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프라이드파티

최근 편집: 2023년 7월 6일 (목) 10:57

정의

'프라이드'가 부끄럽게 여기는 불법 존재들, 퀴어-망명자들의 파티

개요

노프라이드 파티는 2023년 퀴어퍼레이드가 열리는 7월 1일에 서울 마포 합정티라미슈에서 열린 파티다. 퀴어퍼레이드가 프라이드(Pride, 자긍심)을 내걸 때 노프라이드는 이에 반하는 프라이드 없음을 내세운다. 퀴어에 미달하고 퀴어들조차 때론 그 존재를 지우려 하거나 부끄럽게 여기기도 하는 비국민, 이주노동자, 홈리스, 성병캐리어, 각종 정신병자, 장애인, 노출광, 약물 사용자, 복장전환자, 성중독자들이 자신들이 지금 여기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선언한다.

구성

노프라이드 파티 선언문 낭독, 오픈마이크, 지현의 공연(연주)

주관

성노동+약물이슈 연구모임

주최

성노동자건강권연구모임, 연구모임POP,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성별이분법에저항하는사람들의모임 여행자, 외국인보호소폐지를위한물결 IW31, 엄살원, 한국농인LGBT

기조문

존재 자체가 불법인 비국민, 이주노동자, 홈리스, 성병캐리어, 각종 정신병자, 장애인, 노출광, 약물 사용자, 복장전환자, 성중독자들을 포함하는 각계 각층의 퀴어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퀴어가 정상 사회의 긍정과 존중을 얻는 일에 방해가 되는 속성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가난한 퀴어, 못생긴 퀴어, 춤을 출 줄 모르는 퀴어, 멍청한 퀴어, 더럽고 불쾌한 퀴어, 범죄자인 퀴어, 아픈 퀴어, 병을 전파하는 퀴어가 바로 우리들입니다.

우리는 정상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없고, 갖고 싶지도 않습니다.백인을 선망하고 유색인을 경멸하는, 외국인구금소가 건재한 사회.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거부하고, 바이러스와 감염인을 공동체 밖으로 몰아내며, 약물 사용자가 처한 삶의 조건을 외면하는 사회. 진보 정치 마저 성노동자 범죄화에 동참하는 사회, 이 사회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게 여겨지는 우리 존재는 퀴어 정체성을 긍정하고 자긍심을 고양하는 프라이드 정치와 불화합니다.

우리의 이런 ‘다양성’ 또한 언젠가 프라이드가 될 수 있다는 말은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온 현실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정상적인’ 퀴어들의 프라이드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프라이드 정치가 고양하는 자긍심 반대편으로 밀려났던 구체적인 경험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퀴어라고 해서 전부 그렇지는 않다, 일부의 문제다”라는 말에서 자꾸 일부를 담당하게 되는 우리의 이슈는 종종 퀴어의 이슈가 아닌 것으로 분리되고, 퀴어 커뮤니티 내외부에서 논의되지 못하도록 은폐됩니다.

우리는 이제 경찰의 차벽 밖으로 나가려 합니다. 경찰은 우리를 지원하고 보호하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경찰의 단속을 겪으며 경찰 폭력의 위협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안전을 명목으로 배치된 경찰력은 경찰의 폭력성을 세탁하고 퀴어 가능성을 제한합니다.

우리는 이제 대기업 부스와 대사관 부스 사이에서 빠져나오려고 합니다. 주변화된 퀴어들을 감금하고, 착취하는 거대 자본과 국가 권력에 문제의식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퀴어를 수탈하면서도 퀴어 프라이드라는 간판을 내세우는 권력의 교묘함에 분노합니다. 우리는 이들이 이 세계의 불평등을 심화하는 인종적, 성적, 계급적 권력의 결과이자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멋진 조명 아래서 비싼 스테이크를 써는 프라이드를 거절합니다. 그 조명은 우리의 빈곤을 비추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늘 속에 가려진 우리 중 누군가는 스테이크를 써는 사람보다 스테이크가 된 동물 쪽으로 가까이 가려고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일부 퀴어들이 목소리를 빼앗기는 문제를 온전히 드러내는 장소로 가려고 합니다. 프라이드 정치를 비판적으로 돌아보고, 프라이드라는 이름으로 퀴어들을 탈락시키는 권력을 비판하기 위한 노-프라이드 파티를 개최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구금시설에 반대하고, 우리를 불법 존재로 규정하는 법에 도전하며, 우리의 삶을 범죄화 하는 횡포에 저항합니다.

