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생추어리의 토론 주제

라로디님께서 말씀해주신 대로, 한국어 '동물보호'는 생추어리가 생긴 이유나 지향점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위키에 진입하는 검색어로도 동물보호구역이 아닌 생추어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에 쓰이던 단어 '동물보호'는 보호받을 동물의 종을 가립니다. 구글에서 '동물보호구역'을 검색하면 야생동물보호구역이 제일 먼저 나옵니다. 많은 야생동물보호구역은 멸종위기종을 보호하지만, 생추어리는 멸종위기동물뿐만 아니라 축산업에서 빠르게 길러지고 제 수명의 절반의 절반도 누리지 못하고 죽는 축산동물이나 감금되는 전시동물까지 다룹니다. 전시동물은 멸종위기종이 많으니 - 이것이 감금 및 전시를 정당화하기도 하고요 - 제하고 축산동물을 이야기해보자면, 돼지나 소는 멸종위기종도 아니고 현재 육식주의 사회에서 동물보호의 대상으로 여겨지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동물보호구역은 생추어리의 지향점을 담아내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동물보호센터도 살펴보자면, 이곳은 주로 동물이 건강을 회복하고 나면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곳입니다. 따라서 동물보호센터는 평생을 그곳에서 늙어 죽을 수 있도록 마련된 생추어리와 다릅니다. 동물해방물결의 게시글을 인용합니다. "생추어리는 위험에 처한 동물들을 구조해 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조성한 안식처예요. 동물들이 건강을 회복하면 본래 살던 곳이나 새로운 거주지로 보내는 동물보호센터와 달리, 생추어리는 동물들이 평온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돌봅니다. 생추어리가 종종 '동물들의 요양원'으로 불리는 이유죠." "야생 동물 생추어리 중에는 멸종과 밀렵 위기에 놓인 동물 종을 보호하기 위한 곳들"이 '보호구역'으로 번역되곤 하는데요. 축산 동물 생추어리는 "오직 인간에게 사용되기 위해 사육되는 축산 동물들을 구출해 보호하는 데서 나아가 축산 동물 착취를 금지하는 정책을 만들고 비거니즘을 전파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즉, 비거니즘은 단순히 동물을 보호하는 것 이상의 종평등 운동이며, 생추어리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동물권 운동에서 '동물보호'는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긴 하지만, 보다 나은 환경에서 비인간동물의 착취를 계속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 받는 '동물복지'처럼 다소 협소한 의미와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생추어리'의 맥락은 기존 '동물보호'와는 다릅니다. 지금 페미위키 검색창에서 생추어리를 누르면 야생동물보호소 문서로 넘겨지고, 그게 또 동물보호구역으로 연결되는데요. 일단 생추어리는 야생동물만을 위한 환경이 아니고, 국내 생추어리를 살펴보아도 웅담 채취를 위한 곰이나, 돼지, 소 등 축산동물을 위한 장소이기도 하므로 야생동물보호소로 넘겨지는 편집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동물보호구역은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생추어리의 지향점과 가치를 다 담아낼 수 없으므로 해당 편집을 돌릴 것을 제안합니다.


생추어리의 번역어가 필요하다는 말씀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한국의 예시에 '새벽이생추어리' 뿐만 아니라 '곰 보금자리', '꽃풀소 달 뜨는 마을 보금자리'가 있습니다. 곰보금자리나 꽃풀소 보금자리가 곰/꽃풀소 보호구역이라는 명칭을 채택하지 않은 것에는 아마 위와 같은 맥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순화어의 필요성에 대해서 써주시면, 생추어리를 검색해서 들어오는 분들도 여러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순화어와 그 의의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