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양자경 아카데미상 수상소감 왜곡보도 사건 및 논란

최근 편집: 2023년 4월 23일 (일) 08:28

This is proof that, dream big, and dreams do come true. And ladies don't let anybody tell you you are ever past your prime. Never give up. 수상소감 원문

나의 수상은 큰 꿈을 꾸면, 그 꿈은 이뤄진다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여성 여러분 그 누구도 여러분의 황금기가 지났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세요.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올바른 해석

저의 수상은 희망과 가능성의 증거입니다. 다른 이들이 여러분들에게 전성기는 지났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세요. 결코 포기하지 마세요. SBS의 보도

개요

SBS 뉴스가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에올/감독 다니엘 콴·다니엘 쉐이너트)'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양자경의 소감 일부를 삭제, 방송해 논란이다.

삭제된 발언으로 인해 그간 여성의 인권 신장에 목소리를 높인 양자경의 본 의도가 왜곡됐다는 질타가 국내 네티즌 사이 쏟아지고 있다.

2023년 3월 13일 SBS '8 뉴스'는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받은 양자경 소감을 보도하면서 '여성(Ladies)'이라는 단어 음성을 제거했다.이에 대해 국내 상당한 인지도를 자랑하는 한 영화 커뮤니티 A에서 B 회원은 "다른 방송국들은 다 멀쩡히 보도했는데 수상자의 의지 무시하고 왜 이렇게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상파 방송 MBC·KBS·SBS 3사 메인 뉴스 중 SBS '8 뉴스'만 이렇게 보도했다.

여성 시청자들에게 용기를 주고자 한 양자경 소감은 결국 여성이 아닌 "다른 이들이 여러분들에게 전성기는 지났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세요"라는 모두를 위한 격려로 바뀌었다.

문제는 그간 양자경이 여성 인권에 여러 관심을 내비쳤다는 점이다. 최근 뉴욕타임스에는 '8년 전 내 인생을 바꾼 비극들은 아직도 발생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신문에 싣기도 했다. 해당 기고문에서 양자경은 재해와 관련해 지역 사회, 국내 정치, 국제 정치 등 각 영역에서 여성의 진출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유명 감독 뤽 베송이 연출을 맡은 영화 '더 레이디'에서는 미얀마의 영웅 아웅산 수찌를 연기하기했다. 양자경은 아웅산 수찌를 가리켜 "이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자 여성 운동가"라고 표현했다. 이에 양자경이 수상 소감 중 '여성'을 허투루 언급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국내 기사 앞서 제29회 미국 배우조합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을 때도 "이 상은 단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와 닮은 모든 소녀들을 위한 것"과 수상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는 "다양성과 대표성을 포용하고 인정해준 아카데미에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밤 우리는 유리 천장을 깨부쉈습니다."이라 말한 것을 고려하면 더욱 심각한 왜곡보도라 할 수 있다.

해당 논란과 관련 14일 SBS 보도국 측은 뉴스엔에 "답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자경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 밤을 지켜보는 나처럼 생긴 소년 소녀들에게 이 상이 희망과 가능성의 불꽃이 되길 바란다. 여성 여러분,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의 전성기가 지났다고 말하도록 내버려두지 말라. 제 어머니께, 세계의 어머니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 그분들이 바로 영웅이기 때문"이라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하지만 이를 보도한 SBS 뉴스에서는 '여성'이라는 번역은 싹뚝 잘라내고 "저의 수상은 희망과 가능성의 증거입니다. 다른 이들이 여러분들에게 전성기는 지났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세요. 결코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자막을 내 보냈다.

네티즌들은 해당 영상을 캡쳐해 커뮤니티에 올리며 "8시 뉴스에서 왜 이런 짓을 하나? 여자가 여자한테 격려하는 걸 보면 화가나나?" "저게 뭐라고 단어를 잘라먹냐. 여성 지우기에 진심인 듯" "불과 며칠전이 여성의 날이엇는데" "나는 해설 자막에서만 생략한 줄 알고 영상 봤는데 아예 멘트도 편집을 했네" "해외에 번역되서 나가야 할 뉴스"라며 맹비난을 하고 있다. 양자경의 해당 수상소감은 CNN 남성앵커가 여성은 40대까지가 전성기라는 말을 한게 화제가 되어서 여성들에게 전성기가 지나지 않았다고 전해주는 메세지”였다며, 수상소감에서 ‘여성들’이 언급된 맥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편 타 방송사들은 양자경의 수상 소감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였다. SBS가 왜 굳이 '여성'이라는 단어는 영상과 자막에서 삭제하여 보도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1] 그런데 SBS는 지난 13일(한국시각) ‘8뉴스’에서 양자경의 수상소식을 전하며 수상 소감 중 ‘여성 여러분(And ladies)’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자막뿐만 아니라 음성에서도 지웠다. SBS를 제외한 KBS, MBC 등 다른 지상파 방송과 종편 뉴스에서는 ‘여성 여러분’을 포함한 음성과 자막을 그대로 내보냈다.

