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보라서버

최근 편집: 2023년 6월 16일 (금) 13:11

소개

공식 로고

연보라서버는 2021년 12월 10일 출범한 마인크래프트 여성서버이다.

24시간 접속 가능한 야생서버이며 화폐 체제를 갖춘 경제서버이면서, 동시에 NPC와 스토리가 존재한다.

플레이어는 농사, 광산, 아르바이트 등으로 돈을 벌고, 획득한 재산을 토대로 서버의 숨겨진 이야기를 하나씩 파헤쳐갈 수 있다.

공식 유튜브

공식 트위터

역사

2021년 9월 3명의 제작진이 모여 건축을 시작했다.

2021년 10월 제작진의 수가 총 4명으로 늘었다.

2021년 11월 테스터를 모집하기 시작했으며, 제작진이 5명으로 늘었다.

2021년 12월 정식으로 서버가 열렸다.

2022년 1월 제작진 수가 6명이 되었다.

2022년 2월 제작진 수가 7명이 되었다.

2022년 3월 현재 공식 까페 가입자 수가 63명이 되었다.

2022년 3월부로 제작진은 4명이 되었다.

2022년 4월 진엔딩을 결정짓는 마지막 스토리 퀘스트들이 업뎃되었다.

참여자

연보라 서버의 참여자는 게임 바깥과 안에서 다른 용어로 불린다.

예컨대 '제작진'과 'NPC'는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업무 또한 다르다.

게임 바깥에서

제작진

서버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스태프들을 의미한다.

현재 기획팀, 경영팀, 미술팀으로 업무가 세분화되어있으며 총 4명이다.

플레이어

스태프를 제외한 서버 참여자들을 의미한다.

플레이어는 화이트 리스트에 등록이 되어야만 서버 입장이 가능하며, 약 30일동안 미접속하거나 입장료를 내지 않을시 화이트 리스트에서 지워진다. 또한 본인의 의지 표명으로도 리스트에서 지워진다.

게임 안에서

NPC 목록

좌측부터 김호텔, 테디, 고영희, 올너, 릴리, 북국곰, 또영

현재 총 4명의 NPC들이 게임 안에서 활동 중이다.

각자 다른 배경 스토리와 직업을 갖고 있으며 게임 안에서 '사장'이라는 호칭으로 불린다.

북극곰

대부업체인 허쉬앤캐쉬의 사장이다.

김호텔

부동산 사장이다. 해양지역을 제외한 모든 육지를 담당.

이미 건축되어 있는 건물의 경우 일정한 가격으로 전세/매매 거래를 하고, 건물이 없는 빈 부지의 경우 1x1x1=1만원으로 거래한다.

종은 삼색고양이이며, 어머니의 이름은 김모텔, 할머니의 이름은 김여관이라고 한다.

원래 명문대 호텔 경영학과를 나올 예정이었지만 어떤 비운의 사건으로 대학교 중퇴 처리 되었으며, 그 후 인생이 잘 풀리지 않아 돈을 밝히는 성격이 되었다.

김올너

옷가게인 쁘띠구제샵 사장이다.

늘 동대문에 가서 스타일이 좋은 구제옷을 구해오는데, 가끔 아주 마이너한 취향의 옷을 신상으로 내놓기도 한다. 아주 고유한 역사를 가진 오리너구리 종가의 후손이며, 과거의 어느 사건으로 인해 오랫동안 한 남자에 정착하지 못하고 툭하면 다방을 들락거리는 바람둥이로 살아왔다.

또영

대장간의 사장이다. 디자인이 아주 멋진 갑옷과 무기를 판다.

서울에서 갑자기 마을로 찾아왔으며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자신도 과거의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으며, 다른 NPC와는 달리 스토리 퀘스트를 통해서만 어떤 캐릭터인지 가늠할 수 있다.

테디

수선집 사장이다. 인챈트를 붙여주거나 내구도를 수리해준다.

(행운 100, 약탈 100도 가능하다! 돈만 있으면....)

미국에서 유학한 것으로 알려져 마을에서는 엘리트 대접을 받고 있다. 주민들과 마주치는 접점이 거의 없으며 종도 얼마 없는 인간형이다 보니 친구가 별로 없어 늘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한다.

최근에 연보라 마을의 이장으로 당선되었다.

고영희

가구점 사장이다. 가구 교환권이나 현금을 받고 인테리어를 해준다.

릴리

문고 사장이다. 주민들이 인챈트 책을 가지고 오면 돈으로 사준다.

주민들

연보라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이다. 대표적으로 소심이, 굼주림, 신토불이, 최야생, 정미아 등의 토박이들이 있으며, 식당, 반찬가게, 무한광산 등에서 거래하는 상인들도 있고, 마을에 새로 정착한 주민들도 있다. (이들은 서로를 '선생, 쌤' 등으로 부른다)

주민들은 종에 따라 각자 종파를 결성하기도 하고, 종변이나 성형(스킨 바꾸기) 뒤에 종파를 이동하거나 탈퇴하기도 한다. 특히 NPC와 같은 동물의 종파일 경우 해당 NPC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기 때문에 연보라 마을에서는 은근히 민감한 문제이다.

스토리

연보라 서버의 스토리는 퀘스트를 통해 진행되는데, 이들 퀘스트는 여러개가 모여 하나의 기승전결을 이룰 때가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하나의 이야기를 '에피소드'라고 칭하기로 한다.

대개 각 에피소드마다 3-4개의 퀘스트로 이루어지며, 에피소드가 끝나면 플레이어들은 다음 스토리를 위한 분기점 투표를 할 수 있다.

에피소드 1 : 북국곰의 이야기

플레이어들의 스토리 퀘스트 튜토리얼 역할을 하고 있다.

공방의 '숨어있는 조직원' 주민과 대화하면 첫번째 퀘스트를 시작할 수 있다.

이 에피소드를 진행하면서 무한광산과 온실지구를 배울 수 있다.

에피소드 2 : 김호텔의 이야기

연보라 마을이 어떻게 세워졌는지 알 수 있는 에피소드이다. 부동산에 있는 '부동산 직원'과 대화하면 첫번째 퀘스트를 시작할 수 있다.

에피소드 2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퀘스트 ① 「1970년대, 당시 20대였던 김호텔은 대학교 마지막 수강신청을 앞두고 있었다. 그는 은행에서 등록금 400만원을 인출해서 나왔는데, 갑작스럽게 소매치기를 당한다. 황급히 그를 쫓아간 김호텔은 갈림길에 다다른다. 그는 왼쪽 길이나 오른쪽 길을 선택해야 한다.」

  • 플레이어는 퀘스트 이후 각 선택에 걸맞은 좌표로 찾아가야 한다. 옳은 좌표로 찾아갈 경우 다음 퀘스트가 진행되지만, 잘못된 좌표로 가면 "여긴 아무것도 없다." 는 메세지만 뜬다. 참고로 낚시꾼을 찾아가는 것이 올바른 좌표이다.

퀘스트 ② 「결국 소매치기를 놓친 김호텔은 복학하지 못하고 그대로 퇴학 처리된다. 이 일로 그는 호텔 경영학도로서 꿈도 좌절됐으며, 집안에서도 망신이라고 쫓겨난다. 오랫동안 방황하게 된 김호텔. 마침내 1980년대, 알바를 전전하게 된 그를 보다 못하고 어머니 김모텔이 불러서 여자가 되었으면 사업을 해보라며 적금을 내어준다. 그렇게 김호텔의 수중에는 5천만원이 생긴다. 그는 이 돈으로 멋지게 호텔을 지어볼 꿈을 품지만, 그런 그의 앞에 두 명의 사촌이 나타난다. 첫 번째 사촌은 자신에게 5천만원을 주면 주식으로 5배까지 불려주겠다고 제안한다. 두 번째 사촌은 자신의 발명품인 '엉덩이 소독제'에 투자하면 반드시 결실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한다. 귀가 얇고 팔랑거리는 김호텔은, 결국 자금을 투자하기로 마음 먹는데... 과연 그는 어떤 사촌에게 5천만원을 내주어야 할까?」

  • 올바른 좌표로 찾아갈 경우 은행의 정매도를 만나고 다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퀘스트 ③ 「은행의 정매도는 김호텔이 기억난다며 후일담을 얘기해준다. 김호텔은 마침내 엉덩이 소독제에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돈을 다 내준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해 시장에 '비데'가 출시되는 바람에 소독제 사업은 쫄딱 망한다. 한편 다른 사촌이 권한 주식은 삼*전자였기에, 이 사건으로 김호텔은 다시금 크게 좌절하게 된다.

1990년대가 되어, 한때 대학 동기였던 친구들이 대리는 물론이고 과장까지 다는 것을 지켜보며, 김호텔은 내 인생은 왜 이렇게 됐을까 한탄하며 매일을 보낸다. 그리고 어느 날 그는 자신이 호텔을 지으려고 점찍었던 땅에 다른 사업자가 호텔을 짓는다는 소식을 듣고, 결국 처지를 비관하며 한 겨울날 산으로 들어간다. 삶을 끝내기로 결심한 그는 술을 잔뜩 마시고 옷을 하나씩 벗는다. 그때 낡은 팬티의 구멍 사이로 찬 바람이 숭숭 분다. 그의 수중에 있는 돈은 겨우 오백원. 그는 세 번째 선택 중에서 고민한다. 그냥 잠들어버리기, 새 팬티를 사 입고 돌아오기, 뜨끈한 라면을 사서 술안주로 먹기.」

  • 올바른 좌표로 찾아갈 경우 마을 끝 산에 있는 등산객을 만나 다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퀘스트 ④ 「등산객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는 김호텔이 산에 올라와보라고 추천해줬다며 그의 과거를 마저 말해준다. 당시 자기 처지를 비관하며 산으로 들어왔던 김호텔은 삶을 마감하려고 한 순간 산 아래를 내려다보게 된다. 아무것도 없이 넓게 펼쳐진 황무지를 보며, 그는 자신의 꿈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의 눈에는 텅 빈 땅이 보이는 대신, 줄지어 늘어선 가게들과 집들, 건물을 채운 상인들, 그리고 바쁘게 오가는 주민들이 보였다고 한다.

그날로 김호텔은 산을 내려와 이를 악물고 돈을 모으며 동시에 부동산 자격증 공부를 한다. 그리고 5년이 흘러 드디어 마을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를 만난다. (그는 삼우그룹 후계자이다) 투자 유치에 성공한 김호텔은 마을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게 되고, 번듯한 부동산을 차려 많은 가게와 건물이 들어서게 한다. 그리고 과거에 좌절한 경험 때문에 툭하면 돈 생각만 하는 성격이 되지만, 등산객은 그래도 산 아래 풍경이 정말 예쁘지 않으냐며 이야기를 마친다.」

현재 연보라 서버 공식 유튜브에 해당 에피소드 공략 영상이 올라와 있다.

에피소드 3 : 김올너의 이야기

NPC 김호텔과 NPC 김올너의 사이가 왜 안 좋은지 알려주는 에피소드이다.

(실제로 게임에 접속해보면 두 NPC가 자주 투닥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떼잉 재섭는 고양이 떼잉 저놈의 오리너구리

읍내 여대리아에서 '신토불이' 주민에게 말을 걸면 첫 번째 퀘스트를 준다.

이 에피소드를 진행하면서 주위 야생과 읍내를 탐방할 수 있다.

에피소드 3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퀘스트 ① 「읍내 여대리아의 신토불이는 플레이어에게 햄버거가 너무 느끼하다며 종갓집 김치를 사다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다른 김치가 아닌, 꼭 '오리너구리 종갓집 김치'여야 한다고 당부한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하나루 마트에서 해당 김치가 인기가 많아 금방 품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신토불이는 아쉽지만 그럴 줄 알았다며,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먹어보라고 김치 전단지를 내어준다.」

  • 김치 전단지에는 "무려 500년된 레시피! 진정한 김치는 종갓집 김치! 예약주문은 오리너구리 종가로 연락주세요." 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 서점으로 가면 전단지를 오래된 역사서(오리너구리 종가 위인전)와 교환할 수 있다.
  • 역사서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쓰여있다. "...그래서 선비 김덕빌은 영의정의 자리까지 올라가고, 대대손손 칭송받았다... (책이 전체적으로 낡고 손자국이 많이 나있다. 누군가 오랫동안 이 책을 반복해서 읽은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는 '헤라여관' 이라는 명함이 적혀 있다.)
  • 역사서를 헤라여관으로 가지고 가면 다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퀘스트 ② 「여관주인의 아들은 역사서를 알아본다. 그는 여관에서 오래 투숙했던 총각이 갖고 있었던 책이라고 말하며, 그의 이름이 '영훈'이었다고 알려준다. 영훈은 어느 날 밤중에 갑자기 헤라여관으로 뛰어들어왔는데, 수중에 돈이 전혀 없었기에 숙박비를 치르려 주머니에 있는 것을 몽땅 내놓았다고 한다. 그때 역사서가 나왔고, 여관집 아들은 그것을 서점에 가져다 판 것이다. 그리고 그는 영훈의 과거에 대해 알려준다.

영훈의 처가 쪽은 유명한 종갓집이었으며, 처가살이가 아주 심했다고 한다. 종가 사위로서 영훈은 일주일에도 몇 번이나 제사 준비를 하고, 집안 어른들을 대접하는 등,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어린 나이에 고생을 했다고 한다. 심지어 역사책 역시 처가에서 반드시 외우라고 시켰기에, 단어 하나 하나 암기하느라 손때가 그렇게 탔다고 한다.

여관집 아들은 영훈 총각이 연보라 마을의 식당으로 취직해서 나갔다며, 혹시 그가 아직도 거기서 일하고 있는지, 잘 지내고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퀘스트 ③ 「식당 주인에게 말을 걸면, 그는 영훈을 기억한다고 말한다. 성격이 워낙 싹싹하고 남자다워서 일을 잘 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얘기해주었는데, 어머니가 사업을 실패하면서 충청도 시골로 전학을 갔고, 거기서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근방의 유명한 종가의 36대손을 만났다고 한다.

종가의 장녀는 서울에서 온 새침한 총각에게 홀딱 빠져서 계속 쫓아다니며 졸업하면 결혼하자고 졸랐다고 한다. 또한 영훈의 집안에서도 남자는 대학을 가지 말고 빨리 장가를 가라고 채근하여, 결국 그는 종가의 사위로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식당주인은 영훈이 일을 그만둔지 오래 됐다며, 그가 남겨둔 소지품을 플레이어에게 전해준다.」

  • 소지품은 빛 바랜 사진이다. 다음과 같은 구절이 적혀 있다. "사랑하는 올너 씨와, 197X년."

