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니즘/오해

최근 편집: 2023년 3월 2일 (목) 20:23
문문 (토론 | 기여)님의 2023년 3월 2일 (목) 20:23 판

개요

비거니즘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쉽게 하는 오해를 바로잡기 위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동시에 워낙 이런 질문을 많이 들은 나머지 더는 답변하기 위한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은 비건 지향인들을 위한 문서이기도 하다.

질문

김치에 (젓갈이 들어가는데) 어떻게 먹어?

비건 식품은 아예 새로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가령 잔치국수나 김치를 먹었다고 말하면, 멸치 육수나 젓갈이 들어가는데 어떻게 비건이 그런 음식을 먹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비건이라 하면 콩고기나 생식에 가까운 음식만을 먹는다는 음식에 대한 빈약한 상상력 때문일까? 비건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동물성 재료가 없는 것이므로, 무엇을 먹든 비건으로 만들면 비건이 먹을 수 있는 식품이 된다. 표고버섯과 다시마를 우려낸 채수로 만든 잔치국수, 배와 같은 과일로 단맛을 낸 김치처럼 말이다. 또 다른 상상력으로 이와 다르게도 얼마든지 비건 음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너 그럼 패스트푸드는 아예 안 먹겠네?

마찬가지로 비건을 향한 빈약한 상상력이 작용한 질문 중 하나로 보인다. 비건을 건강 때문에 한다고 사람들이 쉽게 넘겨짚기 때문에 종종 나오는 질문. 사회통념상 패스트푸드는 거리를 두어야 할 음식 쓰레기 중 하나라는 인식이 있다. 물론 건강 때문에 패스트푸드와 정크 푸드를 멀리하는 비건도 있겠지만, 종차별에 반대해서 비건이 된 사람들은 성분이 비건이라면 패스트푸드도 먹는다. 즉, 비건은 각자의 가치관과 식습관, 취향에 따라 비건 식품 중 무엇을 먹을지, 그리고 먹지 않을지를 결정한다. 따라서 모든 비건이 이러할 것이다, 라고 일반화할 수 없다.

물론 거대 패스트푸드 기업의 어마어마한 고기 소비량을 생각하면 비건이 이래도 될까 하고 자기검열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비건 지향인들은 끊임없이 비건 메뉴를 늘리라고 요청하며 비건 가시화에 힘쓰고, 롯데리아의 리아 미라클 버거나, 파파존스의 그린잇 식물성 마가리타, 그린잇 식물성 가든스페셜처럼 대기업에서도 비건 메뉴를 점점 늘려가고 있다.

옥수수는 다 GMO인데, 비건은 GMO 안 먹고 유기농만 먹지 않아?

비건 지향인들은 대체로 ‘먹거리’에 민감하다. 먹을 것을 고를 때 더 많이 생각하고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질문을 스스로 되묻는다. 때문에 GMO유기농 같은 이슈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몬산토와 같은 거대 자본 기업이 이윤을 최대화하는 과정에서 건강과 생태에 유해한 흐름을 만들고, 동물 실험을 하며 문제가 생겼다. 이에 안전하게 먹을 권리, 자신이 먹는 음식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알 권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그러한 요구에 응답해 NON-GMO PROJECTUSDA ORGANIC과 같은 단체가 설립되었다. 많은 비건 식품들이 비건 인증 마크와 더불어 해당 라벨을 달고 판매되고 있으므로 ‘비건식’과 ‘GMO’, ‘유기농’은 서로 무관하지는 않다. 그러나 모든 비건이 유기농과 GMO에 대해 같은 철학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글루텐 프리 = 비건인가요?

아니다. 글루텐은 곡물에 든 단백질이어서 비건이 맞지만, 글루텐 프리가 아니어도 해당 제품에 동물성 유래 성분이 없다면 비건이다. 글루텐 프리는 주로 글루텐을 소화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채식은 건강에 좋나요?

