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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편집: 2021년 11월 1일 (월) 22:56

세벌식 자판은 첫소리(초성) 한 벌, 가운뎃소리(중성) 한 벌, 끝소리(종성) 한 벌을 서로 다른 글쇠 자리에 나누어 놓은 한글 자판들을 일컫는다. 공병우가 개발한 세벌식 타자기의 자판 배열과 입력 원리를 따르는 공병우 자판이 세벌식 자판 가운데 일반에 널리 알려진 종류이고, 1990년대 또는 그 이후에 나온 세벌식 속기 자판들과 신세벌식 자판 등도 세벌식 자판에 속한다.

세벌식 자판은 큰 틀에서 입력 방식에 따라 낱자치기 계열/모아치기 계열로 계열을 나눌 수 있고, 따로 배열된 첫소리/가운뎃소리/끝소리 낱자들이 놓인 특징에 따라 공병우식, 안마태식 등으로 세벌식 자판의 종류를 나눌 수 있다.

세벌식 자판은 셈틀(컴퓨터)의 정보처리 관점에서 첫소리, 가운뎃소리, 끝소리의 개념을 일관성 있게 유지할 수 있다. 셈틀에서 로마자의 A와 a가 다른 문자인 것처럼 한글의 첫소리 ㄱ과 끝소리 ㄱ도 다른 문자 정보로 처리된다. 세벌식 자판은 첫소리와 끝소리를 다른 글쇠 자리에서 넣으므로, 한글 입력기에서 두벌식 자판보다 단순한 오토마타로 구현할 수 있다. 한글 입력기에서 세벌식 자판으로 차례가 엇갈리게 들어온 낱자 정보를 낱내(음절)로 알아서 모아 주는 기능을 쓸 수 있으면, 첫소리·가운뎃소리·끝소리를 일부 또는 모두 함께 눌러 넣는 모아치기를 하여 타자 속도를 높이거나 낱자치기를 할 때에 낱자 차례가 틀려서 나는 오타를 교정하는 효과를 누리기도 한다.

세벌식 자판은 두벌식 자판보다 쓰는 이가 적고, 아직 어느 배열도 국가 표준 규격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역사

공병우 자판공병우가 개발하여 1949년에 일반에 선보인 한글 수동 타자기[1]에서 비롯한 세벌식 자판이다. 1951년부터 공병우 타자기가 한국군의 행정 업무에 쓰이기 시작하면서 공병우 자판은 타자기를 통하여 가장 먼저 실무 기기에서 실용성을 인정받은 한글 자판이 되었다. 그 뒤에 전신 타자기(인쇄 전신기), 전동 타자기 등 여러 기기에 맞추어 변형한 공병우 자판들이 나왔다. 공병우는 앞서 내놓은 자판 배열을 보완하면서 새로운 기기에 맞추어 세벌식 배열을 다듬는 작업을 거듭하였다. 이 작업은 공병우가 세운 사설 문화 단체인 한글 문화원1991년에 3-91 자판(공병우 최종 자판)을 내놓을 때까지 이어졌다. 전자 기기인 셈틀(컴퓨터)에서도 타자기에서 이어진 공병우 자판이 쓰이고 있다.[2][3]

1990년대 초에 한글문화원에서 나누어 준 3-91 자판 딱지를 자판 글쇠에 붙인 모습

한글문화원에서 보급한 3-90 자판3-91 자판(공병우 최종 자판)은 1990년대부터 윈도리눅스 및 매킨토시의 OS X 등 주요 운영체제들의 기본 입력기들이 지원하여 널리 쓰이고 있는 세벌식 자판 배열이다. 한글문화원1995년까지 자판 글쇠에 덧붙여 쓰는 딱지를 PC 통신의 전자우편으로 신청받아 우편으로 나누어 주는 방법으로 3-90 자판과 3-91 자판을 보급하였다.

그 뒤에도 이미 나온 배열을 특수한 목적에 맞추어 응용하거나 더 개선한 공병우 계열 자판들이 제안되었다. 1990년안종혁은 3-90 자판을 바탕으로 하여 윗글쇠(⇧ Shift)를 쓰지 않고 한글을 넣을 수 있는 순아래 자판을 제안하였고, 1993년김경석은 3-90 자판을 바탕으로 옛한글을 넣을 수 있게 바꾼 3-93 옛한글 자판을 제안하였다. 2011년2012년에 팥알은 3-91 자판과 3-90 자판의 수정안으로 3-2011 자판3-2012 자판을 각각 제안하였다.