해외 언론 보도

해외 언론들은 배우 양자경(량쯔충·Michelle Yeoh)의 아카데미상 수상 연설에서 ‘여성들’이라는 표현을 지운 SBS 왜곡보도 논란을 연이어 보도하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SBS 사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여성 권한 강화 논의에 낙인을 찍은 한국의 반페미니즘 물결이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1. 미국 타임지 : 2023년 3월 15일(현지시간) <반페미니스트 백래시가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 방송사가 양자경의 오스카상 수상 연설을 검열했다>(A South Korean Broadcaster Censored Michelle Yeoh’s Oscar Award Speech Amid Rising Antifeminist Backlash)는 제목의 기사에서 “방송사의 검열과 여성혐오를 비난하고 경영진의 사과를 요구하는 글들이 SBS 게시판에 쇄도했다”며 “이러한 분노는 한국 여성들이 페미니즘과 양성평등 운동에 대한 국내의 적대감이 커지는 상황을 직면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 반페미니즘은 지난해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보수 성향의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데 일조했다”며 “세계경제포럼의 연례 성별 격차 지수에서 한국은 146개국 중 99위를 차지했다”고 반페미니즘 정서를 설명했다.
  2.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사 NPR : 2023년 3월 14일 <한국의 한 주요 방송사가 양자경의 오스카 연설에서 ‘여성들’을 생략했다> (A major South Korean broadcaster omitted ‘ladies’ from Michelle Yeoh's Oscars speech)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사건은 한국의 젠더 담론을 둘러싼 긴장된 분위기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자신이 성차별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남성들이 주도하는 반페미니즘 물결은 한국에서 여성 권한 강화에 대한 논의에 낙인을 찍었다”며 “많은 젊은 여성들은 급진적 페미니스트로 낙인 찍히는 것이 두려워 심지어 동료들 사이에서도 여성의 권리에 대해 말하는 것을 불편하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3. 영국 주간지 NME : 2023년 3월 14일 <한국 방송사 SBS, 미셸 여의 오스카 수상 소감 편집 논란>(Korean network SBS faces backlash for editing Michelle Yeoh’s Oscars acceptance speech)이란 제목의 보도에서 “해당 방송사는 ‘여성 여러분’이라는 문구를 편집해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SBS는 뉴스 보도를 위해 연설을 편집해 비판 받았고, 누리꾼들은 여성혐오를 비판했다”고 했다.
  4. (양자경의 출생지) 말레이시아의 언론 The Star : 2023년 3월 5일 한국 네티즌들의 비판 여론을 전하며 “한편 일부에서는 성별에 대한 언급을 배제하기 위해 ‘여성들’이라는 단어를 삭제한 것은 많은 여성들이 실생활에서 직면하는 어려움을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5. CNN 인도네시아 : 2023년 3월14일 “SBS는 2023년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미셸 여의 연설에서 ‘여성’ 부분을 생략한 것에 대해 여성혐오적이라는 비난과 비판을 받았다”고 했다.[2]

그야말로 국제망신. 타임지는 윤석열 대통령여성가족부 폐지 등 한국의 안티페미니즘 흐름에 대해 같이 보도하며 이가 거세지는 가운데에 일어난 전형적인 백래시라고 평했다. SBS 측의 '의도가 없었다'는 해명을 부정한 것이다.

적절하지 못한 SBS 대응

이에 ‘여성의 자리를 지운 악의적 왜곡 보도’라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SBS는 해당 영상을 ‘여성 여러분’이라는 표현을 표기한 영상으로 사과문도 없이 스리슬쩍 교체했다. 해당 보도를 한 SBS 김광현 기자는 지난 15일 미디어오늘에 “처음에 리포트를 붙인 싱크 길이가 15초여서 전체 리포트 길이가 늘어났고, 중간을 자르다가 발생한 일”이라며 “(의도적으로) 한 단어만 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BS 보도국도 공식 입장을 통해 “의도를 갖고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시청자들의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논란이 일자 SBS 보도국 관계자는 "꼭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해당 단어를 삭제했다 응 개소리"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각종 언론 및 네티즌들은 "언론사가 멋대로 인터뷰이의 의도를 재단하는 것이 왜곡보도"라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유튜브에 올렸던 기존의 영상은 삭제하고 새롭게 "여성 여러분"이란 단어를 추가한 영상을 업로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지속되자 새로운 입장문을 올리며 "기자가 기사를 발제한 취지와 리포트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는 해당 배우가 아시아계 여성으로서 '차별의 벽'을 넘어 성취를 이룬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의도를 갖고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점(?), 헤아려주시기 바란다"며 "'And ladies'라는 말이 갖는 함의가 있기에 디지털 콘텐츠를 모두 수정했습니다. 앞으로 인터뷰이의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게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등 사원들은 여성신문을 통해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여, 사측에 사과 등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측은 스포츠조선 등 언론을 통해서만 공식입장을 발표하고 장난하니 SBS 뉴스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사과문을 발표하지 않고 있어 비판받고 있다. 이후 2023년 3월 23일 1분기 보도편성위원회에서 이와 관련된 경위 파악, 수뇌부 입장 청취가 이루어졌으며, 실무자 측에서는 사측의 외부 매체 기자들의 전화 취재에 소극적으로 응한 자세를 비판함과 동시에 도의적인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비판하였다.[3]

SBS 김광현 기자 일베 논란

문제의 내용을 보도한 사람은 SBS 소속 김광현 기자이다. 참고로 이 기자는 10년 전 SBS 8 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 사건의 당사자이다.[4]

2013년에 SBS는 김광현 기자의 노무현 대통령 이미지 합성 사건을 관련하여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1. “양자경 수상 소감에서 '여성' 발언 '싹뚝' SBS 8시 뉴스 왜? [이슈in]”. 2023년 3월 14일. 2023년 4월 22일에 확인함. 
  2. 미디어오늘 (2023년 3월 17일). “외신도 주목한 SBS 양자경 수상소감 삭제 논란”. 2023년 4월 22일에 확인함. 
  3. 이수진 기자 (2023년 3월 14일). “양자경 수상소감서 ‘여성들’ 향한 메시지 지운 SBS 논란... 노조 “사측 사과해야””. 《여성신문》. 2023년 4월 22일에 확인함. 
  4. 《일베 '노알라' 뉴스 노출 방송사고》, 2023년 4월 22일에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