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프라이드 파티

최근 편집: 2023년 7월 6일 (목) 10:40

노프라이드 파티는 2023년 7월 1일 12시~16시에 합정 티라미수에서 개최된 행사이다. 핑크워싱존경성 정치 등 규범성에 편입될 것을 강요하는 퀴어프라이드의 자긍심에 대항해 '프라이드 정치를 비판적으로 돌아보고, 프라이드라는 이름으로 퀴어들을 탈락시키는 권력을 비판하기 위한 자리'이다.[1]

주관: 성노동+약물이슈 연구모임 주최: 성노동자건강권연구모임,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성별이분법에저항하는사람들의모임 여행자, 엄살원, 연구모임POP, 외국인보호소폐지를위한물결 IW31, 한국농인LGBT 웹사이트 : [1] 이메일: nopride2023@gmail.com

취지문

<‘프라이드’가 부끄럽게 여기는 불법 존재들의 노 프라이드 no pride 파티>

퀴어 망명자들의 반-자긍심, 노 프라이드 파티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존재 자체가 불법인 비국민, 이주노동자, 홈리스, 성병캐리어, 각종 정신병자, 장애인, 노출광, 약물 사용자, 복장전환자, 성중독자들을 포함하는 각계 각층의 퀴어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퀴어가 정상 사회의 긍정과 존중을 얻는 일에 방해가 되는 속성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가난한 퀴어, 못생긴 퀴어, 춤을 출 줄 모르는 퀴어, 멍청한 퀴어, 더럽고 불쾌한 퀴어, 범죄자인 퀴어, 아픈 퀴어, 병을 전파하는 퀴어가 바로 우리들입니다.

우리는 정상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없고, 갖고 싶지도 않습니다.백인을 선망하고 유색인을 경멸하는, 외국인구금소가 건재한 사회.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거부하고, 바이러스와 감염인을 공동체 밖으로 몰아내며, 약물 사용자가 처한 삶의 조건을 외면하는 사회. 진보 정치 마저 성노동자 범죄화에 동참하는 사회, 이 사회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게 여겨지는 우리 존재는 퀴어 정체성을 긍정하고 자긍심을 고양하는 프라이드 정치와 불화합니다.

우리의 이런 ‘다양성’ 또한 언젠가 프라이드가 될 수 있다는 말은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온 현실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정상적인’ 퀴어들의 프라이드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프라이드 정치가 고양하는 자긍심 반대편으로 밀려났던 구체적인 경험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퀴어라고 해서 전부 그렇지는 않다, 일부의 문제다”라는 말에서 자꾸 일부를 담당하게 되는 우리의 이슈는 종종 퀴어의 이슈가 아닌 것으로 분리되고, 퀴어 커뮤니티 내외부에서 논의되지 못하도록 은폐됩니다.

우리는 이제 경찰의 차벽 밖으로 나가려 합니다. 경찰은 우리를 지원하고 보호하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경찰의 단속을 겪으며 경찰 폭력의 위협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안전을 명목으로 배치된 경찰력은 경찰의 폭력성을 세탁하고 퀴어 가능성을 제한합니다.

우리는 이제 대기업 부스와 대사관 부스 사이에서 빠져나오려고 합니다. 주변화된 퀴어들을 감금하고, 착취하는 거대 자본과 국가 권력에 문제의식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퀴어를 수탈하면서도 퀴어 프라이드라는 간판을 내세우는 권력의 교묘함에 분노합니다. 우리는 이들이 이 세계의 불평등을 심화하는 인종적, 성적, 계급적 권력의 결과이자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멋진 조명 아래서 비싼 스테이크를 써는 프라이드를 거절합니다. 그 조명은 우리의 빈곤을 비추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늘 속에 가려진 우리 중 누군가는 스테이크를 써는 사람보다 스테이크가 된 동물 쪽으로 가까이 가려고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일부 퀴어들이 목소리를 빼앗기는 문제를 온전히 드러내는 장소로 가려고 합니다. 프라이드 정치를 비판적으로 돌아보고, 프라이드라는 이름으로 퀴어들을 탈락시키는 권력을 비판하기 위한 노-프라이드 파티를 개최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구금시설에 반대하고, 우리를 불법 존재로 규정하는 법에 도전하며, 우리의 삶을 범죄화 하는 횡포에 저항합니다.

성노동 비범죄화! 약물사용 비범죄화! 시설반대 감금반대! 국가는 약물사용자, 성노동자, 미등록이주민, HIV감염인을 단속하지 말라! 퀴어 커뮤니티는 우리를 경찰에 신고하지말고 혐오하지말고 지지하라!

확인사항

확인사항 ver. 1

행사 취지문을 읽었으며, "불법 존재"들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안전한 환경을 함께 만들겠습니다. 참가비는 없지만 현장에서 자율후원을 하실 수 있습니다. 내부 기록용, 외부 공개용 사진/영상 촬영이 진행됩니다. 현장에서 스티커로 촬영 여부를 표시해주세요. 식음료는 까페에서 개별적으로 구입해서 드실 수 있습니다. 행사 전체 수어통역이 이루어집니다. 오픈마이크 행사(14:30-15:30) 문자 통역이 이루어집니다. 테라스에서는 소규모 장터가 열릴 예정입니다. 엘리베이터로 휠체어 출입이 가능하고, 행사장에서 가까운 합정동주민센터 장애인화장실 사용 가능합니다.

확인사항 ver. 2

안전수칙 | 적당히 하자

아 진짜 피곤하니까 혐오하지말고 사고치지말고 재미나게 놀자

요청사항 | 알아서 잘하자

사진 찍는 거 대충 찍는데 남의 얼굴은 좀 피하자 후기 많이 쓰고 야 변태로서 존엄은 지키자 술 꼴지 말고

금지사항 | 이거 하면 퇴장당한다

성폭력 성희롱 혐오발화 및 행위 폭력행위 입막음

행사내용

12:00 - 16:00 파티 행사 전체 실내외: 당신은 타인과 안부를 나눈다. 타인을 환대한다.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나눈다.

13:00 - 14:00 특별 부스 운영 당신은 1시간 동안 주역점 보기 부스, 초상화 그리기 부스를 이용할 수 있다.

14:00 - 15:30 오픈마이크 행사 취지문에 응답하는 당신의 이야기를 참여자에게 들려준다. 이야기를 경청한다.

15:30 - 16:00 JIHYUNN 공연 / 행사취지문 낭독 JIHYUNN의 예술노동에 참여한다. 행사취지문을 함께 낭독한다.

크레딧

장소협조 : 합정 카페 티라미수 포스터 디자인 : 랑해 행사 기록촬영 : W/O F. (재윤 예인 보람 선미), 김영란 부스: 우프, 초우상회, 맹보 도사, 보성 화가 공연 : JIHYUNN 스티커 디자인 : 림보 선언문 낭독 파일 제작 : 수엉, 현 선언문 영어 번역 : 아영, 정민우, 탱, 현 한국수어 통역 : 보석, 진영, 수진 국제수화 : 지양 미러링 통역 : 태환 문자 통역 : 에이유사회적협동조합 김민준 오픈마이크 참여자 : 한성, 이반지하, 피냐타, 맹보, 베니수, 적성, 나영, 밀사, 아른, 보리, 한온, 가라연 행사 참여자 200여 명

여담

한국농인lgbt, 연구모임 pop, 엄살원, W/O F에서 책자 판매를 진행햇다. 사전신청을 100명정도로 마감했으나 실제 200여명 이상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