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븐즈 볼트

최근 편집: 2022년 8월 25일 (목)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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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븐즈 볼트

헤븐즈 볼트(Heaven's Vault)는 Inkle에서 개발한 고고학을 소재로 한 SF 어드벤처 게임이다.

개요

고고학자인 알리야(Aliya)는 마야리(Myari) 교수의 부탁을 받아, 사라져 버린 로봇학자 "자니키 렌바(Janniqi Renba)"의 흔적을 로봇 식스(Six)와 함께 추적한다.

이 게임의 세계에서는 각각의 위성(Moon)들이 조그만 섬처럼 흩어져서 성운(The nebula)을 이루고 있고, 위성 사이를 흐르는 강을 통해서 넘나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위성이나 그 잔해들을 탐사해 유물을 조사할 수 있고, 조사한 유물을 삼각측량 해 새로운 장소의 실마리를 잡을 수도 있다.

특히, 위성이나 조사한 유물에서 고대어 기록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를 번역하여 의미를 해석하는 것이 게임의 주요한 시스템이다. 제대로 해석을 하지 못해도 게임진행에 큰 문제는 없지만, 해석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장소나 유물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지가 결정된다.

어떤 얘기를 하는지, 어떤 물건을 가지고 있는지, 어디로 가서 누구를 만나는지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분기점이 있고, 원하는 순서로 탐사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경로로 엔딩에 다다르게 된다. 즉, 한번 플레이 해서는 모든 비밀을 밝혀낼 수 없다. 게임은 실시간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분기를 다시 선택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게임을 다시 하거나, 세이브 파일을 건드리는 수밖에 없다. 또한 어떤 선택지는 시간제한이 있어 선택하지 않으면 넘어가기도 한다.

위성 대부분이 황폐한 사막이기 때문에, 헤븐즈 볼트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자의식을 가진 로봇, 단거리 워프, 반중력 등의 오버테크놀로지가 등장하면서도, 과거 역사와 단절되어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전근대적 삶을 이어가고 있는 문명을 묘사한 특이한 SF 작품이다.

주인공이 여성 고고학자라는 점, 고대문명 탐사와 언어학을 소재로 한다는 점 때문에 트위터에서 인기를 끈 적 있다.[1]

캐릭터

알리야 (Aliya Elasra)

주인공. 푸른 스카프를 두르고 있다. 별명은 엘(El). 아이옥스(Iox)에 있는 대학 소속으로, 고향인 엘보레스(Elboreth)의 고아원에서 자라다가 마야리 교수에게 입양되어 아이옥스로 왔다. 고고학자이고 유물을 탐사해 과거의 문명과 문화를 밝혀내는 데에 큰 관심이 있지만, 유물을 물물교환 대상으로 쓰거나, 도구로 쓰다가 망가뜨리기도 한다.

이 세계관에서 대부분 사람들이 꺼리는 항해를 알리야는 좋아하며, 아이옥스 대신 자신의 배인 나이팅게일을 제2의 집처럼 생각하고 있다. 아이옥스의 다른 학자들이 아이옥스를 떠나지 않으면서 연구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듯한 언급을 하기도 한다.

독신이며, 어딘가에 정착해 안온한 생활을 누리는 것에 관심이 없고, 탐사 중에 몸을 사리지 않는다. 그런 태도 때문에 알리야를 지키라는 명령을 받은 식스와 사사건건 충돌한다. 주변인들 역시 알리야가 고향이나 대학의 사람들을 뒤돌아 보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는데, 알리야는 사이가 틀어지는 것을 내심 아쉬워하면서도 다시 떠나버린다.

식스 (Six)

마야리 교수가 알리야에게 붙여준 로봇. 무한궤도 바퀴와 팔 두 개가 있고, 홀로그램으로 된 얼굴과 손이 붙어있는 형태이다. 알리야를 주인님(mistress)라고 부른다. 알리야가 식스라는 이름을 붙여줬는데, 나중에 가면 알리야가 그 전에 마야리 교수에게서 받았던 5개의 로봇을 망가뜨렸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세계의 로봇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묻혀있던 고대문명의 로봇들을 발굴해서 쓰는 것.

계단을 오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작중에서 로봇을 위해 만들어진 장소는 모두 경사로로 되어 있으며, 탐사 중 단차가 있는 곳이 나오면 가까운 곳에서 기다린다.

모든 로봇에게는 윤리 코어가 존재하여, 인간에게 해가 가는 행동은 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해 준다. 그러나 다른 SF 작품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로봇들과는 달리 알리야와 의견 차이로 자주 다투고, 알리야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사실을 숨기기도 한다. 이는 주소유자인 마야리 교수가 알리야를 지키라고 명령해서, 그 명령이 우선이기 때문.