1980년대까지 컴퓨터 또는 타자기로 쓸 수 있게 구현되고 널리 알려진 세벌식 자판은 공병우 계열뿐이었다. 1990년대부터는 주로 속기를 목적으로 공병우 계열이 아닌 세벌식 자판들이 전자 기기를 통하여 구현되기 시작하였다. 의회 등에서 속기록을 작성할 때 쓰이는 CAS 속기 자판은 첫소리/가운뎃소리/끝소리를 함께 눌러 넣는 모아치기에 적합한 글쇠 배열을 가진 자판이다. 1995년신광조는 공병우 자판과 비슷한 배열을 쓰면서 전자식 입력 특성을 활용하여 윗글쇠를 쓰지 않고 한 글쇠로 두 한글 낱자를 넣게 한 신세벌식 자판을 내놓았다. 2003년에는 안마태가 일반 컴퓨터 자판 규격으로 모아치기를 할 수 있게 만든 안마태 소리 글판을 발표하였다.

자판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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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논의

세벌식/삼벌식

‘삼벌식’이라고도 하지만, 세벌식 사용자들은 물건을 셀 때는 ‘삼 벌’이 아니라 ‘세 벌’이라고 해야 어법에 맞는다는 이유로 ‘세벌식’을 권장한다.[4]

김국의 우수한 자판 설계 원칙

김국은 우수한 자판의 설계 원칙으로 세 가지를 주장한다. 김국의 3원칙(Generally accepted 3 rules)은

  1. 현대 국어를 가급적 윗글자 없이 입력하며 사용 키의 개수를 적게 한다.
  2. 기본적인 순차 입력이 보장되고, 동시 입력을 가능하게 한다.
  3. 어문의 인지에 정합하면서 가급적 단순 오토마타로 구현한다(Normalizing) 등이다.[5]

윗글자를 없이 하는 것과 키의 개수를 적게 하는 것은 상호배타적(모순)이지만 이 점이 한글 자판 설계의 관건이다. 속도와 오타율은 자판의 양대 성능지표이다. 이를 위한 인간공학적인 손가락 움직임과 좌우 균형이 중요한 요소이다.

최근 들어 자판의 문제가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남, 북, 중, 기타 한국어의 소통 문제에서 중요한 지역식별자(locale)의 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모든 자판은, 표준이든 제안된 것이든 완전무결할 수 없다. 최적에 가까운 설계와 사용자의 선호도에 따라 우수한 자판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공병우 자판의 모아치기

1990년대에 도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mac OS 등에서 쓰인 한글 입력기들은 공병우 자판을 지원했더라도 모아치기는 지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벌식 속기 자판의 입력 원리가 알려지고 날개셋 한글 입력기새나루처럼 공병우 자판으로 모아치기를 할 수 있게 한 대안 입력기가 늘면서, 모아치기를 세벌식 자판의 주요 기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그런 영향으로 공병우 자판이 모아치기를 지원하는 조합 규칙이 적용된 채로 곧잘 쓰이고 있다.

속기 자판들은 엄지 손가락까지 써서 첫소리/가운뎃소리/끝소리를 함께 누르기 좋게 글쇠 배열이 짜여 있지만, 공병우 자판은 한 글쇠씩 이어 치는 타자법에 맞추어 배열이 짜여 있다. 그래서 흔히 알려진 공병우 자판 배열들은 모아치기를 통하여 속기 자판만큼 타자 속도를 끌어 올리기 좋은 꼴이 아니다. 다만 모아치기를 구현하는 조합 규칙을 통하여 한글 낱자를 넣는 차례가 어긋나서 생기는 오타를 바로잡는 효과를 낼 수는 있다.

공병우 자판을 쓰면서 모아치기 기능에 너무 기대는 버릇을 들이면, 모아치기 기능을 쓸 수 없는 입력 환경에서 많은 오타를 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일반 환경에서는 공병우 자판을 쓰려고 익히는 이에게 모아치기 기능을 쓰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6]

다른 한편으로 공병우 자판의 배열과 입력 방식을 바꾸어 모아치기를 하기 좋은 공병우 자판 배열 을 만들려는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세벌식 자판 생산/보급

세벌식 자판은 두벌식 자판에 비하여 쓰는 사람이 적고, 그 가운데 공병우 자판은 배열 종류에 따라 쓰는 이들이 나뉘어 있다. 타자기는 글쇠 배열이 제품마다 새겨져 나왔지만, 셈틀 자판은 수요 문제가 걸려서 세벌식 배열이 글쇠에 새겨진 제품이 잘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눈으로 글쇠 배열을 보며 세벌식 자판을 익힐 기회를 잡기 어렵다.

1990년대 초에 한글문화원은 공병우 계열 자판인 3-90 자판과 3-91 자판을 글쇠에 덧붙이는 딱지(스티커)를 나누어 주는 방법으로 보급했다. 이는 뒷날에 더 개선한 배열을 내놓을 수 있음을 함께 헤아린 임시 방안이기도 했다. 그 뒤에는 한글문화원의 활발한 보급 활동이 끊어진 가운데, 수요와 비용 문제가 걸려서 딱지를 덧붙여 쓰는 방법이 그나마 현실성 높은 세벌식 자판 보급 방안이 되고 있다.

