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위키토론:긍정적 기여자의 토론 주제

참여에 필요한 조건을 곧바로 구체화하자는 결론 부분에는 동의하고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릅니다. 결론에 동의하기 때문에 토론과 별 관련은 없지만 궁금하실까 싶어서 제 생각을 말씀드려볼게요.

결론에 동의하는 이유는 결과적으로 제가 기대하는 효과(어뷰징 방지 + 어뷰징을 하려는 의도가 있는 사람 조차도 어뷰징을 하려면 기여를 하도록 강제)를 낸다는 점에 변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생각 차이는 이렇습니다.

  • 제재 절차에 참가할 수 있는 사람을 위키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제한하자는 것에는 논리적 연결점이 없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가가 의료비를 지원하는 경우 일부 비용(전체 치료비의 10%라거나)을 본인이 부담하게 하는 정책, 국가지원사업을 하는 경우 일부 비용을 본인이 부담하게 하는 정책 등은 사실 금액의 비율을 따져보면 왜 굳이 저 작은 돈을 본인이 부담하게 하는가 싶을 수 있으나, 어뷰징 방지를 위한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종종 쓰이는 방식입니다. "꼭 도움이 되어야 제재 절차에 참가할 수 있는가?"는 표면적으로 별 관련이 없으나, 최근에 긍정적으로 참여를 해왔어야만 제재 절차에 참가하게 하는 식으로 연계하여 어뷰징을 방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정말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이 제재 절차를 망치려고 작정한 경우라도, 이 사람은 꾸준히 부지런히 위키에 기여를 해야만 하기 때문에 (본인 입장에서) 득보다 실이 더 커지는 일이 벌어집니다. 나쁜짓을 하려면 착한짓을 더 많이 해야하니까요. 이런 측면에서 보면 논리적 연결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어떤 사람이 긍정적 기여자인지 판단하는 것은 주관적이고 수치로 정할 수 없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긍정적 기여자"라는 말을 쓰지 않는 것에 동의합니다.
  • 미달한 계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제재 절차 참여 불가 요건으로는 적절하지만 긍정적인 기여자가 아니라는 충분한 근거는 되지 못한다는 지적에 동의합니다만, 원하는 대상을 완전히 포함하면서 원하지 않는 대상은 완전히 배제하는 완벽한 범주화를 달성하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어떤 범주에 원치 않는 대상이 포함되는 경우(false-positive), 원하는 대상이 배제되는 경우(false-negative)가 모두 발생할 수 있을텐데요, 이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애초에 해당 범주가 수행하는 역할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긍정적 기여자'라는 범주를 만든 가장 큰 목적은 '어뷰징 방지'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되도록 false-positive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비록 결과는 같지만, 제재 절차에 참여하기 적절한 사람인지 판단할 근거가 필요하여 부득히 기여 내역이 있는 사람만으로 제재 절차 자격을 설정하는 것과는 달리 '제재 절차에 참여하려면 페미위키에 기여를 하라'는 것은 부당한 요구라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다만, 그런 식의 생각을 한번도 했던 적이 없어서 조금 억울(?)합니다 :) '긍정적 기여자' 개념은 말씀하신대로 어뷰징 방지를 위해 도입한 장치이지 마땅한 도덕적 자격(merit)이 있는지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내리기 위한 장치가 아니며,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아참, 그리고 본문과 시행령을 분리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잘 이해를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