퀘스트 ④ 「올너가 운영하는 옷가게로 사진을 들고 가면 직원이 그것을 알아본다. 그는 올너가 이혼한지 오래 됐으며, 합의이혼이 아니고 남편이 그냥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올너는 수소문 끝에 영훈이 연보라 마을 식당에서 일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그를 쫓아온 것이다. 한편 종가에서는 36대손 장녀씩이나 되어 가출한 남편을 쫓아가느냐고 난리가 났고, 올너는 호적을 거의 파이다시피 하면서, 먹고 살기 위해 옷가게를 차렸다.

한편 영훈은 올너가 연보라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어떻게 알았는지 사라져버렸는데, 올너는 이 일에 대해 직원에게 절대 영문을 얘기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부동산을 바라보며 이를 갈았던 것으로 보아, 부동산과 관련이 있으리라고 직원은 짐작한다.」

  • 부동산을 찾아가면 다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퀘스트 ⑤ 「부동산 직원은 김호텔과 김올너가 한밤 중에 부동산 뒤편에서 멱살을 잡고 싸우는 걸 보았다고 말해준다. 플레이어가 해당 장소를 찾아가면 남은 이야기를 알아낼 수 있다.

사실 영훈은 올너가 찾아오리란걸 눈치채고, 미리 도망칠 계획을 세워둔 상태였다. 그는 살면서 총각 손 한번 못 잡아본 김호텔에게 접근한다. 한편 오리너구리 종가에서는 누군가 족보를 훔치려고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난리가 난다. 원래 올너의 가문은 진짜 양반 집안이 아니라 가짜 족보를 사서 김덕빌의 후손인 체 했던 것이다. 이 일이 알려지면 "종갓집 김치" 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서, 오리너구리 종가는 멀리 떨어져 사는 올너에게 족보를 맡긴다. 올너는 그것을 자신의 지하실에 감춘다.

그런데 사실은 족보를 훔치려고 했던 것은 종가에 앙심을 품은 영훈이었다. 그는 일부러 부동산 사장인 김호텔을 유혹하여, 올너의 집에 지하실이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래서 한밤 중에 집으로 들어가 족보를 훔칠 뿐 아니라 김호텔에게 4백만원을 뜯어내고 마을에서 도망쳐버린다. 이 일로 빼돌려진 족보는 세상에 유출되어, 종갓집 김치 가업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올너는 영훈에 대한 원망과 분노로, 보란듯이 읍내 다방에서 젊은 총각들을 만나고 다니는 영혼 없는 성격이 된다.」

현재 연보라 서버 공식 유튜브에 해당 에피소드 공략 영상이 올라와 있다.

에피소드 4 : 사막지구의 진실

지금까지 NPC들의 배경 이야기와 대략적인 마을 소개가 이루어졌다면, 이 에피소드부터 서서히 어두운 분위기가 깔린다. 햇살이 화창하고 기온이 따스한 사막지구에서 특정 블럭을 우클릭하면 "이상한 기분이 든다"는 문구가 뜨는데, 전체적인 이야기의 복선이다. 연보라 서버의 세계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에피소드 4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퀘스트 ① 「플레이어가 사막으로 들어가면 갑자기 메세지가 뜬다.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그런데 어딘가 묘하고 불편한 기분이 듭니다. 왜일까요?" 그리고 플레이어는 부동산으로 가서 사막 지구에 대해 알아보게 된다.

부동산 직원은 비밀이라며 몰래 사실을 말해준다. 원래 사막 부지는 오랫동안 헐값이었으며 아무도 그 땅을 매입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김호텔은 땅의 존재를 알자마자 좋아라 하며 부지를 사들이고 조립식 주택을 잔뜩 지어서 팔게 된다. 하지만 부동산 직원은 오랫동안 부지를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았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 않았겠느냐며, 더 자세한 사정을 알고 싶다면 소문을 잘 아는 사람을 찾아가라고 말을 끝맺는다.」

  • 소문을 잘 아는 사람은 읍내에 있는 '최야생'이다.

퀘스트 ② 「최야생은 몇년 전만 해도 보이지 않았던 좀비와 해골들이 갑자기 세상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이상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일이 사막 지구와 관련이 있다며, 그곳에 있는 위령탑을 찾아가라고 일러준다.

  • 위령탑의 빨간 블럭을 선택하면 다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퀘스트 ③ 「위령탑에는 희생자들을 기린다고 쓰여있는데, 표지판을 살펴보던 플레이어에게 갑자기 누군가 왜 얼쩡대느냐고 화를 낸다. 알고 보니 양치기이다. 그는 사막지구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예민하게 굴 수 밖에 없고, 오해를 푼 뒤 플레이어에게 사과한다. 한편 그는 위령탑이 세워진 이유에 대해 설명해준다.

IMF가 터진 이후 많은 사람이 고통스런 시간을 보냈고, 그런 심리를 이용하여 신흥종교가 부흥하게 된다. "숨겨레진리교" 혹은 "새숨교" 라고 하는 해당 종교의 교주는 바로 악명 높은 '새왕쥐'였다. 그는 새로운 육체와 삶을 준다고 현혹하며 전국적으로 신도들을 끌어 모은다. 그리고 그들을 사막 황무지로 데려와 자기들만의 마을을 꾸려 살아간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사막 근처에서 시신들이 발견되기 시작한다. 양치기는 숨겨레진리교 신도들이었으리라 짐작한다. 이 사건으로 여론이 들끓고, 경찰은 새왕쥐 교주를 검거해서 자택조사를 하겠다고 선포한다. 그런데 경찰의 입장 발표가 있던 바로 다음 날, 새왕쥐는 신도들과 함께 사라진다. 아마 교주가 신도들에게 독약을 먹이고 자신도 삶을 마감했으리라 많은 이들이 짐작하고 있다. 양치기는 두 번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일이라며, 그 후로 사막 부지가 오랫동안 빈 땅이었다고 말한다.」

  • 사막 지구에 있는 대저택을 방문하면 다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퀘스트 ④ 「곳곳에 거미줄과 먼지가 껴있는 해당 저택은 교주 새왕쥐가 거주했던 집이다. 1층의 정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예배실이 나오는데, 복도 양끝에 이상한 용도의 방이 두 개 발견된다. 그 중 오른쪽 방에서는 신체검사를, 왼쪽 방에서는 혈액 채취를 했던 흔적이 남아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새왕쥐의 거대한 침대가 놓여있고, 침대 주위로 기도 방석들과 촛불들이 놓여있다. 뿐만 아니라 복도 양끝에 있는 두 개의 방에서는 신도들에게 설교하는 새왕쥐의 왕좌와, 밖을 내려다보며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 있다.

마지막으로 3층으로 올라가면 충격적인 광경이 드러난다. 샤워기와 여러 컴퓨터들, 물 속에 부유하고 있는 시체, 하얀 침대들, 실험 가운들, 물약 제조기들이 놓여 있다.」

  • 새왕쥐의 대저택 왼쪽에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 저택이 있다. 신도들의 당시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이스터에그이다. 그냥은 들어갈 수 없고 뒷쪽을 잘 살펴봐야 한다.
  • 조폭 소심이에게 말을 걸면 다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퀘스트 ⑤ 「소심은 조직일을 하다가 숨겨레진리교의 생존자를 한 명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주장하기로는 새왕쥐 교주가 신도들을 죽인 것이 아니라고 한다.

사실 새왕쥐는 불로불사하는 신체를 만들겠다는 이상한 계획에 사로잡혀 신도들을 상대로 비밀리에 실험을 하고 있었으며, 모두 죽었다고 알려진 날, 사실은 포도주에 자신이 만들어낸 약을 타서 사람들에게 먹였다고 한다. 그 결과 신도들은 불로불사하게 되긴 했지만 더는 사람이 아니게 되었다. 즉 좀비와 해골들이 되었으며, 죽지도 늙지도 않지만 대신 세포에 심각한 결함이 생겨서 이성도 잃어버리고 햇빛을 쐬면 타서 죽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소심은 전부 괴담일 뿐이라며, 플레이어에게 자신이 충고할 입장은 아니지만 사이비와는 엮이기 말라고 충고하면서 스토리가 끝난다.」

현재 연보라 서버 공식 유튜브에 해당 에피소드 공략 영상이 올라와 있다.

에피소드 5 : 테디의 이야기

NPC 테디가 어쩌다 연보라 마을에 오게 되었는지 알려준다. 테디가 미국 출신인지라 중간에 영어가 나오는데, 굳이 해석하지 않아도 진행 가능하다.

하나루 마트에서 '마트캐셔2' 와 대화하면 퀘스트를 시작할 수 있다.

에피소드 5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퀘스트 ① 「하나루 마트의 캐셔는 생활이 힘들긴 하지만,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면 나중에 다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일 하느라 바빠서 점심을 못 먹었다며, 도시락을 사다주면 좋은 정보를 알려주겠다고 한다. 플레이어가 도시락을 3개 가져다주면 캐셔는 고맙다고 정보를 말해주는데, 다름이 아니라 미국 유학을 다녀온 테디에게 좋은 주식 정보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지금까지 모은 돈을 모두 그에게 맡겼다며, 관심이 있으면 그를 찾아가보라고 권유한다.」

  • 퀘스트가 끝나면 플레이어는 테디의 첫번째 일기를 받을 수 있다.
  • 일기에 의하면 미국 유학 생활 도중 외롭고 힘든 생활을 보낸 테디는 한인 친구의 권유로 카지노에 발을 들이게 된다.
  • 플레이어가 테디의 집에 가서 초인종을 누르면 아무도 없다는 메세지가 뜬다. 대신 근처에 있는 등산객에게 말을 걸면 퀘스트를 계속 진행할 수 있다.

퀘스트 ② 「등산객은 요즘 여기저기서 미국 주식 때문에 테디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뭔가 좋지 않은 기분이 든다고 한다. 그리고 부동산 사장인 김호텔이 테디와 최근 친하게 지내고 있다며, 테디를 만나고 싶다면 부동산을 찾아가라고 충고한다.」

  • 플레이어에게 두 번째 일기가 주어진다.
  • 일기에 의하면 테디는 카지노에서 돈을 몽땅 잃었다. 가족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란 외동딸에다 엘리트였던 그는 결국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며, 그 때문에 괴로워한다.

퀘스트 ③ 「부동산 직원은 테디가 김호텔을 만나러 왔다가 이미 떠났다고 말한다. (한편 직원은 플레이어에게 월급이 밀려서 생활이 어렵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하는데, 돈을 주면 드디어 병원을 갈 수 있다며 기뻐하는 대사가 나온다) 그리고 테디는 읍내의 읍사무소로 갔을 거라고 말한다.

읍사무소로 가면 여전히 테디는 보이지 않고, 대신 잔뜩 화가 난 주민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주민들은 그 사람 때문에 돈을 얼마나 잃었는지 모른다며, 책임지고 그를 찾아달라고 성토한다. 한편 플레이어에게는 경찰서에 가보라는 메세지가 뜬다.

경찰서에 가면 경찰들이 투덜대고 있다. "자기들이 좋아서 돈을 줘놓고 왜 우리한테 난리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사기꾼 하나 하나 다 잡아줘야 하냐" 라는 푸념이다. 연보라 마을에서 경찰들이 부패해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복선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테디의 집으로 가보면, 우편함에 편지들이 잔뜩 쌓여있다는 메세지가 뜬다.」

  •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편지1 : "Teddy, it's been three months, and you still haven't given me my money back. Now I am seriously considering to call the international police. I advise you to think again. You are not making a right choice. Pay me back, or you will be in trouble. And I don't want to do this to you. We used be really good friends. (테디, 벌써 3달이나 됐는데 넌 아직도 돈을 안 돌려주고 있어. 이제 난 진짜 인터폴을 불러야 하나 심각하게 고려 중이야. 너한테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충고할게. 넌 지금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지 않아.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넌 큰일 날 거야. 그리고 나도 너한테 이러고 싶지 않아. 우린 한때 정말 좋은 친구였었잖아.)
  • 편지2: "Hey, it's me again. Where are you? I heard everything from Jenna and Caren, and I can't believe you did this to them as well. You should know what you've done. It is wrong, Teddy. What have you become? When we first met, you were the brightest student in the college. But now.... I'm just.... I don't know. Just call me, okay? The money was for my mom's surgery. (안녕, 또 나야. 너 어디 있니? 제나랑 캐런한테 얘기 다 들었어. 네가 걔네한테도 똑같은 짓을 했다니 믿을 수가 없어. 넌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야 해. 그건 잘못됐어, 테디.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넌 학교에서 제일 똑똑한 학생이었는데. 하지만 이젠... 도저히... 모르겠다. 그냥 나한테 전화해, 알겠어? 그 돈은 우리 어머니 수술을 위한 돈이었단 말야.)
  • 편지3: "이보세요. 테디 씨. 저 쁘띠구제샵 직원이에요. 지난번에 저한테 돈 빌려가셨잖아요. 대체 언제 갚으실 거예요? 미국에서 무슨 브랜드를 런칭한다고, 제가 돈만 빌려드리면 옷가게 사장 하나 할 수 있다고 약속하셨잖아요. 그런데 제가 여기저기 전화해보니까 그 브랜드에선 한국지사를 세울 계획이 없다던데요? 전화도 안 받으시고, 계속 사람들 피해다니시고. 계속 이러시면 제가 경찰서에 신고할 수밖에 없어요. 빨리 돈 돌려주세요."
  • 올너 사장이 운영하는 쁘띠구제샵으로 가면 다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퀘스트 ④ 「옷가게 직원에게 말을 걸면 테디와 한 편이냐며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나면 (증명하기 위해 15만원짜리 문화상품권을 줘야 한다) 그가 사기꾼이라며 전부 말해준다. 테디가 미국의 루이3세비통이 한국에 자회사를 설립하려 한다고, 투자금을 대면 각 지점의 지점장으로 만들어준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옷가게 직원은 그가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이며 선한 인상이었기에 선뜻 믿고 돈을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 안에 테디를 찾지 못하면 경찰서로 갈 예정이라며, 그가 도박을 좋아하므로 읍내의 오락실에 가보라고 권유한다.」

  • 오락실에 가면 테디는 없다. 그러나 그의 솔직한 심정이 담긴 일기가 주어진다.
  • 테디는 카지노에서 도박을 잃은 게 짜증난다며 부모님이 생명보험에 가입해놓지는 않았는지 궁금해한다. 그리고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던지)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고는 어차피 갚을 건데 왜 다들 자꾸 자신을 괴롭히냐며 한없이 억울해한다.