건강에 좋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식물 기반의 식생활을 주장하는 맥두걸 박사는 맥도날드에서 감자튀김과 콜라만 먹는 채식주의자를 본 적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식생활은 분명 채식이긴 하지만, 결코 식생활에 좋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맥두걸은 녹말을 바탕으로 채소를 활용한 식생활이 가장 건강에 좋다고 주장한다.

감자튀김 말고도 비건인 가공식품은 꽤 흔하기 때문에, 이런 것만 먹고 사는 비건을 'Junk vega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채식이 환경에 도움이 되나요?

흔히 보는 햄 등의 가공식품은 모두 동물을 도살해 만든 것이다. 동물을 도살하려면 일단 그 동물이 존재해야 하고,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먹여야한다. 살아있는 생명체를 식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는 어마어마한 양의 토지가 단지 사료를 만들기 위한 농작물을 키우기 위해 훼손되고, 공장식 축산의 부산물인 가축분뇨도 수질과 토양을 오염시킨다. 육가공 처리 시설도 전체 온실 가스 배출량의 18%에 이르는 온실가스를 내보내기도 한다. 때문에 현재의 공장식 축산업이 환경에 입히는 해를 생각해보면 채식은 환경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체중 감량에 효과적인가요?

물론 다이어트 목적 때문에 채식, 특히 비건식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채식을 한다고 말했을 때 채식이 단순히 ‘채소’만을 먹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따라서 채식과 체중 감량은 무관하다.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한다면 비육식을 하더라도 체중이 감량되지 않을 것이다. 모든 다이어트가 그렇듯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균형있게 섭취하는 것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것.

비건식을 할 때 단백질 섭취와 보충은 어떻게 하나요? 비건은 풀만 먹지 않나요?

그럴 리가! 야채, 견과류, 씨앗, 콩 등으로 쉽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비건식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동물성 성분이 없는 식단을 다채롭게 상상하기 어렵다. 그래서 비건식이라고 하면 풀, 그러니까 샐러드 외에는 잘 떠올리지 못한다. 하지만 비건은 생활 전반에서 일체의 동물성 성분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신념으로 생활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따라서 비육식주의자라고 생각한다면, 육류/가금류/조류/해산물 등 ‘고기‘가 아닌, 풀 이외의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식품을 상상할 수 있다. 곡식, 열매, 채소, 견과류 등 동물을 착취하지 않은 모든 식재료가 비건식의 재료가 된다. 이러한 식품을 균형적으로 섭취한다면 단백질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비건이면 유제품 먹어요?

비건은 유제품을 먹지 않는다. 채식주의의 종류 문서 혹은 비건 프로젝트 문서의 2번 참고.

어떻게 비건으로 나아가죠?

비건으로 나아가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구는 처음부터 비건을, 또 누구는 4발동물, 2발동물, 해산물, 유제품과 알류 등을 차근차근 끊으며 단계를 밟아 비건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리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만큼을 파악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꼭 비건이 아니어도 된다. 자신을 아껴야 오래 비건을 지향할 수 있다.

비건과 베지테리언의 차이점은 뭘까요?

한국은 비거니즘과 채식 전반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때문에 ‘비거니즘’이라는 같은 방향성을 가진 ‘비건’과 ‘베지테리언’은 뭉뚱그려져 불린다. 이 점 때문에 둘 사이의 차이점이 모호해보인다. 둘은 생활 전반에서 어느 부분까지 동물성 제품을 멀리할 것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 하나의 가치관에서 출발하는 실천이다..