성노동 비범죄화!

약물사용 비범죄화!

시설반대 감금반대!

국가는 약물사용자, 성노동자, 미등록이주민, HIV감염인을 단속하지 말라!

퀴어 커뮤니티는 우리를 경찰에 신고하지말고 혐오하지말고 지지하라!


[1]

선언문(요약)

한국농인LGBT 노프라이드 선언문 "시설화된 수어통역과 농접근권에 프라이드는 없다."

https://medium.com/@nopride2023/%ED%95%9C%EA%B5%AD%EB%86%8D%EC%9D%B8lgbt-%EC%84%A0%EC%96%B8%EB%AC%B8-7b2e080cf56b

No Pride 파티에 참여하는 IW31(외국인보호소폐지를위한물결)의 이야기 "확정적이지 않고, 질문을 던지며, 고민스럽게 만드는 존재와 함께 하겠습니다."

https://medium.com/@nopride2023/no-pride-%ED%8C%8C%ED%8B%B0%EC%97%90-%EC%B0%B8%EC%97%AC%ED%95%98%EB%8A%94-iw31%EC%9D%98-%EC%9D%B4%EC%95%BC%EA%B8%B0-3a041d19ef76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노프라이드 참여 선언문 "차차의 성노동자 권리 운동은 앞으로도 장애, 인종, 이주, 약물, 나이, 직업, 빈곤, 질병, 성별 등의 문제로 주변화된 퀴어들과 난잡하게 섞이며 가겠습니다."

https://medium.com/@nopride2023/%EC%84%B1%EB%85%B8%EB%8F%99%EC%9E%90%ED%95%B4%EB%B0%A9%ED%96%89%EB%8F%99-%EC%A3%BC%ED%99%8D%EB%B9%9B%EC%97%B0%EB%8C%80-%EC%B0%A8%EC%B0%A8-%EB%85%B8%ED%94%84%EB%9D%BC%EC%9D%B4%EB%93%9C-%EC%B0%B8%EC%97%AC-%EC%84%A0%EC%96%B8%EB%AC%B8-38de41c8702a

연구모임POP 선언문 "구금시설에는 프라이드가 없다. 약물사용 비범죄화를 요구한다."

https://medium.com/@nopride2023/%EC%97%B0%EA%B5%AC%EB%AA%A8%EC%9E%84pop-%EB%85%B8%ED%94%84%EB%9D%BC%EC%9D%B4%EB%93%9C-%ED%8C%8C%ED%8B%B0-%EC%84%A0%EC%96%B8%EB%AC%B8-3bcc802141a7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선언문 "비껴난 삶의 자리에는 프라이드가 없다. 누락된 존재의 자리에 함께 서자."

https://medium.com/@nopride2023/%EC%84%B1%EB%B3%84%EC%9D%B4%EB%B6%84%EB%B2%95%EC%97%90-%EC%A0%80%ED%95%AD%ED%95%98%EB%8A%94-%EC%82%AC%EB%9E%8C%EB%93%A4%EC%9D%98-%EB%AA%A8%EC%9E%84-%EC%97%AC%ED%96%89%EC%9E%90-%EC%84%A0%EC%96%B8%EB%AC%B8-c8560de86c4


후기

“우리는 멋진 조명 아래에서 비싼 스테이크를 써는 프라이드를 거절합니다. 그 조명은 우리의 빈곤을 비추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늘 속에 가려진 우리 중 누군가는 스테이크를 써는 사람보다 스테이크가 된 동물 쪽으로 가까이 가려고 합니다.”

스테이크가 된 동물 쪽에 선 사람들은 동물의 곁이 되려 하는 이들이자, 동물의 삶을 생각하고 동물 같은 생태적 삶을 살아가려 하는 사람들일 것이며, 타자화되고 장애화된 동물 취급을 받는 사람들이기도 할 것이다. 동물의 자리를 벗어나려 하는 대신 그 자리를 규정한 가시 박힌 경계를 서슴없이 쥐어 흔들며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들. 그럴듯한 법과 통념과 도덕의 가지런한 뒷면이 얼마나 억지스런 폭력으로 이뤄져 있는지를 다 드러내는 노래와 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