퀘스트 ⑤ 「플레이어는 마트 캐셔에게 가서 테디에 대한 진실을 말해준다. 그러나 마트 캐셔는 자신이 평생 모은 적금을 모두 테디에게 주었다며, 절대 그가 사기꾼일리 없다며 모두 괜히 자신의 성공을 시기하는 것이라고 부정한다. 플레이어는 마음이 씁쓸해지는 것을 느끼고, 테디 에피소드는 여기서 끝난다.」

현재 연보라 서버 공식 유튜브에 해당 에피소드 공략 영상이 올라와 있다.

에피소드 6 : 심각한 실수

에피소드 4 '사막지구의 진실'에서 이어지는 스토리이다.

모두가 죽었다고 생각한 인물이 살아있었다는 것과, 그가 연보라 마을에 어떤 짓을 했는지, 그로 인해 주민들이 어떻게 영향받았는지 진실을 알아낼 수 있다.

또한 공포의 집 컨텐츠 자체가 에피소드 6의 이스터에그이기도 하다. (공포의 집에서는 좀비와 해골이 끊임없이 스폰된다. 보스를 잡으면 문화상품권 등 유용한 보상을 받는다)

사막지구에서 '양치기'와 대화하면 퀘스트를 시작할 수 있다.

에피소드 6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퀘스트 ① 「양치기는 플레이어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지난번에 알려주지 않은 사실이 있다고 한다. 사실 숨겨레진리교의 교주와 신도들이 다 함께 숨진 '영생의 밤'이 벌어진 장소가 아직 마을 근처에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문에 의하면 몇몇 신도가 아직도 그 건물을 지키고 있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궁금하면 가보라며, 인근 주민들에게는 '공포의 집'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플레이어가 공포의 집에 도착하면 나레이션이 깔린다. 경찰들에게 몰린 교주 새왕쥐는 자신이 별장으로 썼던 이 건물에서 신도들에게 자신을 믿으라고 유혹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묘지로 가보라고 하는데, 공포의 집 왼쪽에 있는 묘지에 도착하면 곳곳이 파헤쳐져있다.」

  • 플레이어는 파헤쳐진 묘지에서 누군가의 일기를 발견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실험이 이렇게 실패할 줄 몰랐다. 왜지? 내가 뭘 잘못했던 거지? 분명 정확한 수치를 계산했고, 알코올과의 반응성까지 염두하여 조제한 거였는데. 이상하다.... 어찌 되었든 정신 차리자. 곧 경찰들이 나를 쫓아올 거야. 한동안 숨어 있어야겠다. 사람들에겐 우리 모두 집단으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문을 퍼트려야겠어...."
  • 소문을 잘 아는 누군가를 찾아가면 다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퀘스트 ② 「플레이어는 영생의 밤에 새왕쥐가 허겁지겁 도망치는 걸 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로를 통해 도망치지 않았을 거라는 단서로 '낚시꾼'을 찾아가면 다음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는 근방의 물길은 자신이 다 훤히 꿰고 있다며, 공포의 집 근처에서 흐르는 강줄기가 갈라져 연보라 마을로도 간다고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이며, 누군가 새왕쥐를 발견했다면 경찰에게 신고하지 않았겠느냐 말한다.」

  • 연보라 마을의 중심지에는 하수도가 흐르고 있는데, 플레이어가 사다리를 통해 들어가면 누군가 있었던 것 같다는 메세지가 뜬다.
  • 메세지가 끝나면 플레이어에게 일기가 주어진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날 믿고 따라온 사람들의 환영이 밤낮으로 나를 괴롭힌다. 비록 결과가 잘못되었어도 이런 걸 원한 건 아니었다. 내가 원했던 건.... 이공계가 천대받을 때도 꿋꿋이 국내 제일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원하던 연구소에 들어가면서 나는 찬란한 꿈을 꿨다.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 그걸 꿈꾸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진실을 원했다. 내 동료 과학자들과 나, 우리 모두."

퀘스트 ③ 「하수도에 사는 바퀴벌레가 플레이어에게 말을 건다. 그는 철창 너머로 오랫동안 누군가 숨어 살았다며, 자신을 경멸하면서도 자기가 가져다주는 음식은 낼름 받아먹던 게 우스웠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가끔 몰래 바깥에 나가보곤 했는데, 어느 날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왔다고 한다. 야생에서 누군가를 우연히 마주쳤는데 옛친구였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바퀴벌레는 그 옛친구가 바로 대기업 삼우그룹의 후계자라며, 새왕쥐가 하수구에 살면서 바깥을 동경만 하다가 미쳐버린게 틀림없다고 믿지 않는다. 하지만 새왕쥐가 자신에게 어색한 물약을 포함해 이것저것 재료를 부탁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재료를 훔쳐다 주자 오랫동안 철창 안에 처박혀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 바퀴벌레와의 대화가 끝나면 책이 주어진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우린 몇 번의 실험 끝에 아주 우연히 죽음과 삶의 연결고리를 찾았고, 후원기관에 이 사실을 보고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원금을 신청하기도 전에, 내 동료 과학자들이 하나 둘 사라져 다음날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그때도 나는 지금처럼 도망쳤다. 그리고 내가 발견한 사실을 퍼트렸고, 눈을 떴을 때 어느새 교주가 되어있었다. 다시 한번 찬란한 꿈을 꿨다.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 그걸 즐겼다는 건 사실이다."
  • 바퀴벌레에게 책을 돌려주면, 새왕쥐가 약 만드는데 쓰는 유리병을 훔친다고 공방으로 간 뒤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해준다.

퀘스트 ④ 「공방 주인은 워낙 오래전 일이라 유리병이 없어졌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 주인 없는 일기를 한 권 발견했었다며 플레이어에게 준다.」

  • 책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이 컴컴한 지하에서 대체 얼마나 오래 지낸 걸까. 이제는 나도 모르겠다고, 모두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즈음. 갑자기 어느 날에선가 바깥이 시끄러워졌다. 삼색 고양이처럼 보이는 누군가 나타나 공사판을 벌이질 않나, 옷가게가 들어서고 마트가 들어오질 않나. 몇 년 전엔 황무지였는데 어느 순간 마을이 되었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실험체.... 실험체가 필요하다고. . . . 마을수로에 약을 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가 이 약에 중독될 것이다. . . . 마을 주민들이 죽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내 실험은 성공했다. 모두 영생하게 되었다. 이로서 나 역시 영생한다."

에피소드 7 : 좋은 말씀 들어보세요

에피소드 6 '심각한 실수'와 이어지는 스토리이다.

읍내에 홀연히 나타난 포교자가 주민을 위협한다는 내용이며, 이에 대한 마을 NPC들의 반응을 통해 그들의 각기 다른 성격을 엿볼 수도 있다. 또한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어느 NPC의 과거가 밝혀진다.

읍내의 '포교자'와 대화하면 시작할 수 있다. 에피소드 7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퀘스트 ① 「읍내를 지나가는 플레이어에게 포교자가 말을 건다. 그는 사는 게 힘들지 않느냐며, 혹시 관심이 있으면 다방에 가서 차 한 잔 하자고 한다. 그런데 플레이어가 다방으로 가면 포교자가 도착하기도 전에 다방 주인이 날카롭게 반응한다. 그는 혹시 또 읍내에서 누가 오라고 해서 왔느냐며, 큰일 나기 전에 빨리 가라고 채근한다.」

  • 다방을 나서는 플레이어는 누군가의 일기를 얻게 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내 친구를 언제 만났는지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 그 시절에는 알아주는 사립 유치원이었다. 빨간 넥타이와 흑단 같은 외투, 튼튼한 멜빵과 노란 브로치, 마지막으로 사락사락한 흰 셔츠까지. 어린 우리에게도 꽤나 콧대가 으쓱할 원복이었다. 다만, 유치원 밖에서 그 애를 기다리던 자동차는 한눈에도 남들과 달랐다. 기사가 내려 문을 열어주던 그 아이. 뒤에서 기에 눌려 쭈뼛거리던 나를 보곤 먼저 말을 걸어주었다. '반가워, 넌 이름이 뭐야?' 그렇게 번쩍한 외제차를 타는 아이가 내게 아는 체를 해주다니. 나는 감격스러워 덥석 답했다. '나? 난 새왕쥐라고 해!'"

퀘스트 ② 「포교자에게 가서 말을 걸면, 그는 막 다방으로 가려던 참인데 왜 돌아왔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그는 플레이어에게 아파도 회복이 되거나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것을 느끼지 못했냐고 묻는다. 그는 놀라는 플레이어에게 높으신 분이 선사한 영생이라며, 자신의 종교는 이렇게 사람들을 널리 이롭게 해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설교를 더 듣고 싶다면 썩은 고기를 64개 가져다 달라고 한다. 플레이어가 가져다주면 '이것이 우리 자매형제님들의 유해이며, 우리 모두가 영생할 수 있도록 기꺼이 자신을 바친 것이다' 라고 말한다.

곧 포교자는 정성을 한번 더 보여달라며, 뼈를 64개 달라고 한다. 해골을 잡아 뼈를 가져다주면, 그들도 우리처럼 영생했다면 좋았겠지만, 소수의 희생이 있어야 모두가 행복해지는 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제 종교 가입서를 줄 테니 이름과 연락처, 집주소, 주민번호를 적어서 달라고 한다.」

  • 포교자는 실수로 플레이어에게 다른 책을 주는데, 또 다른 일기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어머니는 그 시절 유학을 떠난 엘리트였다. 지역 유지의 아들이었다는 아버지는 물려받은 전답을 다 팔아 어머니를 내조했다고 한다. 여기저기 깨진 기와집, 벽에 슬던 검은 곰팡이, 서까래를 먼지처럼 메운 거미줄... 다행히 그때의 기억은 이런 단편 뿐이다. 아마 내가 너무 어렸기 때문일 것이다. 가난은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 낫다. / 어머니는 고국으로 돌아와 외국계 기업의 사장이 되었고, 동포의 노동력을 후려쳐 부자가 되었다. 더운 여름에 남의 밭을 갈며 궂은 언어를 배웠던 아버지는 어느새 다시 단아한 차림새로 안방에 앉아 라디오를 들었다. 이미 타버린 그의 피부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흰 한복 소매를 보며, 나는 이상하게 이질감을 느꼈다. / 그 뒤 들어간 사립 유치원에서, 이미 알파벳을 익힌 아이들 사이, 나는 혀를 호되게 굴려 이방인 티를 벗어내야 했다. 그때 그 애는 내 옆에 앉아있었다. '왕쥐야, 내 소보로 먹어봐.' 그 애가 빵을 콕 찔러 건넸을 때 나는 서투른 포크를 황급히 고쳐쥐었다. 존경심과 흠모, 열등감과 수치. 그리고 은근한 분노까지는, 작은 세상으로 버티기에 너무 커다란 것들이었다."

퀘스트 ③ 「포교자는 책을 잘못 줘서 미안하다며, 가입서를 두고 왔으니 가져다 달라고 한다. (자신은 정해진 위치에서 움직이면 안 되는 사람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해당 가입서는 교주의 저택으로 가면 얻을 수 있는데, 그것을 포교자에게 주면 주민번호에다가 계좌번호와 보유자산까지 상세하게 적어달라고 한다. 그런데 가입서는 또 다시 잘못된 책이다.」

  •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우리는 사립 유치원을 나와 또 나란히 사립초에 갔다. 미래에 판검사가 되려면 밟아야 한다는 필수 코스였다. 학교 정문을 나서면 그 애의 운전기사가 언제나 기다렸다. 나는 새까만 외제차를 보려 그 애보다도 더 빨리 달려나갔건만, 친구는 뒤에서 미적거리더니 어느 날에는 아예 부끄러워했다. / '데리러 오지 말아요.' 나는 매캐한 냄새를 맡으며 그의 볼멘소리를 엿들었다. '친구들 보기 창피하다고요.' 그 유명한 학교에서도 그 애와 외제차는 더 유명했다. / '뭐가 창피해?' 열지 못하는 차문고리를 만지며 나는 궁금증에 물었다. '미안하니까.' 그 애는 중얼거렸다. / 외제차는 멀리 검은 점으로 떠나갔고 그 뒤에도 나는 한참 서있었다. / 너는 우리에게 미안하구나? / 너만 앞서가서 미안하구나? / 너는 / 내가 불쌍하구나?"

퀘스트 ④ 「포교자는 플레이어에게 가입서를 다 작성했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이때 플레이어가 가입할 생각이 없다고 하면 얼굴 표정이 서늘하게 바뀐다. 그는 지금 장난하느냐며, 이 마을에 자기쪽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냐고 플레이어를 협박한다. 그리고 황급히 멀어지는 플레이어의 등에 대고 갑자기 반말로 고소할 거라고, 집 주소도 알고 있으니 찾아가겠다고 고함을 지른다.

플레이어는 경찰서를 황급히 찾아가보지만 경찰들은 아무런 관심이 없다. 대신 경찰 중 한 사람에게 이전에 얻은 일기를 새로운 일기와 교환할 수 있다.」

  •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우리의 머리는 무럭무럭 컸다. 나는 아버지를 무시하고 어머니를 무서워하며 자랐다. 두둑한 용돈을 받을 때에야 사랑의 척도를 알 수 있는 나날이었다. / 그렇게 받은 돈은 친구들, 특히 그 애와 어깨를 견주느라 썼다. 노래방으로 남고 애들을 부르고, 그 중 유난히 예쁜 남자애를 각자 골라 넷이서 시내로 더블데이트도 나가고, 어른 흉내를 내느라 커피도 사먹고, 돌아오는 길에는 친구와 나, 단둘이 별을 차며 너는 유학 언제 가니, 너는 의사가 되니, 사업을 하니 오밀조밀 떠들었다. / 나는 진중한 내 친구를 좋아했다. 소년들이 그에게 팬레터를 썼고, 내가 사귄 남자애도 워낙 예뻐 곧 있으면 남배우가 될 거랬는데. 집안이 기울지 않았다면 그 남학생과 결혼했을까? / 온갖 노동법이 생기면서 어머니의 사업은 금세 저울었다. 다행히 그분은 마지막까지 나빠서 우리 가족 먹고 살 돈을 싹 챙겨나왔다. 물론 비도덕적인 대가는 그렇게 크진 않았다. 아직 이 나라는 먹고 살 만 했던 걸까. / 나는 공립중학교로 가며 친구와 헤어졌다. 삐그덕 대는 교실 선풍기, 구색만 갖춘 교복과 교사들, 철 식판에 시끄럽게 쨍 쨍 놓이던 급식을 볼 때마다 뭐가 더 그리웠는지 모르겠다. 내 친구였는지, 돈이었는지."

