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최근 편집: 2016년 9월 25일 (일) 21:55
로네 (토론 | 기여)님의 2016년 9월 25일 (일) 21:55 판
"그 어떤 재난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겠노라. 그 어떤 총구 앞에서도 이 땅의 평화를 지키겠노라. 오늘 수많은 유시진과 수많은 강모연은 엄숙히 선서했다. 그들의 선서가 이 세상의 모든 땅에서 이 세상의 모든 태양 아래에서 지켜지기를 나는 응원했다." ㅡ 강모연

원작

태양의 후예는 2011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국경없는 의사회’가 원작이다. ‘국경없는 의사회’ 시놉시스(줄거리)에 따르면 유시진과 서대영은 특전사 군인이 아닌 의사였고 윤명주는 간호사였다. 원작과 시나리오의 배경이 우르크인 것은 동일하다. 이곳에 진도 8.3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혜성병원 의료진과 예비역 특전사 출신 정예 인력이 현지로 급파된다. 드라마에선 긴급구호 의료팀장을 강모연이 맡지만 원작에선 신의 손을 지닌 천재 외과의사 유시진이 이끈다.

영국 BBC는 ‘아시아를 휩쓴 한국군대 로맨스’라며 태양의 후예 열풍을 보도했지만 원작은 아비규환(阿鼻叫喚)의 재난현장에서 생명을 살리려 분투하는 의사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인류애를 그렸다. 여기에 스릴러와 스펙터클이 결합한 설정이다. 대지진으로 냉전시대 때 버려진 생물학 무기 창고가 발견된다. 이곳에 숨겨져 있던 대량살상무기를 둘러싸고 무장반군과 유엔군이 전투를 벌인다.

원작은 주제의식이 우수하고 소재가 특이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 원작에 김은숙이 멜로를 강화하고 의사인 주인공을 특전사로 변경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며 김원석과 김은숙은 대본을 공동집필했다. 두 작가는 직접 만나 의논하며 대본을 같이 썼다. 드라마 종영 이후 김원석의 인터뷰에 따르면 보조 작가 3명이 더 있어서 총 5명이서 작업을 했다고 한다. 의견대립이 있을 경우 작가 5명이 민주적으로 투표로 결정했다.대본은 군대, 재난, 액션 장면은 김원석이 썼고, 멜로 장면은 김은숙이 썼다. 제작발표회에서 김원석은 "돈 버는 장면은 김은숙이 썼고 돈 쓰는 장면은 내가 썼다"고 말했다.

제작

영화의 제작·투자·배급을 하던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가 처음으로 제작을 맡은 드라마가 태양의 후예이다. N.E.W의 대표작품으로는 부러진 화살, 내 아내의 모든것, 피에타, 7번방의 선물, 신세계, 변호인, 부산행 등이 있다. N.E.W는 2008년 설립되었는데 이전부터 이 회사의 구성원은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 투 동막골, 괴물 등 유명작을 투자·배급했다.

스토리

태양의 후예는 초반부에 남녀 주인공의 직업적 가치관이 얼마나 다른지, 그것이 어떻게 그들의 사랑을 가로막는지에 집중한다.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사람을 죽여야 하는 특전사가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을 살려야 하는 의사를 사랑할 때 갈등은 발생한다. 초반, 유시진과 강모연은 처음 만나 ‘썸을 타다’ 가치관과 신념 차이로 금세 헤어진다. 강모연은 의사로서 “생명을 뛰어넘는 가치는 없다”고 믿는데 유시진의 직업은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는 군인이기 때문이다. 태양의 후예 초반 두 주인공의 가치관과 신념 대립에 대해 조민준 드라마평론가는 “판타지가 딛고 있는 현실적 기반을 성실히 표현하는 게 성공한 로맨스 드라마, 특히 김은숙 드라마의 특징”이라고 평했다. 즉 판타지적 요소의 공허함을 시청자가 공감할 만한 인물들의 가치관과 신념으로 메웠다는 의미이다. "전 의사입니다. 생명은 존엄하고 그 이상을 넘어서는 가치나 이념은 없다고 생각해요. (2회)" 이것은 초반부 강모연의 신념을 드러내는 대사다.

강모연은 의사로서 생명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사상을 가졌었지만, 유시진과 헤어진 후 생명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의사가 되어 버린다. 이후 유시진은 평화 유지를 위해 우르크에 파병되고, 모연은 의료 봉사차 그곳에 온다. 우르크는 2004년 한국이 평화유지군을 파병한 이라크를 상징한다. 현실과 허구가 뒤섞인 이곳에서 둘은 “조국이 지켜야 할 국민의 인권”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며 사랑을 키워 나간다. 강모연은 우르크에서의 경험으로 이윤보다 생명이 우선이라는 의사로서의 초심을 회복하게 된다. 우르크에서 재난과 봉사를 경험하며 강모연은 히포크라테스를 떠올린다.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사회적 지위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노라. (6회)"

강모연은 후반부에 가서는 다니엘과 리예화의 인본주의에 입각한 제약회사 비판에 동조할 정도이다. 태양의 후예는 강모연의 성장과 반대되는 아구스, 진영수 등 안타고니스트(antagonist)의 행보를 통해 인간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을 드러낸다. 마지막회에서 후배의 선서를 바라보던 강모연은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그 어떤 재난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겠노라. 그 어떤 총구 앞에서도 이 땅의 평화를 지키겠노라. 오늘 수많은 유시진과 수많은 강모연은 엄숙히 선서했다. 그들의 선서가 이 세상의 모든 땅에서 이 세상의 모든 태양 아래에서 지켜지기를 나는 응원했다. (16회)" 그리고 봉사를 하러 가는 장면으로 인본주의를 강하게 표출하며 완결되었다.

주제

주제는 국가와 인종을 초월한 인본주의(휴머니즘)와 국가의 개인에 대한 책임성이다. 기획의도, 티저, 예고편, 공식 소개에서 모두 태양의 후예가 인본주의(휴머니즘)를 주제로 한다는 것이 드러난다. 김원석 작가는 인터뷰에서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세지에 대해 "재난 현장에서의 휴머니즘, 의무, 사명감, 책임, 명예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마음, 배려, 애달픔, 슬픔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죠. 그런데 결국 '태양의 후예'가 담으려 했던 건 굉장히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사람들의 마음이 아니었나 싶어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런 휴머니즘을 어떻게 보여줄까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작업했고요."라고 답했다. 인본주의를 상징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강모연의 졸업사진은 티저에서부터 등장해 드라마 내내 반복적으로 나온다.

그리고 국가의 개인에 대한 책임성이 또다른 주제이다. 김나현 기자에 따르면 이전의 김은숙 드라마가 로맨스를 통해 견고한 계급 사회에 균열을 일으켜 온 것과 달리, ‘태후’는 국가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특징이다. 황미요조 평론가는 “사실 김 작가는 ‘시티홀’부터 포스트 386세대의 정치적 의식을 드러내 왔다. 국가라는 주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태후’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고 분석했다.

제작사 대표 김우택은 태양의 후예에 담긴 사상이 변호인과 웰컴 투 동막골과 비슷하다고 이야기했다. 변호인과는 개인의 인권과 국가이익이라는 두 가치의 충돌로 드러내는 국가의 개인에 대한 책임성과 국가주의 비판이, 웰컴 투 동막골과는 반전과 휴머니즘이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