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5기후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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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글로벌 연대행사로서 2023년 9월 15일, 삼척에서 청소년기후행동을 비롯한 100여 명의 시민단체와 참여자들이 모여 삼척블루파워 신규석탄발전소의 EPC 공사를 규탄하며 화석연료 시대에 종말을 고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기후행동이다.

프로그램

<1구간> 한재공원인증센터 앞 - 항만 쪽 삼척블루파워 앞으로 행진 (메인 집회와 행진)

<이동> 인솔 버스로 삼척블루파워 본사로 이동

<2구간> 삼척블루파워 본사 앞 - 삼척 시청으로 행진 (2차 집회와 행진)

출처: 청소년기후행동 홈페이지

현장 메시지

등교를 거부하고 기후파업 행사에 참석한 박채윤(15세) 씨는 "앞으로 5년 안에 역사상 가장 더운 한해가 있을 가능성이 98%에 이르고,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과 같다면 이번 세기안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8도나 상승시킬 것"이라 하며, "미래세대의 주인공으로서 기성세대 어른들에게 정부와 국회, 기업 구성원들에게 미래세대에 대한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기후활동가 김보림(25세)씨는 "석탄화력발전소는 서울 등 대도시 지역을 위한 시설이고, 정작 지역 활성화와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 건설이 지역산업으로 지역소멸을 막는데 기여하는게 아니고, 좌초자산으로 멀지 않은 미래에 지역에 애물덩어리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도시와 지역을 단절하는 화력발전소는 어느 누구에게도 필요하지 않다. 아직 멈출 수 있을 때에 멈춰달라"면서 석탄발전소 공사 중지를 요청했다.

고동현 기후금융 솔루션 전문가는 사전 행사에서 "지금 삼척에서 짓고 있는 블루파워 화석연료 발전소 등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하거나 채권 인수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금융사들의 태도는 그린워싱"이라고 주장하며 기후행동 활동가들이 금융기관 등 투자자들에게도 항의성 행동을 보여주길 요청했다.

성원기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반대 투쟁 위원회 공동대표(강원대 명예교수)는 기후위기 시대에 기후변화 주범인 석탄 화력 발전소를 새로 짓는 것을 "지구에 대한 테러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는 "현재 화력발전소 가동률 85% 수준으로는 수익 달성이 불가능하고, 장기적으로 탄소중립 이행과정으로 가동율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서해안 당진 석탄 화력 가동율이 52%에 머물고 동해안 석탄발전소는 송전선로 용량부족으로 가동율이 40% 정도로 예상하면서 신한울 2호기 완공에 따라 가동율이 더떨어져 30%수준으로 적자운영을 할 수밖에 없고, 부족분은 국가 재정을 압박해서 결국은 국민 부담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는 "앞으로 5만 명 입법청원을 국민 행동으로 실천할 것"이라면서 참가자들에게도 협조를 당부했다. 이들은 821일간의 도보 순례, 피켓 시위를 통해 석탄화력 중단을 요구해오고 있다. 또한 삼척블루파워로 훼손된 국민휴양지 맹방해변에서 1,066일째 맹방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 : 르몽드디플로마티크

915기후파업 성명서

어떤 이야기로 시작을 열어야 적절할지 모르겠습니다.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는 이제 진부할까요? 기후위기는 심각하다는 말로 전부 설명할 수도 없지만, 그 이상으로 표현할만한 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5년 안에 1.5도를 넘을 확률이 66%가 되었고 해가 지나갈 때마다 준비되지 않은 사회에 불안을 이야기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여전히 우리가 거리로 나오는 이유가 무력감이라는 사실이 절망적입니다. 더 이상 새로운 절망을 말하기도 벅찬데 세상은 우리가 거리로 나오기 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청기행이 처음 활동을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 삼척에 석탄화력발전소가 세워진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 세대에 새로운 발전소라는 것이 말도 안 되는 계획이었지만 기후위기 시대에 새로운 석탄 발전소는 기어코 지어졌습니다. 4년. 삼척 블루파워의 첫 삽을 뜨던 날부터 오늘까지의 시간이었습니다. 짧지만 많은 변화가 있던 시간이었고 우리가 수없이 거리로 나오던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고작 이 석탄발전소 하나를 막지 못했습니다.

