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자유게시판의 토론 주제

오랜만에 재미있는 일을 겪었는데 뭔일인지 알아들으실 분들이 여기밖에 없어서 여기다가 씁니다..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안 쓰게 된지 몇년이 되었는데 작년 6월에 새로 받은 트위터 팔로우가 되게 특이했습니다

미국 뉴저지에 사는 백인 노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저를 팔로우를 했는데,

  • 프로필 배너에는 5.18 광주항쟁 사진을 달아놓았고
  • 프로필 사진(백인 남자 얼굴)과 트위터 ID(앨런목사 어쩌구..)는 아귀가 맞는데
  • 표시되는 이름을 Justice for Yeaji and all Yojas! (대충 "Yeaji와 모든 Yoja들을 위해 정의를 요구한다!" 같은 의미) 라고 써놓았더라구요. 여기서 제가 "Yoja"가 뭐의 발음인지 못 알아봐서 이후 몇달간 헤메게 됩니다.. Yeaji 는 아마 연예인이겠죠 가수거나 배우거나..
  • 그리고 대충 올리는 내용을 보니 케이팝 가수 클립 같은거 올리면서 영어로 "아 너무 다재다능하다 어떡해 ㅠㅠ" 나 "우리 00(가수 이름) 너무 예쁘다 잘한다" 등등 뭔가 전형적인 영어권 케이팝 팬 같은 느낌의 내용이었습니다
  • 그리고 팔로우를 하더니 대뜸 디엠으로 진흙위에 누워있는 물고기 사진을 보냅니다

프로필을 살펴보고 매우 혼란스러운 가운데 뭐지 허무개그인가? 싶어서 물고기 이모지를 답변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대뜸 영어로 "너 참 궁하구나?" 라고 제게 디엠을 보냅니다. 그리고는 며칠후에 또 "니가 다음 순서다" 라고 보냅니다

저는 이걸 이해를 못한채 "이런 희안한걸 받았다" 하고 스샷을 찍어 제 디코 친구들에게 돌렸습니다. 친구들은 "ㅋㅋㅋ" "물고기 사진이야? 무슨 물고기인지 물어봐바" 같은 반응을 해줬고

그리고 반년이 지났는데, 제 블로그를 보다가 생각이 나서 다시 그 유저를 방문을 했더니,

그 유저가 자신의 프로필에서 위치를 "미국 뉴저지"에서 "한남동"이라고 바꾸어놓았더라구요

아 이제 무슨 일인지 알겠다 OTL

뜬금없이 광주 사진이 왜 붙어있었는지도 알겠고

"Yoja"가 "여자"였다는 것도 이제 깨달았고

케이팝 내용을 올린 이유는 그걸로 어그로를 끌어서 더 많은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려고 했다는 것도 이제 알겠네요.

처음부터 미국 백인 행세를 하면서 어그로를 끌려고 했던 건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계정을 해킹하는데 성공해서 그걸로 어그로를 끌었는지는 확실하지 않구요.

물고기는 뭔지 모르겠어요. 홍어가 아닌데? 또 뭔가 새로운 극우 밈이 생긴건가?

반년전에 얘기를 해줬던 디코 친구들에게 새로 발견한 정보에 대해 얘기를 해줘도 미국 친구들이라서 그저 어리둥절할뿐이라 (몇달전에 메갈리아와 한국의 반페미니즘 흐름에 대해 한번 얘기를 해준적이 있기는 한데 다들 주의깊게 듣지는 않아서)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