플레이어가 새롭게 얻은 책을 가지고 조직원 굼주림에게 가면, 그는 연보라 마을은 자기들 구역이라며 절대 사이비 종교가 판치지 않게 막겠다고 한다.

  • 퀘스트 보상으로 책이 주어진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조기교육의 효과는 좋았다. 나는 명문대에 장학금을 받고 붙었다. 물론 생화학과를 선택했기에 넘을 수 있던 문턱이었다. 이공계를 멸시하던 그 시절 분위기로 아버지는 몸져누웠지만, 그래도 난 그 대학에 가고 싶었다. 국내 서열 1위. 그곳이라면 그 애도 가리란 걸 은연중에 알았으니까. / 캠퍼스에서 그 애를 만나진 못했다. 하지만 소문이 간혹 돌았다. 삼우그룹 후계자가 여기 있대. 경영학과 졸업하고 바로 이사가 된다더라. / 나는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그 애가 있는 곳으로 올라갈 유일한 사다리라서 그랬을까? 그러다 마침내 높은 공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국내는 물론 외국의 지원까지 쏟아지는 대단한 연구소의 러브콜을 받고 들어가 동료들과 연구를 시작했다. / 그 애를 이길 단 한 가지. 영예가 내 눈앞에 있었다."

퀘스트 ⑤ 「플레이어가 옷가게를 찾아가면 직원이 왜 이렇게 안색이 창백하냐고 묻는다. 그는 곧 포교자에 대한 얘기를 듣고 분개하면서, 올너 사장이 충청도에 아는 지인들이 많다고 무슨 일이 생기면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전해준다. 곧 옷가게를 나서는 플레이어에게 도와줄 사람이 많으면 좋지 않겠느냐며, 부동산으로 가보자는 나레이션이 뜬다.

부동산으로 가서 사정을 설명하는 플레이어에게, 부동산 직원은 묘한 표정을 짓는다. 그는 김호텔 사장을 대신해서 사과하며 도와줄 수 없다고 한다. 다름이 아니라 종교단체에게 고소당하면 돈 날린다며, 김호텔이 나서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 서운한 마음을 갖고 부동산을 나서는 플레이어에게 책이 주어진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아주 우연히 발견한 실험 결과. 동료들과 내가 지닌 열정의 불꽃. 그것이 타올라 도리어 우릴 삼킬 줄 몰랐다. 동료들은 실종 후 사망으로 돌아왔고, 다급히 도망치는 내 앞에, 어둠 속에 친구의 얼굴이 가물거렸다. 가까워질 수 있었는데. 이번엔 나도 네 자리로, 아니 그보다 높이 올라가 너를 보며 미안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탄 피부에 어울리지 않는 흰 정장은 벗어던지고, 내 몸에 딱 맞는 흰 가운을 입고 진실을 모르는 네가 불쌍하다고 여길 수 있었는데! / 나는 미친듯 달리다 넘어졌다. 바람이 탄식처럼 귀에 왕왕거렸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디로 가야 할까. 고개도 들지 못하는 내게 누군가 말을 걸었다. 마치 그 애의 목소리 같았다. 반가워, 넌 이름이 뭐야. 난 잔디를 으스러트리듯 구기며 얼굴을 들어 말했다. '나요? 난 진실을 알리러 왔어요.' / 그리고 내게 새 옷이 주어졌다. 하얗고 빛나는 교주의 옷. 돈과 명예 그리고 추종자들. 그 애보다 높이, 훌쩍 더 높이. 절대로 멈출 수 없어. 영원히 계속되어야만 해. 우린... 모두 영생을 사는 거야."

퀘스트 ⑥ 「양치기에게 가서 말을 걸면, 그는 숨교레진리교가 또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며 분통을 터트린다. 그리고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며, 당시 실종된 사람들의 숫자만 해도 89명이라며 단순히 한 두 사람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다고 한다. 그는 이 세계는 비밀스러운 로비로 움직인다며, 대기업인 삼우그룹 정도가 아니면 과연 사이비 종교를 막을 만한 재력과 권력을 가진 이를 찾을 수 있을까 근심한다.」

  • 퀘스트를 끝내면 플레이어에게 책이 주어진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실험이. 다시 잘못되었다... / 내가 수로에 탄 약을 먹은 마을의 주민들 모두 영생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물리적으로 죽는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돌아오기만 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들이 돌아올 때 "우주연결에너지"가 사라진다. 예상하지 못한 첫번째 결과였다. / 이 에너지는 가장 마지막으로 잔류한 곳에 새로운 몸을 만들고, 그 후 열역학 제 2법칙에 따라 무질서하게 퍼져나간다. 미처 몰랐던 두번째 결과다. / 문제는 관측 가능한 우주 너머 "다중우주" ─ 즉 다른 세계와의 관계이다. 이 월드에서 연결에너지를 잃을수록 우리는 실재하는 우주와 끊어진다. 즉, 월드 자체가 소멸된다. / 이 세 번째 결과를... 난 두려워 하지도 못했다. 내가 애지중지한 커다란 사실 너머 더 거대한 진실이 있을 줄 몰랐다. / 여기서 포기할 순 없어. 이제 와 내려설 수도 없어. 더 많은 추종자를 얻어보겠어. 보란 듯이 모두를 구해내겠어. / 기다려, 이번엔 내가 네 앞에 설게. 내 가장 친한 친구 또영아."
  • 주민들은 퀘스트가 끝나고 분기점 투표를 해야 했다. 선택 A는 "친구에게 진실을 알리고 함께 하자고 권유한다", 선택 B는 "친구에게 말하지 않고 서로 다른 길을 간다" 였다.
  • 투표 결과 A로 분기점이 결정되었다.

에피소드 8 : 우스운 소문들

마을의 다양한 주민들에게 말을 걸면 그들이 아는 우스운 소문들을 얘기해준다.

어느 때보다 플레이어들의 분기점 투표가 중요했던 에피소드였으며, 이로 인해 NPC 테디가 본격적으로 수선점을 차려 한 몫을 벌게 되었다.

분기점 선택지로 "A : 솔직하게 말한다," "B : 탈출할 기회를 엿본다" 가 있었으며, 주민들이 B를 선택함에 따라 스토리의 방향이 결정되었다.

읍내에서 '최야생' 주민과 대화하면 첫번째 퀘스트를 시작할 수 있다.

에피소드 8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퀘스트 ① 「최야생을 찾아가 부탁을 들어주면 그는 여러 소문을 말해준다. 첫번째로 대기업 삼우그룹이 교주 새왕쥐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을 세간에 발표했다는 것이다. 새왕쥐는 삼우그룹의 후계자를 찾아가 자신과 함께 하자고 했지만 그는 끄덕도 하지 않았고, 곧바로 경찰에게 알려 수사가 지시되도록 했다고 한다.

두번째로 최야생은 김호텔에 대한 소문을 들려준다. 그는 맨날 겉으로는 지고지순한 남자랑 결혼할 거라고 아무나 안 만난다고 허풍을 치더니, 실은 김올너 사장이 부러웠는지 그가 자주 다니는 다방에 가서 총각들에게 추파를 던지고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그 결과 찬물만 맞고 다방에서 쫓겨났고, 커피값도 안 낸다고 버텨서 출입금지 명단에 올라갔을 뿐 아니라, 자기랑 안 사귈 거면 선물로 준 엉덩이 소독제 돌려달라고 난리를 피웠다고 한다.」

퀘스트 ② 「놀이동산인 퍼플랜드로 놀러가면 가족을 잃어버려 울고 있는 어린이 정미아를 만날 수 있다. 미아의 부탁을 여러가지 들어주면 두 번째 우스운 소문을 들려준다. 다름 아니라 마을의 조폭들이 회식을 하러 갔는데, 그 중에 굼주림이 혼자 소고기를 10만원어치 먹고 그도 모자라 20만원 어치를 포장했다는 것이다. 다른 조직원들은 완전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하는데도 체면 때문에 아무 말도 못했다고 한다.」

퀘스트 ③ 「바퀴벌레에게 말을 걸면 자기도 유쾌한 얘기를 해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숨겨레진리인지 뭔지 하는 종교의 고위간부들이 싹 다 체포되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김올너 사장 집의 하수구에서 그를 훔쳐 보았는데, 그는 불라면을 끓여서 먹으려고 하다가 문지방에 발을 찧여서 넘어지며 라면을 엎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처음에는 아파서 흑흑 울더니 나중엔 '오늘로 혼자 눈물을 삼키는지 00일째. 그리운 사람이 있지만 소리 내어 울 수도 없다.' 라고 중얼거리며 싸이월드에 눈물 셀카를 업로드 했다고 한다.」

퀘스트 ④ 「얘기를 듣고 떠나려는 당신을 바퀴벌레가 킥킥거리며 불러세운다. 그는 웃긴 얘기가 하나 더 생각 났다며, 온실 지구 근처의 숲으로 가면 알 수 있다고 한다. 플레이어가 해당 장소로 가면 나레이션을 통해 누군가의 기억을 엿들을 수 있다.

(희미한 메아리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나뭇잎이 스산하게 부딪히는 소리를 내고 하늘에서 새가 한 마리 날아갑니다.

누군가가 조용히 말합니다. "너 여기 있었구나." 이상하게 지친 것 같은,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그러자 다른 이가 날카롭게 응수합니다. 당신은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입니다.

"왜? 나도 감옥으로 보내려고?"

둘의 대화는 이후에도 한참이나 이어집니다. 숲은 숨막힐 정도로 고요한데, 둘의 언성은 점점 커집니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했는데? 소위 '핵심 간부'라는 사람들.... 그 사람들과 네가 또 예전처럼 사람들을 현혹해서 불러모으려고 하는데, 그걸 그냥 두고 보는게 친구로서 할 짓이니?"

"왜? 왜 두고 보면 안 되는데? 너네 삼우그룹은 그럼 그렇게 정당하고 떳떳해서 돈으로 사람들을 매수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야?"

"나도 우리 가족이 하는 짓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래서 집을 나와 숨어다녔던 거야! 그리고 널 걱정하기 때문에 이 마을로 너를 찾아 온 거야."

"날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네게 함께 하자고 했을 때 그 제안을 받아들였어야지. 그럴 수 없다고 거절해놓고 내 사람들을 감옥으로 보내다니, 넌 그냥 내가 잘 나가는 게 보기 싫었던 거지?"

"왕쥐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너도 잘 알아. 내가 네 성공을 시기하고 질투해서 그랬던 거 같아? 아니, 네가 한 짓들이 성공이라고 불릴만 한 것들이긴 해?"

"내 업적들이 성공이 아니라고? 그럼 뭔데. 그걸 실패라고 부르겠다는 거야?"

"성공인지 실패인지.... 네가 잘 생각해봐. 왕쥐야, 넌 아주 중요한 발견을 했어. 하지만 대체.... 그 이후로 네가 한 짓들은... 그러면 안 되는 거였어. 하지만 늦지 않았어. 지금이라도 자수하자. 잘못에 대한 벌을 받고 새 삶을 살아가자."

"이것봐. 결국 넌 날 감옥으로 보내려고 온 게 맞네. 아니, 넌 내가 네 죄책감을 덜어주었으면 하지? 그래서 내가 스스로 감옥으로 들어가줬으면 하지? 그런데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네가 한 짓은 정말 잘못됐어. 사람들이 죽었어, 왕쥐야! 그리고... 그리고 넌 마을주민들을 상대로 해선 안 될 짓을 했어. 이 세상을 위험하게 만들었어."

"너 진짜 웃긴다. 또영아, 번지르르한 말은 집어치워. 네가 내 인생의 목적을 알아? 내가 뭘 위해서 살아야하는지 그걸 네가 정할 수 있어?

"난 그런 얘기를 하려는 게...."

또영이 항변하려는 순간 새왕쥐가 말을 낚아챕니다. 이제 그는 마치 울부짖는 것 같습니다. 목소리가 갈라지고 심하게 떨립니다.

"내 삶에 아무 가치도 없다고, 내가 지금껏 해온 건 쓸모없는 일이라고 그걸 네가 어떻게 말할 수 있는데? 너는 그게 그렇게 쉬워?"

바람이 붑니다. 나뭇가지가 심하게 흔들립니다. 나뭇잎 위로 톡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 와중에 또영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단호합니다.

"이건 내가 결정하는 게 아냐. 세상엔 해선 안 되는 일들이 있는 거야. 왕쥐야, 넌 그러면 안 됐어. 적어도 널 믿어주는 사람들에게 그래선 안 됐어."

새왕쥐는 고조된 목소리로 웃음을 터트립니다. 빗소리가 조금씩 더 커집니다. 이윽고 그가 다시 고함을 지르기 시작합니다.

"넌 정말 모르는 구나. 나한텐 이거 밖에 없어! 난 돈을 벌어야 해. 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해. 또영아, 네가 굶주린 인생에 대해 뭘 알아? 네가 공허하게 울부짖는 마음을 이해하긴 해? 무엇을 먹여도, 아무리 먹여도 부족하다고 비명 지르는 괴물을 키워본 적 있어?"

잠시 대화가 중단됩니다. 나무뿌리를 따라 흐르는 물소리 사이로 누군가 흐느끼는 소리가 섞여있습니다.

"또영아...."

새왕쥐가 떨리는 목소리로 상대를 부릅니다.

"나도 네 길을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 나도 너처럼 마음 평온하게 이건 옳고 저건 그르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네가 서있는 곳은 내겐 너무 높고 고상한 곳이야. 난 거기 절대 도달할 수 없어. 난 괴물을 달고 다니느라 너덜너덜해졌고, 네가 있는 구름 위로 올라갈 용기도, 힘도 없어."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듯합니다.

"그러니까... 네가 내려와. 제발 부탁이야.

다시 침묵이 이어집니다. 이번에 먼저 입을 연 사람은 또영입니다. 이제는 그의 목소리마저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왕쥐야, 난.... 난 그게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겠어."

새왕쥐는 다시 웃습니다.

"난 널 잃을 수 없어. 또영아, 내 인생의 목표는 언제나 너였고, 난 나보다 너를 더 사랑해. 우리가 함께 했으면 좋겠어. 너도 날 친구로 생각한다면, 너도 날 사랑한다면 제발 내가 있는 곳으로 네가 내려와. 여기서 제발 나와 함께 시들어줘. 나와 함께 몰락해줘."

