АК(Автомат Калашникова)-47은 소비에트 연방(소련)에서 1947년에 개발한 자동소총이자 칼라시니코프 계열 총기의 한 종류이다.
제원
- 설계자: 미하일 칼라시니코프
- 개발년도: 1947
- 생산: 이즈마시 조병창 (현 칼라시니코프 조병창)
- 생산년도: 1949 ~ 1959 (소비에트 연방 기준)
- 사용년도: 1949 ~ 1980 (소비에트 연방 기준)
- 중량: 4.3 kg
- 총신 길이: 880mm
- 총열 길이: 415mm
- 사용 탄약: 7.62×39mm M43
- 장전방식: 가스 작동식, 회전 노리쇠 방식
- 연사속도: 분당 600 발
- 탄속: 715 m/s
- 유효 사정거리: 300m
- 최대 사정거리: 1,500m
역사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중산층 집안 출신이였던 미하일 칼라시니코프는 소련군으로 복무하며 나치 독일에 맞서 싸웠는데 그러다가 한 번은 부상을 입고 후방의 군 병원으로 후송되었는데, 동료 병사들은 독일군의 MP40 기관단총에 맞설 소련의 기관단총이 없음을 성토했다. 이에 칼라시니코프는 자신의 공업학교 출신과 각종 기계공 근무경력 등을 살려 직접 총기를 제작하기로 하였고, 마침 소련군이 새로운 총기를 모집하는 컨테스트에 출품해보았으나 이 때 채용된 것은 PPSh-41이었고 칼라시니코프의 시제품은 탈락했다. 하지만 적어도 칼라시니코프는 실력을 인정받아 조병창에서 일하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독일은 StG44 돌격소총을 개발했는데 소총처럼 정밀사격이 가능하고 기관단총처럼 휘갈겨 쏠 수도 있었다.[1] 종전 후 독일제 무기들에게 화끈하게 데여본 연합국들은 독일의 무기 시스템들을 흡수하느라 바빴고 이는 소련 또한 예외가 아니라서 독일의 군수공장을 그대로 옮겨오거나 기술자들을 초빙(내지 납치)하기도 하는 등 여러 발전을 모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칼라시니코프가 종래의 M1 카빈, MP40 등의 여러 총기들을 조합하여 만든 시제품이 군부의 주목을 받았고, 몇차례의 개량과 테스트를 거쳐 마침내 1946년 제식 소총으로 채택되었고 1947년 본격적으로 전군에 보급되기 시작하니 이것이 칼라시니코프 자동소총 47호, 즉 AK-47이다.
소련군에서 제식으로 채용된 이후 경기관총 버전인 RPK, 중기관총 버전인 PK 등 AK의 바리에이션이 나오면서 이것들도 소련군의 제식으로 자리잡으면서 AK 시리즈가 더욱 장수하게 되었다. 이들 무기는 말 그대로 AK-47을 조금 손 본 물건이라 AK-47을 쓸 줄만 알면 조금만 더 공부하면 다 쓸 수 있는 무기들이라 적극 채용되었기에 가능했던 것.
특징
AK-47의 구경은 7.62mm로 기존 보병총과 같았지만 탄피가 작아서 화약량도 이전에 비해 절반 정도다. 탄환도 소형 탄약을 사용한다.[2]
이전까지 제작된 다른 총기들에 비해 설계의 허용오차가 큰 편이다. 이 때문에 이물질에 강하고 원활히 작동하는 온도의 범위가 넓다. 또한 움직이는 부품의 개수가 적어서 고장이 잘 나지 않고 정비하기 쉽다. 신형 총기가 많이 등장한 지금도 AK는 맨손으로 분해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 편이다. 장행정 가스 피스톤 방식의 연사기구는 무게가 무겁고 작동에 오차가 적어 이러한 특징들을 극대화한다.
높은 신뢰성과 생산성, 쉬운 정비성을 위해 AK-47은 그 시제형인 AK-46보다 정밀성에서 후퇴했다. AR-15처럼 상하부 총몸이 고정핀으로 지탱되며 여닫을 수 있던 시제형과 달리 AK-47은 아랫총몸이 완전히 고정되고 대형 먼지덮개로 내부를 덮는 방식이 되었다. 먼지덮개를 단단히 고정할 수 없기 때문에 가늠자를 눈에 가깝게 부착할 수 없게 되었고 그 결과 조준이 불편하다. 인체공학에 대한 고려도 부족하여 반동 제어가 힘들고 재장전이 불편하다. 장전 손잡이와 노리쇠뭉치가 별도의 부품인 다른 많은 총들과 달리 AK-47은 장전 손잡이가 노리쇠뭉치와 한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공업 수준이 낮은 국가에서도 만들 수 있는 총이다 보니 탄창의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탄창의 주요 부품인 용수철이 공업력의 수준을 보기보다 크게 타는 부품이기 때문이다.
구경이 그대로인데 화약량이 적어 탄환 속도가 느리고, 공기저항으로 속도 저하가 커져서 탄도의 낙차가 크며 유효사정거리가 AR-15의 5.56mm 탄보다 짧다.[2] 또한 총열과 개머리판의 축선이 일치하지 않아 사격 시 크게 튀어오른다.[3] 개머리판의 설계 문제는 59년형 AKM에서야 해결된다.