화석연료 시대라는 건 화석연료가 돈이 되는 시대입니다. 석탄발전소를 돌리며 막대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이 곧 힘이 되는 세상입니다. 인류는 아주 긴 시간을 화석연료에 의지해왔고 그 시간 동안 화석연료 위에 쌓인 권력은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습니다. 이제 화석연료는 과거만큼 유용하지도 이롭지도 않습니다. 권력자들은 오랫동안 화석연료 사용의 대가를 외면해왔지만, 값싸게 이용하고 이윤을 얻을 수 있던 시대는 기후위기로 인해 끝을 맞이했습니다.

기후위기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석탄발전소는 현재 가장 먼저 퇴출해야 할 시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화석연료를 중단해야 한다는 걸 알아도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눈에는 석탄발전소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머리로는 알아도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일상의 에너지가 화석연료를 연소하며 나온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까지 석탄발전소를 막연히 지역의 문제로만 생각해왔습니다. 에너지를 도시 사람이 사용하니까 도시의 일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특정 지역의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관여하고 싶지 않은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발전소를 짓는다는 건, 지금 이 시점에 새로운 석탄화력 발전소가 생긴다는 건, 특정 지역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석탄발전소가 내뿜는 온실가스는 우리를 기후위기 시대로 내몰았으며 이제는 기후위기 대응마저 가로막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며 석탄발전소의 이용률은 떨어질 것입니다. 수익이 나지 않는 발전소를 계속 가동하기 위해 국가는 세금을 이용해 이익보전을 해주며 발전소에 투자한 기업을 지켜줍니다. ‘화석연료가 돈이 되는 시대’는 이미 끝났지만 우리나라는 공공 자원을 이용해 기업에게 여전히 이 시대를 유지시켜주고 있는 것입니다.

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은 발전소 하나만이 아닙니다. 석탄을 운송하는 도로와 항만, 전기를 운송하는 송전망까지 수많은 시설이 필요합니다. 신규 석탄 발전소가 생긴다는 건 이 자원이 모두 동원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발전소로 인해 사라진 공유자원은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화석연료 발전으로 인해 잃을 것만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기까지여야 합니다. 더는 새로운 석탄 발전소가 지어져서는 안 됩니다. 또다른 화석연료 시설도 대안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냥 모든 화석연료를 끝내야 합니다. 화석연료의 마지막은 우리의 자원이 충분해진 순간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지금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사회로는 앞으로의 재난을 버틸 수 없습니다. 보호받지 못한 우리는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정부에게 요구합니다.

1.2030년까지 국내 화력 발전의 단계적 감축 및 퇴출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삼척을 포함하여 건설·가동 예정인 신규 석탄발전소를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또한, 신규 및 기존 화석 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투자와 지원을 전면 중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탈석탄법 역시 즉각 제정되어야 합니다.

2.화석연료의 대안이 연소 에너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화석연료가 가고 새로운 화석연료가 와서는 안 됩니다.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포함한 국가 법제도상에 신규 화석연료 발전계획을 전면금지해야 합니다. 석탄발전소를 같은 화석연료인 LNG발전소로 대체해서는 안 됩니다. 뿐만 아니라 CCS, 핵발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기후위기에서 지속할 수 있는 공공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3.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건 공공성입니다. 화석연료에 의존한 지역 경제는 지역소멸을 피할 수 없습니다. 발전소가 아닌 공공 교통과 인프라 구축을 통해 지역이 고립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정부는 더 이상 기업에게 화석 연료 투자에 대한 손실 보전을 해줘서는 안 됩니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건 기후재원을 늘려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입니다.

다가오는 재난을 막을 수 없기에 재난이 지나가도 너무 큰 타격을 입지 않을 만큼.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만큼의 회복 탄력성이 있는 사회를 바랍니다.

2023년 9월 15일. 915 글로벌 기후파업 참가자 일동

출처: 청소년기후행동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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