"왕쥐야, 그래. 넌 내 친구야.....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네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없어. 네가 내 친구이기 때문에 난 우리가 옳은 길로 갔으면 좋겠어."

"그래?"

갑자기 새왕쥐의 목소리가 싸늘해집니다.

"그럼 또영아, 이제 우린 다른 길을 가는 거야. 넌 내가 가진 모든 걸 빼앗았어. 내 야망도, 날 믿어주는 사람들도. 내가 어렵게 얻은 황급과 명예도 전부 네가 내게서 가져간 거야. 그리고 이제 내겐 병든 집착밖에 안 남았어. 난 너를 사랑하는 만큼 너를 진심으로 증오해. 그래서 이제 난 최선을 다해 너한테 복수할 거야."

비가 조금씩 잦아듭니다.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가 여전히 고고하고 완벽한 모습으로 내 앞에서 무너지고 피를 토하며 죽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내가 끝까지 너를 사랑할 수 있게. 잘있어. 이제 우리가 다시 만나는 날에는 둘 중 하나가 파멸하는 날일 거야."

철벅 철벅 빠르게 진흙을 밟는 소리가 들립니다. 숲을 나가려 뛰어가는 발소리 같습니다.

"왕쥐야!"

누군가의 절규가 메아리칩니다. 이제 비가 완전히 멈추었습니다.

"돌아와, 제발!"

차가운 바람이 불어 땅을 말립니다. 비로 흠뻑 젖었던 땅은 완전히 얼어붙어 단단해지고, 소름이 돋게 하는 냉기를 내뿜습니다.)

나레이션을 모두 듣고 플레이어가 바퀴벌레에게 돌아가면, 그는 표정이 왜 그러냐고, 해피엔딩을 바랐던 거냐고 플레이어를 조롱한다. 그리고 희소식을 들려주겠다고 하는데, 다름 아니라 새왕쥐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는 것이다.」

  • 퀘스트가 끝나면 플레이어에게 책이 주어진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테디의 일기> 0월 0일. 아, 힘들다. 연보라마을에 오면 친구도 여럿 사귀고 인기쟁이가 될 줄 알았는데 ^^ 왜 이렇게 친구가 안 만들어지지? 참... 인생이 원래 이런 건가. 허무하다. 사람들한테 아무리 잘해줘봤자 다 쓸모가 없다니까. 불쌍한 나.... / 0월 0일. 온실에 일하러 갔다가 누군가 숨어서 우는 걸 봤다. 생긴 게 너무 못생겨서 웃겨 죽는 줄 알았다 ㅋㅋㅋㅋ 하지만 난 착하니까 왜 우냐고 말을 걸어줬다. 이름은 새왕쥐라고 한다. 얘기를 들어보니까 경찰한테 쫓기는 거 같던데... 몰라..... 들어주기 지루해서 그냥 대충 고개만 끄덕여줬다. 어쨌든 내가 파악하기엔 친구랑 완전 절교했다는데 약간 공감이 갔다. 나도 돈 좀 안 갚았다고 다들 경찰한테 신고한다니 고소한다니 해가지고 지금 아무도 없는 신세니까... 하....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억울해서 눈물 나올 거 같다. 왜 다들 나만 미워하는 걸까.... 어쨌든 새왕쥐한테 오갈 데 없으면 우리 집에 오라고 해줬다. 고맙다고 얼른 따라오는데 와... 다시 봐도 못생겼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웃겨 / 0월 0일. 새왕쥐가 은혜를 모르고 나댄다. 주머니에 돈이 있길래 먹여주고 재워주는 값으로 꺼내갔더니 나한테 뭐라고 한다. 어이없네 ㅋㅋ 내가 직접 요리도 해주고 방 청소도 해주고 말 상대도 해주는데. 역시 세상 사람들은 다 똑같다. 내가 아무리 잘해줘도, 아무리 진심을 보여줘도 결국 날 배신하고 못되게 군다. 나도 더 이상은 참아줄 수 없어서 새왕쥐한테 상한 치즈를 먹이고 애가 골골대는 동안 겁나게 때려줬다. 그러니까 비로소 미안하다고 빌더라. 아니 그러게 왜 사람을 화나게 하냐고. 왜 좋은 말로 할 때 안 듣냐고. 물론 맞으면 아프니까 내가 정성을 들여 치료해줬다. ㅎㅎㅎ 친구가 생겨서 재밌다. 그런데.... 얘는 돈이 어디서 난 거지? ^^"
  • 주민들은 분기점 투표를 해야 했다. 선택 A는 "테디에게 돈의 출처를 솔직하게 말하고 더 많이 가져다주겠다고 약속한다", 선택 B는 "새왕쥐는 테디에게 돈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탈출할 기회를 노린다" 였다. 투표 결과 분기점은 B로 결정되었다.
  • 새왕쥐가 테디의 집을 탈출함에 따라 새로운 '새왕쥐' 컨텐츠가 시작되었다. 테디의 집 옆쪽에 자리한 오래된 교회로 가면 새왕쥐를 잡을 수 있다. 새왕쥐를 죽이는데 성공하면 여러가지 보상을 준다. 그러나 무한 경험치를 생성할 수 있는 몹인 만큼 난이도가 아주 높기 때문에, 풀 인챈트를 하지 않은 주민에게는 권장하지 않는 컨텐츠이다. 또한 새왕쥐를 죽일 경우 "어차피 나는 다시 돌아온다" 라는 무시무시한 경고를 남기고 쓰러진다.


에피소드 9 : 함재묘

플레이어들에게 가장 후기가 좋았던 스토리이다.

다른 에피소드와 달리 퀘스트 난이도가 크게 상승하므로 주의. (정 어려우면 공식 까페에서 공략글을 참고하여 진행할 수 있다.)

퀘스트를 시작하려면 수선집의 직원에게 세제를 주고 '도주자의 일기'를 얻어야 하며, 이것을 주민 '최야생'에게 가져다주고 다음 퀘스트를 시작해야 한다.

에피소드 10 : 읍사무소의 그림자

2022년 3월, 연보라 마을에서 이장선거가 진행되었다.

NPC 또영을 제외한 나머지 NPC들은 활발하게 선거 활동을 진행하였으며, 이장 후보는 김호텔, 김올너, 테디 외 1인 네 사람으로 정해지는 듯했으나...

투표일, 갑자기 선거 위원회가 연보라 마을에 도착하지 않았고, 급하게 공식 다방으로 장소가 대체되어 진행된 투표에서는 김호텔의 이름이 없었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김올너에게 표를 주었지만....

모두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나오고, 에피소드 10에서 그 진실이 밝혀진다.

또한 잔혹한 묘사가 일부 나오므로, 심약자는 주의를 요하는 에피소드이다.

읍내의 '신토불이'와 대화하여 시작할 수 있다. 에피소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퀘스트 ① 「신토불이는 플레이어에게 이장선거에 수상한 점이 있다고 머뭇거린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상대를 믿을 수 없다고 쉽게 말해주지 않는다. 근로확인서를 5장 얻어다주면 그제야 모든 이야기를 해준다. 다름이 아니라 선거가 원래 읍사무소에서 치러지기로 예정되어 있었고, 그래서 투표함이 한동안 거기에 놓여있었는데, 얼마 전에 투표함 근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는 것이다. 마치 누군가 자물쇠를 이리저리 잡아당겨보는 것 같았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덜컹 하면서 자물쇠가 열리고, 5분 뒤에 다시 짤칵 하면서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여관을 찾아가면 이장선거에 대한 또 다른 얘기를 해준다. 얼마 전 헤라여관 앞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부동산 사장 김호텔과 수선집 사장 테디가 수상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것이다. 테디는 김호텔에게 자신이 잘 챙겨주겠다고 약속했고, 다음날 이장 후보 김호텔과 고영희가 단일화를 선언하더니, 며칠 뒤 선거 당일에 갑자기 김호텔이 후보인단에서 이름을 철회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관주인은 별 이야기 아니었을 거라며 신경쓰지 않는다.」

  • 퀘스트가 끝나면 플레이어에게 책이 주어진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김호텔은 고영희에게 수상한 거금을 쥐어주며, 단일화를 하기만 하면 이후의 일은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말한다. 김호텔에게 신세를 진 적이 있는 고영희는 결국 받아들인다.

퀘스트 ② 「하나루 마트의 캐셔에게 말을 걸면 NPC 고영희의 안색이 며칠 내내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그의 집을 찾아가보면 투표용지가 잔뜩 숨겨져 있으며 심지어 대부분 불에 태워진 흔적도 남아있다.

최야생에게 말을 걸면 이장으로 당선된 테디에 대한 소식을 전해준다. 그는 서울에서 바쁘게 로비 활동을 하며 돌아다니고, 엄청난 양의 뇌물과 현물을 계속 여기저기 상납하면서 이장 뿐만 아니라 군수나 시장 자리까지 노리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대체 그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 의문이라고 최야생은 수상해한다. 또한 테디가 서울을 다녀올 때마다 김호텔이 터널로 마중을 나간다며, 둘의 사이가 단순한 친목일까 의심한다.

부동산으로 찾아가면 부동산 직원이 앞으로 마을에서 특별 세금을 걷을 거라고 말해준다. 원래부터 마을 주민이었던 사람들은 제외하고, 나중에 마을로 이사온 사람(=플레이어)에게 돈을 걷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시점부터 연보라 서버는 부분 유료화로 전환되었다) 다만 이장선거 결과 때문에 조폭들이 많이 분노해있다며,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플레이어가 조폭 굼주림을 찾아가면, 자신이 무언가 발견했다고 떨면서 좌표를 말해준다. 해당 좌표를 찾아가면 선거위원회의 시체가 땅 속에 놓여있다.」

  • 퀘스트를 끝낸 플레이어에게 책이 주어진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새왕쥐의 실험노트 덕분에 돈이 아주 떼로 벌린다. 무한 인챈트가 아니라 무한 화수분이다. ㅎㅎㅎ 실험노트에 뭐라고 빨간 글씨로 쓰여있는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뭐? 이 공식을 쓰면 쓸 수록 세상이 멸망에 가까워진다고? ㅋㅋㅋㅋ 소설이야 뭐야. 그리고 설령 사실이래도 나랑은 상관 없으니까. 인생 어차피 한방이고 실컷 즐기다 가면 되는 거야. 못 즐기는 사람들은 지들이 못난 탓이지 ㅋㅋㅋㅋ 이제 이장이 되고 나면 아예 온 세상을 가져야겠다. 내가 당연히 누려야 할 모든 명예와 부가 들어오겠지. 내 인생이 드디어 장밋빛이구나 ㅎㅎㅎ / + 그나저나 선거위원회가 왜 말을 안 듣지? 경찰도 내 편이 될 텐데. ㅎㅎ 어쩔 수 없네. 이건 내가 나쁜 게 아니라 저 사람들이 내 말을 안 듣는 거야."

퀘스트 ③ 「다시 굼주림을 찾아가면 낯빛이 더욱 창백하게 변해있다. 그는 조폭들의 두목인 북국곰이 테디를 불러냈는데, 약속장소에 테디가 아닌 김호텔이 나왔다고 한다. 그는 테디가 해코지를 당할까 두려워서 안 나왔다고, 그래서 자신이 대신 왔다고 말하며, 북국곰을 데리고 다른 장소로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굼주림은 계속 두목을 기다렸지만 그는 계속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플레이어가 굼주림이 마지막으로 두목을 목격했다는 좌표를 찾아가면 두 사람의 대화가 나레이션으로 들린다. 김호텔은 자신도 어쩔 수 없다고, 테디가 시켜서 이장선거를 조작한 거라고 말하고, 두목은 자신이 직접 테디와 말해보겠다며 뒤를 돈다. 그런데 그 순간 김호텔이 곡괭이를 휘둘러 두목의 머리를 때린다. 그는 비틀거렸고, 반격할 새도 없이 쓰러진다. 김호텔은 그의 시신을 바다로 밀어넣는다.」

에피소드 11 : 이상한 결혼 선물

NPC 김올너에게 협박에 가까운 편지가 도착한다. 그의 결혼식장에서 축의금 상자를 우클릭하면 퀘스트를 시작할 수 있다.

이 에피소드에서 김올너와 결혼한 릴리가 사실 테디의 조종을 받고 있었다는 게 밝혀지는데, 테디는 그를 놔주는 대신 거금을 달라고 요구한다. 주민들의 분기점 투표 결과 테디에게 돈을 주지 않는 것으로 결정되었고, 그는 이 일로 올너에게 앙심을 품는다. (이때 '사별해보는 것도 인생의 좋은 경험이다. 다음에 결혼할 때는 자신을 꼭 초대해달라'는 테디의 대사가 소름끼쳤다는 반응이 많다)

에피소드 12: 배신이 칼날처럼 우리를 찌를 때

진엔딩을 결정짓는 마지막 스토리 퀘스트 묶음이며, 그만큼 내용이 길다.

연보라 마을에서 몇몇 NPC가 사라진 이유를 밝히며, 엔딩 조건을 달성함으로써 남아있는 이들의 향후 미래를 결정짓게 된다.

에피소드 12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새로운 일감을 받으러 보건소를 찾아가는 플레이어. 그런데 보건소 의사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그는 간밤에 김올너 사장이 급히 들렀는데, 한 손으로 옆구리를 움켜쥐고 있었으며 거기서 피가 계속 흘렀다고 증언한다. 그리고 플레이어에게 올너 사장이 아직도 집에 있으면 큰 병원으로 가라고 설득해달라고 부탁한다.

김올너의 집으로 가면 그는 대화를 거부한다. 플레이어는 대신 옷가게 직원을 찾아가서 말을 걸어야 한다. 직원은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이 목격한 바를 말해준다. 지난밤 김호텔이 김올너를 불러냈고, 밖에서 우당탕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올너가 피를 흘리며 가게로 뛰쳐들어왔다는 것이다. 직원은 플레이어에게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부탁하지만, 경찰서에 갔을 때 아무도 관심이 없다. 오히려 경찰들은 테디 이장이 새 차를 한 대씩 뽑아줬다고 흥분해서 떠들고 있을 뿐이다.

퀘스트가 끝났을 때 플레이어는 책을 받게 되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랫동안 마을에서 쉴 새 없이 일해온 김호텔은 이제 그만 부동산에서 물러나고 싶어한다. 그리고 때마침 동남아 여행을 떠난 그는 사업가를 만나게 되고, 사업가는 베트남에 호텔을 지어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고 사업 기회를 제안한다. 김호텔은 기뻐하면서 연보라 마을로 돌아오는데, 북국곰은 왠일로 기분이 좋으냐고 묻는다. 호텔은 아무래도 이만 마을을 떠나고 싶다고 말하고, 그러자 조폭 두목인 북국곰은 사실 자신도 예전부터 조직에서 물러나 평온하게 살고 싶었다고 털어놓는다. 호텔은 그러면 함께 베트남에서 새 삶을 살자고 말하면서, 국곰도 어느 정도 돈을 입금해서 사업가에게 전해주면 된다며 계좌를 넘겨준다. 그리고 자신이 국곰을 대신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떠나겠다고 말해주겠다고 한다.