2000년대부터는 업체에 주문하여 만든 제품을 여럿이 함께 사는 방식으로 3-90 자판, 3-91 자판, 안마태 자판을 비롯한 세벌식 배열을 넣은 글쇠판 제품이 나오기도 하고 있다. 개인 차원에서 레이저 각인으로 빈 글쇠나 영문 배열만 새겨진 글쇠에 세벌식 배열을 새기는 방법이 시도되기도 한다. 그러나 공병우 자판 쪽은 전체 수요가 크지 않은 가운데 대표 배열도 뚜렷하지 않아서, 배열이 글쇠에 새겨진 제품이 꾸준히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안마태 자판 쪽은 안마태연구소2013년부터 글쇠에 배열을 새긴 제품을 내놓고 있다.

또한 다양한 세벌식 자판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Windows에서는 날개셋 한글 입력기, Linux에서는 Libhangul과 Ibus한글, Mac OS에서는 구름 입력기, 안드로이드에서는 Multiling O Keyboard 가 개발되어 있다.

옛한글 넣기

옛한글에는 ㅵ, ㅱ, ᄴ처럼 요즘한글보다 훨씬 다양한 겹닿소리가 쓰인다. 두벌식 자판은 첫소리와 끝소리를 같은 글쇠로 치므로, 'ㅊㅏㅂㅅㅏㄹ'을 쳤을 때 '찹살'을 친 것인지 '틀:첫가끝'을 친 것인지를 가릴 수 없다. 그래서 두벌식 자판으로 요즘한글에 쓰이지 않는 겹닿소리가 들어간 옛글을 넣으려면 치는 사람이 때때로 한글 조합을 끊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세벌식 자판은 첫소리를 치는 때가 앞 낱내(소리마디, 음절) 조합을 끊고 새 낱내 조합을 시작하는 때가 되어 낱내의 경계가 뚜렷이 갈리므로, 치는 사람은 한글 조합을 끊는 일에 신경 쓸 필요 없이 낱소리들을 차례대로 쳐서 옛한글을 넣을 수 있다. 그 때문에 두벌식 옛한글 자판보다 세벌식 옛한글 자판이 옛한글을 빠르고 매끄럽게 넣기에 좋다.[7] 그러나 글쇠 하나로 벌이 다른 두 낱자를 넣는 신세벌식 자판은 특수한 조합 규칙이나 전환 글쇠 기능을 더 쓰지 않는다면 옛한글 자판으로 쓰지 못한다.

도깨비불

두벌식 자판으로 '우리나라'를 치는 과정에서 '울', '린', '날'과 같은 낱내가 나타나는 것을 도깨비불 현상이라고 한다. 세벌식 자판은 도깨비불을 일으키지 않아서 치고 있는 글을 알아보기 좋고 글을 치는 행동이 더 자연스럽다는 시각이 있다. 두벌식 입력으로 한글 처리를 매끄럽게 하기 어려울 만큼 전자 회로의 성능이 낮았던 때에는 도깨비불이 없는 세벌식 입력 체계를 쓰면 한글 처리를 빠르게 하기 좋았다. 그러나 오늘날의 기기 환경에서 도깨비불은 빠른 한글 처리를 가로막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두벌식 사용 시 도깨비불 현상으로 인해 눈이 피곤하고 오타가 많아진다는 주장도 있다.[8]

같이 보기

바깥 고리

  1. 제목=우리말 타자기! 공병우씨 등이 발명|출판사=동아일보|작성일자 =1949.7.10
  2. 박흥호, 세벌식 390 자판이 나오게 된 사연, 호박 동네
  3. 팥알, 세대를 나누어 살펴보는 공병우 세벌식 자판, 글걸이
  4. 엄밀히 말해서, 한국어 문법에서 두벌식과 세벌식에서 마지막 ‘식(式)’을 떼더라도 자판이 두 벌과 세 벌임을 알 수 있으므로 ‘식’은 사족이다.
  5. 저자=김국·유영관 |날짜=2008 |제목=한글 키보드 입력을 위한 자소 분류 및 한글자판 설계 원칙 |저널=한국어정보학 |권=제10권 |호=제1호
  6. 모아치기를 초보자에게 권하지 않는 이유
  7. 김경석, "세벌식 자판을 복수 표준으로 채택할 것을 제안한다", 《한글 새소식》 제283호 10~12째 쪽, 1996.3
  8. 제목= 눈 치료하던 손으로 한글을 치료하다. 1949년 세벌식 한글타자기 만들어 한글 기계화 이끈 공병우 박사|url=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61543%7C출판사=시사저널 |저자=김중태|쪽=|작성일자 =2013.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