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TERF의 토론 주제

"그러나 비트랜스 여성이 여성이라는 기표와 맺는 관계양식은 이상화된 자리와의 일치와 합치의 양식이 결코 아니다. 비트랜스 여성에게 여성이라는 사회적 현실은 물적 억압조건에 처한 취약성의 자리이자 억압의 원인, 열등성의 응축소로 여겨져 왔기에, 자신이 여성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 여러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즉 자신의 부조리와 차별의 원인인 물적 억압현실로서의 여성과 성별 위계 사회에 대한 저항의 지점으로서의 여성, 이 기표적 양가성 속에서 애증의 지점으로 여성이라는 성 정체성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비트랜스 여성들은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 자체를 저주하기도 하고 부정하기도 하는 자기혐오의 국면을 겪음과 동시에, 이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 아닌 구조적, 제도적 폭력으로서의 남성중심사회에서 기인함을 깨달을 때에야 비로소 여성이라는 기표를 열등성의 자리가 아닌, 저항과 대항의 지점으로 재구성해낼 수 있다. 다시 말해, 비트랜스 여성에게 있어, 여성이라는 기표는 거부와 부정, 체념이라는 지난한 자기혐오로부터의 해방과정을 관통해야만, 이에 대한 재수용, 재긍정이라는 재의미화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비트랜스 여성에게 여성이라는 자리는 끝없는 분열과 양가적 가치값의 충돌지점-애착과 증오, 부인과 재수용-이라는 점에서 트랜스 여성이 여성 기표와 관계 맺는 상징적 동일시의 감정과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51) 왜냐하면 트랜스 여성은 사회적 현실의 2중 층위에 의해 디스포리아를 가진다면, 비트랜스 여성은 심리적 현실의 2중 층위를 통해 디스포리아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를 도식 화해보면 아래와 같다.

<도식2> 비트랜스 여성의 경우 사회적 현실로서의 여성성별 거부, 부정, 체념 인정, 수용, 긍정적 가치화 1차적 심리적 현실: 억압의 원인이자 물적 조건으로서의 여성 2차적 심리적 현실: 저항과 대항의 지점으로서의 여성

자신의 사회적 현실인 여성성별을 거부, 부정하거나 체념적으로 순응하게 되는 심리적 현실의 단계에서는 자기혐오로서의 여성혐오에 갇혀 사회적 현실로서의 여성이라는 자리의 억압성에 매몰될 수 있다. 이에 반해, 사회적 현실로서의 여성성별을 저항과 대항의 지점으로 재구성하여 이에 대한 심리적 수용도를 높이고 긍정적 가치화를 하는 심리적 현실의 단계에서는 페미니스트가 되어 여성이 겪는 제도적 불평등에 맞서게 된다. 이처럼 자신의 몸은 물론 여성이라는 기표를 어떻게 수용하고 재구성해내는가에 의해 비트랜스 여성들 역시 디스포리아를 경험하는 것이다. 이로써 비트랜스 여성은 시스젠더52)라는 한 치의 오차 없이 일치를 누리는 자가 아님이 드러난다. 다시 말해, 시스젠더라는 의미값은 트랜스 젠더에 대비되는 형식적 개념으로서만 있지 정작 비트랜스 여성들의 디스포리아적 경험과 유동적 재구성의 지점들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허구적 개념이기도 하다."

논문을 읽어보신 후, 어느 부분에서 시스젠더가 허구적 개념이며 절대적 강자일 수 없다는 주장에서 납득할 수 없는지를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