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 신화

최근 편집: 2017년 5월 22일 (월) 22:31
무지개불괴기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5월 22일 (월) 22:31 판 (오타수정)

우처구우러본(烏車姑鳥勒本). 조상신들의 이야기라는 의미로, 천궁대전(天宮大戰)으로 번역되었다. 만주족의 창세기 신화이다.

등장인물

아부카허허

하늘의 여신이며, 버드나무의 여신이다. 버드나무는 만주족에서 우주목으로 여겨지고, 버드나무의 잎은 여인의 생식기로 비유되는데, 이는 아부카허허가 우주신의 속성을 지녔으며, 만물을 창조한 어머니임을 상징한다.

  • 탄생

하늘과 땅이 분리되기 전, 오직 거품으로만 존재하던 우주속에서 아부카허허가 탄생한다. 물방울과 거품으로 존재하던 아부카허허는 처음엔 매우 작았으나 점점 크기가 커져 땅을 뚫고 자라 하늘이 되었다. 때문에 아부카허허의 몸은 하늘에 가득 차 모든 공간에 존재하며, 그녀의 형체는 볼수도 잡을수도 없다고 한다. 아부카허허의 성격은 본질인 거품과 물방울, 공기로부터 비롯되어 유연하고 온화하다. 구름과 비, 천둥번개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지녔다.

  • 세상의 창조

아부카허허는 자신의 몸을 통해 모든것이 뒤섞인 우주를 분리해 창조를 시작한다. 맑은것은 띄어올려 하늘을 만들고, 탁한것은 가라앉혀 땅을 형성했다. 그리고 공기로 우주 만물을 창조하였는데, 창조하는 일이 바빠지자, 자신을 도울 또 다른 신을 창조한다. 땅인 자신의 하반신에서 바나무허허를, 하늘인 상반신에선 빛과 별의 신 와러두허허를 각각 떼어내 자신의 창조 작업을 돕게한다. 이 세 신들은 서로가 서로의 신체 일부인 것 처럼 그 존재가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이 셋 중 어느 하나가 피해를 입으면 다른 두 신도 함께 약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바나무허허

아부카허허가 자신의 하반신을 떼어내 만든 땅의 여신. 자신의 몸에서 냇물과 호수, 무수히 많은 동물과 식물들을 쏟아내었다. 그녀는 생명을 창조하는 능력에 더해, 피조물에게 마음대로 능력을 부여하거나 명령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지고 있다. 짐승들의 창조주다운 털복숭이에, 산과 바위로 된 단단한 몸을 갖췄다. 강력한 능력에 비해 성격이 영 좋지 않은데, 산과 돌의 성질을 닮아 굼뜨고 게으르며, 이러한 특성을 인간 남성을 창조할 때 그대로 물려주게 된다. 거기에 더해 선한 여신인 오친에게 돌을 던져 양성구유의 악신 예루리로 각성시켜, 천궁대전 내내 이어지는 긴 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야나두허허

아부카허허가 자신의 상반신을 떼어내 만든 빛과 별의 여신. 아부카허허가 바나무허허를 분리해 땅을 정리한 후에, 빛과 공기가 뒤얽혀 혼란스럽던 하늘을 정리하기 위해 만들어 내었다. 아부카허허의 상반신인 야나두허허는 아부카허허의 에서 해, 달, 북두칠성을 만들어내었고, 자작나무 주머니에 별들을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마음대로 배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훗날 악신 예루리에 의해 자루속의 별들이 쏟아져 하늘에 별자리들이 생기게 된다. 빛의 여신답게 밝게 빛나는 날개를 지녔으며, 성질이 급하고 빠릿하다.

오친

아부카허허와 야나두허허가 자신의 살을 빚어 만든 여신. 아홉개의 머리를 지녀 매우 지능이 높고, 시력과 청력, 후각이 발달했으며 식욕이 왕성하다. 아부카허허에게 공기의 능력을, 야나두허허에게 불의 능력을 물려받았다. 발달한 지능으로 동물들의 능력과 지혜를 배울 수도 있었다. 산을 흔드는 괴력을 지녀서, 잠이 많은 바나무허허를 흔들어 깨우는 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이에 불만을 품은 바나무허허가 던진 돌에 맞아 양성구유의 악신인 예루리로 변한다.

예루리

바나무허허가 던진 돌에 맞아 본래 여신이었던 몸에 남근과 뿔이 생기고 타락한 악신. 공기, 빛, 돌 3원소의 능력에 더해 양성구유의 능력까지 더해져 자가번식을 통해 무수한 괴물을 만들어 신들과 전쟁을 벌인다. 아부카허허를 차가운 얼음 속에 가두거나, 와러두허허의 별자리를 공격하여 빛을 꺼트리려 하고, 위기에 처하면 어두운 땅속으로 숨는 등 냉기와 어둠에 관련된 모습을 많이 보인다. 예루리의 악한 상징들은 온기와 빛이 귀하며 냉해를 두려워하는 만주지방 특유의 기후, 문화적 배경이 반영된 것 이다.

인간 창조

여신인 아부카허허와 야나두허허와 바나무허허는 한날 함께 모여 인간을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털복숭이에 잠이 많은 바나무허허는 낮잠을 자다가 약속에 제시간에 참석하지 못했고, 아부카허허와 야나두허허 둘이 먼저 힘을 합쳐 여성을 공들여 창조한다. 뒤늦게 도착한 바나무허허는 혼자 허겁지겁 진흙과 자신의 체모로 인간을 빚었는데, 이것이 남성이다.

그래서 여성은 하늘신 아부카허허와 빛의 신 야나두허허의 속성을 닮아 예쁘고 매끈매끈한 외형에 섬세하고 부지런한 반면, 남성은 땅의 신 바나무허허의 속성을 닮아 게으르고 괴팍하며 털복숭에 크고 튼튼한 몸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악의 신 예루리의 탄생

평소 바나무허허는 자신을 깨우는 오친에게 불만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오친이 바나무허허의 낮잠을 제때 깨우지 않아 인간을 만들러 가기로 한 약속에 바나무허허가 늦게 되었다. 이에 화가난 바나무허허는 오친에게 돌 두개를 집어던졌는데, 하나는 오친의 머리에 박혀 뿔이되고, 다른 하나는 오친의 가랑이 사이에 박혀 남성의 생식기로 변해버린다. 오친은 원래 여성이었으나 이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모두 갖춘 존재가 되고, 악의 신 예루리로 변해버린다. 아부카허허, 야나두허허에게 물려받은 공기와 빛으로 변할 수 있는 능력에 더해 바나무허허가 던진 돌뿔까지 합쳐져 뿔로 하늘을 찌르고 땅을 파 숨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양성이기 때문에 자가번식을 통해 자신과 같은 괴물을 무수히 만들어 신들과 전쟁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