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Cities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7일 (화) 09:09
1990년대 말의 지오시티 소속 개인 웹사이트의 전형적인 분위기

GeoCities는 1994년부터 2009년까지 무료 웹사이트 호스팅을 제공한 미국온라인 서비스였다. 인기가 정점에 달해 350만개의 계정을 보유하고 인터넷에서 3번째로 가장 많이 방문하는 웹사이트였던[주 1] 1999년에 야후에 의해 36억 달러에 인수되고 이름을 Yahoo GeoCities로 바꾸었다. 이후 웹 2.0소셜미디어 시대를 맞아 쇠퇴하다가 2009년에 미국 서비스를 중단했다. 전성기가 한참 지난 2006년에도 월 2억 방문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한편 1998년경에 시작된 일본 지오시티 지사는 서비스를 계속하는 중이다.

지오시티의 역사는 닷컴 버블과 괘를 같이 하며, 아울러 지오시티는 2000년대 중반부터 불기 시작한 새로운 트렌드인 웹 2.0의 이전 시대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1세대 웹 중 하나이다. 비록 일반 사용자들이 각자 웹사이트를 만들고 서로 교류하도록 "동네" 개념을 만들어주었지만, 지오시티에는 동적 인터넷의 상징인 댓글이나 서버 내 메세지 기능이 없었다. 사용자들은 이메일로 서로 연락하거나, 방명록 또는 게시판 기능을 구현한 외부 서비스에 계정을 만들어 거기로 링크했다.[주 2]

  • 지오시티 1999년 백업본 (Internet Archive 제공)
  • 야후 지오시티 일본 서비스
  • geocitiesizer : 현대의 웹사이트를 90년대 지오시티 디자인 경향에 맞춰 재구성해주는 서비스에 네이버의 URL을 넣어서 지오시티 분위기를 내도록 했다. 페이지가 로딩 되면 배경음악이 연주된다. (아무런 사전 경고 없이 배경음악이 "분위기용"으로 연주되고 이 음악을 중단시키거나 크기를 줄일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제공되지 않던 점도 원작을 충실히 반영한 것이다.)

사용 방법

지오시티에 계정을 만들고자 하면 먼저 지오시티의 주제별 "동네"와 "소동네" 중 하나를 골랐어야 했다. 그리고 계정명을 정하면 내부 번호(사용자 한 명당 1씩 증가하는)를 "번지수"라는 명목으로 배정받은 후 자신의 웹사이트 URL 은 geocities.com/동네/소동네/번지수/계정명 으로 정해졌다. 웹사이트들을 둘러보는 경험도 길을 걷는 경험과 유사하게 제작하는 듯, 가상의 개념을 현실의 물건에 빗대어 디자인하는 것이 10년 후 아이폰 초중기에서도 나타나는 스큐어모피즘의 초기 형태로 볼수도 있겠다.

동네 명은 지오시티 운영진이 적당히 상상력을 동원해 주제와 관련 있는 것으로 정했으며, 한 때 동네는 41개에 달했다. 예를 들면 영화 관련 동네는 "할리우드", 공상과학은 "Area 51", TV는 "Television City"(응?), LGBT는 "웨스트 할리우드"[주 3], 와인은 "Napa Valley" 등이 있었다. 그러나 이 동네 개념은 지오시티만의 물리적 공간 느낌을 온라인 상에서 내려는 아이디어였을 뿐, 개별적으로 사용자 사이트를 감시하고 주제에 맞지 않다고 옮긴다는 통제는 없었다.

사용자들은 지오시티 자체의 웹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파일들을 하나씩 자신의 폴더에 올릴 수 있었다.[주 4] index.html 이 첫 페이지가 된다. HTML 마크업에 대해 검색해서 배운 뒤 메모장으로 HTML 파일을 짜서 올리거나, GUI 기반 HTML 편집기를 구해(...)서 편집했다. 보통 메뉴를 페이지 상단에 구성했는데, 대부분의 편집툴이 모듈화를 지원하지 않음으로 메뉴 구성이 바뀔 때 마다 각 페이지에 달려있는 메뉴를 각각 편집해야 했다.