플레이어가 위의 책을 가지고 보건소 의사에게 가면, 그는 한숨을 쉬며 어차피 김올너가 죽지도 않을 테니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놀라는 플레이어에게 보건소 의사는 몰랐느냐고, 사람들이 심정지를 맞이했다가 소생하는 현상이 벌어진지 꽤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살아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기보고성 연구를 수행해본 결과, 다시 살아난 사람들의 만족도는 크게 떨어졌으며 오히려 죽음을 경험한 트라우마로 인해 고통을 호소한다고 한다. 또한 인근 마을 중에서 연보라 마을과 수로를 공유하지 않는 마을에선 이런 현상이 벌어지지 않는다며, 누군가 수로에 무슨 짓을 하지 않았는가 의심한다.

다음으로 최야생을 찾아가면 그는 이제 정말로 야생 탐험을 떠날 때가 된 것 같다며 플레이어에게 작별을 고한다. 그리고 그는 지난 몇달간 연보라 마을에 너무나 수상한 일들이 많이 생겼고, 그로 인해 눈에 띄는 이득을 본 인물이 단 한명 뿐이라고 말한다. 또한 대기업 삼우그룹이 연보라 마을의 빠른 성장세를 눈여겨 보고, 성장 모델을 다른 마을에 적용시키기 위해 자회사를 설립하고 테디 이장을 사장으로 얹힐 거라는 소문을 말해준다. 하지만 최야생은 절대 좋은 일이 아니라고 근심하는데, 그의 대사는 다음과 같다.

"죽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무한한 인챈트. 생각해봐요, 서로 상해를 입히고 살인을 해도 괜찮은 세상이 되는 거예요. 그럼 사람들은 현실을 마치 게임처럼 여기고, 더 좋은 장비를 맞추듯 너도 나도 인챈트에 달려들겠죠. 그런 심리를 바탕으로 삼우그룹은 엄청난 재원을 얻게 될 테고, 테디 이장 역시 유일한 특허권을 가진 사람으로서 고속승진을 할 거예요. 제가 알아낸 바로는.... 그래요, 소문은 여기까지에요. 그동안 알고 지내어 고마웠어요. 우리 나중에 인연이 되면 꼭 다시 봐요."

최야생과 대화를 끝낸 플레이어는 새로운 책을 얻게 되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호텔은 마을 사장들에게 자신과 북국곰이 떠나리라는 것을 한 사람씩 알리려는데, NPC 고영희는 얘기를 듣고는 돌연 언짢아하면서 그럴 거면 그냥 마을 문을 닫아버리라고 한다. 어차피 이 마을은 김호텔 당신이 혼자 다 이끄는 거고 다른 사람들은 도와주기만 하는 역할 아니냐, 그런데 이대로 떠나면 당신이 마을 문을 강제로 닫는 거나 다름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김호텔은 당장 떠날 것도 아니고 한달 뒤에 떠날 것이며, 그 전까지 필요한 게 있다면 도와줄 것인데 왜 무례하게 구느냐고 따진다. 그러자 고영희는 내 말이 그렇게 듣기 싫으면 난 이제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그리고 나야말로 이 마을을 떠나버리겠다며 옷가게 열쇠를 집어던지고는 자리를 떠나버린다.

당황한 김호텔은 북국곰을 찾아가 일이 이렇게 되었다고 알리는데, 그러자 북국곰의 얼굴이 싸악 변하더니 자신은 애초에 고영희와 더 친하므로 김호텔과 떠나지 않겠다고 말한다. 김호텔은 함께 떠나기로 했던 약속을 믿고 모두에게 알린 것이며, 자신의 계좌도 맡겼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고 따진다. 그러자 북국곰은 "어차피 전 오늘부로 연보라에 돌아올 생각 없습니다."라고 말하고는 뒤에 있던 부하에게 눈짓한다. 부하는 갑자기 김호텔을 창문 너머로 던져버리고, 그는 그대로 떨어져 즉사한다.

다시 살아난 김호텔은 마을 입구에서 테디와 마주친다. 벌거벗고 있는 김호텔(죽었다가 소생할 경우 입고 있던 옷이 타버린다)을 보고 테디는 웃으며 영생하는 기분이 어떠하냐고 묻는다. 김호텔은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는데, 테디는 새왕쥐의 실험공식인 무한 경험치에 대해 알려주면서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김호텔을 유혹한다. 한편 마을의 다른 조폭들이 두려워진 김호텔은 테디의 도움을 빌려 그의 지하실에 몸을 숨긴다.

그날 저녁 김호텔은 연보라에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던 북국곰이 태연하게 돌아와 고영희와 함께 마을 주민들과 웃고 떠드는 소리를 지하실에서 듣게 된다. 김호텔은 배신감에 치를 떠는데, 그때 지나가던 주민들이 "부동산 문은 왜 닫혀 있어? 부동산 사장 이제 일 안하는 거야? 이럴 거면 가게를 왜 차린 거야?" 라고 투덜거리는 소리를 듣고 좌절한다. 그는 자신이 사라졌는데도 아무도 의심조차 하지 않는 상황을 보며, 이제껏 이 마을에서 자신은 무슨 존재였는지, 그냥 묵묵히 일하는 존재에 불과했는지 괴로워한다.

플레이어가 위의 책을 가지고 부동산으로 가면, 부동산 직원은 테디가 이장에 당선된 후로 김호텔도 따라서 바빠져 얼굴도 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은 곧 부동산 일을 관둘 거라며, 그동안 만나서 반가웠다고 플레이어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

다음으로 빵집 미미당을 찾아가면 빵집 사장은 떠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앞으로 찾아올 손님들이 줄어드는 것은 아쉽지만, 한때 텅 비어있었던 황무지에 이제 골목들이 들어서고 자신의 빵 냄새가 퍼져나갈 때마다 자랑스럽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영 사장에 대해 깜짝 놀랄 소식을 들었다며, 여관에 가서 자세한 소식을 물어보라고 한다.

여관을 찾아가면 여관 주인은 얼마 전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찾아와 또영을 찾았다고, 알고 보니 그들이 삼우그룹 회사의 관계자들이었고 또영은 숨겨진 후계자였다며 감탄한다. 하지만 자신이 마지막으로 또영을 만났을 때 그의 얼굴이 아주 어두웠고, 마을 사람들에게 '새왕쥐'를 보았는지 물어보고 다녔다고 알려준다.

여관주인과 대화를 마치면 플레이어는 책을 얻는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호텔은 테디의 지하실에서 실험노트 한 페이지를 발견하고, 거기서 '영생을 멈추는 법'이라는 메모를 발견한다. 그는 마침내 테디의 지하실을 나와, 다른 실험실에 외주를 맡겨 영생을 멈추고 평범하게 죽게 하는 물약을 제조한다. 그리고 북국곰과 고영희와 화해하는 척 하면서 이장선거 내내 때를 기다린다. 선거가 끝난 뒤 김호텔은 북국곰에게 물약을 바른 곡괭이를 휘둘러 그를 살해하고, 그의 시신을 떠내려보내며 작별인사를 고한다.

"이 마을에 아무것도 없었을 때부터, 전부 황무지였을 때부터 우린 곳곳을 누비며 같은 꿈을 꾸었었지. 하지만 난 당신에게 친구가 아니었던 걸까? 당신이 원하는 대로 일해주는 존재에 불과했을까? 그럼 애초부터 없었던 우정에 나도 미련 같지 않을게. 잘 가, 북국곰. 그리고 두 번 다시 내 앞에 나타나지 마."

테디는 이 일로 김호텔이 실험노트를 마음대로 이용했다는 걸 알게 되어 분노한다. 그는 김호텔에게 잘해주었더니 배신했다며 화학약품을 끼얹는데, 털이 녹는 냄새를 맡고 김호텔도 마찬가지로 칼을 테디의 가슴에 꽂는다. 서로 죽어가는 순간 김호텔은 그간 겪은 모든 좌절과 비통을 넘어 테디에게 차갑게 말한다.

"그래, 테사장. 우린 친구가 아니야. 차라리 그게 낫지 않아? 우리 이제 믿음과 배신에 휘둘리지 말자. 당신은 나한테 천금을 주고, 난 당신이 시키는 대로 하고. 이게 얼마나 편하고 쉬워?"

얘기를 듣고 테디는 피로 물든 잇몸을 드러내며 씩 웃는다. 이윽고 둘은 함께 죽고, 함께 되살아나 태연하게 자기 할 일을 하러 간다. 그리고 김호텔은 이 시점에 약품 때문에 망가진 태비를 고치려 수술대에 오르지만 결국 전부 고치지 못한다. (실제로 해당 NPC의 스킨이 바뀌었다) 김호텔은 이 사건 이후 자신의 삶에 남은 꿈과 희망을 전부 버린다.

한편 플레이어는 위의 책을 들고 또영의 집으로 몰래 들어가야 하는데, 조건을 달성하면 나레이션이 들려온다. 마을 사람들이 또영에게 '새왕쥐는 오래된 교회에 숨어있으며, 그를 죽이면 좋은 물품을 준다'고 즐겁게 말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또영의 표정은 처참했다고 한다. 그리고 또영의 집을 나서는 플레이어는 벽을 기어가는 작은 바퀴벌레를 발견하게 되고, 하수도로 들어가 바퀴벌레에게 또영에 대해 물어보면 그가 책을 준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또영은 마침내 새왕쥐가 숨어있는 장소로 찾아가고, 거기서 테디가 무한 인챈트로 떼돈을 벌 수 있는 이유(실험공식)를 알게 된다. 하지만 영생에 대해서는 그럴 리 없다며 부정한다. 그러자 새왕쥐는 자신의 성공이 부정당한 것을 분개해하면서 또영에게 달려들어 그를 찌른다. 그리고 지금 너를 찌르려니 내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그러나 한편 나는 평생 너에 대한 시기심과 열등감으로 너를 이렇게 찌르고 싶었다고 말한다.

또영은 다시 살아나고, 새왕쥐가 옳았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는 또 새왕쥐를 찾아간다. 새왕쥐는 아랑곳않고 다시 달려들어 또영을 찌른다. 그리고 네가 다시 살아날 생각을 하니까 끔찍하게도 싫다고, 그러니 제발 죽어서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실험약 때문에 또영이 살아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괴롭다고 한다.

또영은 다시 살아난 뒤 세번째로 새왕쥐를 찾아간다. 그리고 자신을 죽여서 이 모든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찌르라고 말한다. 새왕쥐는 혼자서 고고한 척 하지 말라며 또영에게 달려들어 찌르는데, 그런 한편 너를 찌를 수록 내 시궁창 같은 인생이 나아질 리 없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진다고 한다. 곧 새왕쥐는 또영에게 이런 자신을 멈추고 싶다면 자신의 실험노트를 찾아 영생을 멈추는 법을 알아내달라고, 그리고 그때 돌아와서 자신의 삶을 끝내고 평온을 달라고 말한다.

다시 살아난 또영은 이번엔 친구를 찾아가지 않는다. 그는 드디어 테디를 찾아가, 인챈트 사업을 포기하고 세상을 더 이상 위태롭게 만들지 말라고 한다. 테디는 웃으면서 자기가 왜 그래야 하는지 되묻는다. 또영은 네가 원하는 건 친구, 즉 자기가 재밌게 놀 상대가 아니냐며, 무한 경험치를 포기한다면 자신도 삼우그룹을 이어받는 것을 포기하고 연보라 마을에 남아 테디의 상대가 되어주겠다고 한다. 테디는 이 제안을 상당히 솔깃하게 여기며, 그러면 자신이 인챈트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그만한 금전적 보상을 받아야겠다고 세 가지 조건을 내세운다. 첫번째, 경험치 병으로 가득 채운 10상자를 줄 것. 두번째, 근로확인서로 가득 찬 5상자를 줄 것. (마지막 세 번째는 진엔딩 비밀조건으로, 트위터에서 해금되었다)

한편 퀘스트를 끝낸 플레이어에게 마지막 책이 주어진다. 테디는 김올너에게도 원한을 품은 상태였기에, 김호텔을 시켜 그를 살해하라고 명령한다. 김호텔은 순순히 올너를 죽이러 가는데, 그를 방심하게 만들어 곡괭이를 휘두르는데까진 성공했지만, 어차피 평소 호텔을 믿지 않았던 올너였기에 재빨리 몸을 피해 죽지는 않는다. 다만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올너는 쓰러져 있고, 그때 그의 이름을 부르며 아내 릴리가 달려온다. 올너는 마을 사람들을 불러달라고 릴리에게 부탁하는데, 그는 갑자기 김호텔의 곡괭이를 보더니 싸늘하게 말한다.

"미안, 자기야. 처음에는 이게 다 재밌을 줄 알았거든. 당신과 결혼한 것도 그렇고. 그런데 이제 보니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할 일이 많네. 미안. 난 가봐야겠어."

그리고 그는 그대로 몸을 돌려 올너를 떠나버린다. 배신에 멍해져있는 올너. 이윽고 픽 웃더니 김호텔을 올려다보며, 고작 총각 하나 두고 다투던 사이에 불과했는데 언제 나에 대한 원한이 이렇게 커져서 죽이려고 찾아온 거냐고 묻는다. 그리고 이왕 죽일 거라면 빨리 죽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김호텔은 올너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곡괭이를 내린다. 그리고 놀란 올너에게 말한다.

"당신도 배신당했구먼."

그리고 김호텔은 곡괭이를 다시 들어올려 자신의 목에 가져다댄다. 그는 테디의 눈 밖에 난 이상 김올너도 살아남을 수 없고, 테디의 명령을 어긴 이상 자신도 살아남을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어디로 가야 할까 하고 중얼거린다.」

  • 플레이어가 엔딩 조건을 얼마나 달성하느냐에 따라 남아있는 모든 NPC의 엔딩이 결정된다. 엔딩 달성 날짜는 5월 25일이다.
  • 연보라서버의 주민들이 세 가지 엔딩 조건을 모두 달성함으로써 진엔딩이 결정되었다.

에피소드 13: 진엔딩

연보라서버의 진엔딩을 서술한다.

