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행사를 방해하는 죄

최근 편집: 2022년 12월 17일 (토) 20:52
수동문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12월 17일 (토) 20:52 판

대한민국 형법 제37장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죄'에서는 자기 소유 물건에 대한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조문

  • 제323조(권리행사방해)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제324조(강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1항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제324조의2(인질강요)
    사람을 체포ㆍ감금ㆍ약취 또는 유인하여 이를 인질로 삼아 제3자에 대하여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 제324조의3(인질상해ㆍ치상)
    제324조의2의 죄를 범한 자가 인질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 제324조의4(인질살해ㆍ치사)
    제324조의2의 죄를 범한 자가 인질을 살해한 때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 제324조의5(미수범)
    제324조 내지 제324조의4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 제324조의6(형의 감경)
    제324조의2 또는 제324조의3의 죄를 범한 자 및 그 죄의 미수범이 인질을 안전한 장소로 풀어준 때에는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
  • 제325조(점유강취, 준점유강취)
    폭행 또는 협박으로 타인의 점유에 속하는 자기의 물건을 강취(强取)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타인의 점유에 속하는 자기의 물건을 취거(取去)하는 과정에서 그 물건의 탈환에 항거하거나 체포를 면탈하거나 범죄의 흔적을 인멸할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한 때에도 제1항의 형에 처한다.
    제1항과 제2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 제326조(중권리행사방해)
    제324조 또는 제325조의 죄를 범하여 사람의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 제327조(강제집행면탈)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양도 또는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채권자를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제328조(친족간의 범행과 고소)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간의 제323조의 죄는 그 형을 면제한다.
    제1항이외의 친족간에 제323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전 2항의 신분관계가 없는 공범에 대하여는 전 이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해설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됨이란 물건에 대한 인도청구권[1], 근저당권 등을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타인의 점유'란 반드시 점유할 권원에 기한 점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법정절차를 통한 분쟁 해결시까지 잠정적으로 보호할 가치 있는 점유를 모두 포함한다. 물론 점유할 권리가 명백히 없는 자(절도범 등)의 점유는 포함되지 않는다.[2] 그 목적물을 자신이 가진 상태에서, 이를 내어주지 않기 위한 일체의 행위를 '권리행사방해'라 하는 것이다.

권리행사방해죄에서의 보호가치 있는 점유
  • 2011도2368: 유치권에 의한 점유
  • 2003도4257: 무효인 경매절차에서 낙찰자의 점유
  • 2005도4455: 점유 권원의 존부가 분쟁 중에 있는 점유
  • 77도1672: 건물의 명도의무

물건의 소유자가 아닌 사람은 권리행사방해 범행에 가담한 경우에 한하여 그의 공범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권리행사방해죄의 공범으로 기소된 물건의 소유자에게 고의가 없는 등으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그의 공동정범 또한 성립할 여지가 없다.[3]

강제집행면탈죄는 위와 비슷한데 타인의 점유가 강제집행(민사소송법상 강제집행·가압류·가처분, 보전처분)을 받게 될 상태로 바뀌고, 객체가 물건에서 재산 일체로 확장된 것이다.

본죄는 영득죄가 아니므로 불법영득의사를 묻지 않는다.

강요죄

폭행 또는 협박으로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데에 더해서 의무 없는 일을 시켜서도 성립한다. 협박과 폭행의 정도는 협박죄, 폭행죄의 그것과 같다. 법인이나 국가는 강요죄의 객체가 아니다. 또한 대상물에 정당한 권리를 가진 경우라도 그 실현의 수단이 폭력적이라면 강요죄가 성립할 수 있다.[4]

특이하게도 강요죄, 특수강요죄는 미수범을 처벌하지만, 중강요죄는 미수범을 처벌하지 않는다.

'의무 없는 일'이란 법령, 계약 등에 근거하지 않은 일을 말한다. 강요하여 시킨 일이 의무 있는 일이라면 강요죄가 되지 않고 폭행, 협박죄만 된다.

권리행사가 현실적으로 방해, 의무 업는 일을 행함으로써 기수에 이른다. 권리행사를 방해하지 못하거나 폭행·협박 자체가 미수에 그친 것은 미수가 된다.

