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의 첫 여성대통령 박근혜 표현 논란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4일 (토) 08:21

기사

AP통신에서는 박근혜의 탄핵 가결 직후 "대한민국 국회,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의 충격적인 추락(BREAKING: South Korean lawmakers vote to impeach President Park Geun-hye, a stunning fall for country's first female president.)"이라는 속보를 내었다. 그러나 제목에 부각된 '여성'이란 표현에 비해 기사 내용에는 어디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에 여성성을 강조했다거나('준비된 여성 대통령' 슬로건 등), 여성들의 각별한 지지를 받았다는 등의 찾아볼 수 없다.

비판

박 대통령의 실패를 다루면서 굳이 '여성'에 초점을 맞춰 보도해야 하느냐는 지적과 비판이 일고 있다.[1] 박 대통령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탄핵소추안 발의 및 가결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AP는 여러 관련 기사에서 지속적으로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면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2]

박근혜가 한국의 첫 여성대통령이라는 점은 명백한 사실이며, 기사 내에서 이 사실을 부정적인 맥락에서 사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이 문제를 더 선명히 드러내기 위해 사안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다른 타이틀을 붙여보자. 예를 들어 기사의 제목이 '최초의 이공계 출신 대통령의 충격적인 추락' 또는 '최초의 50년대생 대통령의 충격적인 추락'이었고 본문 중 관련 내용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면 기사를 읽는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여길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의 충격적인 추락'이라는 제목에 대해서도 같은 종류의 궁금증을 갖는 것이 합당하다.

차라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박정희 정권의 부정 부패와의 내용적, 인적 관련성 등의 측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독재자 박정희의 자식이라는 점을 강조할 수도 있었을 것이며 또는 탄핵소추 및 가결에 있어서 박근혜 대통령의 역대 최저 지지율 및 역대 최대규모 촛불집회 등이 미친 영향을 강조할 수도 있다. 최초의 피의자 대통령이라는 점도 사안과 관련이 깊다. 이처럼 사안과 밀접하게 관련된 수많은 '최초', '최저', '최고' 타이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안과 아무런 관련도 없고 기사 내용과도 관련이 없는 '최초의 여성'을 부각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를 감안할 때 맥락 없는 '여성' 부각은 맥락 없는 '이공계' 부각 예에 비해서도 대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