마지막 에피소드인 만큼 내용이 길었기 때문에 퀘스트 시스템이 아닌 소설 형식으로 공식 카페에 업로드 되었다.

* * *

연보라 마을에서는 해가 유독 빨리 뜨는 것 같았다.

하수도에서 일렁이는 가로등 불빛이 사라지고 나면, 물결 새로 심술궂게 번뜩이는 검은 두 눈알도 자취를 감추었다. 하루를 시작하는 상인들이 하수도를 따라 터벅터벅 작은 소음을 내고,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는 쁘띠 구제샵의 네모난 모퉁이에 하얀 햇살이 꽂혔다. 목욕탕 옥상에서는 세들어사는 주민이 온실 갈 채비를 하고 계단을 가볍게 뛰어내려오곤 했다. 그의 발걸음은 곧장 오른편 식당을 지나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는데, 그러면 대체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조용히 버스가 다가와 그를 초원으로 데려가는 것이다.

여름이 다가와, 온실지구의 햇살은 화끈거리도록 뜨거워졌다. 바람이 잔디를 흔들며 부드럽게 비닐하우스의 검은 지붕에 부딪히면, 그 아래 유리창은 대답이라도 하듯이 반짝였다. 빨간 축사가 자리했던 곳에는 이제 더 많은 온실이 지어져있고, 마을 초창기의 풋풋한 꿈은 그 아래 잠든 것처럼 묻혀 있기도 했다.

온실 끝무렵의 버스 정류장으로 시선을 돌리면 수많은 상자가 덩그러니 쌓여있다. 안을 열어 보면 내용물이 알차게 들어있겠지만, 그보다는 거기 담겨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정성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 기록은 그러한 마음에 대한 화답이다.

* * *

"그렇게 극단적으로 굴 필요가 대체 뭐여."

올너는 마치 질책하듯이 말했다. 원래 서로 뚱한 말만 주고 받는 사이라고 쳐도, 이상하게 그날 따라 더 신경질이 나서 호텔은 상대를 노려보았다. 둘의 사이엔 적막이 흘렀다. 달빛 한 자락 없어도 서로의 원망 어린 복잡한 시선은 분명 알아볼 수 있었다. 물론 대신 가로등 불빛이 있었지만. 그렇지 않고서야 호텔의 손에 들린 곡괭이의 서릿한 단면이 그토록 똑똑히 보일 리 없었다.

"내 심정을 알긴 혀?"

호텔은 평소처럼 짜증을 내는 대신 차분하게 대꾸했다. 허무하기만 했다. 누군가에게 이해 받으리라고는 이제 엄두도 내지 않았다. 인생을 허비했다는 불안한 죄책감과, 세상에서 홀로 처지고 느려진 듯한 자괴감. 그 외 가슴 속에 소용돌이치는 수많은 감정을 일일이 열거하는 것은 오히려 시간 낭비에 가까웠다.

"올사장, 난 어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어. 우린 가끔 옛날을 생각하며 그때 그르지 말걸 허고 누구나 후회하잖여……. 하지만 후회할 것도 없다는 게 내 속을 더 뒤집어. 실수를 거듭하면서도 이번엔 다르게 할 수 있다구, 잘 할 수 있다구 생각하믄서 열심히 살았는디…… 어느새 내 나이 마흔이 되어버렸구, 내 수중엔 아무것도 남겨진 게 없구, 친구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등을 돌렸어. 당신이 이런 심정을 알긴 혀?"

올너는 문득 호텔과 그토록 오랜 시간을 연보라에서 함께 보내면서도, 막상 허심탄회하게 소주 한 잔 기울인 적이 없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이러한 깨달음이 이제와 아무것도 바꾸는 게 없대도, 생각해보면 아까운 일이었다. 서로 주사를 부리고 욕설을 지껄일 지언정 한번이라도 서로 속을 털어보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세상이 끝난 게 아니여."

올너는 상처를 손으로 움켜잡으며 중얼거렸다. 배신을 당한 것은 그도 마찬가지다. 속이 쓰리다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다. 모든 것을 없던 일로 하고 싶을 만큼, 그냥 무시하고 부정하고 싶은 만큼의 고통이다.

"호사장, 지금 생각나는 게 그런 것 밖에 없어? 연보라에서 지내면서 기억나는 것이라곤 그저 힘들고…… 괴롭고 분통한 것 밖에 없냐는 말이여."

김호텔은 잠깐 파란 눈을 깜빡거렸다.

"물론 그렇진 않지."

그는 가로등 아래 붕붕거리는 벌레들을 바라보며 느릿느릿 말했다.

"생각나는 거? 많지……. 버스 정류장이 첨 들어선 날 읍내 간다고 앉아서 사람들 구경하던 거……. 코인 바뀐다고 줄서서 기다리던 거. 택시 승강장으로 새로 온 주민들 만나러 나간 거……. 그리구…… 그리구 다 함께 사우나 가서 녹차 먹던 게 생각이 나……."

"그거 봐, 다 나쁘진 않았어."

올너는 출혈 때문에 머리가 핑핑 도는 것을 느끼고 몸을 비스듬히 옆으로 쓰러트렸다.

"호사장, 다른 것도 아니고 마을 하나를 지었잖여……. 우리 다 함께……. 남들이 보기엔 성공했다고 할 만한 지점에 도착했는데 뭐 때문에 만족하질 못하는 거여."

"잘 모르겠구먼. 난 항상 높은 기대치가 있었고, 그것만 올려다보며 좌절하느라 현실을 바라볼 여유가 없었던 가봐. 나한테 없는 것보다 내가 가진 걸 돌아볼 생각은 한번두 하질 못했어."

"늦지 않았어……."

호텔은 올너를 내려다보았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먹잇감이 코앞에 있었다. 곡괭이를 휘두르기만 하면 그토록 서로 미워하고 헐뜯던 대상을 지워버릴 수 있었다. 아니면 자신의 잡념을 그만 끝내버리거나. 어느 쪽이든 간단한 일이었다. 올너도 그런 사실을 알았던지 피를 흘리며 누워서도 연신 빤히 상대를 올려다보았다. 어떤 선택을 내릴까 궁금한 것 같았다.

"그려, 차라리 날 죽이구 다 잊어, 호사장. 다른 마을로 가서 새출발 하는 거여……. 이미 한번 해냈는데 두 번은 왜 못혀? 난 이제 글렀구, 당신 원망하지도 않을게. 그러니까 마음 편하게 날 죽이고 새출발 혀."

"어처구니가 없구먼."

호텔은 코웃음 비스무리한 소리를 흘리고는 곡괭이를 드디어 내려놓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올사장, 당신이 내 앞날을 걱정하는 거여?"

"그러게, 나가 봐도 어이가 없어서 뒤로 나자빠지겠구먼. 그래도 아깝잖여, 호사장. 우리가 이 마을에서 함께 이룬 게 있는데 그걸 다 없던 걸로 할 수가 없잖여.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어. 읍내까지 도로 뚫리는 것도 함께 봤고, 은행이 몇 번이나 공사에 들어가는 것도 같이 봤고, 온실 지어줄 공사업자 소개해준 것도 나였는데. 처음부터 지금까지 우리 둘이서 마을을 지켜봤고 그걸 다 없던 걸로 할 수가……."

올너는 말을 끝맺기도 전에 울컥 목이 막히는 것을 느꼈다. 옆구리 상처에서 생겨난 핏덩어리인건지, 아무튼 무언가 뜨거운 것이 식도를 정통으로 타고 올라와 말문이 막히게 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연보라 마을에서의 모든 일을 차마 없던 체 할 수 없다는 그 한 마디가 왜 이렇게 마음을 뒤흔드는 건지 모를 일이었다.

"그려, 그건 절대 안 되지……."

호텔은 몸을 숙여 올너의 팔을 자신의 어깨에 걸쳤다.

"아깝잖여, 올사장. 너무 아깝잖여……."

두 사람은 함께 몸을 일으켰다. 푹 수그린 올너의 고개에서 그만 끙 하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러니까 죽지 말어, 호사장. 죽기 아깝잖여."

"당신이나 죽을 생각 말어……. 병원 데려다줄 테니께 꼭 살더라구."

"망할 양반이 하필 휘두르는 것도 포악하게 곡괭이가 뭐여, 대체."

"칼은 들기가 괜히 무섭잖여. 그른데 곡괭이는 손에 잘 감겨서……."

둘의 그림자는 점점 길어지면서 가로등 아래를 계속 밍기적댔다.

"그려, 그럼 차라리 그런 정신으로 살어. 여차하면 또 곡괭이 든다는 정신으로 다른 마을 가서도 이 악물고 살아보는 거여."

"같이 가는 거지? 올사장."

"입 아프게 하구 있어."

"거그만 아프다니 안 죽겠구먼."

그날 호텔은 굳이 올너를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았다. 죽지 않으리란 걸 알기 때문이었다. 올너도 굳이 묻지는 않았다. 그 이후에도 둘은 며칠 동안 서로 가타부타 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냥 사람들의 이목을 피해 차근히 가게를 정리할 뿐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호텔이 고속버스 티켓 두 장을 우편으로 보냈다. 자기 좌석은 우등석이고, 올너 좌석은 맨 뒷편 가운데 좌석이었다. 올너는 답례로 다방 총각들에게 부탁해서 받은 작별 편지를 보내주었는데, 거기엔 '김올너 사장님, 김오뎅 사장님 그간 반가웠어요' 라고 쓰여있었다.

* * *

약속한 날이 되어 또영은 온실 뒤편으로 테디를 만나러 나갔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잔뜩 쌓인 상자 위에 앉아있던 테디가 그에게 손을 흔들었다. 갈색 머리 위에 쓴 색종이 왕관은 바람에 펄럭댔고, 검은 스웨터에는 풀잎이 잔뜩 묻어있었으며, 빨간 하의는 구겨져 있었다. 그래서 또영은 상대가 자신을 꽤 오래 기다렸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의 기분이 좋다는 것도. 그렇지 않다면 굳이 기다리려들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상자가 가득 찼어."

테디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이거면 앞으로 수선집 운영에 문제 없겠는데."

"잘 됐네."

또영은 파란 후드를 더 눌러쓰며 중얼거렸다. 빨리 이 만남을 끝내고 싶었다.

"좋아, 그럼 서로 약속을 이행하는 걸로 하자. 나는 무한 인챈트를 포기하고, 당신은 삼우그룹 후계자 자리를 포기하는 거야. 그리고 우리 둘이 영원히 연보라 마을에 남아있는 거지."

"그것 말고도 지켜야할 약속은 더 많아. 예를 들어 이제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든가……."

"아, 그거?"

테디는 머리를 뒤로 젖히고는 폭소를 터트렸다.

"그래, 내가 죽이지만 않으면 되는 거잖아. 그렇지?"

또영은 불꽃이 조금 사드라드는 것을 느꼈다. 방금 바람이 으스스 불어와서는 아니었다. 안 좋은 소식이라는 것을 이미 아는 채로 편지 봉투를 뜯는 기분이 들었다.

"그게 무슨 뜻이야? 당신이 죽이지만 않으면 된다니?"

"말 그대로야. 내가 안 죽이기만 하면 되잖아. 다른 사람이 날 대신해서 죽여주는 건 괜찮잖아."

테디는 그런 간단한 것도 모르느냐는 듯 상대를 의아해하는 투로 말했다.

"다른 사람이라는 건 김호텔 사장을 말하는 거겠지."

또영은 경멸을 느끼며 대꾸했다.

"그래, 안 그래도 당신이 그 사람은 안 괴롭혀서 놀랐어."

테디는 약간 흐트러진 색종이 왕관을 다시 고쳐쓰면서 싱글벙글 웃었다.

"김호텔 같이 나약하고 비열한 작자한테는 아무 말도 안 하면서 나한테만 뭐라고 하니까 좀 억울하기도 한데, 뭐, 그 정도는 내가 이해해줄 수 있어……. 어쨌든 마을에 처리해야할 사람이 있어서 말이야. 내가 안 죽이기만 하면 되는 거지? 김호텔이 죽여주는 건 상관 없는 거지?"

"그게 대체 누구야?"

또영은 후드 소매 아래로 주먹을 꽉 쥐었다. 욱해서 그랬는지 그의 주위로 잠깐 아지랑이가 피었다.

"김올너는 죽어야 해."

테디는 아주 또박또박 말했다.

"죽어도 싸니까."

또영은 섬칫하게 느낄 틈새도 없었다. 머릿속에 순간 많은 생각이 지나가서 그랬다. 너무 빨라서 약간 두통이 올 지경이었다. 어떻게 올너를 안전하게 빼낼지 고민해야 했고, 어떻게 김호텔을 설득해야 할지, 또 어떻게 테디의 손발을 묶어놔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상황이라 그랬는지 떠오르는 생각은 아무 것도 없었다…….

'위잉.'

테디의 주머니에서 진동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검지를 치켜세우며 기다려달라는 뜻을 전했다. 그리고는 또영의 반응은 신경도 쓰지 않으며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내려다보았다.

"뭐야."

테디의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 생글거리던 웃음은 싹 사라지고 두 눈이 커졌다. 그는 갑자기 타자를 막 두드리고는 핸드폰을 귀에 가져다댔는데,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는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내려놓았다. 그의 광분이 얼마나 생생하게 보이던지, 마치 보는 사람이 괜히 뭔가 잘못한 것처럼 가슴이 철렁할 정도였다.

"잠시만요, 또사장님."

테디는 눈을 번뜩이면서 상자에 내려왔다. 그리고는 씩 웃어보였다. 눈은 전혀 미동도 없이 입술만 벌어지면서 소름 끼치는 웃음이었다.

"내가 지금 사정이 생겨서, 지금 말고 조금 이따가 약속 지켜도 되지?"

"무슨 일인데?"

또영은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며 목소리를 낮추고 물었다.

"호사장님이 김올너를 죽이기로 나랑 약속해놓고서 도망갔대!"

테디는 믿겨지냐는 듯 소리쳤다.

"어이가 없어. 그런 사람일 줄 알았어. 이래서 질 나쁜 사람들이랑 엮이면 안 되는 거야……. 어쨌든 여기서 좀 기다려. 김호텔이랑 김올너 좀 처리하고 돌아올게. 그리고나서 약속 지키면 사람 안 죽인 거잖아, 그치?"

"무슨……."

─그런 법이 있느냐고, 또영이 어이가 없어서 한 마디 하려고 했지만 소용 없었다. 테디는 품에서 물약처럼 보이는 것을 꺼내어 마시더니 눈앞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색종이 왕관이 바람에 펄럭대는 소리만 멀어질 뿐이었다. 펄럭, 펄럭.