베지테리언은 때로는 채식주의자 전체를 가리키기도 하고, 때로는 비건을 제외한 나머지 채식주의자를 가리키기도 한다. 그러나 보통은 베지테리언이라고 하면 페스코락토, 락토 오보, 오보인 경우가 많다. 즉, 식생활에서 비거니즘을 지향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유형을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다. 비건은 모든 동물성 식품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동물성 재료가 들어간 물품을 사용하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일컫는다. 가령 옷에서도 동물의 가죽이나 털이 사용된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둘 다 V로 시작하기 때문에, 식당에서 베지테리언 표시를 한 메뉴에도 종종 유제품을 포함하는 경우가 있다. 러쉬 매장에서도 베지테리언을 의미하는 V 사인이 마치 비건처럼 보여 잘못 구매하기도 한다. 그리고 비건에 대해서 잘 모르는 판매자들이 우유가 함유된 제품을 비건이라고 판매하기도 한다. 또, 어떤 제품은 성분은 비건이지만, 베지테리언 인증만 받아 베지테리언 제품으로 유통되기도 한다. 구매할 때 한번씩 확인해보기를 바란다.

비건과 비거니즘의 차이점은 뭘까요?

"하루만이라도 완벽한 채식주의자 '비거니즘'으로 살아보고 싶다면…"

가끔 비건과 비거니즘을 같은 말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잡지에서도 이런 실수를 하기도 한다. 1944년에 비건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진 이후, 최근에는 ‘비거니즘’이라는 말이 더욱 자주 쓰이고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전보다 비건을 지향하고, 적극적으로 비건이 되기를 요청하면서 이 흐름을 지칭하는 말로 ‘비거니즘’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 같다. 그러나 비거니즘은 단순히 개인의 식생활이 비건인 것을 넘어서, 사회구조적인 종차별을 인식하고 이를 철폐하기 위한 가치관과 운동을 확장시켜 나가는 흐름 자체를 가리킨다. 따라서 “저는 비거니즘입니다”라고 소개하지 않고 “저는 비건입니다” 혹은 “비건으로 지내고 있어요”, “비건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비건도 담배와 술을 할 수 있나요?

그렇다. 아마 이런 질문은 비건식을 주로 건강 때문이라고 연결짓기 때문에 나오는 것 같다. 생산 과정에 동물 혹은 동물의 부산물이 이용되지 않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으면 비건이다. 따라서 이렇게 생산된 물품이라면 비건도 얼마든지 담배와 술을 할 수 있다. 즉, 자신의 기호를 포기하지 않고서도 충분히 비건을 할 수 있다. 심지어 콘돔도 비건 콘돔이 있다. 비건 담배, 비건 콘돔비건 주류에 대해 알고 싶다면 해당 문서를 눌러보자.

비건은 완전채식이다? = 비건이 아니면 불완전하다?

비건이 순식물성 식사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비건을 완전채식이라고 말하면 다른 비건 실천들이 불완전하다는 인식이 낳을 수 있다. 각자의 비거니즘 실천을 오로지 비건식을 기준으로 완전하거나 불완전한 것이라고 쉽사리 평가할 수는 없다. 비건이 아닌 락토, 락토 오보, 오보, 페스코, 폴로 베지테리언 등은 매끼를 순식물성으로 식사하지 않고, 때로는 동물성 식·제품을 허용한다는 점에서 불완전한 실천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 비건을 실천하기 지극히 어려운 국가이다. 한국에는 비건 옵션을 제공하는 레스토랑도 거의 없고, 직장이나 신분(학생, 수감자 등)에 따라 온전하게 식사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사람도 별로 없다. 현실적으로 이 점을 무시하고 모두가 비건이 될 수는 없다.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대게 각자의 환경에서 가장 최선을 다해 동물성 식·제품을 배제하고 있다. 따라서 비건을 완전채식으로, 그리고 다른 유형의 채식을 불완전하다고 보는 시선은 육식 중심적인 사회가 반영된 것이며, 사실상 비거니즘 실천에 대한 평가절하로 이어질 수 있다. 각자의 삶에서 환경 차이가 실천 가능한 범위의 차이로 이어질 뿐, 불완전한 채식, 불완전한 비건 실천은 없다.

비건은 영양학적으로 불충분하지 않나요?

비건 양육은 아동의 선택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 아닌가요?

비건 사료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해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