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발턴(Subaltern)은 탈식민주의 이론의 개념어로 하층민, 하위주체, 종속계급 등으로 번역된다. 피지배자나 민중처럼 피억압자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담론의 측면을 보다 강조하며 계급뿐만 아니라 젠더나 인종 등 다양한 억압의 축을 보다 진지하게 고려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안토니오 그람시가 프롤레타리아를 대신해 썼던 용어로, 1980년대 초 인도의 역사학자 라나지트 구하(Ranajit Guha)를 비롯한 일군의 역사학자들이 모여 기존 식민주의적/민족주의적인 인도 역사 해석을 비판하고, 그동안 역사에서 배제되었던 인도 인민의 입장을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들을 '서발턴'으로 지칭하며 연구를 시작하였다. 서발턴은 지배계층의 헤게모니에 종속되어있는 하층계급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노동자, 농민, 여성, 피식민지인 등 주변부적 부류가 포함된다.
구하의 역사연구 그룹에 속했으며, 이후 그룹을 벗어나 독자적인 연구로 전세계적 주목을 받은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연구자가 가야트리 스피박이다. 스피박의 대표 에세이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Can the subaltern Speak?)>는 서발턴의 개념을 보다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특히 이 글에서 스피박은 인종, 계급, 젠더의 삼중억압을 받고 있는 제 3세계 여성을 '(의견을 내고 있거나 말하려 노력하지만 그녀의 말은 전달되지 않기에) 말할 수 없는 서발턴'으로 설명한다. 사회 주류적인 언어에는 서발턴의 경험과 입장을 받아들일 수 있는 코드가 존재하지 않기에, 서발턴의 말은 사회적으로 제대로 된 말로서 수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남성·가해자 중심적인 사회에서 피해자 여성이 분노나 무력감을 토로할 경우 이는 상황의 부당성이나 절망스러움을 고발하는 표현이 아니라 병적인 증상 때문에 나오는 비합리적인 감정 분출로 여겨지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