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

최근 편집: 2020년 11월 17일 (화) 22:43

부적은 종교 이전부터 존재한 신통력 있는 주물. 흉신(凶神), 사귀(邪鬼)를 쫓고 재액(災厄)을 예방하는 그림이나 글씨를 말한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주부(呪符) 또는 부주(符呪)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부적(符籍)이라고 한다. ‘부신 부(符)’자와 ‘서적 적(籍)’자로 무엇인가로 표시한 문서나 물건이라는 뜻이다.

부적은 천상(天上)의 원적을 이승의 현세에 맞추어 바꾸려는 장치로도 이해된다. 일부에서는 부작(符作)이라고도 한다. 이는 부적을 비롯하여 일정한 모양으로 만든 입체물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부적의 종류

부적은 복을 기원하는 길상(吉祥)부적과 사악한 기운을 막고자 하는 벽사부적으로 나뉜다. 길상과 벽사는 서로 연관된 부분이 많아 더러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벽사부로는 귀신불침부, 질병부, 삼재부가 있다.


귀신불침부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사악한 귀신을 쫓는 부적이다. 수원 용주사탑에서 나온 부적, 만연사(萬淵寺)에서 간행된 용암 스님 진언집(1777년), 망월사에서 간행된 진언집(1800년)을 비롯하여 연화탑상다라니부에서 발견된 부적이 이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다양한 부적을 통해 귀신에 대한 민간 사고를 엿볼 수 있다. 백귀불침부(百鬼不侵符), 악귀불침부(惡鬼不侵符), 악귀불입부(惡鬼不入符), 축귀부(逐鬼符), 면고난재환부(免苦難災患符), 귀명부(鬼鳴符) 등이 그것이다.


질병부는 질병을 악귀(惡鬼)가 일으키는 것으로 간주하여 병을 막기 위해 사용했다. 약효를 보지 못할 때 약과 관련된 부적을 주사로 써서 불태워 마신 뒤 치료를 받거나 약을 먹으면 효과를 본다. 부적은 약의 효능을 돕는 보조 역할을 하며, 약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질병부로는 백약무효퇴병부(百藥無效退病符), 복약효력부(服藥效力符), 백병치료부(百病治療符), 백병불입부(百病不入符) 등이 있다. 병이 발생한 날의 일진(日辰)을 보아 사용하는 부적으로는 10일진(日辰) 천간부적(天干符籍), 12일진(日辰) 지지부적(地支符籍), 30일진(日辰) 부적 등이 있다.


질병총부(疾病總符)는 모든 질병이 물러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용하며, 일일이 만병(萬病)을 열거하지 않고 질병(疾病)을 퇴치하기를 바라는 부적이다. 질병소제증보수부(疾病消除增補壽符), 질병소멸부(疾病消滅符), 질병퇴치부(疾病退治符), 만병통치부(萬病統治符), 퇴병부(退病符) 등이 있다.


삼재부는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부적이다. 삼재는 사람에게 닥치는 세 가지 재해로, 병난(兵難)․역질(疫疾)․기근(飢饉) 또는 수재(水災)․화재(火災)․풍재(風災)를 말한다. 삼재부는 매우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삼두일족응부(三頭一足鷹符)이다. 머리가 셋 달린 매 그림은 조선시대 전기에 회화로 성립되었으며 시대의 변천에 따라 부적그림으로 변형되었다.

같이 보기

참고 문헌