지오시티 메인 웹사이트에서 개별 사용자 웹사이트를 찾아가려면, 검색창에서 주제나 사이트 명을 입력하거나, 동네 -> 소동네 -> 번지수를 100개씩 모은 블럭 -> 번지수 순으로 선택해서 들어갈 수 있었다.

사용 경향

대부분의 지오시티 웹사이트들은 자신 소개, 창작물 게시, 또는 개인의 취미에 대한 정보를 모아서 제공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간혹 자작곡의 MIDI 파일 배포, 아마추어 게임 다운로드 등을 제공하는 페이지들도 볼 수 있었다. 드물게는 링크에 링크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던전형 링크 구조를 만들어놓고 웹사이트의 문서와 이미지를 통해 선택형 어드벤쳐 경험을 제공하는 사이트도 있었다.

사용자들은 의외로 자신이 속해있는 "동네"에 꽤 강한 소속감을 느끼고 페이지 상단의 일부를 그 동네에 해당하는 사이트 이동 경로(breadcrumb)를 표시하는데에 할애했다.

웹사이트들 사이에 서로를 연결 해서 방문자들이 주제별로 사이트들을 "탐험" 할 수 있게 하는 웹링(Web Ring)이라는 시스템이 유행했다. 관심사를 공유하는 웹사이트 관리자들이 모여서 그룹(Ring)을 형성하고 그 그룹에 속한 웹사이트의 상단 또는 하단에 배너를 통해 그룹의 다른 웹사이트 하나를 랜덤으로 홍보해주는 시스템이었다. 배너 이미지는 외부 서비스인 웹링 서버의 이미지로, CGI를 이용해 이미지 호출이 있을 때 마다 웹사이트 하나에 해당하는 배너를 랜덤으로 선정해 보내고, 배너의 링크도 웹링 서버의 지정된 주소로 두면 클릭시 배너 이미지에 해당하는 웹사이트로 보내는 시스템이었다.

디자인 경향

라이트 유저들의 웹사이트는 텍스트와 표, 그리고 JPGGIF 이미지로 이루어졌다. PNG 포맷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으며, 아직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인터넷 익스플로러점유율을 놓고 경쟁하고 있던 때라 자바스크립트를 활용하는 이도 적었다. 간혹 가다 비표준 포맷 플러그인을 통해 3D 은하수 모델 같은 것을 올려놓는 용자도 있었다.

사용자들은 개성이나 분위기 표현을 위해 페이지 전체의 배경 이미지로 밤하늘에 별이 보이는 대용량 이미지를 삽입하거나, 배경음악을 넣곤 했었다. 28.8 kbit/s, 33.6 kbit/s 속도의 모뎀이 아직 쓰이고 있었기 때문에, 한 페이지에서 메뉴를 클릭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경험에 오프라인처럼 부드러운 로딩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이미지 포맷압축률, 그리고 축소된 사이즈를 번갈아가며 시험하는 작업이 요구되었다.

전반적으로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의 신기함과 기술을 적용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다른 모든 것을 압도했던 시기로, 지오시티의 웹사이트 중 상당수는 컨텐츠에 디자인을 맞춘다기 보다는 신기술과 클립아트 이미지에 컨텐츠가 이끌려가는 경향을 보였다. 신기한 동적 GIF 를 구한 후 그걸 적당히 웹페이지 어딘가에든 억지로 넣어두는 관행이 그런 경향을 대표하는 습관이었다. 또한 사이트 곳곳에서 전반적인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색감의 동적 GIF가 번쩍이며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지오시티에 호스팅한 웹사이트에서는 전반적으로 아래와 같은 특징들을 볼 수 있었다:

  • 어두운 배경에 하얀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상을 활용한 텍스트.
  • 배경색을 다르게 줘서 하이라이트로 처리한 텍스트의 활용.
  • 링크 옆에 손가락 등 아이콘 (또는 동적 아이콘)을 넣어 강조하기; 링크를 커스텀 색깔로 지정하기.
  • 움직이는 GIF ("NEW!", 라든지 "HOT!" 등) 의 사용; 뜬금없이 주제와 관계없는 엄청나게 큰 동적 GIF 를 어딘가서 퍼와서 게시하기.
  • 사용한 이미지가 나머지 이미지와 사이즈 스케일이 안 맞거나, 텍스트와 사이즈가 조화되지 않거나, 전반적인 사이트 분위기와 맞지 않는 이미지 사용.
  • Comic Sans 폰트 등 다양한 폰트 사용.
  • 초기 사이트 구성 계획을 원대하게 짜둔 후 각 링크마다 페이지 제목만 만들어두고 Under Construction (공사중)이라고 붙인채 몇년 동안 방치하기. 공사중 페이지에는 예외없이 공사장용 불도저 아이콘과 출입금지 도로표지 아이콘이 등장했다.
  • 방문자 카운터 (외부 CGI 로 구동) 달기.
  • 하단에 넷스케이프 지원이라느니, IFRAME 사용에 반대한다느니, 노트패드로 코딩했다느니 등의 작은 버튼을 만들어 진열하기.
  • 리얼미디어 브라우저 플러그인이나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 플러그인 등의 비표준 플러그인을 사용할 때는 미디어 옆에 플러그인 설치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하기.
  • HTML의 <MAP> 태그와 큰 이미지를 활용한 메뉴 제작 (이미지에 메뉴 구성 모듈들이 들어간 디자인).
  • 페이지 자체에 자동으로 플레이되고 차단 할 수 없는 음악 넣어두기.
  • 전통적인 지오시티처럼 디자인 한 후 엉뚱한 링크를 달아서 방문자 낚시하기.

역사

지오시티는 1994년에 본사를 캘리포니아 베버리힐즈에 두고 "BHI"라는 이름의[주 5] 야후와 유사한 디렉토리 검색 서비스로 시작했다. 이 디렉토리는 웹사이트들을 여섯개의 "동네"로 분류했다. 1995년 중반에 BHI는 무료 웹사이트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디렉토리의 동네 개념은 호스팅 서비스로 그대로 이어졌다. 이후 동네 차원의 웹 기반 채팅 및 게시판 서비스가 추가되었다. 1995년 12월에 회사명을 잠시 GeoPages 로 바꾸었다가 다시 GeoCities 로 바꾸었다.[주 6]

1998년에 GCTY 코드로 주식을 상장하고, 상장시 주 당 가격은 $17 달러 였으나 빠르게 성장하여 주 당 $100 까지 올랐다.

2009년 페쇄 될 당시 3,800만개의 페이지가 존재했다.

백업본

인터넷 기록을 보존하는 프로젝트인 인터넷 아카이브와 Archive Team 등은 지오시티의 방대한 내용을 백업하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펼쳤고, Archive Team 은 900 GB 상당의 지오시티 오프라인 백업본을 토렌트로 배포했다.

지오시티 일본

지오시티 일본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페쇄 기미는 없다. 신규 계정 등록도 가능하다. 미국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동네 개념을 적용해 16개의 동네를 운영하고 있다.

부연 설명

  1. 당시 1위는 AOL, 2위는 야후였다.
  2. 지오시티는 HTML과 첨부파일 업로드만 지원하고 당시 방명록 서비스에 필요한 CGI/Perl 기능을 지원하지 않았었다.
  3. LA에 웨스트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모이는 게이 커뮤니티가 있어서 이렇게 붙인 듯 하다
  4. 업로드가 가능한 확장자에는 제한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5. "베버리힐즈 인터넷"의 약어이다.
  6.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개별 웹사이트를 "homestead"(집)으로 부르고, 이 집들이 모여 동네를 이룬 후 동네가 모인게 도시(Cities)라는 느낌으로 명칭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