사례

자동차를 담보로 잡아놓고 운전하여 간 사건 [2005도6604]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교부한 약속어음이 부도나 피해자로부터 원금에 대한 변제독촉을 받자 BMW 차량 및 열쇠와 자동차등록증 사본을 피해자에게 교부하고, 금원을 변제할 때까지 피해자가 위 차량을 보관하게 함으로써 담보로 제공하였다. 이 때 피고인(어음을 준 자)이 그 차량을 제멋대로 운전하여 가버렸는데 이는 권리행사방해죄가 되지 않았다. 자동차 소유권의 득실변경은 등록을 하여야 그 효력이 생기는 것인데 그 차량의 등록명의자는 피고인이 아니라 자동차 회사였기 때문이다.
이중 담보 사건 [대판2016도13734]
❝ 담보 잡은 차량을 제3자에게 담보로 제공하면 권리행사방해죄가 된다.
피고인이 차량을 구입하면서 피해자로부터 차를 살 돈을 빌리고 담보로 차량에 피해자 명의의 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는데, 그 후 사채를 쓰며 차량을 업자에게 담보로 제공하여 대포차로 만들었다. 차량이 아예 숨겨지거나 손을 못 대게 된 것은 아니지만, 권리행사가 방해될 우려가 있는 상태에 이르렀으므로 권리행사방해죄는 성립하였다.
불법 의료기관의 요양급여 [대판2016도19982]
❝ 불법 의료기관에서 요양급여가 행하여졌다면 그 의료기관의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청구권은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가 되지 않는다.
의료법을 적법하게 따르지 않은 의료기관에서 요양급여가 행하여졌다면 그 의료기관의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청구권은 강제집행면탈죄의 객체가 되지 않는다. 애초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요양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의료기관의 채권자는 위 요양급여비용 채권을 대상으로 하여 강제집행 또는 보전처분의 방법으로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없다.
저당권 등록된 차량 빼돌린 사건 [대판2017도2230]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렌트카 회사를 차리고 다른 회사 명의로 저당권 등록된 차량들을 사들여 자사의 영업용 차량으로 등록한 후 사업자등록 취소처분을 받아 차량등록을 말소시켜 저당권이 소멸되게 한 것은 권리행사방해죄가 된다고 하였다.
압류금지채권 [대판2017도6229]
압류금지채권의 목적물이 채무자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경우에는 그 예금채권에 대하여 더 이상 압류금지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므로 그 예금은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지 않지만, 압류금지채권의 목적물이 채무자의 예금계좌에 입금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강제집행 또는 보전처분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압류금지채권의 목적물을 수령하는 데 사용하던 기존 예금계좌가 채권자에 의해 압류된 채무자가 압류되지 않은 다른 예금계좌를 통하여 그 목적물을 수령하더라도 강제집행이 임박한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있는 행위라고 볼 수 없어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강요죄

여권 빼앗은 사건 [대판93도901]
❝ 피해자의 해외도피를 방지하기 위하여 그를 협박하여 겁주고 여권을 빼앗은 것은 피해자가 해외여행을 할 권리를 침해한 것이므로 권리행사방해죄가 된다.
골프장 회칙 변경 [대판2003도763]
❝ 골프장 운영자가 회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내용의 회칙에 대하여 동의한다는 내용의 등록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회원으로 대우하지 않겠다고 통지한 것은 강요죄가 된다.
환경감시단 사건 [대판2007도7064]
❝ 서명하지 아니할 경우 법에 저촉된다고 겁을 주는 것은 강요죄가 된다.
환경단체인 '전국환경감시협회 부여지부' 소속 회원들이 축산 농가들의 폐수 배출 단속활동을 벌이며 '환경감시단'이라고 기재된 신분증을 휴대하고, '환경감시단'의 마크가 부착된 모자, 점퍼 등을 착용하였으며, 축사 운영자들에게 자신의 소속이나 신분, 감시활동의 의미 등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아니한 채 폐수 배출현장을 사진촬영하거나 지적하면서 폐수 배출사실을 확인하는 내용의 사실확인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고, 축사 측이 서명을 주저하자 서명하지 아니할 경우 법에 저촉된다고 겁을 주었다. 축사 운영자 일부는 그들에게 단속권한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여 어쩔 수 없이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이 단체의 대표는 폐수 배출사실이 확인된 축사 운영자라도 단체에 금품을 제공한 경우 기왕에 작성하였던 사실확인서를 폐기하고 사건을 무마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의 평판을 우려함 [대판2008도7018]
❝ 범죄를 저지른 부하직원에게 징계절차에 앞서 자진 사직을 권한 것은 강요죄가 되지 않는다.
"나 김태촌인데, 너네집이 피바다가 돼도 상관없다 이거지?" [대판2008도1097]
❝ 의무 없는 일을 의무 있는 일로 착각하여 협박한 것은 강요죄가 아니다.
2006년 배우 권상우가 일본 팬사인회 개최를 두고 기획사와 갈등하였는데, 이 때 사측과 친분이 있던 조직폭력배 서방파 두목 김태촌이 권상우에게 전화하여 "나 김태촌인데, 너네집이 피바다가 돼도 상관없다 이거지?"라며 협박하였다. 이에 권상우는 김태촌을 고소했고, 검찰은 강요미수 및 뇌물죄 등으로 김태촌을 기소했다. 문제가 된 강요죄 부분은, 김태촌이 권상우의 팬미팅 참석을 그의 의무로 착각하고 있었고, 강요죄는 의무 없는 일을 시켜야 성립된다는 점에서 범의가 부정되거 강요죄가 인정되지 않았다.
[대판2018도13792전합]
❝ 피해자가 뭔가를 기대하고 강요에 응했다면 강요한 자에게는 강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1. 대판90도1958
  2. 대판2005도4455
  3. 대판2017도4578
  4. 2015도166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