사실 렌바의 여행에 동행한 로봇이었다. 렌바는 모종의 방법으로 식스의 내부에 음성메시지를 남겼으며, 식스는 관련한 기억을 모두 잊어버린 상태이다. 그러나 그 뒤로도 기억할 리 없는 것들을 기억한다는 묘사가 등장한다.

또한, 사실 로봇들은 인간의 정신을 담을 수 있고, 신성제국의 어느 시점에서 로봇들을 폐기했다는 것이 밝혀진다. 이벤트에 따라서는 식스가 신성제국의 시황제 엔케이(Enkei)의 정신을 담게 된다.

마야리 (Myari)

아이옥스 대학의 교수. 고아인 알리야를 엘보레스에서 아이옥스로 데려와 로봇을 붙여줘 가며 키웠다. 대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물처럼 묘사된다. 알리야에게 렌바가 남긴 브로치를 주면서 렌바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하는 인물.

렌바가 몰락(The fall)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리야에게 말해준다. 그와 아이옥스는 "과거에 일어났던 일은 미래에 다시 일어난다"는 순환(The loop)을 신봉하는데, 과거에 일어났던 몰락을 조사함으로써 앞으로의 몰락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후앙 (Huang)

아이옥스 대학의 기록관리자. 전형적인 책벌레 캐릭터로, 순환의 독실한 신자이다. 알리야가 유물을 휴대하고 다니는 걸 지적했다가 반박을 듣고 아무말 못하는 소심한 면도 보이지만, 슬쩍 보고 비슷한 유물을 찾아준다거나 알리야와 비슷한 수준으로 고대어에 대해 논하는 박식한 면도 보여준다. 유물을 보여주고 보관되어 있는 비슷한 유물을 확인하거나, 문구를 보여주고 단어 번역이 맞는지 확인받을 수 있다. 후앙을 통해 유물을 대학에 기증할 수도 있다.

오로이 (Oroi)

엘보레스에서 알리야와 함께 고아원에서 자란 친구. 기계에 조예가 있어 함께 나이팅게일을 수리하였고, 알리야 역시 기계장치를 보면 오로이가 좋아하겠다는 언급을 한다. 하지만 현재에는 연락없이 엘보레스를 계속 떠나있는 알리야에게 실망한 상태.

진행상황과 친밀도에 따라서, 오로이를 쇠락의 궁전(Withering palace)에 데려갈 수 있다. 그곳에서 신성제국의 시황제인 엔케이를 식스의 몸에 빙의시키는 데에 일조한다.

타피 (Tapi)

엘보레스의 골동품상. 첫 등장에서 로봇을 데리고 있는 알리야를 아이옥스인으로 오해하고 물건을 훔쳤다가 나중에서야 알리야를 알아보고 돌려준다. 타피에게 유물을 보여주고 비슷한 유물을 추천받을 수 있고, 교환할 수도 있다.

티모르 (Timor)

엘보레스 슬럼가의 주점 주인. 알리야에게 관심이 있는 듯한 언급을 계속 한다. 라크(Raqi)라는 술을 받거나, 아무런 대가 없이 랜덤한 유물을 받을 수도 있다.

장소

성운 (The nebula)

현실 세계의 우주와 유사한 개념. 위성들이 둥둥 떠 있고, 그 사이로 강이 흘러 강을 타고 위성들을 방문할 수 있다.

아이옥스 (Iox)

아이옥스 대학과 순환의 사원(the Loop Temple)이 있는 아이옥스 보호령의 수도이다. 한때 신성 아이옥스 제국의 수도였으며, "모든 강은 아이옥스로 간다"는 말마저 있다. 작중 시점에서도 지하에서 계속 과거 문명의 유물과 장치들이 발굴되고 있다.

엘보레스 (Elboreth)

알리야의 고향인 가난한 위성.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캇키스(catkis)"라고 불리는 성채 안과, "신의 발(God's Feet)"이라는 조각상 잔해 아래로 가면 나오는 슬럼가로 나뉘어 있다.

알리야는 엘보레스를 자신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정작 아이옥스에서 로봇을 데려온 알리야는 엘보레스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고대에는 제국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타피의 말에 따르면 실은 고대 유물이 널려 있는 곳이 엘보레스라고 한다. 자신의 장물들도 마을 사람들의 집안에 널려있는 물건들의 진가를 알아보고 가져오는 것. 엘보레스인들이 별 생각 없이 사용하는 단어가 고대 유물들을 작동시키는 명령어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마에르시 (Maersi)

아이옥스 보호령 중 하나. 물이 매우 풍부해 지표가 진흙으로 덮여 있는 위성이다. 종주국인 아이옥스와 아이옥스 보호령들을 위한 쌀 플랜테이션 농장처럼 운영되고 있다. 아이옥스인들이 로봇을 통해 쌀을 수탈해 가기 때문에, 이곳에서 아이옥스인과 로봇은 두려움과 기피의 대상이다.

