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뉴스게시판의 토론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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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EE (토론기여)

이 포럼의 제목이 '페미니즘 시대의 그리스도인'인데,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논의를 하기 위해서는 세대의 경험으로서 공통의 언어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은 이것이 맥락 없이 일어난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고, 또한 논의를 공론화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느 자리에서 무엇을 위해 이 논의를 시도하는가를 알아야,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공부의 코스를 처음부터 밟아 간 학자가 아니라, 제 삶의 아포리아를 풀기 위해서 공부의 길로 들어선 사람입니다. 제 삶의 아포리아는 제가 가지고 자란 담론 안에서 더 이상 제 경험을 풀어 갈 수 없을 때 발생했습니다. 이 발표에서는 먼저 그 담론이 무엇이었는지를 설명하고, 그 삶의 아포리아는 어떻게 경험되었는지를 간략하게 제시한 후, 그 해법으로 찾아간 페미니즘은 왜 그 아포리아를 풀 수 없었는지를 살펴보고 나서, 마지막으로 처음 출발했던 담론이 지금도 우리에게 유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중략)

한편, 한국교회는 목사와 사모라는 전통적인 성 역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선교 단체들보다 더 경직된 구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제자 담론으로 정체성을 구성했던 저는, 남편이 신학교를 가고 그로 인해 전도사의 사모가 되면서 삶의 아포리아를 경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성 역할을 초월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던 제자 담론에 심각한 결함을 발견한 셈이지요.

저보다 먼저 교회 안의 여성 문제를 피부로 느끼고 이화여대 여성학과에 진학한 선배의 소개로 저도 이 아포리아를 여성학이라는 학문으로 풀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처음으로, 그리고 뒤늦게 여성학을 접했습니다. (이미 대학 동기들 두 명이 여성학과에 진학하고도 한참 후에 저는 그곳에 입학했는데, 그 친구들이 제가 여성학과에 왔다는 말을 듣고 믿기 힘들어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습니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