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살기 위하여

최근 편집: 2019년 7월 16일 (화) 17:20

이 땅에 살기 위하여는 90년대 중반 한인 사회 운동을 통해 탄생한 곡이다. 청년학교의 최용탁[주 1]이 가사를, 청년학교의 정승진이 곡을 만들었다.[1] 가사에 미주 한인 민권 운동이 마주한 반이민 물결이라는 도전과 거기에 대응하는 다민족 연대 전략을 담아냈다.

가수 신윤미가 불렀다.

가사

이 땅에 살기 위하여
떠밀려서 왔더라도
떠밀려 살지 않기 위하여
씨 뿌리는 마음으로
우리는 이제 새 맘으로
시작하여야 한다

오천년의 쓰라린 역사
꺽이지 않는 질경이 처럼
이 땅에 자랑스런 코리안으로
수많은 형제들과 어깨를 걸고

당당하게 거대한 이 대륙에
꿋꿋히 서기 위하여
튼튼한 뿌리를
땅속 깊이 내려야 한다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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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뿌리 3호 (1996)에 실린 소개 글 - 나성한인문화패 한누리

우리들은 가슴 속에 담긴 수많은 사연을 제대로 표현하는데 능력이 턱없이 못 미칠 때가 얼마나 많은가? 짧은 말이 다다르지 못하는 우리 마음 속 저 깊은 곳에서 용암처럼 꿈틀거리던 정서의 일단이 때론 시가 되고, 그림이 되고, 춤이 되고, 음악이 되어 풀려 나오는 것이 아닐런지.

그 중에도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벗은 노래라 할 수 있을 것이댜 노래의 맛도 여러가지가 있다. 화려 한 조명 한가운데서 빈틈없는 반주에 실린 가수의 열창을 듣는 즐거움도 있겠지만, 전혀 다듬어지지 않았다 해도 목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 그리고 우리 삶의 고비길 사연들을 간직한 노래들 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땀 홀려 일하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사람을, 잔치집의 함박 웃음으로 목청껏 불러제끼는 흥을, 아픈 상처 절절한 한이 눈물에 젓어 끊어진듯 말듯 이어지는 노래 가락을, 참새의 지저귐처 럼 재잘대는 골목길 아이들의 합창을, 해질 무렵 석양에 인생 역정의 무게를 실어 노래 부르시는 할아버지 의 나즈막한 목소리를, 난관을 뚫고 나가는 결연한 다짐으로 노래할 때 움켜쥔 두 손을, 술품을 뛰어 넘어 새로운 힘으로 꿈틀대는 신명 등을 접하는 것은 항상 조용한 감동을 자아낸다.

그런데 대중 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와 우리가 따라 부르는 노래들은 대개 어떠한가? 비에 젖은 가로등 불빛이나 카페의 향기가 우리 추억의 전부이고 세상은 오로지 남녀간의 사랑을 축으로만 도는 듯 노래하는, 우리 삶의 한 파편만을 소재로 한 것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 가사는 “아이 돈 노우"라도 "필링 .. 은 "오케이"라는 (동포 양,1의 경우는 다르지만) 서양 가요들에 우리는 얼마나 일방적으로 길들여져 왔는가. 게다 가 문화적으로 "서울 .. 과 “나성" 어디쯤에선가 표류하고 있는 미주 동포의 가파른 이민살이 희노애락을 담은 노래들은 더욱 찾기 어렵다.

그 어지러움 속에서도 아침 이슬처럼 숨어 반짝이는 노래들이 있다. 우리 삶의 이모저모와 무게를 진솔 하게 담은 건강한 노래들이 있다. 이런 노래를 듣게 되면 오랫동안 해어졌던 옛친구를 만난 듯 반갑다.

그 옛친구와의 재회가 이루어진 자리가 있었다. 1994년 9월 30일 나성에서 각 지역 동포사회단체들이 모여 큰 바람으로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를 결성하는 자리에서 선을 보여 감동의 박수를 받은 "이 땅에 살기 위하여"라는 노래가 그것이댜 이 노래는 소수민족으로 부대끼며 살림살이를 꾸려가는 해외동포 들의 내일을 열어 가기 위해 땀훌리자는 다짐을 담은 것이다 뉴욕에 살며 해외동포의 삶을 진솔하게 시로 쓰고 있는 최용탁님의 시 중 일부가 노래말이 되었고, 노래가락은 올바른 동포사회 문화를 만들기 위해 애 쓰고 있는 나성한인문화패 ‘한누리 ’에서 일하는 박상진님이 지었다. 이 노래가 나성 구석구석에서도 울려퍼 져 메마른 동포사회를 적시는 한 줄기 단비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더불어 사는 뿌리"에 악보와 함께 소개한다

급변하는 세상은 온갖 이기가 판을 치는 아수라장이댜 그 파고는 동포사회에도 예외없이 밀어닥쳐 "반 이꿋추세"라는 모습으로, 떠밀려 온 우리의 뿌리마저 송두리채 뽑으려 한다. 게다가 먹고 살가는 날로 어 려워진다. 이럴때 한숨만 쉬지 말고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힘을 북돋아 보자. 불경기에 잔뜩 움츠린 어깨도 좀 펴보자 나 혼자만이라고 감아버린 두 눈도 다시 떠 이웃을 돌아보자. 걱정근심에 깊게 패인 주름살도 펴보자. 당당하게 거대한 이 대륙에 꿋꿋이 서기 위하여 이제 새 맘으로 우리 함께 씨를 뿌리자. 우리 함께 튼튼한 뿌리를 땅 속 깊이 내리자.

악보

NAKASEC 결성식 프로그램북에 기재된 악보이다.


부연 설명

  1. 기자 칼럼에는 최용탁이라고 나왔으나, 나카섹 결성식 프로그램북에는 민족학교의 박상진이 작곡햇다고 나와있다. (..?)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