레나키 (Renaki)

아이옥스에서 멀리 떨어진, 상인들의 위성. 알리야는 도시 중심에 분수가 있다는 사실에 한번, 노점상 주인들이 물건을 지키지 않는 사실에 또 한번 충격을 받는다. 이곳에서 서보 상인 아만두에게서 정보를 얻어내는 목표와, 아만두의 딸인 미나를 도서관에 데려가는 목표를 진행할 수 있다.

천국의 금고 (Heaven's vault)

고대의 대수층(Ancient Aquifer, 또는 삼림 위성; Forest Moon)에서 물줄기를 트는 선택지를 선택하고 나면, 천국의 금고로 가는 새로운 강이 생긴다. 그 이후로는 천국의 금고로 가는 길 외에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없다.

가장 첫 화면에서 알리야와 식스가 오르고 있는 것이 천국의 금고이다. 금고는 지하에 있을 줄 알았다는 알리야의 말에, 식스는 vault에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말해준다. 한 가지는 금고이고, 다른 한 가지는 "뛰어넘다"라는 뜻.

벽돌로 막힌 천국의 금고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바로 우주선. 고대인들은 성운이 멸망할 때마다 다른 성운으로 넘어가기 위한 우주선을 준비해 놓았고, 이 우주선이 연료로서 강물을 빨아들이고 있던 것.

이곳에서 알리야는, 볼트를 작동시킬지, 볼트를 파괴할지, 아니면 볼트를 외면하고 떠나버릴지 결정할 수 있다.


개념

순환 (The loop)

아이옥스를 중심으로 퍼져 있는 종교이자 믿음. 과거에 한번 일어났던 일은 미래에 다시 일어난다는 교리를 가지고 있다. 아이옥스에 사원을 두고 있다.

고대어 (Ancient)

성운의 이곳저곳에서 기록으로 발견할 수 있는 언어. 이 언어를 해독하는 것이 게임의 주요한 요소이다.

새로운 문구를 발견하면 띄어쓰기가 되어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단어를 구분해 내는 단계에 들어간다. 긴 문구에 알고 있는 단어들을 끼워 맞춰 볼 수 있는데, 하나의 긴 단어를 짧은 여러 단어로 잘못 해석하는 등 더 진행이 불가능한 실수를 하면 알리야가 뭔가 잘못했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도하게 된다.

이미 띄어쓰기가 되어 있는 문구는 아는 단어라면 자동으로 해독되는데, 이를 통해 과거에 추론한 의미가 맞는지 틀린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모르는 단어가 있는 경우에는 유사한 단어를 참고해 뜻을 추론할 수 있다.

고대어는 총 46개의 문자로 표현되며, 각각의 문자가 의미나 문법적 특성을 나타낸다. "삶"이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문자 앞에 "장소"라는 문법적 특성을 나타내는 문자를 쓰면 "집"이 되고, "행동"이라는 문법적 특성을 나타내는 문자를 쓰면 "살다"가 되는 식. 즉, 표의문자가 기본이 되고, 뜻을 모아서 단어를 만드는 방식이다. 언어유형 상으로는 어근에 접사를 붙여 의미를 형성하는 교착어(Agglutinative language)나, 여러 형태소가 한 단어, 나아가 한 문장을 나타내기도 하는 포합어(Polysynthetic language)에 가까운 언어로 볼 수도 있다.

가상의 고대어라고 하지만, 사실상 영어 문장을 토대로 단어를 하나하나 다른 언어로 옮긴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영어를 안다면 앞뒤 문맥에서 의미를 추론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또한 고대어에는 읽는 법도 존재하는데, 읽는 법이 밝혀진 단어가 많지 않다. 문자와 발음이 대체로 일치하지만 항상 일대일 대응하는 것은 아니라고 유저들은 추측하고 있다.

게임에서 등장하는 모든 단어와, 유저들이 추측한 단어의 목록은 여기서 볼 수 있다.

New Game+

게임을 한번 클리어하고 재시작하면, 지금까지 배운 단어를 모두 기억한 채로 게임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또한 찾아낸 문구들의 길이가 길어지고, 쓰이는 단어들의 수준도 높아진다. 대신 유사한 단어를 찾아주는 기능은 초반에 바로 사용할 수 없다.

New Game+가 단순히 처음부터 재시작하는 것이 아니라는 떡밥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종종 알리야의 이름이 Aliya Elasra에서 Aliya Mazwai로 바뀌고, 대신 고대서적의 제목이 Annals of Mazwai에서 Annals of Elasra로 바뀌는 것. 즉, 이전에 플레이한 알리야(Elasra)의 행적이 없었던 일이 된 것이 아니라, 먼 과거의 일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