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는 페미

최근 편집: 2016년 12월 12일 (월)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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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영화/영상인 모임 - 찍는 페미'는 2016년 10월 22일에 개설된 페이스북 공개 그룹[1]이다.

발기문 전문

다음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발기문 전문이다. 김꽃비(배우), 신희주(감독), 박효선(감독)이 서명하였다.

지금 한국 사회의 영화·영상 컨텐츠계에 페미니즘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2016년 10월 22일, 단 하루동안 ‘#영화계_내_성폭력’ 해시태그를 붙인 글에서 영화를 만들면서 성차별과 성폭력·성희롱 등으로 고통 받아온 많은 여성들의 생생한 증언을 목격했습니다. 그 모든 피해자의 글 속에는 다음 질문에 대한 충분한 답이 담겨있습니다. 왜 감독들은 다 남성일까요? 그 많던 감독 지망생 여성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커다란 조명 장비가 남성에게는 거뜬하고, 여성에게만 무거운 것일까요? 왜 대부분 모험의 주인공은 당연히 남성일까요? 여성 캐릭터는 왜 수동적이고 일차원적인 걸까요? 성녀와 창녀, 어머니와 팜므파탈, 아줌마와 소녀, 캔디와 공주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한국 여성 캐릭터가 과연 존재하나요?   우리는 이 모든 질문의 답을 이미 알고 있었던 사람, 이제 알게 된 사람, 앞으로 알고 싶은 사람 모두를 환영합니다. 페미니즘은 훈장이나 지위가 아니며, 모든 차별주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나 자신을 비롯한 모든 것과의 끝없는 싸움입니다. 컨텐츠와도 싸워야 합니다. 영화·영상 컨텐츠 속 여성혐오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표현은 그 컨텐츠를 만들면서 일어나는 성차별과 성폭력·성희롱을 모방하고 방조한 결과입니다.

이 부조리한 쳇바퀴 속에서 “이건 잘못됐어”라고 말하며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이고 절대 혼자가 아니라고 깨닫는다면 큰 변화는 시작될 것입니다. 모여든 우리의 목소리는 커질 것입니다. 목소리가 커질 수록 사람들이 주목하고 동의하며 합류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페미니즘의 ‘흐름’은 거대하고 암묵적인 차별과 폭력의 공기를 바꿀 것입니다. 우리는 오로지 이런 변화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모였습니다.   페미니즘의 역사 속 수많은 연대가 증명하듯 우리는 모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을 반대합니다. 성소수자, 장애인, 청소년, 아동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며 한국 사회의 나이주의와 서열문화를 반대합니다. 이같은 원칙 외에는 기준을 먼저 들이대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 모임 속에서 펼쳐질 다양한 페미니즘의 모습을 모두 수용합니다. 다양하고 다른 생각을 더한다면 어쩌면 우리 자신도 난생처음 보는 컨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너무 많은 피해 사실을 목격한 우리는 이제 과거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함께 모여 연대하고 변화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어야만 합니다. 변화는 분명히 가능합니다. 그 미래의 컨텐츠 속에서 우리는 타고나거나, 선택한 모습 그대로여도 괜찮습니다. 서로 달라도 괜찮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컨텐츠는 차별과 억압을 당하는 모든 이에게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소수자의 시선에 담긴 힘을 믿습니다. ‘우리‘에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환영합니다.

글쓴이 : 김꽃비, 박효선, 신희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