련된 잼버리병원으로 이송됐고 이중 84명이 치료를 받았으며 나머지 66명은 스스로 회복해 복귀했다. 치료받은 84명 중 1명(발목 골절)을 제외한 83명이 온열질환자였다.

잼버리 조직위 측은 잼버리 대회가 시작된 8월 1일 잼버리 야영지 내에서 807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400명 이상이 온열질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러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7월 31일에 이미 이러한 상황을 우려하여, “전북도와 정부, 잼버리 조직위는 최소한 야영지 내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비상대응 체제로 전환해서 참여자들이 폭염과 호우 등의 위험상황으로부터 안전한 곳에 머물 수 있도록 준비된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 과정활동 또한 안전한 장소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대처해야 한다. 대책에도 불구하고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면 대회를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긴급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 측은 8월 1일 기자브리핑에서 참가자들의 정신력만을 강조하면서 별다른 추가 대책 마련도 없이 잼버리를 강행했다. 대한민국정부 인스타그램에서는 8월 3일 현재에도 잼버리 대회가 누구든 올 수 있는 즐겁고 의미 있는 대회라는 광고 게시물을 올려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스카우트 단복을 말끔히 차려 입고 8월 2일 잼버리 대회장을 방문해, 참가국 기수단 입장, 스카우트 선서식 등을 지켜봤다. 개영식 말미에는 종이비행기 날리기를 통해 대원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했다. 부상자 속출에 대한 유감이나 우려 표명이나 이를 잘 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의 말은 없었다.

잼버리 대원들, 새만금 야영장 결국 철수(8월 8일)

영국, 미국, 한국 팀이 새만금 야영장의 열악함을 이유로 자체적으로 철수를 한 데 이어, 태풍 카눈의 영향에 대비해 세계잼버리 연맹은 8월 8일, 전 인원 조기 퇴영을 결정했다. 이들은 각 지자체로 이동해 남은 일정을 소화하게 되었는데, 급작스레 내려진 결정에 지자체는 물론 시민들 역시 국가 차원에서 한 잘못의 뒷처리를 왜 지자체에서 해야 하느냐며 불만이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대원들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정보에 대한 관리가 얼마나 부실했는지 또한 드러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예멘 스카우트팀에 관한 것이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조기 퇴영 과정에서 충남도와 홍성군 등 지방자치단체에 175명 숙소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고, 지자체는 혜전대 기숙사에 밤을 새가며 숙소는 물론이고 부페 음식까지 마련했는데, 해당 국가 예멘이 입국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조직위 측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자체와 대학 측에 어떤 사과의 말도 없었다는 점이다. 뷔페 음식 또한 전량 폐기 처분되었다.[2]

세계잼버리 야영장의 열악함과 조기 철수에 대한 김현숙 여가부 장관의 말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그는 8일 오후 새만금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위기 대응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그런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는) 오히려 대한민국이 가진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문제적인 발언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 6일 브리핑에서도 영내 발생한 성범죄 사건에 대해서도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는 발언으로 일축하면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