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래디컬 페미니즘의 토론 주제

로즈마리 통의 해당 서적의 급진주의 부분에서 자유의지론과 문화주의 양면으로 구분하는 기준은 성행위 개념과 그 표현방식이 갖는 협소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서 왔던 걸로 기억하는데(자세한 건 조만간 도서관에서 찾아보겠습니다. 읽은지 한 몇년 돼서 기억이 가물가물…), 실제로 그런 태도에서 구분이 있었다고 봐야할지 애매하긴 하지만, 각 여성주의자마다 강조점이 달랐던 것은 일단 맞습니다.

예를 들어 마르쿠제나 라이히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파이어스톤의 경우 『성의 변증법』에서, 남성중심사회가 규정해온 성적 향유기관과 성관계의 이성애주의적 도식을 뒤집는 것이 성 해방의 근본 척도 중 하나라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항문흡입을 비롯한 신체의 다양한 기관을 성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간주되어야 하고, 이런 관점이 표현물을 통해 널리 전파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정신분석학적 예술해석이론에 강하게 영향받은 밀레트의 경우에도 『성 정치학』에서 장 주네의 작품의 가치를 높게 사면서, 주류적 성행위 도식의 부조리함을 폭로하는 방식의 비주류적 성행위 도식을 채택하고 표현하는 문학 작품들을 높게 평가해요.(주네의 경우 식수, 크리스테바의 경우에도 높게 평가합니다. 그리고 이들도 급진주의적 여성주의 안에 넣는 경우가 있고, 안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에 존 오스틴으로부터 영향받은 맥키넌의 경우 『오직 말〔역제: 포르노에 도전한다〕』에서 성애표현물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이 중 규제에 대한 실천철학적 근거는 맥키넌 본인의 성 계층 기반 화용론에 따라 제시하고 있고, 규제를 위한 해석학적 기준은 안드레아 드워킨이 『포르노그래피』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아 드워킨의 해당 책을 보면 몇몇 작품들을 예로 들어 밀레트와 마찬가지로 주류적 성행위 도식을 대차게 비판하기는 하지만, 여기에서 드워킨이 채택한 답은 밀레트처럼 폭로적 작품으로 성 정치학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성애표현을 규제해야 한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