'안 돼.'

또영은 다시 머릿속이 막막해지는 것을 느꼈다. 빨리 해결책을 생각해내야 했다. 계획, 계획…….

'물약.'

떠오르고 싶지 않은 광경이, 그리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 요청이 기억났다.

* * *

테디가 정확히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집에 가지 않았다는 건 확실했다. 또영이 문을 거의 부수다시피 하면서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안은 정리된 것처럼 보이면서도 정리되지 않았는데, 그래서 또영은 벽마다 진열된 상자를 거의 뒤엎으면서까지 집을 뒤져야만 했다. 그러다 쏟아진 압정에 손가락이 찔리기도 하고 수상한 액체가 쏟아져 매캐한 냄새와 연기가 나기도 했지만, 또영은 포기하지 않고 보이는 것마다 전부 꺼내고 틈새마다 전부 찔러보았다. 그러다 실수로 벽에 몸을 부딪혔을 때였다.

높이 걸려있던 태양 형태의 거울이 땅으로 떨어져 부서졌다. 이상하게도 모든 일이 천천히 일어나는 것만 같았다. 거울 표면에 거미줄처럼 금이 돋아나더니 이윽고 조각들이 흩어지고……. 저마다 광채를 내뿜으며 공중에서 몸을 비틀었는데, 그때 또영은 그게 마치 테디의 눈에서 보였던 살기처럼 빛난다고 느꼈다.

그는 앞으로 걸어가 제일 커다란 조각을 주워들었다. 앞면은 멀쩡하게 부서진 거울 조각일 뿐이었지만, 뒷면은 검게 칠해져 아무런 반짝임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이 칠해져있는 걸까?

또영은 말없이 거울 조각을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그리고 산 위의 교회로 향했다.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가 여전히 고고하고 완벽한 모습으로 내 앞에서 무너지고 피를 토하며 죽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내가 끝까지 너를 사랑할 수 있게.'

그렇다면 자신이 있었다. 또영은 끝까지 자신의 이상을 지켜낼 자신이 있었다.

교회 안은 여느 때처럼 암울한 분위기를 풍겼다. 썩어가는 나무 판자 냄새, 빛이 바래버려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쓸모 없는 창문과, 그 덕분에 차가운 기온……. 여기저기서 수상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다급한 소리, 아마도 바퀴벌레이리라. 그리고 삐걱거리며 불안하게 흔들리는 나약한 사다리까지.

새왕쥐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온 몸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두 눈은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또영은 지금 이 공간에 그와 함께 있는 것이 죽기보다 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기피하고 싶은 게 있다면 테디가 또 다른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다.

"드디어 왔구나."

또영이 걷는 소리가 차가운 돌 벽과 바닥에 메아리처럼 울려퍼졌을 때, 새왕쥐는 갑자기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

"네 존재감은 언제라도 알아볼 수 있어."

새왕쥐는 일어나 앉을 기운조차 없는 듯했다. 가슴은 뻥 뚫려있었는데, 피는 전혀 흘러나오지 않았고, 마치 벌레가 기어가듯이 피부가 꿈틀대며 자라나 상처를 덮으려 하고 있었다. 이것이 영생의 대가였다.

"테디가 약속을 어겼어. 난…… 사람들을 구해야 해."

또영은 떨리는 목소리를 들키지 않으며 애썼다. 그런 노력도 부질없이 새왕쥐는 킥 웃었다.

"아니, 넌 날 죽이러 왔어."

그가 천장만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넌 상관도 없는 타인들을 구하는 대가로 어린 시절의 친구를 죽이러 왔어."

그래, 그럴지도 몰라. 또영은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더 이상은 논쟁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지쳤다. 아마 모두가 그런지도 모른다. 이제는 끝을 볼 때가 되었다. 더는 나아질 기미가 없는 관계도.

"테디를 멈추는 방법을 말해줘."

또영은 들고 온 거울조각을 꺼내, 허리를 숙여 새왕쥐의 손에 내려놓았다. 그제야 그는 처음으로 생기 없이 새까만 눈동자를 움직여 상대를 쳐다보았다.

"드디어."

새왕쥐가 다시 웃었다.

"드디어 이 광대짓은 멈추고 쉴 수 있겠어."

또영은 그저 새왕쥐가 자신이 보는 앞에서 거울조각을 쓰는 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넌 총이 필요할 거야."

그는 다시 천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 * *

김호텔과 김올너는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고─ 집도, 재산도, 옷도, 전부─ 산을 넘고 있었다. 고속버스를 잡아타는 척 했던 것이 테디와 그에게 넘어간 사람들의 시선을 충분히 속였기를 빌면서. 하지만 울창한 숲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땅은 질퍽였고 물가는 쉴 새 없이 나왔다. 나무에서 끈질기게 늘어져있는 온갖 덩굴들도 그들의 발목을 잡아채 여정을 더디게 만들었다.

"해가 지는구먼."

김호텔은 침침한 숲 속에서도 빛의 변화를 감지하고서 중얼거렸다. 불안한 느낌에 수염이 바짝 섰다.

"서둘러야 혀, 안 그러면 그 꼴사나운 구신들이 뭉텅이 나타나니깐……."

올너가 뒤에서 부지런히 채근했다.

두 사람은 최대한 밝은 곳으로 가기 위해, 덩굴을 붙잡고 낮은 절벽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꼭대기에서 모닥불이라도 만들어두면 괴물들을 피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절반쯤 올라갔을 때 갑자기 평소와는 다른 바람 소리가 들렸다. 지나치게 빠르고 지나치게 압축된 소리였다.

"아!"

올너가 단말마를 질렀다. 그의 손이 있던 곳에 화살이 꽂혀있었다. 맞기 전에 우연히 손을 빼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우연이었던 지라 정말로 화살에 맞은 것처럼 등 깊은 곳까지 소름이 돋았다.

김호텔이 뒤를 돌았을 때 멀리 어둠 속에 누군가 서있었다. 얼굴을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의 정체를 깨닫는 건 쉬웠다. 그가 아니라면 이렇게 먼 거리에서 화살을 쏴놓고 적중할 리 없다……. 아마 화살에 특수한 효과를 남들보다 백배는 부여했는지도 몰랐다.

"테디가 우릴 죽이러 왔어."

올너는 호텔의 말을 듣고는 흠칫 하면서 뒤를 돌았다. 그때 두 사람의 사이로 화살이 다시 날아왔고, 정통으로 올너의 덩굴을 맞추었다. 갑자기 줄기가 뚝 끊기면서 올너는 소리를 지를 새도 없이 공중으로 떨어졌다. 호텔은 황급히 손을 뻗어 올너를 붙잡았고, 발톱을 미처 숨기지 못해서 올너의 팔에서 피가 주르르 흘렀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잔뜩 흥분하고 새된 목소리가 어두운 숲 속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내가 너희 둘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화살이 다시 날아왔다. 동시에 호텔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덩굴에서 조금 주르르 내려왔다. 그의 머리가 있던 곳에 화살이 그대로 꽂혔고, 호텔은 팔이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차라리 잘 됐어. 여기서 죽으면 내가 시체를 처리할 필요도 없겠지."

어둠 속에서 테디가 걸어나왔다. 땀으로 얼굴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토록 열성을 다해서 쫓아온 것은 살인에 대한 흥분 때문일 것이다. 그는 화가 났다고 말했지만 입술은 벌어져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두 손은 바쁘게 화살을 다시 시위에 올려 당길 준비를 했다.

"제발 보내줘."

김호텔은 사정하기 시작했다.

"계좌에 있는 거…… 얼마 안 되지만 다 입금해줄게, 테사장……. 제발 우리 좀 봐줘……."

"당신이 돈 없는 거 이미 아는데."

테디가 석궁을 들어올렸다.

"내가 있어!"

올너가 공중에 떠있는 채 다급하게 소리쳤다.

"필요하믄 빌려서라두 줄 수 있어. 얼마든지 줄 테니께……."

"고맙지만 괜찮아. 당신들 목숨값이 사실 별로 안 하거든. 그래서 그냥 여기서 끝내는 게 낫겠어."

  테디는 인생을 살면서 별로 고민 같은 것은 하지 않는 유형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잠깐 그 비슷한 생각을 하긴 했다. 호텔을 먼저 죽일 것인가, 올너를 먼저 죽일 것인가 하는 생각. 호텔에게 화살을 쏜다면 그는 즉사할 것이고, 올너는 땅으로 추락해서 죽고는 연보라 마을에서 되살아날 것이다. 거기까지 또 쫓아가기는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올너를 먼저 쏜다면 별로 재미가 없다. 그의 뼈가 땅과 부딪히는 소리와 동시에 숲속에 퍼져 나가는 악소리는 생각만 해도 짜릿한 반면에.

짧은 고민을 끝내고 테디는 활시위를 놓았다.

'철컥!'

부품이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화살이 날아갔다.

호텔과 올너가 동시에 눈을 질끈 감은 순간 어디선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어두워지면 나타나는 괴물 중 하나가 또 자폭을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면 풍겨야 할 화약 냄새가 나지 않았다……. 호텔은 눈을 떴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화살촉을 정면으로 응시할 것만 같았다. 그렇다면 목숨이 끊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보는 풍경이 될 것이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것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테디가 앞으로 고꾸라져 있었다. 그의 뒤에서는 다른 사람이 서서 한 팔을 내밀고 있었다. 마치 총을 쏘는 듯한 자세였다. 굉음은 거기서 나왔는지도 몰랐다.

"올사장, 가자구!"

호텔은 전혀 지체하지 않고 올너를 채근했다. 두 사람은 덩굴 대신 절벽에 달라붙었다. 그리고 튀어나온 돌이면 무엇이든지 붙잡으면서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손바닥에 자꾸 땀이 차서 몇 번이나 돌이 미끄러지고 동시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난 안 죽어, 또사장……."

테디는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조용히 속삭였다.

"죽이려고 쏜 게 아니야."

또영은 무기를 내리며 대답했다.

"이건 당신의 뇌파를 바꿔놓을 충격총이야. 아주 뛰어난 과학자가 오래전에 발명해놨더라고."

테디는 후 하고 웃었다. 그러자 얼굴을 덮고 있던 갈색 머리카락이 잠깐 풀석거렸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이게 놀이라는 거지, 그치?"

또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테디도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서서히 괴물과 맹수들이 으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려올 때에야, 비로소 또영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황금 나침반이었다. 그는 한 손으로 테디의 팔목을 붙잡고, 다른 손으로는 나침반을 딸칵거렸다.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졌다.

* * *

"좀…… 쉬었다 가자구."

김호텔이 풀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김올너도 별 말 하지 않았다. 잠자코 그 옆에 함께 앉을 뿐이었다. 멀리 산 너머로 해가 뜨고 있었다. 마치 풍년이 든 것처럼 황금색 햇빛이 산 아래 펼쳐진 평원을 노랗게 물들였다. 사람 구경은 해보지 못한 소들이 사방에서 유유자적하게 걷고 있었다. 이따금 복실복실한 양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여름이 다가와 화끈거리도록 뜨거운 햇살……. 부드럽게 잔디를 흔드는 바람…….

"여기도……."

올너는 한참동안 서서히 밝아지고 있는 하늘을 응시하더니 입을 열었다.

"여기도 좋은 마을이 되겠구먼……."

김호텔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올너가 바라보는 쪽에 함께 시선을 둘 뿐이었다.

"한 바탕 꿈을 꾼 것 같구먼."

그가 마침내 작게 중얼거렸다.

"그래도 한번 더 꾸는 게 나쁘진 않겠지."

이곳에서도 해가 빨리 뜰지 모른다.

* * *

또영은 캔커피를 손에 든 채로 꾸벅꾸벅 졸았다. 그러다 마침내 커피를 주르르 바닥에 쏟아버리고 캔은 거슬리는 짤랑짤랑 소리를 내며 바닥을 두드릴 때에야, 무거운 눈을 떴다. 그의 앞에는 하얀 침대가 놓여 있었다. 테디는 한쪽 팔을 내밀어 링겔을 맞는 채 잠들어 있었고, 유일하게 피곤해보이지 않는 보건소 의사가 곁에 서서 체온을 재고 있었다.

"좀…… 어때요?"

또영이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며 물었다. 보건소 의사는 신경쓰인다는 듯 흘끗 커피로 범벅된 바닥을 쳐다보았고, 그제야 또영은 자신이 잠결에 음료를 쏟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후다닥 일어났다.

"괜찮아 보여요."

의사는 단조롭게 말하고는 방을 나갔다.

또영은 걸레를 빌려 바닥을 닦았다. 화장실에 가서 걸레를 쭉 짜자 단순히 커피의 갈색이 아닌 온갖 잡티가 섞여 검은 색에 가까운 물이 주르르 나왔다. 썩 내키진 않았지만, 물에 몇 번이나 거듭 헹군 뒤 걸레를 짤 때마다 물은 점점 투명한 색에 가까워졌다. 그러자 이상하게 안도감이 느껴졌다.

처음부터 완벽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좋아지겠지.

"또사장님."

침대로 돌아오자 테디는 잠에서 깨어있었다.

"더 누워있으세요. 그리고 기운 좀 차리면 같이 식당 가서 아침이나 먹자고요."

또영은 커피가 튄 의자에 앉았다.

"기분이 이상해요."

테디가 꿈을 꾸는 것처럼 중얼거렸다. 뭔가 불안하고 달갑지 않은 기색이었다.

"왜요?"

또영은 조용히 물었다. 마음의 짐을 모두 내려놓고 해방감이 찾아오자, 동시에 다시 졸음이 쏟아졌다.

"뭔가…… 잘못된 기분이에요."

맞춤법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고쳐지겠지, 또영은 태평하게 생각했다. 그는 몸을 돌려 긴 의자에 비스듬히 누웠다. 다시 한번 하품이 크게 나왔다. 창문으로 내려오는 햇살 때문에 방이 따스해져서 나른한 느낌은 더 강해졌다. 테디는 약간 창백해보였는데, 예전처럼 무턱대고 기쁜 기색은 사라지고 없었다.

"잘됐네요."

또영은 자기도 모르게 긴장이 탁 풀리는 바람에 웃었다.

"이따가 아침 먹으면서 얘기해요. 지금은 조금만 잘까요……."

그는 눈을 감았다. 뒤척이는 소리로 미루어 보아 테디도 다시 잠에 빠지려 하는 것 같았다. 평온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모든 것이 한 바탕 꿈이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앞으로 새로운 꿈을 꿀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그건 이제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