광범위한 보급
소련을 비롯한 공산주의 국가들은 상호 유대를 중시했고 공산권에서는 저작권 개념이 희박했기에 공산국가뿐만 아니라 인접한 제 3세계 국가들에서도 많이 사용되었다. 소련이 붕괴되고 칼라시니코프社가 민영화된 지금은 그렇게까지 싸진 않고, 다만 기존에 AK를 채용했던 군사조직들이 유지·관리 비용상의 이유로 채택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단점이 여럿 있지만, AK-47이 광범위하게 퍼진 결정적인 비결은 대량생산에 높은 수준의 공업력이 필요치 않기 때문에 복제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같은 시기 경쟁했던 M16(AR-15) 소총은 재료에 T7 알루미늄 합금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 들어가기 때문에 아무데서나 만들 수 있는 총이 아니었던 반면, AK-47은 재료만 따지면 1~2차 세계대전 총기와 별 차이가 없이 강철과 나무만으로 제작되었으므로 생산에 필요한 사회간접자본이 덜 든다. 심지어는 대장간에서 AK를 제조하기도 한다. 다만 이 경우는 소련이나 중국의 공장에서 생산한 것보다 내구성 등이 떨어진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공산주의 경제를 채택한 소련의 특성 상 값이 매우 저렴한데다 생산에 인프라를 덜 타기 때문에, 2차대전 이후 냉전기 공산권 및 제3세계의 신생 독립국들이 집단적인 무장을 값싸게 갖출 최선의 선택이 AK-47이었다. 2004년 시점에서 세계에는 7천5백만 정의 AK-47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었다.[4] 서양 군대가 화력을 독점하고 이에 맞서는 전근대 국가 군대나 무장단체 및 원주민이 화승총이나 (창 같은)냉병기를 들고 맞서던 시대가 AK-47의 등장으로써 끝나고, 이들이 낼 수 있는 파괴력의 하한선이 적어도 개인화기 분야에서는 웬만한 강대국의 병사와 크게 다르지 않게 된 것이다.
생산성이 개선된 AKM과 타국의 면허 및 불법 생산형의 수도 많기 때문에, 7천 5백만 정의 AK 중에 정작 소련에서 생산된 AK-47의 비중은 크지 않다.
기타
<AK47>[주 1]의 저자인 래리 커헤너는 AK-47을 일컬어 "진정한 대량살상무기"라고 칭했다. 발언 당시는 미국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전쟁을 치룬 직후로, 당시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을 일으킨 명분은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이라크를 점령하고 나니 부시 행정부가 그렇게 주장하던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고, 외려 혼란 상태에 빠진 이라크에서 AK 소총으로 무장한 무장집단들이 AK 소총으로 민간인과 미군을 사살하면서 인명피해가 커진 것을 두고 부시의 전쟁을 비꼰 발언인 것이다.
동시대에 출현해 역시 큰 인기를 끈 M16 돌격소총과 비교하는 이른바 AK-47 vs. M16 놀이가 있다. 그런데 이런 농담 외에도 진짜로 AK-47과 M16을 진지하게 고찰하는 경우도 많다. 영어 위키백과의 AK-47과 M16 비교 문서가 대표적.
해당 총기의 개발자인 미하일 칼라시니코프가 개인 사업으로 보드카를 만들어 이름을 AK-47이라고 붙이기도 했다. 특별판으로 아예 AK-47의 모양을 본뜬 병에 담긴 버전도 출시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러시아에서는 이 소총의 개발과정을 그린 동명의 영화가 2020년 제작되었다.
파생형
AKM
1959년의 개량형이다. 생산성이 개선되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원래의 AK-47보다는 이것이 더 흔하며, 크게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고 부품이 어느 정도 호환되므로 같이 AK-47이라고 불리는 일이 많다.
- 아랫총몸의 생산방식을 절삭가공식에서 프레스식으로 바꿔 단가를 낮추고 무게를 줄였다. 절삭가공식보다 내구성은 다소 떨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 경사식 소염기가 추가되었다.
- 개머리판과 손잡이, 총열덮개의 형상이 개선되었다. 가스배출구가 앞으로 옮겨졌다.
접이식 견착대를 장착한 것은 AKMS, 측면에 조준기 장착을 위한 레일을 추가한 것은 AKMN이라 한다. 총신 상부에 장착하지 못하는 것은 상술한 바와 같이 먼지덮개가 단단히 고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AK-74
- 사용 탄종을 5.45mm M74로 바꾼 것.
AK-103, AK-104
AK-74M에 적용된 개량을 다시 7.62mmm M43탄 AK에 적용한 것.
AK-109
가스튜브에 실험적인 반동제어기구를 추가한 것.
AK-203, AK-204
인도의 제식소총으로 선정되었다.
AK-15
AK-12의 7.62mm M43탄 사용형.
VPO-209
러시아의 총기 규제에 맞추어 산탄총으로 인정받기 위해 총열에 부분적으로 강선이 파여있지 않으며 전용 산탄인 .366 TKM을 사용하는 민수용 총기.
타국 생산형
- 동독: MPi-K 시리즈
- 루마니아: PM.md.63 또는 AIM이라고도 한다. 후자는 미국에 민수용으로 수출되며 붙은 이름이다.
- 유고슬라비아: Zastava M70 시리즈
부품들이 전체적으로 강화되어있으며 치수가 조금 달라서 애프터마켓 부품들이 잘 장착되지 않는다. 노리쇠멈치가 추가되어 있다. - 헝가리: AMD-63 시리즈
- 북한: 58식 보총
- 중국: 56식 보총
부연 설명
- ↑ 이데아,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